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반찬이다.
아주 맛있는 식사를 했을 때가 언제일까? 맞추어보시라. 정답은 가장 배고팠을 때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이라도 배가 아주 고팠다면 허겁지겁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울 것이다. 하루를 꼬박 굶었다면 어떤 음식이든 맛있지 않으랴. 아니, 한 끼를 굶어도 배에서 시냇물 소리가 연방 들리며 허기를 메우려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과자에 손이 가고 냉장고 안을 샅샅이 뒤지게 된다.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배가 부르면 숟가락을 들기가 무섭게 내려놓게 되며 밥알을 세느냐며 눈총을 받기가 십상이다. 즐거운 식사의 비결은 다름 아닌, 때가 되면 늘 위장을 비워두어 배가 고프게 만드는 것이다.
무엇이든 잘 먹을 때는 어린 시절에서 청년까지이다. 이때는 식사를 해도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시도 때도 없이 간식을 먹어도 그때뿐이다. 그리고 먹고 나면 배가 금방 꺼져 어른들은 무쇠라도 소화시킬 것이라는 표현을 종종 하곤 했다. 왜 그런가하면 이 시절에는 활동력이 왕성하다. 아이들은 걷는 것보다 뛰는 것을 좋아한다. 하교 길의 아이들을 유심히 보거나 학원버스에서 내리는 초등학생들을 자세히 살펴보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곧장 뛰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평소에도 아이들은 주위를 어지럽히며 소리를 지르고 뛰거나 잡거나 도망가는 장난을 즐겨한다. 놀이터에서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들은 모두 어린 나이의 아이들뿐이다. 그래서 체력을 남김없이 소비한 애들은 늘 배가 고파 식사는 빼놓지 않으며 늘 간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어리거나 젊은 시절에는 신진대사가 왕성해서 에너지를 금방 소진한다.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도 중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쉬 배가 고프게 된다.
그렇지만 나이가 먹어가고 중년으로 접어들면 신진대사도 느려지고 활동량도 줄어든다. 또한 책상에서 하루 종일 앉아 일을 하거나 멀지 않은 거리를 이동할 때도 차를 타고 다닌다. 걷기를 싫어해서 건물에 가까운 주차공간에 차를 대려고 몇 바퀴를 도는 일도 예사이다. 조금만 걸으면 주차공간이 많은데 이를 귀찮아해서 그렇다. 또한 3층 이상이 되면 오래 기다리더라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계단은 위급 시 피난장소로만 생각한다. 움직이기를 꺼려하는 생활습성으로 군살이 붙으며 배에 지방이 끼고 몸매가 망가진다. 그래서 조금만 뛰어도 숨을 헐떡이며 다리 근육이 풀어져서 오래 걷는 것도 힘들다.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에 당뇨, 암으로 이어지는 병은 성인이 되면 주로 걸린다고 해서 성인병으로 이름이 붙은 것이기도 하다. 또한 재정적인 능력이 있어 먹고 싶은 것은 언제나 먹을 수 있고, 회사의 회식이나 친구 모임, 가족 간의 외식 때에도 기름진 고기를 먹게 되며, 매 끼니마다 고기를 빼놓지 않고 먹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중년이 되어 소화기능은 떨어지고 활동력은 줄어들었는데 단백질과 지방 등의 고칼로리 음식을 주로 섭취한다면 당연히 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며 소화제를 찾게 된다. 위장에는 음식이 소화되지 않은 채로 있는데 또 식사시간이 되었다고 입맛이 생기고 구미가 당길까? 밥맛이 없고 입맛이 줄어든 이유는 위에서 더 이상의 음식을 거부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를 해소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다. 활동량을 늘이면 된다. 즉 소비하는 에너지를 높이고 체력을 소진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이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 일과 자동차나 엘리베이터 등의 편리한 이동수단으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체력을 소진해야한다. 이것이 적당한 운동이다. 가능하면 돈이 안 들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오래 할 수 있다. 집 주변의 운동장을 빨리 걷거나 가볍게 조깅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사정상 쉽지 않다면 집이나 회사 근처의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개인운동은 재미가 없기 때문에 끈기가 없다면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동네마다 있는 축구동호회, 주거지역 체육관의 배드민턴, 아파트 단지 내의 테니스 등의 구기 종목 동호회를 찾는 것도 좋다. 주말마다 부부가 손을 붙잡고 등산을 한다면 운동의 효과 외에도 금술이 좋아지는 보너스를 얻게 될 것이다. 필자는 시간도 부족하고 운동시설 이용료도 만만치 않아 중고 러닝머신을 구입해 하루 3~40분 정도 뛰거나 빠르게 걷고, 팔굽혀 펴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대신한다. 이 정도만 해도 땀에 흠뻑 젖으며 운동효과는 대단하다. 특별한 운동 외에도 가까운 거리를 걸어 다니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높은 목표를 따라 하기보다는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적당한 운동량을 정해놓고 하면서 높여나가는 것이 꾸준한 비결이다. 운동 후의 상쾌한 피로를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단잠은 물론이고 꿀맛 같은 식사를 즐기게 된다. 또 다른 장점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활동량에 비해 에너지를 많이 소진시켜 몸이 늘 가벼운 느낌을 들게 하기도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간식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체력소모를 하는 일도 적어지고 소화기능이 줄어들며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 소화시간이 오래 걸린다. 다음 식사 때까지는 충분히 소화를 하겠지만, 중간에 과자나 빵 등의 간식을 먹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이를 소화하느라 배가 채 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과자 몇 조각의 가벼운 간식이라면 그마나 다행이지만 빵이나 케이크, 고구마 등을 먹었다면 밥맛이 좋을 리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 간식은 구미를 당기는 재료로 만들므로 이러한 유혹에서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도 먹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간식의 유혹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아내에게도 철저히 금하게 하며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시킨다. 눈에 띈다면 이겨낼 장사가 벌로 없다. 적당한 운동으로 에너지를 소진하고 간식을 없앤다면 늘 배가 고픈 청년시절로 되돌아간다. 배가 고픈데 어찌 밥맛이 없으랴? 그래서 시장이 가장 맛있는 반찬인 이유이다.
