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외양간 ]
소가 머물거나 자는 이곳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외양간'의 방언형으로는 '외양(간)'계, '마구(간)'계, '쉐막'계가 있다.
① '외양(간)'계 : ㉮ 외양깐, 웨양깐, 외앙깐, (쇠)왱깐
㉯ 오양(소오양), 오양깐(소오양깐)
② '마구(간)'계 : ㉮ 마구(소마구, 쇠마구, 세마구), 마구깐(소마구깐), 마구창(소마구창)
㉯ 마방깐
③ '쉐막'계 : 쉐막, 쉐집, 쉐왕, 허청
전국이 거의 ① '외양(간)'계와 ② '마구(간)'계로 양분되는데, ①은 경기 전역, 충남북 전역, 전북 전역, 전남
북부의 <영광, 장성, 담양, 곡성, 함평, 신안, 진도> 및 강원의 <춘성, 원주> 등에서 쓰이고 ②는 그 동쪽에서
쓰이는데, 다만 경계 지역에서는 ①과 ②가 모두 쓰이기도 한다. ③은 제주도 및 전남 <완도>에서 쓰이는
방언형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체로 태백산맥-소백산맥-노령산맥을 경계로 하여 '외양(간)'계와 '마구(간)'계
가 지리적으로 양분되어 있다.
'외양'은 중세어에서는 '오양'(馬廐, 月印釋譜 2:46, 杜詩諺解 初 20:16, 飜譯小學 10:13, 訓蒙字會 中 10)
이었고 그 뒤 근대국어에서는 '오희양, 오향, 외향'과 '오양, 외양' 등이었다. 대체로 '오양>오향, 외향>오양/
외양'의 변화를 거쳤고 때로 축약형 '왱(깐)'까지 변화하기도 하였다. 그 의미도 '소'에만 한정되지 않고 '말'이나 '양' 등도 거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말(馬)'의 경우에 한자어로는 '馬房'(또는 '馬廐')이라 하였는데, 경기 이천 지역의 '마방깐'이 이를 이은 방언
형이다. '마구'는 근대국어에 보이는데(類合 上 23, 同文類解 上 34, 五倫行實圖 1:25, 物名考 1 毛蟲), 변화를
입음이 없이 쓰이고 있는 셈이다. '마구'가 원래 한자어였었는지는 증명하기 어렵다.
제주도에서 쓰이는 '쉐막, 쉐집'은 각각 '소+의#막'과 '소+의#집'으로부터 형성된 것임은 물론이다. '소집'은
경남 <남해> 지역에서 때로 '소마구'형과 함께 쓰이는 방언형이다. 이 '외양간' 항목은 '소'를 대상으로 조사
하였기에 '소'를 포함한 방언형이 많다. 지도에서는 '외양간'과 '마구간'에만 초점을 두어 단순화하려고 '소'를
빼고 작성하였다. 전남 완도에서 쓰이는 '허청'은 '헛간'의 대체어로 보인다.(I-455)
2. [ 고양이 ]
이것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집에서 키우고 쥐를 잡아 먹기도 함)
(지도내 일러두기 정오 : 귀얭(앵)이 -> 귀옝(앵)이).
'고양이(猫)'의 방언형으로는 '괴'계, '고양이'계, '고니'계 및 이들과 어원을 달리하는 방언형들이 있다.
