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만에 이 곳에 글을 남깁니다.
지난 2013년 8월 17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8월 16일 밤부터라고 해야겠군요.
갑작스레 보라카이에서 제스트항공이 뜨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왜에? 또 지연이래?" 하고 물을 새도 없이,
"운항정지 먹었단다. 뉴스에도 나기 시작했나보더라"
설마 그럴리가.
반신반의하며 기사검색을 해보니 "안전조항 위반으로 필리핀 민간항공국 CAAP에서 항공사 자격정지" 라고 났더군요.
항공사 자격정지라니.. 그것도 이렇게 갑작스레..
제스트항공은 필리핀에서 필리핀항공, 세부퍼시픽 다음으로 가장 많은 운항노선을 갖고 있던 회사인데..
뒤이어 떠오른 생각. '그럼 우리 손님들은 어떻하지?'
급히 드보라 예약현황을 찾았습니다.
제스트항공을 타고 나가기로 되있는 분들, 앞으로 제스트항공을 타고 오실 분들.
이 중에는 우리를 통해 제스트항공이나 제스트에어텔을 끊은 분도 계실테고, 아닌분도 계실테고,
하지만 그런건 상관없었습니다.
모두가 우리 드보라로 오시는 손님들이었으니까요.
우리가 느끼는 보라카이의 아름다움을 공유할 분들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 그 점이 가장 아쉽고 속상했습니다.
좋았던 보라카이의 기억이 제스트항공으로 인해, 평생 악몽으로 남게되는건 아닐까.
보라카이에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다시는 가면 안될곳' 으로 낙인찍히는건 아닐까.
손님들은 물론이고, 보라카이에도 미안했습니다.
우리가 제스트항공을 못뜨게 한것이 아님에도,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인간들의 부주의와 대책없는 행정이 불러일으킨 이번 사태에 대해서.
또 한편, 몹시도 화가 났습니다.
대체 아무 손쓸수 없는 주말인걸 뻔히 알면서도, 사전예고도 없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막아버리면 어쩌자는건가.
여름 휴가철이라 대체편 구하기가 쉽지 않으리란걸 알면서.
제스트항공은 물론 이용객들까지 제대로 물먹어보란 소린가.
예상대로 갑작스런 사태에 제스트항공 직원들조차 정보가 없어 우왕좌왕.
그야말로 칼리보 공항은 몇칠동안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심한 비약이겠지만, '휴일에 터진 6.25가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선 간간히 몇몇 뉴스나 인터넷 기사에 단신으로만 소개될뿐, 현지에 자세한 소식은 알길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곳을 찾았던게.
발빠른 몇몇 블로그를 제외하곤 소식을 접할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인터넷 서치를 하다가 다시 우리 카페로 돌아왔을때,
이미 앤디가, 써내가. 보라카이의 많은 우리 식구들이.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아... 나는 왜 우리 카페가 아닌 다른 곳을 찾고 있었을까.. 우리를 못믿었던걸까?' 부끄럽기도 하고.
나도 한국에서나마 작은 도움이 되야겠다 싶어, 별로 할수 있는 일이 없음에도.. 같이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아마 제스트항공으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식구나 지인을 둔 분이나,
제스트항공으로 여행을 앞두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같은 심정이었을껍니다.
시원한 해결책은 못내놓지만, 서로 위로하고 응원하는 댓글을 다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속수무책이지만,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습니다.
다행히 우리 손님은 마닐라로 이동해 대기중에 (억류란 표현이 맞겠죠) 귀국하셨지만,
우리 손님이건 아니건 그런건 상관없었습니다.
보라카이를 방문한 모두가 이미 '우리' 니까요.
그래서 제스트항공 사태가 지속되는 몇날 몇칠을 계속해서 뜬눈으로 지새워가며 상황을 알렸습니다.
그것밖에는 할수 있는게 없다는게 속상하고, 화도 났습니다.
그래서, 작은 위로라도 되고자 '이번 제스트항공으로 인해 여행취소가 된 분들께는 100% 환불을 해드리자' 했습니다.
여행못오는 것도 억울한데, 돈까지 날린다는게 말이 됩니까? 저라도 가만 안있었을껍니다.
물론, 저희도 환불규정은 있습니다. 호텔도 그렇구요.
하지만 저도,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안떠서 호텔 투숙을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환불이 안됐던 쓰디쓴 경험이 있는지라
호텔은 우리가 어찌 해볼수 없다쳐도,
우리가 우리 뜻대로 할수 있는 드보라 놀거리 만큼은 100% 환불해드리자.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는데 있어선 저희의 손해가 따릅니다.