먹는 데도 올바른 길이 있다.
구약의 율법에는 먹지 말아야 종류가 나열되어 있다. 그 이유는 율법을 지키는 이스라엘 백성을 그렇지 않은 이방인과 구별하려는 형식적인 방법으로 택한 것도 있지만,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한 짐승들은 지방질이 많은 돼지를 포함해서 건강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들도 많았다. 먹어서 건강에 해가 될 바에야 차라리 먹지 않는 것이 지혜로운 행위가 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먹는 즐거움을 주신 목적은, 단지 쾌락만이 아니라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공급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무엇이든 먹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생각해보고 먹어야 되는 것이다. 유기농의 야채와 과일, 혹은 일등급 브랜드 고기를 먹는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돈이 꽤 들기 때문에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건강에 유익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건강에 적신호는 비만이며, 비만의 주된 원인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의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뱃살로 저장되는 것이다. 일단 지방으로 축척되어 뱃살로 저장이 된 지방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섭취하는 양이 과도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과식은 금물이다. 그렇지만 식사 중에는 배가 부르더라도 뇌에서 감지하는 시간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만 먹으라는 신호가 있기까지 계속 먹게 되어, 배가 찼다는 신호가 올 때는 벌써 과식한 상태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때 식사를 그만두더라도 배는 포화상태라 속이 거북하며 더부룩하다. 그래서 자연스레 소화제를 찾게 되지만 소화제를 복용하는 버릇은 소화기능을 떨어뜨려 소화 장애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미 식사하는 양은 본인이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맛이 있더라도 늘 하는 식사 양에서 결코 더 먹지 말라. 공기밥 한 그릇 더, 자장면 곱빼기로, 삼겹살 1인분 추가라는 말은 잊어라.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소화하면 즐거운 식사시간으로 유쾌한 추억이겠지만, 습관적인 과식으로 호된 대가를 치루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어리석음이요 미련한 행위이다. 기분이 불쾌한 것도 문제지만 과식은 비만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또한 습관적으로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극적인 양념은 맛을 더하게 해주는지는 몰라도 위에 부담이 되고 적지 않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과도한 염분의 섭취가 건강을 위협한다는 보고는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매운 것을 좋아하는 민족으로 유명하지만 매운 것이 위나 장에 들어가면 암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고 한다. 설탕의 섭취도 백해무익하다. 설탕은 영양분은 없고 칼로리만 있다. 지방과 더불어 비만의 주된 요인이다. 그렇지만 청량음료를 물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콜라나 사이다 등의 음료수는 설탕범벅이다. 특히 기름기가 많은 통닭이나 피자를 먹으면 더욱 마시고 싶어지는데, 과도한 지방, 단백질에다 지나친 설탕의 섭취는 건강의 위험만을 초래할 뿐이다. 커피가 몸에 해롭다는 말은 과도한 카페인의 부작용의 염려로 인한 것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즐기는 인스턴트커피는 쓴 맛을 완화시킬 요량으로 식물성 기름인 야자유 성분의 프림에다 설탕을 섞어서 마시게 된다. 밥과 같은 주식이 아니라 그다지 문제 삼지 않지만, 설탕과 프림이 가미된 커피습관이나 커피믹스 등의 봉지커피는 상당한 칼로리가 들어가 있어 하루에도 여러 잔을 즐기는 사람들은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비만의 요인이다.