① '괴'계 : 고이, 괴, 괘, 궤, 귀, 괴대기
② '고양이'계 : 고양이, 꼬양이, 고얭이, 고앵이, 꼬앵이, 귀옝(앵)이, 굉이, 괴양이, 괴앵이, 괭이, 괘이, 구앵이,
궹이, 겡이
③ '고니'계 : 고냉(넹)이, 고냥이, 꼬냥이, 개냉이, 고내기, 괘내기, 귀내기
④ 기타 : 개생이, 새깨미, 살찡이, 앵구
이들의 분포를 보면 '괴'계는 주로 전남에서 집중적으로 쓰이고, 강원, 충북, 충남, 경북, 경남의 한 두 지역
에서도 산발적으로 쓰이나 대개 딴 방언형과 함께 쓰인다. '고양이'계는 경기, 충북, 충남, 전북의 거의 모든
지역, 전남의 북부와 경남의 대부분 지역에서 쓰이고 있다. '고니'계는 경기의 <가평>, 강원의 대부분 지역,
충북의 <괴산, 제천, 단양>, 경북의 대부분 지역과 경남의 동부 <울주, 양산> 및 제주에서 쓰인다. '개생이',
'새깨미' 등 기타의 형태들은 겨우 한 곳, 아니면 극히 한정된 지역에만 나타난다.
'괴'계는 딴 방언형에 비해 예스러운 형식으로서 '*고이'의 변화형들이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바로 이 전남의
하나인 고흥의 옛이름 '高伊'에 대해서 "高伊者方言猫也"(高麗史)라 한 것이다. 따라서 '괴'계는 상당히 옛말의
단계에 속한다. '고양이'계는 '*고이(괴)+앙이'의 파생어 구성으로부터 변화된 것이다. '고니'계는 '괴'계보다도 더욱 예스러운 형식인데, 猫曰鬼尼(鷄林類事)에서 '*고니'를 재구할 수 있다.
'*고니>*고이>괴 … +앙이>고앙이>광이~고양이' 등의 변화 과정을 겪은 것이다. '괴양이'는 '괴'와 '고양이'
와, 또 '고넁이'는 '*고니'와 '고양이'와의 혼효형일 가능성이 크다. '개생이'는 '괴-새끼' 정도의 구성에서 형성
된 것이고, '앵구'는 '애옹구'로도 나타나는데, '야옹야옹'의 방언형 '애옹애옹, 아옹아옹' 등을 고려하면 의성어
일 가능성이 크다.(I-464)
3. [ 모이 ]
닭이 먹는 것은 무엇입니까?
'모이'의 방언형은 비교적 단순한데, 음운사에 초점을 둔다면 'ᐃ>∅'의 변화를 거친 '모이'계와 'ᐃ>ㅅ'의 변화
를 거친 '모시'계로 나눌 수 있다.
① '모이'계 : 모이, 몽이, 무이, 뫼, 멩이, 메이
② '모시'계 : 모시, 모수, 머시, 모새, 당모시
'모이'계는 경기, 강원의 거의 모든 지역과 충북의 많은 지역에서 쓰이며 충남의 서북부와 경북의 동부 지역
에서 '모시'계와 함께 쓰이며 경남의 동북부 일부 지역에서도 보인다. '모시'계는 그 나머지 지역 즉 충남,
전남북, 제주의 거의 모든 지역과 경기, 강원의 극히 일부 지역, 충북과 경북의 많은 지역, 경남의 대부분 지역
에서 쓰이고 있다.
'모이'의 방언형들은 모두 같은 어원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문헌상에서는 '모이'(漢淸文鑑 421b)와 '몽이'
(同文類解 下 35, 漢淸文鑑 14:39)가 등장하고 '모' 자체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모 목'(牧, 訓蒙字會 中 2)
이 보일 뿐이다. 그러나 '모시'의 존재는 '모이'가 'ᐃ>∅'의 변화를 겪은 것임을 일깨워 준다.
