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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1일(수)~(7일째... Logrono~ Najera: 29.8km
순례자숙소: Ref.Mun. De Najera '나제라' 공용 알베르게, 기부제)
날이 어스름하다.
도시 풍경이 고풍스러우면서도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다.
20분여를 걷다 어느 세련된 바(Bar)에 들러 야채 햄버거와 '하몽'이 들어간 빵을 먹다가
아무래도 그맛이 내입에는 짠듯하여 중간에 남겨놓았다.
(ps~ '하몽'은 돼지고기 뒷다리를 통으로 소금에 넣어 두었다가 최소 6개월 이상
자연풍에 건조 육성시킨 스페인 정통 육제품이다.)
그래도 그곳 여사장님과 종업원인 아가씨(or 아줌마^^)의 밝은 웃음이 기분을 좋게한다.
한적한 도시를 빠져나와 숲공원 카미노를 걷다가 어느 가족의 마실 나들이를 보았다.
'행복'이란 단어가 새삼 다가온다.
한순간의 만남... 서로 '부엔 카미노'를 전하며..!
'쉼터'... 이 길에서 무엇을 더 바랄손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디작은 돌팡이라도 하나만 있다면...
이곳에선 아주 작은 일상의 일조차도 크고 감사하게 생각되는 듯 하다.
'Logrono' 시내를 빠져나온지 한시간여를 넘어 걸으니 넓으른 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플란타노 데 그라헤라 호수(Plantano de La Grajera)'...
어느 책자에서 본 기억이 떠오른다.
산책나온 동네 아줌마가 멋스럽게 포즈를 취해준다.
프랑스에서 온 '자켓'은 키가 1m 90은 넘는다.
수더분하고 꽤 말이 많은데 사진 한잔을 같이 찍고선 내가 먼저 출발 했는데 곧이어 뛰따라 오더니 사탕 두알을
건네고선 무슨 프랑스 샹송인 듯 흥겹게 흥얼대며 성큼성큼 걸어간다.
여기까진 좋았는데... 나중에 알고봤더니 여러 사람에게 이래저래 안좋은 태도를 보여 씁쓸한 생각이 든다.
호수를 거닐 듯 백조의 유영이 한가롭다.
어느 언덕 위에 커다란 황소간판이 서쪽 하늘을 보며 애절히 서 있다.
그 갈망의 소망은 언제쯤 이루어지려나...
'Logrono' 외곽에서 'Najera' 까지 가는 중간마을 'Navarrete' 까지는 무려 13km이다.
그사이에는 마땅히 쉴곳도 마실곳도 없다.
정오쯤에 'Navarret' 마을초입에 들어선다.
마을에 들어서 지나가다 할아버지와 손녀가 산책나온 모습을 담으려는데 어린아이가 사뭇 긴장된 모습이 역력한데
오히려 그 표정이 더 귀엽다.
동네가 아주 깨끗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다 다를까 물세차가 동네구석구석을 청소하며 지나는데
기사 아저씨와 서로 손을 들어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스페인 마을은 대부분 깨끗하고 고풍스러워 이방인의 눈을 미적 감각으로 그려내준다.
내 작은 가방속엔 늘 간식거리로 채워져 있다.
한국에서 평상시에도 토마토를 좋아하는데 이곳 스페인은 과일 값이 무척 싼듯하다.
3유로(한국돈 4,000원 정도)이면 중간치 크기로 10개쯤을 구입할 수 가 있다.
즙이 많고 맛이 좋아 원없이 싫컷 먹은 추억을 남겼다.
'산티아고' 남은거리 592km... 7일째 183km를 걸어왔다.
이제 서서히 이길에 적응되여 가는 듯도 하지만 아직도 생소한 이국의 풍경은 여전히 낮설음의 연속이기도 하다.
이태리에서 온 '스마즈'와 '엘레나'는 애인 사이인데 아무 스스럼없이 이방인 카미노와 함께 사진을 찍어준다.
한시간 후에 만나도 마치 십년만의 상봉인 듯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의 제스처가 처음엔 어리둥절 하기도 했지만...
아침에 쌀쌀헀지만 오후들어 햇살이 따스하다.
힌구름 두둥실... 저구름타고 고향 제주에 갈수 만 있으면 좋으련만 내가 꿈꾸는 로망의 길이 이곳에 있기에..!
포도밭이 양옆으로 한없이 펼쳐진다.
이곳 '라 리오하'주는 스페인의 최대 붉은와인 산지라 합니다.
어딜가든 와인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프랑스에서 온 '레나'네 가족은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 이렇게 넷이다.
엄마와 아빠손 꼭 잡고 재롱부리며 걷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게 보인다.
오빠 역시도 탤런트 뺨치는 용모이다.
그런데 이 아이 잰 걸음이 보통이 아니다.
내가 빨리 걸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을 듯 하다.
이들은 과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 나름의 일상의 걸음걸이 인듯 하다.
빠름과 느림의 차이... 이곳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Navarrete'에서 'Sotes'와(3.4km) 'Ventosa' 마을을 지나고(3.4km)...
오후 4시 30분쯤 도착한 'Najera' 마을 강가에 은빛구슬이 반짝이며 떠있다.
강(江)의 좌우로 마을이 들어서 있고 흘러내리는 맑고 풍부한 물이 마을끝을 벗어나면 이어지는
평원의 곡창지대에 쉼없이 대지를 적셔주고 있다.
Najera 공용 알베르게를 찾지못해 이리저리 물어보며 여러차례 동네 구석구석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낸 오늘의 나의 휴식처에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물빨래를 마치고 난 후 마침 그곳에서
다시 만난 동연배 비슷한 한국인 모선생의 안내로 순례자 코스가 있는 먹거리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연 어떤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가 있을까...
사뭇 기대된다.
첫댓글 힘들어도 재미는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