음식을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 식사를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하되 빼먹지 말고 먹으라는 말은 자주 들었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밥맛이 없어 아침을 거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점심때가 되면 배가 너무 고파 허겁지겁 먹다 과식을 하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오후 내내 배가 더부룩하고 불쾌해서 일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저녁 식사를 미루다 밤늦게 다시 배가 고파진다. 그래서 저녁대신 야참으로 먹는 사람이 늘어난다. 그렇지 않더라도 야근을 하거나 밤늦게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있다면 역시 시장기를 느낀다.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거나 통닭이나 피자배달을 시켜 먹기도 한다. 자정이 넘는다면 잠을 청해야 되겠지만, 음식이 들어 온 위장은 바쁘게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피가 필요하고 신경기능이 활발한데 잠이 쉬 오겠는가? 피곤해서 잠이 온다 하더라도 위장기능이 작동을 멈춰 위에는 소화 안 된 음식으로 남겨둔 채 잠이 든다. 그래서 숙면을 할 리가 없다. 아침에 일어나더라도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아 기분도 나쁘고 졸려 눈도 안 떠진다. 배가 더부룩한 상태라 아침밥이 입에 들어올 리가 없다. 짜증이 나고 불쾌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밤늦게 먹는 일을 중지하라. 밤늦게 먹었다면 자는 시간을 늦춰 어느 정도 소화가 된 상태에서 잠을 청하라. 밤참은 비만의 절대 요인이다. 맛있게 먹는 음식이 즐거운 삶에 지장을 주고 비만으로 활동이 둔해지고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면 백해무익한 일이며 최악의 상태를 낳는 것이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친밀한 관계가 형성된다.
동서고금에 친밀한 관계를 표현하는 행사는 식사에 초대하는 것이다. 왕이 신하의 공적을 치하하는 자리에는 술과 음식을 곁들였고, 지금도 칭찬받을 만한 국민이 있다면 대통령은 청와대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다. 바쁜 시간을 내어 결혼식에 참석한 귀빈들을 위한 성대한 식사자리는 기본이며, 아파트 부녀회에서도 관내 노인들을 위한 잔치를 베풀어 효의 모범을 보이기도 한다. 평소 시간이 없어 찾아보지 못한 부모님을 위해서도 어버이날만은 꽃을 달아드리며 맛있는 식당에 초대를 한다. 보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전화를 걸어 밥이나 한번 먹자는 말은 식사자리에 함께 하는 행위가 절친하고 돈독한 사이를 맺어주고 관계를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하기에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불신과 오해로 오랫동안 서먹서먹하던 사이라도 식사를 같이 하면서 얘기하다보면 그동안의 맺혔던 오해도 풀리고 미움도 사라져 이전의 좋았던 관계로 돌아간다.
이처럼 좋은 자리를 빛내주는 행사에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고 대접하는 이유는 식사하는 행위가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분을 유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먹고 마시는 식사시간을 귀한 선물로 주시고 고달픈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에 지친 자녀들을 위로해 주시려 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이러한 기쁨을 흠뻑 누려야 함이 좋지 않을까? 아무리 좋은 선물이라도 받고 나서 풀어보지도 않고 서랍에 내팽개쳐 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최근 언론에 아버지가 가족에게 소외를 당하고 가정에서 점차 설 땅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를 심도 있게 전한다. 평생 가정을 꾸리고 가족들의 생계비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뼈가 닳도록 일한 대가는 차치하고 아무런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진다고 한다. 참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마약에 그런 아버지가 있다면 평소에 가족과 식사를 같이 안한 것이 분명하다. 야근하느라 친구와의 모임에 참석하느라 가족들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저녁을 따로 먹었으며, 기회를 내어 외식을 하든가, 토요일 오후에 김밥이라도 싸들고 배낭에 넣어 가까운 야산이나 공원에서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먹으며 서로 마주보고 배시시 웃는 시간이 있었다면 이런 아버지를 외면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 회사관계자와 거래처 사장들에게 식사초대는 빈번히 하면서 정작 중요한 가족들과 식사를 하지 않고 지내다가 시간이 지나가고 세월이 흐르면 가족들에게서 외계인처럼 냉대 받는 노후를 맞이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세상 사람들은 크리스천이 술을 멀리하는 것을 두고 사회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물위에 뜬 기름처럼 조직 구성원들과 멀어져 따로 도는 원인이라고 말한다. 술자리에서 손쉽게 친구를 사귀게 되며 빠른 시간에 관계가 깊어진다고 말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술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얘기처럼 들린다. 물론 그렇기도 할 것이다. 술도 절제하며 조심스럽게 마신다면 좋은 매개체가 되겠지만, 아쉽게도 술은 절제하기 힘들고 부작용도 심하다. 한, 두잔 마시다보면 긴장이 풀어져 에티켓이나 예의범절을 잊게 되어 함부로 대하기가 쉽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하지 말아야 될 말이 거침없이 하게 되어 상처를 입히거나 그 자리에서 언성을 높이고 다투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만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쁜 결과인 셈이다. 또한 술을 경제적인 부담을 너무 많이 주게 되며, 1차에 그치지 않고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으로 전전하면서 음란이나 불륜의 덫에 빠지기도 쉽다. 이처럼 술은 좋은 면도 있지만 위험한 면도 적지 않게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식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같이 식사를 하면서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소원한 관계가 친밀해져서 더욱 가까운 친구나 이웃으로 형제자매로 맺어주지, 식사 중에 예의를 잊거나 싸울 정도의 도에 넘치는 행동으로 번져 좋은 관계가 깨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크리스천들이 사회에서 술을 하지 못하는 대안으로 지혜롭게 식사초대를 자주 한다면 직장이나 이웃, 조직구성원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드는 윤활유가 될 것이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나님을 잊지 말라.