그 결과 모음충돌을 회피하기 위하여 /ŋ/의 삽입이 이루어진 방언형이 '몽이'이며 '모이'의 축약형이 '뫼'이고
다시 순음 아래에서 원순성을 잃어버리면 '메'가 될 수밖에 없는데, 황해도의 일부 지역에서 쓰이고 있다. 여기
에 일정한 파생이 이루어져 '메이, 멩이'가 경기, 강원의 일부 북부 지역과 강원의 일부 동부 지역에서 쓰이고
있는데, 황해도와 평남북 및 함남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뫼(메)+(아/어)ㆁ+이' 정도의 구성으로부터의 변화형들일 것이다. 또한 모음충돌 회피형인 '몽이'가
움라우트를 입어 '묑이'가 되고 이것이 다시 '멩이'로 비원순모음화를 입으면서 /ŋ/의 약화·탈락으로 '메,
메이'로 변화하기도 하였다고 음성·음운론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이 방언형의 지역에서는 모음 사이에서의
/ŋ/의 약화·탈락이 '모퉁이>… …>모테이'처럼 보이기도 한다.(I-467)
4. [ 거위 ]
이것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집에서 기르고 오리보다 더 큰 것인데 헤엄을 잘 치고 집도 지킨다고 함)
(지도내 일러두기 정오 : 개오 -> 개우(오), 집오리 -> 지보리).
(지도내 일러두기 추가 : 겨우이기).
'거위'의 방언형들은 대체로 음운상의 방언차를 보이는데 무척 다양하다.
① '거위'계 : ㉮ 거위, 거우이, 거우, 거우기
㉯ 게(계)우, 개우(오), 겨우, 기우
㉰ 거우기(이), 게(께)우기, 겨우이기
② '게사니'계 : 게사니, 게싸니, 게상이
③ '때꺼우'계 : ㉮ 때꺼우, 때(떼)까우 때까오, 때(떼)께우, 때꾜, 때뀨
㉯ 대꺼(까)우
④ '공이'계 : (집)고니, 공이, 괭이
⑤ 기타 : 지보리 등
① ㉮ '거위'계는 경기의 북부·서부 지역에서 쓰인다. ① ㉯ '게우'계는 가장 넓은 분포를 보이는데, 경기의 동부, 강원의 대부분 지역, 충남북의 대부분 지역, 전북의 동부, 전남의 남해안 일부 지역, 경북의 <울진> 및 경남의
대부분 지역, 그리고 제주 지역에서 쓰이고, ① ㉰ '기우'계는 충북 <단양>과 경북의 대부분 지역과 경남의
<의창, 양산> 지역에서 쓰인다. ② '게사니'계는 경기의 <연천>과 강원의 <철원, 양구> 등 북한에 가까운 지역에서만 보이는데, 이 방언형은 강원 북부, 황해도, 평남북, 함남북에서 많이 쓰이어 북한의 표준어로 선정된 단어이기도 하다. ③ '때꺼우'계는 충남의 서부 일부 지역, 전북의 서부 지역 및 전남의 대부분 지역에서 쓰인다.
'거위'는 '거유'로 중세국어 시기의 문헌에서부터 쓰여 왔고 그 후 일부 문헌에서는 '게우, 게유'로도 쓰였었다. '거유>게우(게유)'로 변화한 것은 '(사>)사이(사요, 사유)>새오(새요)>새우' 등으로 변화한 것과 평행되는
것이다. 이것이 ① '거위'계인데, '거우기'는 그렇다면 '-기'에 의한 새로운 파생어라 할 수 있다. ③ '기우'는
주로 동남방언권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 방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ㅔ>ㅣ'의 모음상승화에 의한 것이다. ⑤ '공이'계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ㅓ>ㅗ'의 변화 다음에 모음충돌의 회피를 위하여 /ŋ/이 삽입된 형식들이다. ⑥ '때꺼우'계의 '때-'는 서남방언에서 볼 수 있는 구성으로 '따-, 땅-'에 해당되는 방언형이다. ④ '게사니'계
는 북한에서 많이 쓰이는 방언형인데 '거시'와 '거이' 등도 보인다. 이들 자료를 통해 보면 '*거'를 가정하여
'게사니'는 '*거+아니'의 구성에서 변화한 것으로 가정할 수도 있으나, 중세어의 상태를 보면 '*거'의 재구
는 더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I-469)
5. [ 노루 ]
이것을 무엇이라고 합니까?
