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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장 해를 입은 여자와 붉은 용의 환상
구속사적 개관
본장은 넓게는 현 우주와 역사의 결정적 종말이 최종 도래하기 직전의 말세에 있을 상당 기간의 범우주적 대환난(大患難)에 대한 일련의 묵시들, 즉 상호 점진적으로 강도를 더해가면서 연속되는 일곱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 재앙 등 일련의 삼대 7중 재앙의 묵시를 보도하는 제 4-18장까지의 일련기사의 연속 부분이다.
또한 본장은 좁게는 제 12-14장에 걸럭 이어지는, 제 4-18장 사이의 말세의 대환난에 대한 묵시 기록 사이에 삽입된 총 7개의 삽경(播景) 중 넷째에서 여섯째까지의 삽경을 보도하는 일련 기사의 개시 부분이다.
이런 문맥하에서 본장은 제 4삽경으로서 아이를 고통 중에 해산하는 해를 입은 한 여자와 그녀와 그녀의 아이를 해하려고 시도하는 붉은 용(red Dragon)에 대한 환상을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본장의 환상은 다음장의 제 5삽경인 두 짐승에 대한 환상과 상호 연속되는 것으로서 앞서 11:1-13에 기록되었었던 '7년 대환난'의 환상을 보다 심화한 환상이다. 즉 본장은 소위 전 3년 반의 교회를 향한 사탄(the Satan)의 무리의 핍박을, 그리고 다음 장은 사탄의 사주를 받은 적그리스도(Anti-Christ) 등 사탄의 무리의 교회를 향한 더욱 혹독한 핍박기인 후 3년 반의 환난을 각각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본장의 말씀은 다음처럼 전개된다.
먼저 전반부 1-6절은 구약 교회에 이은 신약 교회의 태동과 이를 저해하려는 사탄의 음모를 해를 입은 한 여인의 해산 고통과 여인이 해산하는 아이를 죽이려 하는 붉은 용의 환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중반부 7-12절은 이제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의 성취에 의한 신약 교회의 태동을 저해하는데 실패한 사탄이 천상에서 패권을 장악하는데도 거듭 실패하여 땅으로 쫓겨나 땅에서 교회에 대한 악행에 전념하므로 마침내 말세의 대환난이 야기되기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붉은 용의 무리와 천사장 미가엘의 무리와의 천상의 전쟁 및 그에 즈음한 하늘의 선포의 환상으로 제시한다.
끝으로 후반부 13-17절은 사탄이 말세의 7년 대환난 중 전 3년 반 동안 교회를 심 히 핍박하지만 하나님의 보호로 교회가 굳건히 보전됨으로 사탄이 이제 모든 세력을 모아 더욱 혹독한 후 3년반의 정박을 개시하려고 준비하는 상황을, 전 3년 반 동안의 여인과 그 아들에 대한 파멸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자 붉은 용이 그 모든 세력을 규합하려고 바닷가에 우뚝 서게되는 환상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내용의 븐장의 제 4삽경은 말세의 대환난에 대한 일련의 묵시 기사가 전반적으로 가진 구속사적 의의 중에서도 특히 다음 두 가지 사실을 강력히 확신시켜 주는 의의를 더욱 크게 갖고 있다.
첫째는 구속사의 종점으로서 그토록 엄청난 말세의 대환난과 현 우주와 역사의 종말이 필히 도래해야만 하는 필연적 이유 또는 원인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즉 본문 기사는 태초 이래 스스로 타락하고 마침내 인간까지 미혹하여 범죄에 포함시킨 사탄은 현 세상의 공중 권세(엡 2:2)를 잡고 하늘과 땅에서 하나님께 반역하며 교회를 계속 핍박하는 바 그 사탄에 대한 최종 심판의 과정으로서 말세의 대환난이 필연적이며,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은 창조 본래의 순결과 완전성을 상실하고 죄로 오염되어 선과 악이 절대적 구분없이 존재하고 있는 현 역사가 그 자체로서도 불완전하며 더욱이 당신의 절대 거룩하신 품성과도 위배됨으로 필연적으로 심판 종결시키시고 새 세상을 여실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거듭깨닫게 해준다.
