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강 지질공원의 이해(당산봉, 수월봉)
답사일 : 2022. 10. 7.(금)
답사지 : 당산봉, 수월봉 일대
주 제 : 지질공원의 이해
작성자 : 이미희 예종길 지신숙 신성수 김난숙 이승희 김홍배(제2조)
1. 탐방을 시작하며
기분 좋게 불어대는 바람에 오묘한 색감과 싱그러움을 머금은 억새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오늘은 당산봉과 수월봉을 탐방하는 날! 제주도 서쪽 끝에 위치한 용수리 당산봉의 소문난 바람은 우리의 어깨를 한껏 움츠리게 하였다
당산봉에서 자구내 포구, 엉알 해안을 거쳐 수월봉에 이르는 구간은 제주도 국가지질공원에 속해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뿐만 아니라 그곳에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 인간이 영위한 역사와 문화를 모두 포함한다.
제주의 368개 오름이 모두 자연과 인간의 지속 가능한 공존이 필요하지만 지질공원인 오름은 더욱 더 균형 있는 개발과 보전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성화산인 당산봉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 중의 하나이고, 수월봉은 서안 일대 절벽이 병풍을 두룬 듯 장관을 이루는 오름이다.
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오름의 가치와 우리의 역할을 생각하며 오름의 형태와 생태계가 훼손 없이 잘 보존되기를 바라면서 탐방을 하였다.
2. 화산지형의 이해
(1) 제주도의 형성
지구가 우주 속에 생성된 것은 지금부터 약 46억 년 전의 일로 알려졌다. 그런데 제주섬이 지구상에서 화산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지금부터 대략 180만~200만 년 전이라고 말한다. 지질시대 구분으로는 ‘신생대제4기초’에 해당되는 시기다.
그러기 때문에 중생대(6,500만~2억 2,500만 년 전)에는 제주도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부터 약 200만 년 전은 신생대제4기로 지구나 인류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빙하의 발달과 쇠퇴가 뚜렷하고 오늘날까지 이어진 현재의 시간이며, 특히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질학적인 시간과 고고학적인 시간의 만남에 의해 인류의 역사와 지구환경의 변화를 동시에 알 수 있는 때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때 제주도는 지구내부의 환경 변화에 의해 바다 속에서 화산폭발을 하며 지구상에 생성되기 시작한다. 제주도 하부의 지각에는 약 8천만 년 전에 형성된 화강암류와 응회암류가 존재해 있었다. 이 암석은 추자도와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지금부터 약 5천 년 전인 신석기 시대에 성산일출봉과 송악산이 바다 속에서 폭발하여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현존하는 고문헌에는 서기 1002년과 1007년에 서산(瑞山)의 폭발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 이 화산활동은 제주 남서 해안의 얕은 바다에서의 수성화산 폭발로 추정된다. 이 화산의 형체는 바다 속에서 파도에 의해 침식되어 사라져 버렸으나, 지금부터 천 년 전에도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 화산의 신비로운 자취들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비롯하여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 제주도의 화산지형
① 순상화산
제주도의 주산체에 해당하는 한라산은 순상화산의 정상에 용암원정구가 놓여 있는 복합화산체이다. 제주도형성사에 의하면 제3분출기(10~30만 년 전)에 들어와 분화양식이 제주도 전역에 걸친 틈분화(fissure eruption)로부터 제주도 중앙부에서의 중심분화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중앙화구를 중심으로 다수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누적되면서 화산체의 고도가 높아져 비고 1,700m에 이르는 순상화산이 형성되었다. 제3분출기의 말기인 16만 년 전에 조면암질 용암이 분출하여 순상화산의 정상에 용암원정구가 형성되었으며, 2.5만 년 전에 다시 분화활동이 일어나면서 한라산 정상에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400m, 둘레 1.7㎞, 최대깊이 110m의 분화구가 출현하였다. 화구저의 동쪽에는 일부 담수하여 화구호인 백록담이 형성되었다.
② 스코리아콘
제주도의 오름은 대부분 화산쇄설구에 속한다. 화산쇄설구는 폭발식 분화에 의해 화구 위로 방출된 화산쇄설물이 화구 주변에 떨어져 쌓임으로써 형성되는 원추형의 화산체이다. 화산쇄설구는 분화양식과 구성 물질에 의해 다시 분류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스코리아콘(scoria cone)이다. 스코리아콘의 구성 물질은 현무암질 마그마 기원의 다공질화산쇄설물인 스코리아로서, 제주도에서는 스코리아를 ‘송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곳이 다랑쉬오름이다.
