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변함없이 충남도청 통근버스로 출근하였는데, 출근하자마자 사무실 근무준비를 하고는
바로 디카 들고 출동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디카 외에 다른 걸 하나 더 지참 했어요. 그건 바로 “쌍안경”.
군대 생활하면서 쌍안경을 사용하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멀리 있는 지형지물 확인하기에
요긴하게 쓰이는 게 쌍안경입니다.
저희 집의 쌍안경은 장식장 속에 처 박혀 있는 데, 1년에 서너번 “용화”에 갈 때는 꼭 챙겨가죠.
그런데, 제 처가동네인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의 “용화”라고 불리는 동네 뒷산이 “속리산”이건만
가파르다고 혼자는 절대로 못 올라가게 말리시는 장인장모님이신데, 큰 딸자식 과부 안 만들려고
그러시는 줄 잘 압니다.
제 인터넷 카페 닉네임(용화사랑)은 처가동네 이름에서 나왔습니다.
마눌님이 좋으면 처가의 쇠말뚝 보고도 절한다는 데, 저는 그저 남의 집 딸자식 데려다
결혼 초기부터 무지막지하게 고생하고 숱한 어려움을 겪어왔기에 그분들께도 죄송하지요.
지금도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어 병원진료와 투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 짝지인데,
아무튼 제가 잘 챙겨주어야 합니다.
저는 그저 처가에서 쌍안경으로 바라보는 속리산 풍경으로 만족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뷰식구는 물론, 인터넷 카페 회원이신 여러분들과도 제 처가동네 뒷산을 함 올라가보고
싶어요.
물론, 동네앞산인 백악산도 좋아요.
몇 년 전에 처 큰어머님께서 70년 묵은 산삼을 캐셨던 산이 백악산입니다.
용화에 갈때나 챙기던 쌍안경을 오늘은 센뷰에 가면서 갖고 간 거였죠.
울 센뷰에 들어서자마자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작했어요.
그러고는 저희 집에서 쌍안경으로 전망을 보았죠.
앞 베란다에서는 식장산과 보문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어요.
동구 산내동에 있는 “삼익세라믹아파트”가 잘 보이던데, 저희가 도마동에서 전세 살 때
제 선친이 계신 삼괴동 천주교공원묘원에 성묘 다니며 오갈 때마다 한참 짓고 있던 그 아파트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나 셋방살이 면하고 내 집을 하나 장만하겠는가 하며 부러워했었는데...
지금은 소원을 잘 이룬 거죠? (ㅋㅋㅋ)
뒷 베란다로 본 전망은 더 좋았어요.
계룡산에 있는 TV송신소 중계탑이 보일 정도였거든요.
맨 눈으로는 어슴푸레 멀리 보이는 계룡산이 쌍안경으로는 또렷이 보였습니다.
제가 대학 다니던 시절 지금 제 짝지가 된 아녜스와 가봤던 계룡산.
저희에게 그 곳은 첫 뽀뽀의 추억이 있는 산입니다. (에고에고... 부끄부끄...)
동학사는 계룡산에 있는 사찰로, 관광객은 물론 등산객이 많이 찾는 대전인근의 명소입니다.
근처에 남매탑과 은선폭포가 있어 더 유명하죠.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배웠던 교과서에 나온 수필 “갑사로 가는 길”이 생각납니다.
쌍안경으로 앞 뒤 베란다로 보는 전망을 5분쯤 보고는 바로 내려갔어요.
단지를 부지런히 돌고 사무실에 가야했으니까요.
관리사무소에 갔더니 소장님과 직원님들이 벌써부터 오늘 입주하실 분들을 맞이하고 상담중이셨어요.
바쁜 사정이라 오늘도 어제처럼 커피 한잔은 생략했습니다.
오늘(5월1일)이 근로자의 날이라 대부분의 근로자는 휴일이라는 데, 입주가 시작이다 보니
쉬시지 못하고 출근하여 아침 일찍부터 수고하시는 분들이 감사했어요.
어제는 잔금 치루고 관리비 선수금을 내신 분들이 74세대였답니다.
센뷰 입주를 고대하던 분들이 입주개시일인 어제부터 많이 오셨던 거죠.
단지 내를 다니며 한창 피어있는 꽃을 촬영했습니다.
재활용품 선별장(=Recycle house)에는 대형폐기물과 재활용가능품에 쓰레기까지 뒤죽박죽이었어요.
첫날부터 이러면 한달간의 입주기간 동안에는 얼마나 많아질지...? (ㅠㅠㅠ)
대형폐기물 배출표(스티커)를 붙인 장롱이 있던데, 미리 사셨던 곳에서 이사 오시기 전에
버리고 오셨으면 더 좋았을 것을요.
아무튼 이사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센뷰에 입주하시면서 이사물량은 최대한 줄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는 12자 장롱과 원형 식탁, 쇼파, 장식장 2개, 침대 1개 까지 과감히(?) 버리고 올거니
저희 집 이삿날인 11일 이삿짐은 별로 없을 거여요.
물론, 엊그제 거금 들여 장만한 가구가 이사 이틀 전에 미리 들어올 테지만요.
어젯밤에 야근하고 퇴근하던 길에 센뷰에 가보니, 첫날 입주하신 분들이 많아 그렇겠는 데,
불 밝힌 댁이 동마다 여기저기 많았어요.
앞으로 날마다 더욱 많아질 거구요.
어제 입주하신 분들은 이삿짐 정리에 바쁜 날이겠는 데,
새로 입주한 센뷰에서 보내신 “첫날밤”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하하하)
“첫날밤”이라면, 왠지 신혼부부 생각이 난다죠?
제가 35년간의 남의 집 셋방살이를 청산하고 처음으로 내집 장만을 하여 입주하였던
1994년 2월 21일 월평동 황실타운의 감동에는 못 미칠지 몰라도 서민이 집장만하여 입주하는 건
매우 기쁜 일일 겁니다.
오늘은 5월 1일.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근로자의 날”이죠.
우리 구청직원 중에도 일용이나 상용직원들은 오늘 휴무입니다.
그렇지만, 저와 같은 신세는 오늘도 정상근무를 꿋꿋하게 해야죠.
근로자의 노고를 기억하며 축하하는 오늘 근로자의 날인데,
이 땅의 모든 근로자 여러분께 저도 축하인사 드립니다.
오늘 하루도 사랑하시는 가족과 함께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날로 잘 만드시길...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