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매력적인 거리를 찾아서 9 - The Mall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위한 거리, 몰 (The Mall)
런던 유일의 곧게 뻗은 ‘버킹엄 궁전 앞마당’ … 황실 근위병 행렬 등 크고 작은 볼거리 많아 ..
몰 거리는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에서 시작해서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이 있는 퀸 가든을 지나서 트라팔가 광장 서
쪽의 어드미랄티 아치(Admiralty Arch)까지 이르는 넓은 가로수 거리다. 대형 축제나 콘서트가 열릴 경우 최소 10만명 이상이
모이기도 한다.
며칠 전에 본 연재를 읽는 독자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2012년 런던 올림
픽이 열릴 때 가장 중요한 거리는 어디인가요? 흥미로운 질문이다. 지금까지 본 연재를 통하여 8개의 런던 거리를 소개했지만
올림픽과 연관해서 거리를 생각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바로 며칠 전에 베이징에서 런던으로 공식적인 올림픽 주인공이
바뀌었으니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다.
여러 가지 측면을 종합해 볼 때, 화이트 홀(연재 2회), 스트랜드(연재 3회), 루드게이트(연재 5회) 등이 올림픽의 주요 이벤트를
위한 거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듯싶다. 그러나 이 거리들 보다 좋은 거리가 있다. 바로 ‘몰’이다. 런던에 거주하는 사람은 말
할 것고 없고 방문객의 경우도 이 거리를 한번쯤 지나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 어디일까 하는 생각
이 드는 것은 이름이 생소하기 때문이다.
몰 거리는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에서 시작해서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이 있는 퀸 가든을 지나서 트라팔가 광장 서
쪽의 어드미랄티 아치(Admiralty Arch)까지 이르는 넓은 가로수 거리다. 쉽게 말해서 버킹엄 궁전의 앞마당이라고 할 수도 있
다. 템스 강을 건너는 다리를 제외하면 런던에서 이와 같이 곧게 뻗은 직선 거리로는 거의 유일하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런던의 거리는 파리, 로마, 비엔나, 바르셀로나 등의 경쟁적 위치에 있는 역사 도시들과 비교해서 일
견 자유분방해 보인다. 왜냐하면 런던의 거리는 특정 시대나 몇몇 통치자에 의하여 계획되지 않았고, 시대를 거듭하면서 꾸준
하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런던의 거리 구조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기에 딱히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수도인 런
던에 대규모 국가적 행사를 거행할 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점은 많은 도시계획가 및 정치인들의 불만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해서 계획된 거리가 바로 몰이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걸쳐서 조성된 몰 거리는 버킹엄 궁전을 시작으로 해서 맞은 편에는 트라팔가 광장이 있다는 점에서
최상의 입지조건을 갖는다. 또한 웅장하면서 우아한 곡선의 어드미랄티 아치가 트라팔가 주변의 번잡한 교통과 몰 거리를 분
리시켜줌으로써 조용하고 안전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런가 하면 거리 좌우에는 특별한 건물이 없는 상태에서 그린 파크와 세인트 제임스 파크가 감싸고 있으므로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환경에 놓여 있다.
몰 거리는 평소에 동서를 연결하는 차도로 활용되지만 주말과 공휴일 그리고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전
형적인 보행로 및 공공공간으로 바뀐다. 이번에 베이징에서 런던으로 올림픽 깃발이 넘겨오는 순간을 기념하는 행사와 같은
대형 축제 및 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서다. 이곳에 사람들이 최대로 많이 모인 경우가 얼마였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
만, 어지간한 규모의 행사 때마다 최소 10만 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보면 웸블리 스타디움을 능가하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몰
거리에서는 크고 작은 볼 거리가 많다. 황실 및 정부와 연관된 행사와 전통복장을 한 황실 근위병들의 행렬이 거행되며, 각종
스포츠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서 런던에서 거행되는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라 할 수 있는 런던 마라톤의
경우 동쪽의 그리니치 파크에서 출발하여 몰 거리에서 끝난다.
올림픽 빌리지를 포함하여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시설들은 동쪽의 스트라트포드를 중심으로 현재 한창 건
설 중이다. 그렇지만 명실공히 올림픽을 기념하고, 세계에서 온 방문객을 환영하기 위한 장소는 몰 거리임에 틀림없다.
몰 거리는 평소에 동서를 연결하는 차도로 활용되지만 주말과 공휴일 그리고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차량을 전면 통제하고 전
형적인 보행로 및 공공공간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