2014 대입은 수시 논술과 2차모집 원서접수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정시만을 남겨뒀다. 수능 위주로 진행되는 정시는 얼핏 수시보다 간단해 보이지만, 단순한 만큼 지원전략에 좌지우지된다. 특히 첫 수준별 수능 도입에 수능의 난도까지 높아짐에 따라 시계는 더욱 나빠진 상황. 입시기관마다 등급컷도 엇갈리는데다 지난해 합격선을 기준으로 한 배치표나 전략을 믿을 수도 없는 게 사실이다. 사상 최악의 혼란이 예상되는 2014 정시, 수험생들은 자칫 자포자기 심정으로 재수를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상황이 어려울수록 ‘쿨하고 담담하게’ 27일 성적표를 토대로 마지막까지 지원전략을 짜는 자세가 중요할 듯하다.
‘안정’ ‘적정’ ‘소신’ 하나씩
[베리타스알파 = 유주영 기자] 정시에서 수험생들은 가/나/다군 세 개의 카드 가운데 하나는 꼭 붙을 수 있는 ‘안정’, 다른 하나는 점수대가 ‘적절하게 맞다’고 판단되는 ‘적정’, 마지막 하나는 꼭 가고 싶은 대학으로 ‘소신’ 지원하는 게 관례다. 올해 수험생 역시 기본의 틀 안에서 자신의 전략에 따라 ‘안정/적정/적정’ ‘적정/소신/소신’ ‘소신/소신/소신’ 등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시의 경우 A/B형 수준별 수능 여파로 안정지원과 소신으로 지원 양극화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신이야 자신이 원하는 곳을 넣으면 되겠지만 적정지원에서는 주의할 점이 있다.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있다는 점. 결국 가군과 나군 가운데 반드시 한 개 대학은 합격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다군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올라가면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분할 모집이 많아 모집 대학수와 정원이 적고 가, 나군에 합격한 복수 합격자들의 대학간 이동으로 다군 지원자들이 많이 빠져나가게 마련이다. 합격선이 올라간다는 점과 추가합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군별 유불리 따져봐야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정시모집에서 대부분의 대학은 2개 이상의 모집 군에서 분할모집을 실시한다. 각 대학은 분할모집을 통해 각 학과나 학부의 선발 인원을 분산시키려는 노력을 했다.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해서다. 분할모집은 각 대학의 커트라인 상승 효과를 불러왔다.
분할모집 대학 중에는 가군과 나군 2개 모집 군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군별로 다르게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선발 인원에 있어서도 군별로 비슷한 인원 및 모집단위를 선발하는 대학도 있는 반면, 특정 군에서는 일부 모집단위 및 소수 인원만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 분할모집 대학의 경우, 동일 학과의 경우에도 선발하는 군에 따라 경쟁률 및 합격 점수에 조금씩 차이가 발생한다.
올해는 각 대학이 군별 선발 인원수를 대폭 변화시켰다. 군별 선발 인원의 변화는 경쟁 대학과의 관계로 인해 커트라인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전년도 합/불 자료의 활용이 어려워지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군별 선발 인원의 변화가 큰 대학의 경우에는 지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모집군별 선발 인원이 적으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지원하기 전에 수시 이월인원이 반영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동일 모집군 내에서 비슷한 성적권대 대학들의 선발 여부, 선발 규모도 군별 지원 경향에 영향을 미쳐 경쟁률과 합격선이 달라지므로 어떤 대학들이 모집군을 변경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광운대는 나군을 신설하여 나군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며, 숭실대는 지난해 나군과 동일한 방법으로 선발했던 다군에서 올해는 실기고사를 실시하는 학과만 선발하고 나군 선발 학과를 늘렸다.
상위권 주요대학은 가군에서 대부분 많은 인원을 선발하고 있어 나군보다 가군에서 수험생들의 지원 대학이 분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가/나군 분할모집을 하는 대학의 경우 가군에 비해 나군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다소 높은 편이다. 가/나군 분할모집 대학의 모집군별 차이에 비해 다군에서 분할모집을 하는 대학의 모집군별 경쟁률 차이는 더욱 확실하게 나타난다. 다군의 경우 지원할만한 상위권 대학이 적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특정 대학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중앙대와 같이 경영학과, 간호학과 등 소수 인기학과에서만 선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높은 경쟁률과 합격선을 고려하여 승산이 있는지를 체크해봐야 한다.