‘눈물에 젖은 빵을 먹지 않은 자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빵은 간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먹는 양식을 말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말은 먹고 살기가 극도로 어려운 시절을 통해 얻는 깨달음의 가치를 일컫는다. 먹을 것이 없어서 굶기를 밥 먹듯 하고 라면을 주식으로 먹어가며 주린 배를 쥐고 잠자리에 들어 베갯잇에 눈물을 적셔본 사람만이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알게 된다는 말일게다. 지금은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이 드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로서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 우리가 식량을 걱정하지 않고 살았는가? 필자가 어렸을 때는 겨우내 먹던 쌀이 떨어지고 봄에 보리가 이삭이 패지 않아서 먹을 것이 없던 보릿고개 시절도 겪으며 동생이 영양실조에 걸린 측은한 모습도 옆에서 보면서 자랐다. 지금은 식량이 풍부해 걱정 없이 살고 있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진심으로 알고 있는가?
요즘 미국에는 양봉업자들이 치는 벌이 집단폐사해서 큰 걱정거리이다. 벌이 꽃가루를 옮기는 자연수정으로 과일들이 열매를 맺게 하는데, 이 역할을 하는 벌들이 25%나 죽어서 농장주들이 울상이다.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핸드폰의 전자파나 혹은 벌의 몸에 기생하는 응애 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인류가 먹는 식품류의 1/3이 곤충의 수분 덕을 보는데, 이중 꿀벌이 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체 먹거리의 25%가 꿀벌의 덕택인 셈이다. 이처럼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겨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하나님이 알맞은 자연환경을 조성해 주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씨 뿌리는 계절에 가뭄이 들어 비가 내리지 않거나 수확기에 한발이 들거나 우박이 내린다면 농사를 망칠 것이다. 그렇다면 식량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며 식량전쟁도 불사할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전쟁이 일어나거나 정세가 불안해도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 아프리카의 식량난은 환경문제라기보다 내전으로 인한 전쟁으로 평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풍부한 노동력과 농약, 비료, 기계화로 인해서 싼 값으로 식량을 수출하는 나라가 있기에 우리가 그 혜택을 보는 것이다. 이처럼 오늘 아침 식탁에 오르는 쌀을 비롯한 각종 식품들은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혜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중한 것은 없어보아야 그 가치를 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일용할 양식도 하나님의 관리와 은혜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루 세끼의 식사를 위해 오랜 시간 농부들이 뙤약볕에서 흘린 땀과 더불어 풍부한 수확을 위해 종자 개량에 수고한 연구진, 해충을 방지하는 농약회사, 기름진 토양을 위한 비료 공장에서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이처럼 당연하게 여기고 무관심하게 대하는 음식 뒤에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귀한 땀과 수고가 배어 있다. 이 귀중한 가치를 진심으로 깨닫는다면 밥 한 그릇과 김치뿐인 반찬이라도 얼마나 맛이 있겠는가?
주님이 가르친 기도문에 일용할 양식을 구할 것을 빼놓지 않은 것도 이의 소중함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식탁에 오르는 음식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기에 이를 빼놓지 않고 기도함으로 하나님께 요청해야 하는 것이며, 먹고 마실 때마다 그 은혜를 감사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도 지구촌의 곳곳에는 식량이 없어 배를 곯는 이웃들이 지천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멀리도 말고 바로 우리 동포인 북한 주민을 보아도 그 실상을 알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너무 많이 먹어 배부름을 해결하는 것이 고민거리이며, 지나친 비만으로 살을 빼는 것이 당면과제인 우리들의 문제는 이들에게 비하면 사치스러운 걱정이고 행복한 비명이다. 그러므로 만족하고 평안한 환경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대하는 식사자리에서 보잘 것 없는 조촐한 음식에도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떠올리고 맛있게 먹으며 진정으로 감사하는 일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출 처 : 다음 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 신상래 목사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