실로 하나님은 태초의 사탄과 사람의 범죄 이후에도 새로이 예수 구속의 법을 세우시고 이를 중심으로 하여 장구한 구속사가 전개되게 하사 그 도정에서 당신이 택하신 모든 성도가 모두 다 회개함으로 구원을 얻을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시기 위하여 사탄과 죄인에 대한 즉각적 심판을 유보하셨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이르러 이제 구속사를 종결하실 때가 이르면 한편으로는 사탄이 최후 최대의 반역을 시도할 것이기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탄과 그 무리에 대한 점진적 심판을 보고 더욱 많은 자들이 회개하도록 하시기 위하여 말세에 이르러서는 점진적 대환난이 필히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말세의 대환난은 외면적으로는 사탄과 그의 추종자들이 교회와 세상 위에 군림하며 핍박함으로 야기되는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과정 일 뿐이다. 즉 말세의 대환난의 주역은 사탄과 그 무리들인 것 같으나 기실은 이는 다 하나님의 만세 전의 작정과 이를 집행하시는 경륜에 의한 것일 뿐이다.
둘째는 말세의 대환난과 종말의 전 과정에서 교회는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는 태초부터 종말까지의 구속사를 신비한 섭리와 절대 주권으로 집행하시는 하나님의 견인(堅忍, Perseverance)의 은혜에 의하여 구원과 승리를 얻을 것이라는 확고한 구속사적 신념을 거듭 정립시켜 준다는 사실이다. 즉 그토록 사악하고 강대한 붉은 용의 핍박 중에도 온전히 보호되는 여인과 그 아들의 모습은 말세의 대환난과 종말의 도래는 하나님과 성도가 졸지에 불가항력적으로 당하게 되어 그 과정 과 결과가 투명한 실로 문자 그대로의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통하여 이미 신․구약 교회와 그에 속한 모든 택한 성도의 구원을 위하여 예수께서 성취하신 구속 사역의 최종 실현으로서의 새 하늘과 새 땅의 천국(天國)을 도래시키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거듭확신시켜 준다. 그리하여 이 대환난 종말은 궁극적으로는 교회와 성도의 구원의 실현으로 귀결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도 교회는 온전히 견인될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성도로 하여금 물론 종말을 경건히 대비하여야 하지만 근심과 절망이 아니라 희망과 확신 속에서 능동적으로 종말을 맞을 수 있도록 하여 준다.
실로 본장에 축약 제시된 말세의 환난과 종말의 필연성 및 하나님의 견인에 의한 성도의 궁극적 승리와 구원은 우리가 종말에 대하여 동시에 가져야 하는 구속사적 비전의 핵심이라 하겠다.
외울 말씀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가로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계 12:10)
여자와 붉은 용의 환상
1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
2 이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
3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4 그 꼬리가 하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5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더라
6 그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일천이백육십 일 동안 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하늘에서 쫓겨난 붉은 용 곧 사단
7 ○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용으로 더불어 싸울새 용과 그의 사자들도 싸우나
8 이기지 못하여 다시 하늘에서 저희의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
9 큰 용이 내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쫓기니라
10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가로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11 또 여러 형제가 어린 양의 피와 자기의 증거하는 말을 인하여 저를 이기었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가운데 거하는 자들은 즐거워하라 그러나 땅과 바다는 화 있을진저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못된 줄을 알므로 크게 분내어 너희에게 내려갔음이라 하더라
붉은 용의 핍박과 보호를 받는 여자
13 ○ 용이 자기가 땅으로 내어쫓긴 것을 보고 남자를 낳은 여자를 핍박하는지라
14 그 여자가 큰 독수리의 두 날개를 받아 광야 자기 곳으로 날아가 거기서 그 뱀의 낯을 피하여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양육받으매
15 여자의 뒤에서 뱀이 그 입으로 물을 강같이 토하여 여자를 물에 떠내려가게 하려 하되
16 땅이 여자를 도와 그 입을 벌려 용의 입에서 토한 강물을 삼키니
17 용이 여자에게 분노하여 돌아가서 그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로 더불어 싸우려고 바다 모래 위에 섰더라
본문 & 자료노트
도표-12:1-6 계시록의 세 여인
계 17장 자료노트 참조
도표-12:9 사탄의 여러 칭호들
요 8장 자료노트 참조
신학용어-12:17 적그리스도(The Antichrist)
성경에서 적그리스도라는 용어가 직접적으로 사용된 곳은 요한서신 뿐이다(요일 2: 18,22; 4:3; 요이 1:7). 그러나 적그리스도에 대한 언급은 성경의 여러 곳에 나타나며 본장과 13장 역시 큰 붉은 용으로 등장하는 사탄(Satan)이 자신의 수하들 중 괴수인 짐승을 적그리스도로 내보내어 교회와 성도들을 핍박케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1. 적그리스도의 정의(定義)
'적그리스도'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반대'를 뜻하는 '안티'( )와 그리스도를 뜻하는 '크리스토스'( )의 합성어로서 문자적으로는 그리스도에게 적대적인 모든 사탄의 세력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고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곧 성육신을 부인하며 또 자칭 그리스도라 하며 성도들을 미혹, 핍박하는 거짓 그리스도, 거짓 선지자, 각종 이단 및 악한 이 세상의 각종 권세들이 모두 포함된다(마 24:23,24; 요일 4:1,3: 계 7-10장).