가장 유리한 수능반영조합 찾기
정시에서 수능 비중은 절대적이지만, 대학마다 다른 수능활용 방법을 체크하는 것도 포인트다.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방향으로 수능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
수능반영 방법을 살펴볼 때는 수능 활용지표, 반영영역, 영역별 반영비중, 특정 영역 가산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수능 활용지표는 대부분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나뉘는데 몇 대학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함께 반영하거나 등급을 반영하기도 한다. 수능이 쉬울수록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낮게 형성되며, 특히 상위권으로 갈수록 동일한 백분위를 받는 학생이 많아져 백분위의 변별력이 낮아지게 된다. 때문에 중위권 학생의 경우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 성적이 유리한지 등 자신에게 유리한 점들을 헤아려봐야 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차이로도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점수가 적용될 경우의 누적 백분위와, 백분위 성적일 경우의 누적 백분위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 활용 방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올해 9월 모평 국어B형과 수학B형을 살펴보더라도 표준점수는 1점 간격의 분포를 보이는 반면, 백분위는 2점 간격의 분포를 보이는 구간이 많았다. 유웨이중앙교육 측은 “표준점수는 점수 간격이 좁아 잘게 쪼개지기 때문에 백분위보다 비교적 변별력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며 “쉬운 영역에서 한 문제를 실수하여 백분위가 낮아진 상위권 학생들은 표준점수 반영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좀더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중치를 활용해 지원
특정 영역 가중치도 따져봐야 할 포인트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에,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에 가중치를 주는 게 보편적이다. 상위권 대학에서는 수학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는 자연계열뿐만 아니라 인문계열에서도 수학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다만 몇 대학은 인문계열의 수학 반영비율이 낮고, 국어와 영어영역 반영비율이 높다. 이 경우 수학영역 성적은 좀 낮더라도 국어와 영어영역 성적이 우수하다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과별 특성에 따라 수능성적 반영 시 한두 개 영역만 반영하기도 하는데 영역별 성적 차이가 큰 학생은 적극적으로 활용해볼만하다. 아주대와 홍익대는 나군 일반전형 자연계 모집단위에 대해 수학B+과탐만을 반영하는데 선발인원이 많은 편이다. 아주대는 188명(일부 학과 제외), 홍익대는 서울캠퍼스 137명, 세종캠퍼스 78명으로 모집 규모가 크다. 다만 수능성적을 일부만 반영하는 만큼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은 치솟을 수 있다.
역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내가 지원하고 싶은 대학은 다른 학생도 지원하고 싶어하고 있어 경쟁률이 높게 나타날 것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전략을 짜야 한다. 특정 성적대 학생들이 특정 대학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 특정 과목의 가중치가 높은 대학들은 해마다 성적대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역별 조합 잘 맞춰봐야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은 3(국수영)+1(탐구)의 형태로 성적을 반영하지만, 수도권 및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2(국수영 중 2개과목)+1(탐구)의 형태로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중위권 학생들은 영역별 반영비율에서 가장 유리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대체로 인문계는 국어와 영어, 자연계는 수학과 영어의 반영 비율이 높지만, 숙명여대 한양대처럼 상경계열 학과에서 국어보다 수학의 반영 비율을 높게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주요대에서 인문계는 국수영BAB, 자연계는 국수영ABB로 지정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의 경우 인문계에서 탐구영역으로 사/과탐을 반영하고 국어 또는 수학 중 한 영역을 B형으로 반영해 국수영BAB과탐, 국수영ABB사탐 응시자에 대한 교차지원을 허용했다. 하지만, 실제로 상위권에서 위와 같이 응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인기학과의 추가합격이 많아
추가합격은 최상위권부터 따져봐야 할 중요한 변수이다. 연고대부터 군별 합격자들의 연쇄적 이동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미등록 충원 기간 동안 추가합격은 최상위권 대학부터 도미노처럼 군별로 합격자의 이동을 불러 일으킨다. 가, 나군의 상위권 대학에 소신 지원한 학생들이 대체로 나머지 모집군에서는 안전지원함에 따라 복수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 복수 합격한 상위권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으로 빠져나가고, 중상위권 대학과 다군 모집 대학에 예비 합격한 학생들이 추가 합격하면서 연쇄적인 수험생 이동은 가속화된다.
추가합격의 비율 및 인원에 따라 특정 군에서 합격선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상위권 대학이 가군에 많이 쏠려 있어 중복합격 시 가군 대학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군의 추가합격이 더 많이 발생한다. 최초합격자의 컷은 가군이 나군에 비해 더 낮지만, 최종합격자의 컷은 많이 좁혀지고, 추가합격으로 인해 뒤집어지는 의외의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수험생들은 배치점수보다 자신의 점수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추가합격까지 고려하면 합격할 수 있다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배치점수는 최종합격자들의 결과를 예측한 점수다.