(사슴과 비슷하고 잘 놀라며 잘 뛰는데 그 피를 받아 먹으면 좋다고 함)
'노루'의 방언형으로는 어원적으로 상이한 '노루, 노리, 놀기, 놀갱이'계와 '고라니'계가 있는데, '노루'계는
음운사적으로 ① '노루'계와 ② '놀기'계가 있다. ① '노루'계에는 ① ㉮ '노루'계와 ① ㉯ '노리'계가 있으며
② '놀기'계에는 ② ㉮ '놀기'계와 ② ㉯ '놀갱이'계가 있다.
① ㉮ '노루'계 : 노로, 노루
㉯ '노리'계 : 노리
② ㉮ '놀기'계 : 놀기
㉯ '놀갱이'계 : 놀갱이, 놀개이
③ '고라니'계 : 고라니, 고랭이
① '노루, 노리'계는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언형인데, 그중에 ㉯ '노리'계는 전남·
제주·경남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면서 전북 및 경북의 일부 지역에도 분포되어 있다. ② '놀기,
놀갱이'계는 강원·경북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 '놀기'는 강원의 몇몇 지역과 경북의 북동부 일부 지역에서
보여 '놀기'보다는 '놀갱이'가 더 넓은 분포를 이루고 있다. ③ '고라니'계는 주로 전남의 많은 지역에서 '노리'
와 함께 쓰이며 전북의 일부 지역에서도 '노루'나 '노리'와 함께 쓰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고라니'를 특히 "뿔이 나 있는" 것을 지칭하고 있어서 여전히 '노리'계가 기본적인 방언형이 된다.
문헌상에서는 중세국어의 '노'는 '노, 놀이, 놀, 놀' 등으로 교체를 보이고 또 '노로'로도 나타나고 그
뒤 근대국어에서는 '놀, 놀, 놀늬' 등으로도 나타난다. 그리하여 '*nolgi'로 재구되기도 하였다. '노루'는
'노>노르'의 변화 뒤에 앞 음절의 'ㅗ'에 의한 'ㅜ'로의 원순모음화를 겪은 결과일 것이다. ① ㉮는 이미 15
세기에 '노로'(訓民正音 用字例)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노>노로'와 같이 약모음 'ᆞ'가 앞 음절의
원순모음 'ㅗ'의 동화를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① ㉯는 문헌상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으나 '노>노르>노리'의 음운변화를 입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② ㉮는 15세기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 앞에서 실현되는 '놀ㅇ'과 관련이 있는데, 이 'ㅇ'이 'ㄱ'으로 소급
되는 것으로 재구된다. ②의 방언형들은 바로 이 'ㄱ'이 유지된 것이다. 방언형 '놀기'는 '놀ㄱ+이'의 구성에서
온 것이며 '놀갱이'는 '*놀ㄱ+앙이' 또는 '*놀+앙이'에서 온 것이다. '*놀기'를 재구형으로 보면 '노'의 'ᆞ'
를 설명할 수 없다.
③ '고라니'계는 뿔이 없는 '고라니(麅)'와 뿔이 나는 '노루(獐)'를 그 생김새가 비슷하여 혼동해 쓴 방언형
으로 전남의 경우 오히려 뿔이 난 '노루'를 지칭한다. '고라니'와 '고랑이'는 이미 문헌에 '고란이'(物名考 1
毛蟲, 漢淸文鑑 425a)와 '고랑이'(物譜, 毛蟲)로 나타난다. (I-473)
6. [ 해바라기 ]
이런 꽃이 되는 식물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해를 따라 움직이면서 노란색의 크고 둥근 꽃이 피는 식물)
'해바라기'의 방언형은 남한의 경우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① '해바라기'계 ② '해바리계' ③ '해자우리'계가
있다. 남한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해바라기'계의 방언형들이 쓰이고는 있으나 각각의 계열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분포되어 있다.