③ 하이드로볼케이노
제주도의 대표적인 오름의 하나인 성산 일출봉은 하이드로볼케이노의 일종인 응회구에 해당한다. 하이드로볼케이노는 마그마의 분출에 외부의 물이 영향을 미치는 수성 화산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화산체이다. 일반적으로 스트롬볼리식 분화를 일으키는 비폭발적인 현무암질 마그마도 지표수나 지하수와 접촉하게 되면 분화양식이 달라진다. 상호작용하는 마그마와 물의 비율에 따라 분화양식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가장 일반적인 양식은 수증기마그마폭발이다. 즉 고온의 마그마에 접한 물이 다량으로 기화하면서 압력이 증대되므로 폭발적인 분화를 일으키게 된다.
제주도에서는 일출봉과 우도의 쇠머리오름이 응회구에 해당하며, 응회환으로는 수월봉, 송악산, 용머리 등을 들 수 있다.
④ 이중화산
대표적인 이중화산으로는 송악산을 비롯하여 당산봉, 두산봉, 우도의 쇠머리오름과 서귀포의 하논을 들 수 있는데, 대부분 하이드로볼케이노의 화구 안에 소형의 스코리아콘이 출현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단성의 복식화산은 일윤회의 분화활동 중에 분화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에 출현하게 된다. 즉 분화활동의 초기에는 지하수나 지표수와의 접촉을 통한 수증기마그마폭발이 발생하여 응회구나 응회환이 형성된다.
⑤ 용암돔
점성이 높은 용암이 화구에서 밀려 올라오면 유동성이 작으므로 빨리 흐르지 못하고 화구 주변에서 다소 퍼지면서 반구 모양의 화산체를 이루게 된다. 보통 종상화산으로 불리는 이 유형을 용암돔(lava dome)라고 한다. 용암돔은 양파와 같은 내부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구조는 먼저 나온 용암이 뒤이어 나오는 용암으로 인하여 얇게 늘어나면서 바깥쪽으로 밀려나가기 때문에 발생한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용암돔으로는 산방산과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 서벽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산방산에는 용암돔의 전형적인 형태가 잘 나타난다.
제주도의 오름은 대부분 화산쇄설구에 속한다. 화산쇄설구는 폭발식 분화에 의해 화구 위로 방출된 화산쇄설물이 화구 주변에 떨어져 쌓임으로써 형성되는 원추형의 화산체이다. 화산쇄설구는 분화양식과 구성 물질에 의해 다시 분류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스코리아콘(scoria cone)이다. 스코리아콘의 구성 물질은 현무암질 마그마 기원의 다공질화산쇄설물인 스코리아로서, 제주도에서는 스코리아를 ‘송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곳이 다랑쉬오름이다.
3. 답사한 오름
(1) 당산봉(당오름.차귀오름)
① 소재 : 한경면 용수리 4705번지 일대
② 현황: 표고 148m, 비고 118m, 둘레4,674m, 면적 534,135m²
③ 알오름: 표고83m, 비고 53m, 둘레 1.610m, 면적 184.267m²
④ 특징: 전체적으로 볼 때 동.서. 남사면은 가파르고 퇴적암층이 드러나 있으며, 서사면은 바다 쪽으로 해안절벽. 북사면 쪽으로 벌어진 이중식 복합형 화산체이다. 처음 천해지역에서 수중 분출된 후 육상 환경에서 내부에 새로운 화구구(당산봉 알봉)가 생긴 이중식 화산체이다. 자구내 포구를 끼고 돌면서 응회구의 외륜과 퇴적층의 단면 노두를 볼 수 있다.
해안 쪽은 심한 파식작용으로 원형을 잃고 있으며, 해안 절벽 노두에서 잘 발달된 층리구조를 볼 수 있고, 북서쪽 벼랑에는 해식동인 ‘저승굴’이 있다. 해식동은 파도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해변 낭떠러지에 생긴 천연동굴을 말한다. 당오름 서쪽 바다에 무인도인 차귀도가 있다.
⑤ 식생: 오름 등성이는 해송이 주종을 이루고 주변에는 경작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부용, 산박하, 며느리배꼽, 사위질빵, 보리밤나무, 맥문아제비, 가세뽕나무, 환삼덩굴, 병풀, 상동나무, 여우콩, 애기나팔꽃, 으아리, 자주달개비 등이 탐방로 주위에 서식하고 있다.
