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절 좌석배치(座席配置)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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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전통 혼례뿐 아니라 가톨릭의 혼배성사나 불교식 혼인 예식 등도 신랑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에
위치한다. 이와 같이 동서양과 종교의식이 모두 남자를 동쪽 여자를 서쪽에 위치하게 하는 까닭은
어디에서나 해가 동쪽에서 뜨고 해뜨는 곳이 양이며 양이 남자이기 때문이다.
또 동서의 기준은 동양의 전통 혼례에서는 신랑·신부가 선 위치, 즉 병풍을 친 곳이 북쪽으로 간주되고,
카톨릭에서는 성좌(聖座)가 상좌이며, 불교에서는 불좌(佛座)가 상좌 이므로 그곳을 북쪽으로 간주해
설정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동양의 전통혼례와 기타 지역의 관습 및 종교의식이 모두 상좌를 북쪽으로 간주해 신량이
동쪽이고, 신부가 서쪽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신식 혼인 예식은 신랑이 서쪽, 신부가 동쪽으로 정반대로
되었다. 남자가 서쪽, 여자가 동쪽에 위치하는 것은 죽은 사람의 경우임은 뒤에 설명하는 신위와 시체의
위치에서 밝혀지듯이 현재의 신식 혼인예식에서의 신랑과 신부는 죽은 신위, 또는 묘지에 매장된 시체의
남녀 위치인 것이다. 당연히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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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며느리의 현구고례(폐백)를 받는 시부모는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상좌에 앉는데 시아버지(舅)가
동쪽이고 시어머니(姑)가 서쪽이다.”라고 현구고례(見舅姑禮)조에 명시되어 있다.
역시 상좌가 북쪽으로 간주되어 상좌의 좌측이 동쪽이고 상좌의 우측이 서쪽이 된다.
② 생신이나 명절에 어른(부모)이 자손에게서 송수를 받는 데도 아버지가 북쪽이고 어머니가 서쪽에 앉는다.
“좌측에 남자 우측에 여자가 위치하는데 좌우란 어른(상좌)의 좌우를 말한다.”고 규정해, 역시 상좌의
좌측인 동쪽에 아버지지가 앉고 상좌의 우측인 서쪽에 어머니가 앉는다. 당연히 상좌가 북쪽으로 간주된
좌석 배치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좌를 북쪽으로 간주해 상좌의 좌측인 동쪽에 남자가, 상좌의 우측인 서쪽에
여자가 위치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요사이의 폐백드리는 곳이나 회갑 잔치에서 보면 남좌가 상좌의 우측인 서쪽, 여자가 상좌의
좌측인 동쪽에 앉아 신위나 시체와 깉은 위치에 있다. 당연히 예절에 맞게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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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사람의 남자와 여자의 위치는 남자가 동쪽이고, 여자가 서쪽이며, 동쪽이 상석이고 서쪽이 하석이지만
죽은 사람의 위패나 묘지에 시체를 매장할 때는 산 사람과 반대로 서쪽에 남자, 어른이 위치하고 동쪽에
여자, 아랫사람이 차례로 위치한다.
산 사람은 양계(陽界)에 살고 있으니까 양의 방위인 동쪽을 상석으로 하지만 죽은 사람은 음부(陰府)에
있으니까 음의 방위인 서쪽을 상석으로 하는 이서위상(以西爲上)의 석차로 한다.
하나의 지방에 남자 조상과 여자 조상을 나란히 쓸 때나 하나의 신주함(독·櫝)에 내외분의 신주를 함께
모실 때는 서쪽에 남자 위패, 동쪽에 여자 위패를 쓰고 모신다.
집안의 형편이 넉넉지 못해 조상의 위패를 한 채의 사당(祠堂)에 모실 때는 웃대 조상을 서쪽에 모시고
아랫대 조상을 차례로 동쪽에 모신다.
그리고 묘지에 부부의 시체를 합장할 때는 남편인 남자를 서쪽에 묻고 아내인 여자를 동쪽에 묻는다.