조기예약이나 특별 썸머팩으로 대부분 할인에 할인을 더한 가격이었기 때문에,
인원에 로스가 생긴다면 저희는 샵에 고스란히 돈을 물어줘야합니다.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놀거리 환불이 안된다고 할수도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 입장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그들이 보기엔 환불해주는 우리가 '너희만 왜 그러냐? 너희는 뭔가 에어텔이라도 팔아서 남는게 있는거 아니냐?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즐거운 여름휴가를 망치고, 마음졸이는 그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자 하는 것 외엔...
보라카이에 사는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것 외엔...
제스트항공은 좌석의 70-80%가 하나투어, 모두투어 좌석입니다.
나머지 20%가 다른 여행사들 좌석이구요.
남은 10%가 항공권 구매 싸이트를 통해서 끊어오는 자유여행객들의 몫입니다.
저렴한 항공권 구매 싸이트는 이미 저희 카페에서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관계상 또는 자유여행이 처음이라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는
저희가 항공권 구매 대행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에어텔도 마찬가지구요.
이는 제스트항공이 아닌, 다른 항공사의 경우도 동일합니다.
저희가 구매대행을 해드렸건 아니건, 저희에겐 모두 똑같은 '드보라 손님' 입니다.
'손님' 이란 뜻은 '남의 집을 방문한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의 안위를 걱정하거나, 그분들을 불편없이 모시는게 손님을 맞는 주인이 해야할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래서 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처음인 항공권 구매대행부터 숙소예약, 놀거리, 미팅샌딩까지 모두 다.
물론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드는 일입니다.
때론 사람인지라... '돈 안되고 손만 많이 가는 다른건 하지 말고 그냥 놀거리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그러기엔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우리를 찾는 손님이 무슨 비행기를 타고 언제 어떻게 와서 어떻게 계시다가 언제 가시는지.. 하나하나 다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잘 도착했다는 전화나 안부라도 들으면 안심이 되고
잘 있다 가셨다는, 즐거웠다는 후기라도 한줄 보면 힘이 나고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데도,, 가끔은 저희에게 뭐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이 제스트사건을 겪으며 화가 나신 분들이겠지요.
"에어텔 환불은 왜 빨리 안해주냐, 다른데라도 가게 빨리 해줘라"
물론 여행을 망친 그 심정은 이해갑니다.
하지만 저희도 제스트에어 측에서 환불을 해줘야만 해드릴수가 있습니다.
저희가 제스트에어와 상관없이 환불을 척척 해드릴만큼 돈을 쌓아두고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은 ㅠ.ㅠ
그래도 최선을 다해 놀거리 만큼은 계좌번호 남겨주시는 대로 즉시, 100% 환불해드리고 있습니다.
제스트에어나 제스트에어텔 환불은 저희에게 빨리 해내라고 다그치지 말아주세요...
저희도 사람인지라, 말그대로 손만 가는 항공권은 손 놔버릴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다시 힘을 내 봅니다.
지난 제스트에어 운항정지 사태 동안 같이 밤샘하며,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시니까요
그래서 또 한번 느낍니다.
'드보라 자유여행' 을 하는 이유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었다는걸.
난 이미 충분히 행복하다는걸.
여러분도 모두들!!!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우리 집은 보라카이 입니다!!! ^^*
첫댓글 우리는 드보라가 노력한것을 알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암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텐데..
감사합니다~ 살다보니 별일 다겪는다 싶지만.. 이러면서 크는게 아닌가 싶어요 ^^
2008년7월10일 이까페를 추천하는 동료직원(안면 없음. 친구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던걸로 기억함. 여직원)을 통해서 언젠가 꼭 가봐야 겠다고 맘 먹고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올 가을(10월중순) 집사람과 갈려고 계획을 짜는데 제스트항공사태가 발생하여 여행장소를 바꿔야 되나 고민중 쥔장님의 글을 보고 가야겠다고 결심을 하는 순간입니다.
예로부터 큰회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더욱 더 커지는걸 많이 보았습니다.
금번 제스트항공사태에 따른 드보라의 보상(손해감수)이 드보라 발전에 자양분이 되어 더욱 더 번창하시길 기원합니다.
정말 힘이 나는 말씀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저희를 믿고 와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희도 더 힘내야겠다, 더 진심으로 맞아야겠다 다시한번 되새깁니다. 여행준비 잘하시고 즐거운 보라카이 여행 되세요~^^*
이번에 제스트항공 때문에 결과적으로 물질적으론 잃었지만...
그래도 물질적인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은것 같아요..
