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데려왔어요.
지하 동굴의 호수를 보러 가기 위해서 지하철 U3를 탔다. 구글맵을 보니 오늘은 교통편이 열악하다. 차를 타기 위해서 많이 걸어야 할 듯. 랜드스트라베 역에서 내려 rex1을 타러 가야 한다.
구글맵의 방향 표시는 지 맘대로 빙글 돌고 있다. 간신히 방향을 찾아 걸었다. 20분쯤 걸렸나. 새로운 동네는 시내인 갑다. 뭔가 젊은 사람들도 많고 활기차다. 공항버스 정류장 표시도 보였다.
근처까지 왔는데 rex1이 뭔지 모르겠다. 지나가는 친절한 총각한테 폰을 보여주니 대각선의 작은 건물을 가리키면서 저거라고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가란다.
호곡. 이게 기차역인가 봉가. 몰랐네. 이게 시외에 있으니 기차 타는 게 당연할 텐데 어찌 생각을 못 했을꼬.
그럼 교통권은 안될 테고 기차표를 사야 한다. 아무 정보도 없이 구글 사진만 보고 왔으니 약간 당황했다. 표를 사려니 죄다 독일어다. 뒷사람도 관광객인 모양인데 아시아 남자와 흑인 여자가 동행인 모양이다. 묻기는 만만한 아시아 사람한테 물었는데 대답은 흑인 아가씨가 말한다.
한국 사람이세요? 뭥미! 한국말을 잘하네. 하와이 사람이라고 하는 걸 보니 우리나라에서 영어강사라도 했나. 그녀가 영어로 자막을 바꿔서 표를 사 줬다. 배웠으니 돌아올 때는 우리가 사야지.
오른쪽으로 내려왔다.
잘츠로 갈 때나 타 볼 obb 기차를 미리 타보네. 기차 시트도 강렬하니 참하구먼. 내릴 역도 모니터에 양쪽으로 있다. 기차니 화장실도 있고.
우리나라 랑 시스템이 너무 비슷해서 유심칩만 있으면 여행이 넘 쉽다.
Brunn -maria 역이다. 역도 이쁘고 오스트리아 시골마을도 너무 이쁘다. 내가 구경하고픈 마을들이다. 오늘 계 탔네. 262번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이 또 멀다.
맵을 켜서 따라가는데 근처에 정류장이 있어서 잘생기고 인상이 좋아 보이는 총각한테 물었다. 버스를 타고 가서 또 버스를 타란다. 차비가 얼마냐고 했더니 잘 모르지만 둘이 4유로쯤
마을 길을 구경하면서 걸었다. 버스 타는 곳까지는 꽤 멀어서 더 좋았다. 262번 버스를 타는 곳에 와서는 저 학생이 날 도와줬다. 구글맵이 사분쯤 후에 버스가 온다더니 정확하게 왔다. 버스비가 둘이 4유로다. 기차표가 6유로쯤 했으니 비싼 편이다.
어린 학생들이 하교를 해서 같이 탔다. 초딩옆에 앉았더니 그 애가 슬며시 일어나더니 다른 자리에 앉았다. 하필 마주 보는 자리였는데 갑자기 그 애가 나를 힐끔힐끔 보더니 울기 시작했다. 눈물을 닦아가면서 날 보고 울고 또 닦고. 내가 내릴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까 그 큰 학생이 내 옆에 서 있었다. 아마도 우리를 내려줄 모양인 거 같다. 그 애한테 '저 애가 나 땜에 울어'라고 말해도 '괜찮다'라고 무표정으로 시크하게 대답해 줬다.
내가 동화책에 나오는 마귀할멈같이 생겼나 봉가.
버스로 딸랑 두 정류소를 왔다. 거리가 얼마나 될지 어떤 곳인지 몰라서 일단 버스를 탔는데 돌아갈 때는 걸어서 가야겠다.
꽤 걸어서 표 파는 곳까지 왔다. 입장료가 두당 18유로다. 표를 사니 입장하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우리 보고 빨리 들어가란다.