한편 적그리스도는 일반 보통 명사가 아닌 고유 명사로 특별히 사용되기도 한다. 이때에는 사탄의 부하들 중 고수로서 말세에 등장하여 세상 끝날에 있을 대환난을 주도할 한 특이한 자 곧 교회와 성도를 핍박할 한 강하고 능한 한 특이한 인격적인 존재 를 따로 특별히 가리킨다.
2. 말세의 적그리스도에 대한 기록
말세의 적그리스도의 예표는 이미 구약 성경에서부터 나타난다. 단 7:8에는 '작은 뿔'로, 11:36-39에서는 북방의 왕으로서 성전 안에 멸망의 가증한 것을 두며 스스로 가장 높은 자라 칭할 자로 등장한다. 그리고 다니엘서의 이 예언은 예수님의 예언 속에서도 그대로 인용되고 있다(마 24:15). 그리고 바울은 적그리스도를 '벨리알'(고후 6: 15). '불법의 사람', '멸망의 아들'(살후 2:3,8,9)로 표현하였다. 한편 사도 요한은 자기 서신서에서는 한 특별한 존재로서의 적그리스도가 등장하기 직전에 많은 적그리스도 곧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인하는 이단들에 대해(요일 2:18; 요이 1:7) 주로 언급한 반면 계시록에서는 전적으로 666의 숫자를 가진 짐승 곧 특별한 존재로서의 적그리스도(13:11-18)에 대해 언급하였다.
결론적으로 말세에 나타날 적그리스도는 도중에 등장하여 교회와 성도들을 크게 박해할 뿐만 아니라 가공할만한 이적까지 동원하여 정치 종교적으로 온 세계에 대한 패권을 장악할 것이 성경에 분명히 예시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 성도들은 이러한 사실을 명심하여 적그리스도가 등장할 때 이에 미혹되거나 그의 박해에 굴복하지 않도록 늘 경성하자.
원어연구-12:10, 참소하던 자
이에 해당하는 헬라어 원어는 '호 카테고로스', 여기서 '카테고로스'의 기본형 동사인 '카테고레오'( )는 '~에 대하여'(against)라는 뜻의 전치사 '카타'( )와 야생 동물이나 물고기를 '사냥하다', '잡다'라는 원래의 뜻에서 파생하여 어떤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책잡다'(막 12:13)라는 뜻을 가진 '아그류오'( )의 합성어로서 그 뜻은 상대방의 어떤 잘못을 드러내어 말함으로 벌이나 징계를 받도록 한다는 의미의 '고소하다', '비난하다'(마 12:10; 27:12; 요 5:45 등)이다. 이는 법정이나 공회 앞에서 상대방의 잘못을 고발하여 징계를 받게 하는 사법적인 용어이다.