① 경기, 충남북, 전남북, 제주도, 경북 전지역 및 강원도 <횡성, 평창, 원주, 삼척> 그리고 경남의 <창녕, 함안,
의창>을 제외한 전 지역.
② 경남의 <창녕, 함안, 의창>.
③ 강원도의 많은 지역(단, <철원, 인제, 고성, 양양, 영월>에서는 '해자우리'가 쓰이고 <화천, 양구, 춘성, 홍천,
평창, 명주, 영월, 정선>에서는 '해자우래기'가 쓰인다.).
분포상으로 보아서는 거의 전국이 '해바라기'계의 방언형을 쓰이고 있는데, '해바리'가 경남북 일부의 중앙 지역에서 쓰임이 특이하고, 강원도의 '해자우리'계는 지리적으로 그 북쪽의 강원도를 거쳐 함남북으로 연계되어 분포되어 있음이 특징적이다.
'해바라기'는 '(日)#바라(向)#기'로부터 이루어진 단어로 음운변화와 음운현상에 따라 여러 방언형으로 분화
되었고, '해바리'는 '(日)#발(旁)+이'로부터 이루어진 단어로 이의 극히 제약된 분포는 동사 '발-'이 대부분
지역에서 폐어화한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며, '해자우리'는 '(日)#(睡)+이'로부터 이루어진 단어로
강원도의 북부 지역으로 이어지면서 함남북의 '해자부리'의 계통을 잇는다.
또한 '해자우래기'는 '해자우리'에 다시 '-아기'가 접미되어 형성된 2차 파생어임은 이 '해자우래기'가 '해자우리' 분포 지역에 쓰이고 있음에서 확인된다. 평남북과 황해도의 여러 지역에서는 '(日)#갸울(傾)+이'로부터 형성된 '해가우리'계의 방언형들이 쓰이고 있으나 남쪽으로 확산되지는 못하였다.(I-494)
7. [ 꽈리 ]
이 식물은 무엇입니까?
(빨갛게 익으면 씨를 빼고 입에 넣어 소리가 나게 하는 열매가 맺히는 식물)
'꽈리'의 방언형은 그리 다양하지는 않으나 복잡하다. '꽈리'계, '꽐'계, '풀처귀'계 등이 대표적이다. ③을 제외
하면 모두 하나의 어원으로 귀속된다.
① '꽈리'계 : 꽈리, 까리, 꽈루, 꽤(꿰)리, 괘리
② '꽐'계 : ㉮ 꽐
㉯ 때꽐(깔), 때왈, 때꼴, 뚜깔
㉰ 땅꽐(깔), 땡꽐(깔), 땡칼, 땅(땡)꽁알, 딸광
③ '풀처귀'계 : 푸께(게기), 풀철(처)귀, 풀체기, 불처귀
'꽈리'계가 가장 넓은 분포를 보이는데, 경기 전역과 강원의 영서 지역 대부분, 충북 전역 및 충남의 대부분
그리고 경북의 대부분 및 경남 <거창>과 전남 <진도>에서 쓰인다. '꽐'계의 ㉮ ㉯는 경북의 <예천, 안동, 영덕> 및 전남북의 대부분 지역에서 쓰이고, ㉰는 경남의 대부분 지역과 그에 인접한 경북의 일부 지역에서 쓰인다.
'풀처귀'계는 제주도에서만 쓰이는 특이한 방언형이다.