예전에 봉수대가 있어 북으로 판포봉수, 남동으로 모슬봉수와 교신 했었으며, 당산봉 지질트레일 코스가 근래에 제초작업이 잘 이루어져 편하게 답사할 수 있었다. 제주올레 12코스, 천주교순례 김대건길이 함께 통과하는 생이기정 절벽에서 바라보는 차귀도의 전경은 환상적이다. 당산봉에서 내려오면 자구내 포구에 옛 등대인 도대불이 있는데, 도내에 있는 도대불 중에는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2) 수월봉(노꼬물오름, 물노리오름, 高山)
① 소재: 한경면 고산리 3763번지
② 현황: 표고 78m, 비고 73m, 둘레 2,240m, 면적 249,820m².
③ 특징: 제주의 가장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오름으로, 일명 고산(高山)이라고도 하여 고산을 상징하는 오름이다. 드넓은 고산평야 서쪽에 남북으로 길게 누운 이 오름은 예부터 영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상에는 수월정이라는 정자와 '수월봉 영산비'가 있다. 해식애에는 잘 발달된 층리를 볼수 있으며 그 아래는 해식동도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북쪽에는 차귀도와 당오름이 둘러 있다
④ 고산리 신석기 유적지 : 수월봉 아래쪽에서 당산봉 사이의 넓은 평야 속칭 ‘한장밭 일대’에는 고산리 유적 발굴터가 자리해 있다. 1987년 첨두기와 긁개가 신고되었고, 지표조사에서 융기문토기가 수습된다. 유적일대는 해발 14~17m의 광활한 평탄대지로서 그 범위는 15만m²에 달한다. 유적은 남북1.2km, 동서300m의 규모로 장방형을 이루며 ’자구내‘ 하천과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조사시 확인된 퇴적층은 크게6개 층이며 그 가운데 3개 층이 유물 포함층이다. 출토된 유물은 화살촉, 첨두기 등 다량의 사냥도구가 확인되었다. 토기는 대부분 고산리식 토기로 불리는 원시무문토기와 융기문토기, 소량의 압인문 토기가 출토되어 구석기에서 신석기시대로 가는 이행과정을 볼 수 있다.
⑤ 식생: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 살필 수 없었고, 산국(山菊)이 많다고 하며, 엉알 절벽 밑에 물냉이가 서식하고 있다.
4. 지질공원
(1) 지질공원(地質公圓.Geopaks)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장소로서, 적당한 크기와 범위를 가지고, 자연.인문.사회. 역사. 문화. 전통 등이 결합되어 있으며, 이를 토대로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장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알고, 그 가치를 스스로 활용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데 세계지질공원(GGN)은 2000년 유럽지질공원결성을 시발로 2021년 8월 기준 전 세계44개국 169개소가 세계지질공원에 가입되어있다.
우리나라도 제주도. 청송군. 무등산. 한탄강등 총4곳을 인정받았다.
(2) 화산학의 교과서
제주도의 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는 기복이 낮은 언덕 형태의 화산쇄설성 퇴적층이다. 땅속에서 올라온 마그마가 지하수를 만나 격렬하게 폭발 하면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들이 쌓여 형성된 응회암(수성화산체)의 일부로 높이 77m이다. 수월봉화산 곳곳에는 다양한 크기의 화산탄들이 지층에 박혀있고 지층이 휘어져있는 탄낭 구조를 볼 수 있는데 무수히 많은 화산탄과 탄낭구조는 수월봉의 활발한 화산활동을 짐작케 한다.
수월봉 절벽 아래에서 자내포구로 가는 엉알 길에는 곳곳에서 샘물이 난다. 이는 해안절벽의 화산재 지층을 통과한 빗물이 화산재 지층 아래 진흙으로 된 고산층이라는 불투수성 지층을 통과 하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생물의 일종으로 옛날에는 식수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식수로 불가능한, 마르지 않고 흐르는 물 때문에 생긴 녹고 남매의 가슴 아픈 설화가 전해진다.
5. 탐방을 마치며
당산봉, 수월봉, 차귀도가 가지는 지질학적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엉알 절벽 곳곳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에 의해 진지동굴이 구축됨으로써 훼손된 모습이 흉측하고, 또한 최근에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답사 탐방로가 무너지고, 낙석 위험으로 출입 통제되고 있어 전 구역 답사를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수월봉 일대의 지질공원이 해안선에 위치해있어 오랜 세월에 걸친 풍화, 침식 등으로 원형의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인위적인 개발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 문헌>
김창집, 제13강 지질공원의 이해(당산봉, 수월봉)
김태호, 제주도의 오름
김종철, 『오름나그네3』,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