왜에 이리 급하여.. 숨도 좀 쉬고 해야 하는데
등 떠밀려서 들어왔다. 걸어가는 중에 만나는 사람들이 퍼뜩 가보라는 제스처를 하면서 20미터란다. 와카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사진도 찍으면서 설렁설렁 걸어가 보니 투어팀이 올려 있었다. 그제야 여긴 투어로 가는 곳이고 관광객이 모여서 같이 구경하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해설사가 독일어와 영어로 두 번 얘기해 주는데 영어나 독일어나 별 상관이 나한텐 없다. 그냥 눈치로 무슨 얘긴지 알 수밖에.ㅋ
여기는 비상상태 시 오는 곳이라고 나중에 투어 끝나고 돌아갈 때 원하면 구경하란다.
두둥. 사진에서 보던 지하 호수가 나왔다. 호수 색이 어메이징 하다. 별 기대도 안 하고 와서 그런지 더 멋있는 거 같다.
추운디. 지하로 많이 내려와서 그런지 꽤 서늘했다.
밖에서 구경하고 마나 했더니 보트를 타러 간다고 한다. 기분이 꽤 삼삼하다. 지하 호수에서 배를 타고 구경하다니. 여기까지 온 보랑 이 왕창 난다.
사진으로는 이 모습이 표현이 안된다. 음습하고 차거우면서 숨소리조차 들리는 어두운 동굴의 호수라니. 갑자기 재난 영화의 장면이 떠오른다.
동굴이 무너지는 상황이 된다면... 영화는 영화일 뿐 여기서 살아나가진 못할 거 같다.
보트로 두 바퀴 돌아주고는 우리 보고 알아서 나가면서 구경하고 가라고 한다. 5시까지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나인이라는 얘기를 하는 걸 보니 길 잃고 헤매다가 9시까지 있으면 안 된다는 거 같기도 하고.
돌아 나오면서 조금 전 계단이 있는 곳으로 와서 올라가 보았다. 넓은 광장이 있다.
이거는 비상 탈출 계단인 모양이다. 입구까지 연결된 모양이다. 지금 올라가진 말란다.
싸간 점심을 먹기 위해 찾은 공원이다. 탁자가 있어서 주위 경치 구경을 하면서 점심을 먹는데 사람들이 옆의 오르막으로 올라간다. 짝꿍이 지도를 보더니 저리로 가자고 한다. 여행 처음엔 나만 따라다닌다고 하더니 지금은 지도를 보고 길을 찾고 있다. 한 달 여행이 끝나면 자유여행쯤은 거뜬히 할거 같다.
여긴 완전히 코리아의 어느 둘레길인걸.
사실 동굴은 쿤밍의 황룡 동굴도 보았고 보고타의 소금 성당도 보았기에 좀 가소로운 동굴 탐험 느낌도 있었는데 여긴 대박이다. 일단 구글맵도 정확하지 않고 표지판도 없는 마을의 둘레길이라서 이 길 끝이 어딘지 잘 모르고 감으로 그냥 가는 거다. 진짜 탐험이다.
가다가 돌아서 다시 갈까 하던 중에 동네 할부지 무리들을 만나서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하고 직진했다. 그녀가 길을 잘 찾아내었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흥분되고 신나는 트레킹을 했다.
비엔나에서는 시내의 지루한 건물 구경이나 하나 싶었는데 시골마을도 보고 지하 호수도 보고 트레킹까지 하다니. 완전 만족이다.
기차를 타고 비엔나 중앙역에 내려서 잘츠로 갈 때 탈 기차가 3층이라는 걸 알아내고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은 힘들어서 근처 식당에서 돈까스같은 슈니첼을 포장해 왔다. 라면 하나를 잡아서 같이 먹으니 배가 부르다 보다는 배가 차서 흐뭇하는 느낌이 들었다. 행복이 별건가.
미리 성당에 들러서 부킹에서 예약한 걸 표로 바꾸었다. 시간이 남아서 야경을 보러 다녔는데 대체 비엔나의 야경은 어디서 볼 수 있단 말이가.
낮에 좀 많이 걸어서 그런지 하품을 서너 번은 하면서 공연을 보았다. 바이올린 2, 비올라, 첼로의 사중주가 10개의 곡을 연주했다. 귀에 익은 곡은 잘 들리고 모르는 곡은 하품과 같이 감상했다. 여튼 음악의 도시 비엔나에서 공연 하나를 봤다는데 심하게 만족한다. 비엔나에서 숙제 두 개를 생각했는데 다 했다.
음악회는 폰 사진조차 안되어서 끝나고 앵콜 후 인사할 때 한 장 찍으려는데 어찌나 그들이 빨리 뒤돌아서는 지 뒤 사진만 나왔다.
비엔나 좋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