위의 방언형들을 통해 보면 '꽈리'는 '꽐+이'의 구성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고 '때꽐, 땡꽐, 땅꽐' 등은 '땅(<땋, 地)+꽐'의 구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경북 <청도>의 '땅(땡)꽁알'은 '따(ㅎ)#알'에서 모음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ㆁ'이 삽입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사실로부터도 '알+이>아리>꽈리'의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가
있다. 전남북·경남북 지역에서는 '땅'에 대한 방언형으로 '때'나 '땡'이 흔히 발견된다.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
보이는 '꽈루'는 아마도 '알'에 '-이'가 아닌 '-/의'와 비슷한 어떤 이중모음을 지닌 접미사가 결합되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방언에 따라 상이한 파생접미사를 결합시킨 경우는 종종 있다. 문헌상에서 보면 이 '-이'를 결합시킨 파생어
'아리'(東醫寶鑑 湯液篇 3:7, 譯語類解 下 41), '아리'(物名考 3 草)로 나타는데, 더 거슬러 올라가
'叱科阿里'(鄕藥集成方 79:41)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도 방언의 '풀처귀~풀철귀' 등의 '-처귀'는 어원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파생어형성과 관련시켜 언급하면 '-이' 파생이 이루어지지 않은 방언형 '-꽐, -깔' 등을
사용하는 전남북과 경남, 경북의 일부 내륙 지역이 보수적이라 할 수 있다.(I-495)
※ 참고
이 한자(叱)의 음은 '<꾸짖을> 질'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나족(또는 한족 : 현 중국인들의 조상 격)들이 고대
한자의 모양을 잘못 판독한 결과, 그 음이나 뜻을 잘못 붙인 것입니다. 일전에도 제가 이 글자에 대해 설명을
한 바가 있습니다.
이 한자의 원음과 원뜻은 '<한 술> 뜰 술'이랍니다. 이 '술' 자가 우리 한글 자모의 초성(첫머리 글자)이 될
경우에는 뒤에 오는 한글 자모의 음이 된소리로 바뀌게 됩니다.
하여 '叱科阿里' → '과아리' → '꽈아리' → '꽈리로 변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이 한자가 받침으로 올 경우에는 종성으로서 'ㅅ'이나 'ㄷ' 받침이 되는 것이지요.
'아리'에서 보이듯이 옛 자모로서 'ㅅ/ㄷ' 또는 이 두 자모가 합쳐진 복자음으로 됩니다.
8. [ 철쭉 ]
진달래처럼 생겼는데 색깔이 더 진하고 먹지 못하는 꽃은 무엇이라고 합니까?
(지도내 일러두기 정오 : 철치 -> 철칙).
'철쭉'의 방언형으로는 '철쭉'계 '개'계가 주류를 이루고 그 이외에 '연달래'계 등 몇 가지가 있다. 흔히 '-꽃'을
붙여 부르나 '철쭉'과 '진달래' 등에는 편의상 생략한다.
① '철쭉'계 : ㉮ 철쭉, 철찍, 철쑥, 철칙, 척축
㉯ 철뚝
② '개'계 : 개꼿, 개꽃, 개꽅, 개애꼿, 개진달래 개진달리, 개창꼿
③ '진달래'계 : 진달래
④ '연달래'계 : 연달래, 언달래
⑤ 기타 : 함박꽅 등
'철쭉'계의 분포는 경기의 모든 지역과 강원의 영서 지역, 충북의 모든 지역, 충남의 <금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 그리고 제주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데, 다만 강원의 서남부 지역과 충북의 대부분 지역 그리고 경북의
<문경, 상주>에서는 '철뚝'형이 분포되어 있다. '개꽃'계는 강원 남부에서 경북의 동북부까지, 충북 <영동>,
전북의 여러 지역과 전남의 대부분 지역, 경북·경남의 서부에 분포되어 있다. '진달래'계는 강원 <영월>, 충북
<단양>에서 경북으로 이어져 <영천>까지 내려와 있는데, 경남 <울주>도 이에 속한다. '연달래'계는 경북
<청송, 영일> 등 남부로 내려와 경남의 동부 지역으로 분포되어 있다.