조상 산소에 세운 묘비(墓碑)에 보면 여자 조상의 표기 밑에 “부좌(祔左)”라고 써서 “왼쪽에 붙였다”는
뜻을 담았는데, 왼쪽이란 바로 남자의 왼쪽이란 의미이며 그들 자신이 상좌이므로 그 왼쪽인 동쪽이다.
이상 설명한 내용은 같은 열에 한 줄로 모시는 경우인데, 형편이 넉넉해서 사당채를 조상에 따라 따로
짓거나 아니면 제일 웃대 조상을 중앙에 모시고 아랫대 조상을 양쪽으로 모시는 경우에는 위의 그림
(그림 24-9)과 같이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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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그린 석차는 중앙과 양단(양쪽)은 중앙이 상석이라는 위 제3절 2항의 취지에 맞춘 것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제일 웃대 조상인 시조를 중앙이나 북쪽에 모신 것은 이해되는데, 죽은 자는 서쪽이 상석이라면서 왜
증조보다 웃대인 고조를 동쪽에 모시고 아랫대인 증조를 서쪽에 모시느냐는 문제와, 아버지를 제일 상석인
서쪽에 모시고 증조를 그 다음에 모시느냐는 문제가 부각된다.
여기에서는 중앙이 상석이고, 상석에 가까운 곳이 먼 곳보다 상이라는 원칙이 적용되고 있으며, 중앙이
상석이라는 말은 그 좌우에 다른 순위자가 있을 때에 중앙이 상석이지 그 좌우의 한 쪽이 비어있으면 ]
상석을 중앙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만일 고조를 그림의 증조의 위치에 모시고서 시조와 고조를 보면 고조가 서쪽이고 시조가 동쪽이 되어
고조가 시조보다 상석이 된다. 그래서 고조를 시조의 동쪽에 모셔야 시조와 고조를 보았을 때도 시조가
상석이 되기 때문이다.
증조를 시조보다 서쪽에 모시더라도 그때는 시조의 좌우가 모두 채워졌으므로 시조가 중앙이 되어 상석이
되는 것이다. 이런 좌석배치를 소목지서(昭穆之序)라 한다.
살아계신 조상을 상좌에 모시고 자손들이 절을 하는 생신(회갑)과 같은 의식이든 조상의 제례를 지내는
경우이든 그 대상이 상좌의 좌우에 계시며, 그 상좌가 북쪽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자손들은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서는 것이다.
당연히 남자 자손은 상좌의 좌측인 동쪽에 위치하고 여자 자손은 상좌의 우측인 서쪽에 위치하며, 상좌에서
가까운 앞쪽이 상이고 상좌에서 먼 뒤쪽이 하석이고, 남녀가 좌우로 갈라섰을 뿐 아니라 중앙에 의식을
행하는, 절하는 자리가 마련되므로 중앙이 상이고 양단이 하석이 된다.
그러므로 남녀의 자손들은 상좌에 가까운 앞(북)쪽에 세대가 위인 자손이 서고 뒤(남)쪽에 세대가 아래인
자손이 서야 한다.
또 남자는 동쪽에 섰으므로 같은 세대에서는 중앙인 서쪽에 연장자가 서고 동쪽으로 내려가면서 연하자가
차례대로 서야 한다. 만일 사위가 참석할 때는 혈친들의 다음에 차례대로 서야 할 것이다.
여자의 경우에는 서쪽에 섰으므로 같은 세대에서는 중앙인 동쪽에 연장자인 며느리 그리고 딸들이 서고
서쪽으로 내려가면서 연하자인 며느리와 딸들이 선다.
위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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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의 관계는 주인(主人)인 장자(長子)와의 관계로 표시한 것이다.
장자손인 주인이나 주부의 정면 앞에는 모(母)의 경우와 같이 직계존속만이 위치할 수 있고, 비록 웃대의
어른인 숙부나 고모부 또는 숙모나 고모라도 주인이나 주부의 정면 앞의 상석에는 서지 못하는 엄격함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주인과 주부의 바로 뒷자리에는 대를 이을 장손이나 그 배우자만이 위치한다는 원칙을 알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