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과 바람과 햇빛이 키우는 아이들... (덕치초등학교)

[운영자 (kwag)]

  어린이날 특집 “강물과 바람과 햇빛이 키우는 아이들”

방송일: 20070505

KBS 연중기획 희망릴레이
어린이는 미래의 희망


어린이날 특집
“강물과 바람과 햇빛이 키우는 아이들”

◎ 방송 : 2007년 5월 5일 (토) 밤 8시 KBS 1TV
◎ 연출 : 유동종
◎ 작가 : 김옥영

■ 기획의도
  지난 2006년, 전라북도 교육청에서는 ‘섬진강 참 좋은 학교’라는 이름으로 도시아이들의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 1차 실시 대상인 섬진강변의 덕치초등학교에는 이미 지난해에 6명의 도시 아이들이 전학하여 시골학교 생활을 경험했다. 전교생이 40명도 채 되지 않는 이 학교에, 올해 도시에서 역유학을 신청한 학생은 10여명에 이른다.
시대에 역행하는 ‘역유학’의 실험은 아이들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이 프로그램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농촌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서 겪게 되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며, ‘강물과 바람과 햇빛’만으로도 파릇파릇 움 돋는 새싹들의 성장일기이다지난 2006년, 전라북도 교육청에서는 ‘섬진강 참 좋은 학교’라는 이름으로 도시아이들의 농촌 유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 1차 실시 대상인 섬진강변의 덕치초등학교에는 이미 지난해에 6명의 도시 아이들이 전학하여 시골학교 생활을 경험했다. 전교생이 40명도 채 되지 않는 이 학교에, 올해 도시에서 역유학을 신청한 학생은 10여명에 이른다. 시대에 역행하는 ‘역유학’의 실험은 아이들을 어떻게 바꿔놓을까.
  이 프로그램은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이, 농촌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서 겪게 되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며, ‘강물과 바람과 햇빛’만으로도 파릇파릇 움 돋는 새싹들의 성장일기이다.




■ 주요내용

1. 섬진강 시인 김용택과 꼬마 시인들

  덕치 아이들의 가방 속엔 언제나 동시 노트와 일기 노트가 들어있다. 매일 일기를 쓰고 금요일 아침마다 전교생이 한 교실에 모여 동시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서울 아이들의 글짓기가 미래의 논술에 대비하기 위한 ‘입시’ 공부라면, 이곳 아이들의 글짓기는 자연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생태’ 공부이다. 전교생 동시교실을 진행하는 이는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선생님이다. 벌써 37년째 이곳 덕치 초등학교의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용택 선생님은, 어른의 글을 흉내 낸 도시 아이들의 글쓰기를 가장 경계한다. 주위를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자연과 사람에 관심을 갖고, 더불어 자기만의 눈을 가지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 동시교실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2. 한집 같은 이웃

나의 옆집은 홍래네 집이다. 우리는 광주에서 전학 와서 여기서 만났다. 홍래 아빠는 요리도
잘하시고 재밌으시고 친절하시다 (중략) 어제는 우리들의 생활계획표를 만들기 위해 가족회의를 열었다.
(중략). 그래서 나는 홍래네 집이 좋다. -5학년 이정의 글 중에서

  전학 온 도시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쓰던 관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광주에서 온 홍래네와 정이네, 그리고 해인이네가 두 채의 관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정이 엄마가 아침을 차리고 홍래 아빠가 아이들에게 간식을 만들어주는 집. 정이가 “한집 같은 이웃”이라고 표현한 관사 식구들의 모습이다. 덕분에 게임을 제일 좋아했던 정이가 스스로 컴퓨터 앞에서 물러날 수 있었고, 귀여운 동생들과 형, 누나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3. 모두가 주목받는 아이들

  아이들만 시골로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걸려온 선생님의 전화 한 통. 매일 걱정이었던 엄마는 아이가 사고라도 친 게 아닌가,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이어진 것은 뜻밖의 얘기. “아이가 당근을 안 먹네요. 어머님. ”
덕치로 전학 오고 나서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향한 선생님들의 관심이었다고 도시의 엄마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서울 학교에선 한 반에 3,40명이 와글거리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개별적인 관심이 여건상 어렵지만, 이곳 덕치의 아이들은 방과 후에 일어나는 일들까지 모두 선생님의 관심 안에 있어 곤란할 정도이다. 올해 광주에서 전학 온 정이 역시 싫어하는 체육 시간을 대충 넘기려다 잡혀 선생님께 혼이 났다. 그렇게, 눈을 맞추고 이름을 불러오는 선생님의 관심을 통해 아이들은 한 송이 꽃으로 활짝 피어난다.


4. 나무야 사랑해

  2학년 때 일산에서 전학 와 벌써 5학년이 된 다은이는, 도시에 살 적에는 구름이 움직인다는 것도 몰랐다고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며 이제는 가끔 동생 다해와 밭일도 돕는다. 그러면서 전에는 몰랐던 꽃들의 이름도 알게 되었고, 밭에 나는 파란 이삭이 파가 아니라 보리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자연물의 이름과 특징을 외우며 사람과 동떨어진 ‘생물’을 배우는 대신 집에 가서 소와 닭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숙제, 교장 선생님과 함께 하는 텃밭 가꾸기 시간, 산에 올라 나무의 호흡을 청진기로 들어보는 생태 학습까지- 책을 펴 놓고 그림을 보아선 알 수 없던 것들을, 냄새 맡고 손으로 더듬으며 자연스레 몸에 익히는 것, 그것이 섬진강 참 좋은 학교, 덕치가 바라는 생태 교육이다. 농촌에 살아도 밭에 나가지 않아 농촌을 몰랐던 아이들, 그리고 아직 자연이 생경하기만 한 도시 아이들은, 바위를 타고 강에서 뛰어놀며 자연의 균형감각을 배워 나간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2월부터 벚꽃 흐드러진 4월까지,
섬진강의 찬란한 봄 속에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