날로 달로 발전 하는 드보라가 될꺼에요^^
그러게.. 심적으로 많은 걸 얻었어. 땡큐 징가엄마~~^^
이글을 보고 우리모두가 하나라는걸 느꼈어요ㅜㅜ
손님들도 힘드셨겠지만 그 손님들을위해 밤새가며 힘드셨던 부장님, 실장님 그리고 우리 드보라를 끝까지 믿어준 회원분들 또 다같이 고생한우리 직원가족들 ㅈ
남들은 왜 돈도안되는 거 왜하냐?!!라고 말하지만. 단돈10원이라도 싸게 해드리고 싶은 우리 드보라마음이라는거
다시한번 대세길수 있는 글인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의 큰재산은 이번제스트항공 사고때 힘들셨을 회원님들이
"드보라덕에 그나마 마음안졸이고 신경써주셔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저희에게는 큰힘이됩니다.
한국에서 같이 너무 많이 고생하신 우리 우윳빛깔 한량님께도 이자리를 빌어 고생하셨다는 말씀전합니다
우윳빛깔은 온라인 상에만 존재하는걸로.. 오프라인엔 출몰하지 말아야겠다 놀라자빠질 느낌아니까~~
무슨소리세요!!!
절대동안 피부를 가지고 계세요^^
간만에 울었습니다 넘 아파서,, 그리고 넘 죄송해서 ,,,, 그냥 써내랑 울었습니다
그리고 웃었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것을 느꼈습니다 이모든것에 감사하면서
아픔도 때로는 희망이 된다는것을 느끼게 해준 희야와 드보라식구들 그리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비온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ㅎㅎ
난 이말 밖에 할 말이 없네요.
드보라 화이팅... 글구 사랑합니데이!!^^
글구 놀러 갈테니께... 대문 활짝 열어 놓구 기둘려 주세요.^^
사랑합니데이~~ 문은 24시간 활짝 열어둘께요!!
나도 사랑해요~~^^
나도 사랑
그런데 저 같은 시간 많은 사람은 취소 되어 보라카이에 몇일 더 있어 봤으면 하는 생각도 ....
1월에 괌 같다가 보라카이 생각만 했었는데
ㅋㅋ 그런 생각하신 분들도 계셨을테지만.. 그러기엔 모두 공항대기라.. 제스트에서 미리 이동해서 기다리란 말만 안했어도 ㅠ
모두 홧팅입니다.
유나야~~ 범진씨도 고생 많을듯. 다들 보고프다 ㅋ
이젠..환불 건이 남았네요.
원래 한달이 소요되는데..
이번에는 인원이 더 많아서..한달이 더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그게 제일 걱정이었어요..
아름다운 보라카이를 오시기도 전에...안좋은 기억이 되는것이..
보라카이는 정말로 아름다운 곳이거든요..
너무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응원해 주시는 우리 회원님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고생많아요. 환불 완료될때까지 계속 고생하겠네 ㅠ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제스트항공사태 터지고 완전 멘붕이였는데, 진짜 많은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드보라에서 일하고 있다는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드보라를 받쳐주고 계신 많은 분들이 계시는 것도 정말 든든하고 힘이됩니다!
정말 다들 사랑합니다 ㅜㅜ♡
응 자랑스런 드보라의 새싹이 되어야해 ㅎㅎ
다들 보라카이 오신다고 여행준비 많이 하셨을텐데
한순간에 제스트항공 때문에 보라카이 캔슬 되신 회원님들
보라카이 오셔서 한국나가실때 몇날 몇일 고생하신 횐님들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낯선 나라 오셔서 믿을 데라곤 드보라 밖에 없는데 제가 일일이 하나하나 챙겨 드리지못하여
다시 반성하게 되네요...
다들 좋은 글까지 써주시공 정말 힘이 납니다. ^^
수고많았어요 모두들~~ 살빠졌다는 소문 들리던데?
말도 안되는 말입니다!!! ㅎㅎ
글 보고 뭉클하네요..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웠습니다.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본부장님 부장님 실장님 팀장님 대리님 비키씨 윌리씨 단비씨~
정말 드보라 식구들 너무 멋있는 분들 인듯ㅠ.ㅠ
항상 감사합니다
회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큰일 겪으면 빨리 배우는 법인데. 이번에 다들 뼈만 남았다던데~~ ㅋ
저도 살짝 훌쩍거렸네요 ㅠ 닥쳐본 사람만이 아는 그 큰무게를 제3자인 저도 알겠으니까 ㅠ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까지 만점인 드보라. 사람은 머리보단 마음이 첫째인듯^^
보라카이에서 한손가락안에 드는 자유여행카페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해요~~ 닥쳐본 사람만이 아는 그 큰무게... 정말 공감합니다. 위로의 말씀에 오늘도 힘이 납니다!!! ^^*
뒤늦게 보지만 비행기안전이 가장우선인데
괜찮나요
9월15일 출발인데요 바로 내일이네요
저도 뒤늦게봤네요 ㅠ 지금쯤 보라카이 도착해계시겠죠? 안전이 최우선이라 더더욱 문제없이 바짝 긴장해있을꺼에요. 걱정마시고 즐건여행하고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