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옛 시간의 풍경-6

[왕비]

6번째'공주 문화' 원고 -                            공주 옛 시간의 풍경

                                                                                                            김 혜 식

일본에서 날아온 사진

 

 

<사진제공: 공주회>

이 사진은 내가 소속해있는 단체의 회장님께서 일본의 공주회모임에 참석차 갔을 때 내놓은 사진이란다. 한때 엄마아빠를 따라 공주로 건너와 살면서 지금의 봉황초등학교 자리의 심상소학교를 다녔고 공주중학교를 다녔던 지금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후쿠오카에서는 지금도 100여명 정도로 ‘공주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갖는단다. 윗 사진은 그분들의 그 시절 사진과 아래 사진은 지금의 동창회 비슷한 모임에 모인 사람들의 사진이다. 그 어린 나이에 사상이 무엇인지 알기나 했으랴마는, 우리는 잊고 싶은 시절의 추억이고 그들은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다. 어머님의 말씀으로는 저 만큼 어렸을 적에 학교에 가는 대신 극장에서 영사기를 돌리는 일을 했던 적이 있다고 하신다. 일을 하지 않으면 잡혀 갔단다. 아마도 정신대를 말씀하시는 듯 했다. ‘정신대’라는 단어조차 입 밖으로 내놓지 않을 만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 사진밖에 우리에겐 얼마든지 있다. 사진에는 사진안의 얘기도 있지만 사진 밖의 이야기도 있는 법이다. 어쨌거나 사진만이 오롯이 추억을 간직하지만 그나마 사진 안은 환하다. 저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없던 우리 어머님은 굴러들어온 돌에 잠시 채여 구르는 돌처럼 사는 시대가 있었다고 하니.

살구쟁이로 간 사람들

 

<사진제공: 라이프잡지,1950년 > < 2009년 살구쟁이>

위에 설명한 일본사진을 기준으로 보면 정확히 5년 후에 또 다시 공주에는 더 큰 난리가 난다. 더 크다는 의미는 역사적인 사건의 무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집안싸움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누군가가 밖에서 싸움을 부추겼다.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놀아나 서로 총부리를 겨눈 꼴이 되었다. 600여명 혹은 800여명, 이렇게 우리는 숫자조차 제대로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살구쟁이에 매장되었다. 보도연맹이라는 이유로, 사전대로라면 보도연맹이란 ‘1949년 6월에 좌익계 인물들을 전향시켜 별도로 관리하려는 목적에서 조직된 대한민국의 단체’라고 나온다. 원래는 좌익에 가담한 사람들이 우익으로 전향해서 가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지역에 할당된 인원을 채우기 위해 좌익과 전혀 관계없는 많은 사람들을 머릿수만 채우며 일방적으로 가입시켰단다. 히트를 쳤던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보면 영신이도 쌀 몇 되 얻으려고 이 단체에 가입을 한다. 문제는 전쟁이 나면서 남한의 군대와 경찰에게 보도 연맹원을 모두 학살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쌀 몇 되 때문에 영신이는 죽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실려 가는 ‘영신이’들.

총을 든 군인,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총부리를 겨누며 포즈를 취해준 것 같다. 처럼 이미 사진은 중독을 넘어 본능에 가깝게 어떤 상황이든 카메라만 들이대면 치~즈를 한다. ‘치~즈’하면서 방아쇠도 당겼으리라.

[가을]

잊고 싶지만 잊혀져서는 안될....... 그런 사진들.... 밑에 살구쟁이는 정말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자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