문헌상으로는 '텩툑'(訓蒙字會 上 4, 新增類合 上 7, 東醫寶鑑 湯液篇 3:17) 등이 보이는데, 이것이 '철뚝,
척축, 철축, 철칙' 등으로 다양하게 반사된 듯하다. '쳘듁'(山批杷, 物名考 4 木)으로 뒤늦게 보인다. 그런데
이것을 '개꽃'이라 부르는 것은 꽃잎을 먹을 수 있는 '진달래'를 '창(참)꽃'이라 하는 것에 대립시켜 먹을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구별하려 한 것이겠고, '연달래'는 '진달래'의 '진'을 색깔이 '진하다'의 '진'으로 해석하여
색이 연한 철쭉의 특징을 살려 쓴 경우다. 이렇게 보면 질문문에서 "색깔이 더 진하고"라고 물은 것은 잘못된
점이었다. 색이 진달래보다 더 진한 것은 '산철쭉'이고 '철쭉'은 그야말로 '연달래'이기 때문이다.
강원도 <명주> 이북의 영동 지역에서 쓰이는 '함박꽅'은 함경도쪽으로 이어지는데 전혀 다른 꽃을 가리키는
명칭을 가져다 쓰는 것이 특이하다. '철쭉'을 '진달래'라고 부르는 것도 비슷한데 동일한 명칭이 이렇게 엉뚱한
대상에도 전용되는 일은 사실 그리 드문 일만은 아니다.(I-496-1)
9. [ 냉이 ]
이것은 무엇입니까?
(이른 봄에 들이나 밭둑에서 나는 것인데 뿌리째로 캐어서 콩가루를 묻히고 된장을 풀어 국을 끓여 먹는 것.
이것을 먹으면 봄철에 입맛이 돌아온다고 함)
'냉이'의 방언형은 주로 음운사와 관련시켜 'ᐃ'의 역사에 관심을 두었던 단어이다. 이 단어 내부에는 형태사의
차이를 보이는 방언형들이 많이 있다.
① '냉이'계 : 낭(나)이, 냉(내)이, 신(씬)냉이
② '나시'계 : ㉮ 나생(새)이, 나싱(시)이, 나상이, 난생(쟁)이
㉯ 나시, 나새, 난시
㉰ 나시랭이, 나시겡이
㉱ 나싱개(게), 나씽개, 나숭개, 나상구, 아숭개, 나승개(게), 아승개, 나승개, 나상개, 나싱겡이
③ 기타 : 좁쌀갱이, 항가꾸
① '냉이'계의 분포는 의외로 좁다. 경기의 서남부를 제외한 지역과 그에 인접한 강원의 서북부지역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다. 나머지는 ② '나시'계인 것이다. ①과 ②는 중세국어의 '나'에서 'ᐃ>∅'와 'ᐃ>ㅅ'의 어느 변화
를 겪었나에 따른 차이다. '나시'계 속에는 '-앙이, -랑이, -강이, -ㅇ개, -ㅇ구, -ㅇ겡이' 등에 의한 파생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나>나이'와 같은 변화를 보여 주는 방언형은 현재 거의 없다. 오직 경북 봉화에서 '나새이'와 함께 쓰인다.
① ㉮의 '냉이'는 '나>나이+앙이>낭이>냉이'의 과정을 거친 파생어이며 '내이'는 'ㆁ'의 약화·탈락을 입은
방언형이다. 마찬가지로 '나시+앙이>나상이>나생이>나새이'와 같은 과정을 겪은 것이 ② ㉮이다. ② ㉰는
'나시+을+앙이'의 구성으로부터 반사된 방언형이고 ② ㉱는 '-응개(웅개)' 또는 '-앙귀' 등에 의한 파생어일
것이다.
방언형 '나시'는 충북의 <청원>, 경북의 <울진, 안동, 상주, 영덕>과 경남의 <창녕, 함안, 김해, 남해>에서
보이고 특히 전남의 서남해안(신안, 진도, 해남, 완도)에서 보이는데, 현재로서는 가장 보수적인 방언형이라
하겠다. 경북의 '나'시'는 성조로 보아 '나싱'이>나시'이~나'시'의 그것은 아니다. 이들의 분포로 보아서는
파동설은 해당되지 않는다. 경남의 일부 지역에서 보이는 '씬냉이'계통은 '씬나물'과 함께 원래는 '씀바귀'를
나타내는 방언형이고 제주도방언의 '난시'는 치찰음 아래에서 'ㄴ'이 첨가된 형태다.(I-500)
10. [ 질경이 ]
이것은 무엇입니까?
