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758E405D3AAE0A12)
재미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옛날엔 대학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이젠 대학 총 수용인원이 입시생 수보다도 많구요. 집은 가구 수 보다 많은데 내 집 가진 사람은 56.8%로 세계 개인 주택 소유 비율 46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홈리스 많다는 미국(64.2%) 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죠. 이게 얼마나 된 일이냐 하면 2008년부터 이미 주택 보급률은 100%를 넘어섰습니다. 그 여파로 지역적으로 미분양사태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죠.
아무리 집을 잘 지어도 서울이 아닌 경우 매수자를 찾기가 힘듭니다. 서울 집값이 말도 안되게 오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서울 인근 경기권으로 사람이 빠져나가 서울 인구 천만 시대는 깨졌지만 그것도 일부 인기지역일 뿐이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즘 출산률이 아주 저조합니다. 28일 오늘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는 1만 명씩 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합니다. 오는 2030년에는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 출생자)가 80대인 시대가 옵니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일자리는 없고, 집은 많은데 내 집은 없으니 애를 낳을 필요도 책임도 느끼지 못합니다. 요즘 젊은 생산 세대는 혼자 있는 것을 더 좋아하고, 그게 편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사회적으로 남녀 갈등도 심화되고 가문과 가문이 만나는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를 비판하는 일명 '비혼족'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럼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주택 시장은 사람도 없는데 규제로 꽉 막혀있고, 인구는 줄어드니 이미 있는 거 가지고 쓰면 되는데 굳이 개발을 하겠느냐. 토지 시장도 10년 20년 후면 결국 수요층이 거의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이 결국 일자리가 있는 지역이고, 그 쪽은 당연히 인프라가 커지고 개발이 될 수 밖에 없다 라는 얘기를 세미나에서 입이 닳게 하는데요. 그런데 원초적으로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이 상황에서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이 매우 비관적인 게 아니냐 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축소도시에 대한 말씀을 드린적이 있는데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인구가 줄어 빈집은 늘어나고 기반시설이 남아도는 도시'를 말합니다. 영주, 문경, 안동, 상주, 구미, 영천, 경주, 태백, 동해, 삼척, 공주, 보령, 논산, 익산, 김제, 정읍, 남원 등과 같은 지역입니다(2018년 초 기준).
토지는 소유 효과에 따라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지만, 이런 축소도시의 토지는 도시 자족을 위해 규모를 축소하면서 토지의 가치가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 수 밖에 없구요.
전체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니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가개발 외에 또 다른 대규모의 개발행위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인구가 정체되거나 증가율이 많이 떨어지고, 우리나라처럼 인구가 줄어드는 경우 지역 개발을 하기보다는 소규모 지역 재개발 혹은 기반시설 재정비 등을 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부동산에선 절대 안 알려줍니다. 김제 인구가 2015년 8만 명이었는데요. 불과 40년 전만 해도 22만 명이 살던 도시가 그렇게 됐습니다. 이렇게 큰 폭으로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김제에 부동산 가서 투자용 땅 산다고 하면 어디가 개발될거라느니 어디가 유망지역이라느니 얘기할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식 세대에게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대규모 임야 특히 맹지를 싼 값에 사들이는 행위나, 개발지 인근 반경 3km 초과 지역의 경우 투자를 재고해 보아야 합니다. 호재가 있을 때에는 규모가 어떤지, 개발 상황은 어떠한지, 투자금은 제대로 유치되고 있는지, 교통 호재일 경우 그저 지나가는 나들목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등 꼼꼼한 분석이 필요한 때입니다.
물론 다르게 생각해 보면 앞으로 더 이상 지금 진행되는 것과 같은 커다란 국책사업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마지막 기회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가정에 평안이 깃드시기를 바랍니다. 정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