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대허공장보살소문경 제2권
[모든 행을 열반처럼 평등하게 수행하는 것]
선남자여, 또한 보살이 모든 행을 열반처럼 평등하게 수행하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열반이란 고요한 것으로서, 일체의 번뇌를 다 제거하고 일체의 느낌을 없애며 일체의 인연을 여의어 5온(蘊)ㆍ12처(處)ㆍ18계(界)를 벗어나는 것이니라.
저 보살이 열반의 평등함을 얻는 것은 바로 그의 본래의 원력으로써 큰 자비심에 머물고 방편의 지혜로써 여래의 가호를 받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지혜를 잘 닦고 청정이 하여 오묘한 삼마지에 머문다면, 그는 곧 유정들의 생사 번뇌가 다 허깨비와 같은 것임을 알아, 몸을 받더라도 이것으로 말미암아 모든 생사의 얽매임을 끊어서 더러워지거나 물드는 일이 없느니라.
이것을 일컬어 열반이라고 하느니라.
나아가서는 이 열반의 자유를 얻음으로써 생사가 있지도 없지도 않는 동시에 항상 열반에 놓여 있어 생사를 끊지 않고서도 유정들을 끊임없이 성숙시킬 수 있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이른 바 대비와 방편의 두 지혜문(知慧門)이니라.
보살이 이 지혜문에 머문다면 곧 열반의 평등함을 얻어 보살의 행을 행할 수 있느니라.
[일체 유정들의 행의 상을 잘 아는 것]
선남자여, 또한 보살이 일체 유정들의 행의 상을 잘 아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
8만 4천에 달하는 그 행의 근본이 되는 오타남(鄔馱南)의 구절과 유정들의 행의 상을 잘 아는 것이니라.
그러나 이러한 유정들의 행은 너무나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 없고 말할 수도 없기 때문에, 부처님만이 아시고 저 성문ㆍ연각ㆍ보살들로서는 알 수 없느니라.
보살은 부처님의 가피력(加被力)과 자신의 지혜의 힘에 힘입어 일체 유정들의 행의 상을 따라 알게 되느니라.
이른 바 일체의 지혜를 갖추어 조복시킬 수 없는 상을 제외하고는, 유정들 본래의 성품의 상ㆍ행의 상ㆍ인연의 상ㆍ지음의 상ㆍ화합의 상ㆍ갖가지 욕심을 여읜 상ㆍ탐욕의 상ㆍ성냄의 상ㆍ어리석음의 상ㆍ지옥의 상ㆍ축생의 상ㆍ아귀의 상ㆍ하늘의 상ㆍ사람의 상ㆍ성문 니야마(尼夜摩)의 상ㆍ연각 니야마의 상ㆍ부처 니야마의 상ㆍ원인(遠因)의 상ㆍ중인(中因)의 상ㆍ근인(近因)의 상 등, 이러한 유정들의 갖가지 상을 다 여실히 알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바로 보살이 일체 유정들의 행의 상을 잘 아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