(들이나 길가에 많이 나는데, 잎이 넓고 힘줄이 있으며 땅바닥에 붙어 자라는 풀로서 토끼가 잘 먹음)
'질경이'의 방언형은 어원상으로 크게 '질경이'계와 '벱장이'계가 있고, 이들의 혼효형인 '질짱구'계가 있다.
① '질경이'계 : 질경이, 질겡이, 질갱이, 질겅이, 질깅이, 질개이, 질광이, 질괭이, 질공이, 질그랭이, 질그링이,
질쩽이, 질겅우, 질기미
② '벱장이'계 : ㉮ 뱁쟁이, 배뿌쟁이, 베뿌쟁이, 뺍쟁이, 빼뿌쟁이, 빼비쟁이, 빼빼쟁이, 빼뿌재이, 빠뿌재이,
뺍재비
㉯ 뻽장구, 뻽짱우, 뺌짱우, 배째기, 베체기, 배재기 배짠닙, 백장닙
③ '질짱구'계 : 질짱귀, 찔짱구
④ 기타 : 이밥추, 뻬토닢, 지끼풀, 깨구리풀
'질경이'계는 경기, 충남북 및 그에 인접한 강원과 경북에서 쓰이고, '벱장이'계는 그 이남의 전남북, 제주도,
경남북 및 이에 연결된 강원 영동에서 쓰인다. 강원의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질짱구'계가 쓰이고, 기타의 방언
형들이 전남, 경남의 몇몇에서 점점이 쓰인다.
'질경이'계는 '吉刑'(鄕藥救急方)으로 고려시대에 나타나고, 그 뒤 중세국어 이후로 '길경이'로 나타난다. 문헌
상으로 '질경이'가 쓰인 것은 19세기의 일이다. 구개음화를 입은 방언형 '질경이'가 경기, 강원 등의 비구개음화 지역에 차용되어 결국 '질경이'의 분포가 현재와 같이 확대되었다.
'벱장이'계는 '布伊作只'(鄕藥救急方)로 역시 고려시대에 나타나고 그 뒤 중세국어 이후로 대체로 '뵈이'로
나타난다. 이는 '뵈(布)#(織)+앙이'의 복합어 구성의 방언분화형들로부터 다시금 '뵈#+앙이'를 재구하면 '베뿌쟁이'를 설명할 수 있다. 방언형 '배재기'는 '*뵈#-기(布伊#作-只)'의 반사형이고 제주 지역에서 쓰이는 '베체기'는 '뵈>베'의 변화와 '->-'의 변화를 다 입은 반사형이다.
강원의 북부 지역에서 쓰이는 '질짱구'계는 '질경이'와 '벱짱구'와의 혼효형이다. 강원의 북쪽으로 이어지는
황해도 지역의 방언 및 서북방언과 동북방언에서 '길짱구(귀), 찔짱구, 띨짱구' 등이 쓰인다. 전남방언의 '찌끼
풀'은 '찌끼(제기)#풀'로부터 온 것인데, 이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질경이'풀로 '제기'를 대신했던 것이다. '벱짱이'가 '뵈(布)#(織)+-앙이'의 구성에서 '織布'를 뜻하듯이 이들 지역에서는 흔히 '질경이' 잎으로 '베짜는' 놀이를 하던 민속이 있었다. (I-501)
첫댓글 소오양깐이라 불리운것같네요ㅋ
잊고있었던 우리네 방언..
지금의 주방(부엌)을 여기서는 전개..라고 불렀는데..
아궁이를 부삭...
울 엄마아부지가 마니 쓰던 그리운 말들..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운 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