추가합격은 모집 군에 따라 다르게 발생할 뿐만 아니라, 동일 대학 내 학과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가군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열에서 배치표상 학과서열에서 상위에 위치한 경영학과 경제학과 등 인기 학과들이 오히려 추가모집의 비율이 높았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100명 정원에 49명, 정경대학은 113명 정원에 48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3차 기준)했으며, 연세대 경영학과는 90명 정원에 104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4차 기준)했다. 이런 현상은 나군의 서울대에 중복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중복합격 시 미등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반면 배치표상 하단에 위치한 비인기학과에서는 추가합격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비인기학과를 지원하는 수험생의 경우에는 타 군에서는 조금 안정적인 지원을 하여 중복합격 시 학과보다는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 해당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종합격선이 최초합격선과 비슷하게 형성돼 예상보다 높은 합격선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소신지원의 경우 배치표상 하위에 있는 학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올해는 서울대의 모집인원이 감소함에 따라 서울대로의 이탈자가 적어져 추가합격자가 감소할 수도 있다.
수능에 자신 있다면
정시에서 수능을 강화하면서 정시의 우선선발도 확대됐다. 내년부터 사라지는 정시 우선선발은 수능 100%로 선발하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좋지 못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수능성적만으로 모집 인원의 일부를 우선선발하는 수능 우선선발은 대부분 상위대학에서 실시한다. 수능 우선선발 비율은 30~70%이며 70%를 우선선발하는 대학이 많은 편이다. 우선선발한 뒤 나머지 인원은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합산해 선발하는 것이 보통이다.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인문)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는 정시 모집정원의 70%, 가톨릭대 건국대 국민대 동국대 성균관대(자연) 숙명여대 아주대 울산대 등은 50%를 선발한다. 정시에서 군별로 분할모집을 하면서 일부 군은 수능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들도 많다. 광운대는 나군을 신설하면서 우선선발을 도입했다.
우선선발에서 반영영역과 일반전형의 반영영역을 차별화함으로써 일부 영역의 우수학생을 선점하려는 흐름도 있다. 고려대 자연계열은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수학 영어 과탐만으로 우선선발을 실시하고 있다. 성균관대 인문계열은 탐구를 반영하지 않고 국영수만, 의예과를 제외한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탐만을 반영한다. 한양대는 우선선발의 반영과목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각 영역의 반영비율을 조정했다. 인문계열(상경계열 제외)은 수학의 반영비율을 10% 줄이고 영어의 반영비율을 10% 늘렸다. 자연계열은 국어와 과학의 반영비율을 줄이고, 수학과 영어의 비중을 늘렸다. 수능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우선선발은 특정 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는 수험생에게는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학생부, 실질반영률 살펴야
정시에 학생부를 30~40%씩 반영하는 학교들이 있다. 하지만 실질반영률을 높지 않은 편. 내신은 최고점과의 점수 차이를 미미하게 두어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년도 연세대 일반선발의 경우 학생부의 반영 비율이 50%로 매우 높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등급간의 점수 차이는 미미했다. 1등급과 5등급의 차이가 1점에 불과했다. 반영되는 교과도 전 교과가 아닌 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 교과 중 교과별 상위 3과목씩 총 12과목만을 반영할 뿐이다.
학생부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학생부가 반영되는 전형을 회피할 필요는 없다. 학생부는 기본점수를 얼마나 주는지, 반영교과는 몇 과목인지, 특히 등급간 점수는 몇 점 차인지가 관건이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 1단계에서 수능으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 10%를 반영한다. 학생부 비중이 대폭 준데다 비교과만 반영한다. 학생부 영향력이 거의 사라진 셈이다. 서울대 정시도 학생부 비중이 줄어들면서 1단계는 수능, 2단계는 대학별고사(논/구술)가 당락을 좌우한다.
주요대 대부분은 실제 지원 학생들의 학생부 성적 범위인 1등급에서 3~4등급까지는 학생부 성적을 비슷하게 부여하기 때문에 수능에서 한두 문제만 더 맞히더라도 학생부의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다. 건국대는 작년에 1,2등급 점수 차가 5.1점이었으나 올해는 0.3점으로, 1등급과 4등급 점수 차는 19.8점에서 1.5점으로 등급간 점수차를 크게 줄였다.
눈치작전 하더라도 한 장의 카드만
올해 정시모집은 A/B형 수준별 수능 여파로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원서접수 마지막 날 마지막시간까지 최대한 경쟁률을 살피고 눈치작전을 하는 수험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가 끝난 뒤 마지막 대학 지원기회인 만큼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하면서 눈치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3개 군 모두 막판까지 경쟁률을 지켜보고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 안정 또는 적정지원인 경우에는 가급적 둘째 날 또는 원서접수 하루 전에 지원을 하고, 소신지원해야 할 군만 마지막까지 경쟁률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대학은 원서접수 마지막 날 오전까지의 지원 결과만을 발표하고 이후에는 최종지원 결과만 발표한다. 눈치작전도 쉽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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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주요대 정시 추가 합격 현황(일반전형 기준)
*표=유웨이중앙교육 |
첫댓글 아.... 너무너무 어려워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