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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서원 묘정비
양은순
구만리 너머 하늘에서 내려온
남명선생의 패검에 새긴 시는
빛살 타고
아침의 문을 열어주는데
용암의 발자취 사라져
아쉬운 하루
송시열이
대붕을 기리는
마음을 새긴 묘정비에
나그네 발길 머물어
녹차 한잔 올리고 있네
산천재 남명매
양은순
세계의 별을 지나
천왕봉을 날고 있는 붕새와
이야기를 나누며
눈 속에서 핀 매화꽃 향기 우러난
매화차를 마시니
세상의 숲길이
온몸에서 피워낸 매화향으로 가득하네
덕천강 맑은 물에 몸을 씻고
세심정에서 마음을 씻어내고
갓 끈을 씻은 백운계곡을 지나
사해(四海)를 날아가는
대붕의 모습이여
천왕봉의 종소리에
매화꽃이 피어나네
덕천서원
양은순
현실에 꼭 필요한
정신을 이어
경(敬)과 의(義)를 배우고
덕천강병의 세심정에서
소박한 차를 마시며
마음을 깨끗하게 씻고
세상에 나가 선을 베풀면
우리는 부끄러움이 없는 생활인으로
오늘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지금도
귀 기울여 듣는 사람 있으니
덕천서원에는
대붕의 노래 그치지 않으리라
뇌룡정
양은순
산과 물이 깨끗한 곳
용이 여의주를 물고
용의 새끼를 기르는
정자를 보았노라
옛날의 우레소리가 그리워
정자 곁에 있는
연꽃향 그윽한 연못을 찾아
연꽃차를 바치며
정신을 깨우는 우레소리를 듣고 있노라
산해정
양은순
한 시대를 굽어보는
선비의 글 읽는 목소리
카랑카랑
차 한잔 우리어 바치네
산에서 바다까지
푸릇푸릇
붕새가 깨어 살던 18년
안개 사라지니
햇살이 살고 있는 곳으로
오늘도 대붕이 날고 있구나
약력 / 양은순
1979년 월간문학 등단, (사)국제펜클럽한국본부지회장, 부산지역위원회회장
(사)한국문인협회이사, (사)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부산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차밭골출판사대표, 월간문학미래시시인회회장 역임
부산문학상본상, 부산시인상본상, 실상문학상본상, 부산여성문학상본상
계간 《문학과문학타임》발행인, 개인저서 11시집 『차와 사람-차인열전』
여산문학상대상, 임제문학상, 시낭송가 지도자상
부산여대외럐교수, 부산동래차밭골다례원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