그리고 이에서 파생된 본문의 '카테고로스'는 '고소자', '비난자'는 뜻이며(요 8:10; 행 24:8). 본문에서는 이 단어에 영어의 'The'와 같은 정관사 '호'( )가 붙어 '사탄'을 가리킨다. 이에서 우리는 사탄의 활동 중에 하나가 성도들이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지은 죄를 밤낮 가리지 않고 하나님 앞에 고발함으로써 성도의 구원을 무효화시키려는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본문에서 보듯 성도들을 고발하던 사탄은 결국 쫓겨나 무저갱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다는(롬 8: 1) 구속사적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케 한다.
보감-12:10 성도들을 장소하는 자의 특성
1. 성도의 의로운 행위를 싫어함(창 39:12-18)
2. 자신뿐 아니라 타인까지도 죄악에 빠뜨림(창 39:12-18)
3. 자신의 죄를 남에게 전가함(창 39:12-18)
4. 교만하여 자신을 높힘(민 16:1-3)
5. 마음에 미련함이 가득함(잠 10:18)
6. 마음에 성도에 대한 시기와 미움이 가득함(행 6:10,11)
7. 진실하지 못하고 거짓됨(행 6:11-13)
8. 성도의 전도사역을 기회 닿는 대로 훼방(행 13:8)
9.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 라도 행함(행 16:19-21)
10. 본질적으로 그 배후에는 사탄이 있음(계 12:10)
12:1-6 여자와 붉은 용의 환상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결정적으로 최종 도래할 현 우주와 역사의 대종말 직전에 이 세상에 임할 인 ․ 나팔 ․ 대접 재앙이라는 삼대 칠중 재앙 가운데 첫번째 칠중 재앙인 일곱 인의 재앙은 6:1-8:5에서, 두번째 칠중 재앙인 일곱 나팔의 재앙은 8:6-11:19에서 언급하였다. 이제 마지막 세번째 칠중 재앙인 일곱 대접 재앙을 언급하기에 앞서, 다시 세 개의 중간 삽경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삽경은 본문에서부터 14:20까지 이어지는데 그 내용은 크게 ① 사탄으로부터 보호받는 전삼년 반 때의 교회(12 :1-17), ② 사탄의 세력으로부터 극심한 집약을 받는 후삼년 반 때의 교회(13:1-18). ③ 하나님의 교회의 승리와 악인이 받을 심판(14:1-20)이라는 세 개의 삽경으로 구분된다. 한편 이 세 개의 삽경은 모두 일곱 개가 있는 본론 제 2부의 삽경들 중 네번째와 다섯번째, 그리고 여섯번째에 해당하는 삽경들이다.
그리고 이 세 개의 삽정 중 본론 제 2부에서 네번째 삽경에 해당하는 맨 앞의 삽경은 다시 ① 아이를 낳는 여자와 용의 박해(1-6절), ② 사탄의 내어쫓김(7-12절), ③ 용의 박해로부터 보호받는 교회(13-17절)라는 세 개의 단락으로 구분되며, 본단락은 바로 이 세 단락 중 첫번째 단락에 해당하는 곳이다.
본단락온 그 제목이 이미 밝혀주고 있듯이 하나님의 교회와 타락한 천사인 사탄의 관계를 매우 상징적으로 묘사해 주고 있다. 먼저 본문은 하나님의 교회로 상징되는 여자는 매우 큰 영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모사하고 있으며(1절), 또한 그러면서도 메시야(Messiah)를 대망하면서 고통 가운데 있고(2절), 메시야가 오셨다가 승천하신 뒤에는 광야로 도망가 거기에서 보호받는(6절) 삼중적인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맨앞의 모습은 교회가 가질 궁극적인 모습이요 중간의 모습은 세상에서 교회가 처한, 특히 구약 교회가 처한 모습이며, 마지막 모습은 신약 교회가 처한 모습이다. 한편 교회의 대적인 붉은 용, 곧 사탄(the Satan)은 메시야를 죽이고자 혈안이 되어 찾아다니나(3절). 그 메시야는 승리하여 하나님께로 올라간다(4절). 그리하여 모든 계획에 실패한 사탄은 결국 이 땅에 남아있는 교회를 핍박하고자 하나 이 땅에 남게된 신약 교회는 때가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예비하신 곳에서 보호받는다(6절).
본문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결국 본문은 종말에 하나님의 교회가 사탄으로부터 도망하여 전삼년 반의 기간 동안 피신해 있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어떻게 그러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가 하는 과정, 곧 전삼년 반의 고난에 이르기까지 교회가 겪는 과정을 상징적인 언어를 통해 매우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한편 본문을 통해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된다. 그것은 교회의 궁극적 미래는 거룩하고 찬란하므로 교회의 일원이며 교회의 일부인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가 거록하고 영광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여 그에 합당하게 거룩한 자로서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고전 6:19,20).
12:1 하늘에 큰 이적이 보이니 해를 입은 한 여자가 있는데 그 발 아래는 달이 있고 그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
하늘에‥‥보이니. - 본장은 땅에 속한 교회를 하늘에서 보이는 것으로 묘사함으로써 교회의 기원이 신적인 것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Wordswoth). 교회 공동체는 비록 이 땅에 몸담고 있지만 처음부터 하나님께 속한 것이요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그 기원은 신적인 것이요. 천래적(天來的)인 것이다. 따라서 이 땅에 있는 교회를 하늘에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 본문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에 관해선 그랜드 종합교리 '교회론', '무형 교회와 유형 교회'를 참조하라.
큰 이적. - '이적'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세메이온'( )으로 '표적'(주민) 또는 '기사'(奇事)로도 번역될 수 있는 말이다. 따라서 이 말은 본장에 기록된 내용이 하나의 큰 기사에 관한 것임을 나타내 준다. 다시 말하면 이 낱말은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회에
관한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강조해 주고 있다.
해를 입은. - '해'(sun)는 성경에서 종종 '지극한 영광'을 상징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성경은 하나님이나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묘사할 때에도 '해같이 빛난다'고 표현하고 있다(마 17:2; 계 1:16). 따라서 본절에서 '해를 입었다'는 말은 하나님의 영광을 입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주고 있다(Ladd).
한 여자. - 5절에 의하면 이 여자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은 메시야(Messiah) 곧 그리스도(Christ)이심을 알 수 있다. 때문에 혹자는 이 여자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마 1:18-25)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볼 경우 본장 전체의 내용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전체적인 해석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여자를 메시야를 대망한 하나님의 언약 백성의 공동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Ladd, Walvoord).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여자를 구약 선민(選民) 이 스라엘 또는 구약 교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약 교회이든 신약 교회이든 본질적인 견지에서는 두 교회가 하나의 우주적 교회 공동체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이 여자는 신구약 교회를 막론한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해 된다(Bengel). 본장에서 여자가 왜 이처럼 구약 교회이면서 전체 교회라는 이중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6절에서 잘 설명해 놓았으니 그곳을 참조하라.
그 발아래는 달이 있고. - '달'(moon)은 변하는 시간과 때와 계절을 나타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변천을 상징한다(Plummer). 그런데 이와 같이 여자가 변천하는 것의 상징인 달을 발고 있는 것은 여자가 변천을 초월해 있음을 나타내 준다. 즉 이것은 여자가 변치 않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이다. 아울러 달은 해와 마찬가지로 천상의 영광을 상징하므로, 이는 하나님의 영광을 입은 교회가 하나님보다 조금 못한 영광을 가졌음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다(Ladd).
머리에는 열두 별의 면류관을 썼더라. - 성경에서 '별'(star)은 종종 하나님의 언약의 자손을 뜻한다(창 15:5). 그리고 '12'라는 수는 택함을 입은 이스라엘 백성의 지파 수로서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수가 충만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는 수이다. 그러므로 본절의 '열두 별'은 구약 선민 이스라엘의 열두 족장과 열두 지파를 배경으로 하여 택함을 입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빠짐없이 하나님의 교회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의미해 준다(Lenski). 다음으로 '면류관'은 승리를 상징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의 머리에 열두 별의 면류관이 있다는 것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의 결단코 패배하지 않는 영광된 모습을 나타내 준다. 즉 본구절은 메시야께서 사탄의 권세를 깨뜨리고 승리하셨으니 그분과 함께 하는 하나님의 백성들 역시 비록 환난을 당할지라도 모두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게 되리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12:2 여자가 아이를 배어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르짖더라. - 본절은 매우 난해한 구절이다. 왜냐하면 본장에서 '아이'는 틀림없이 메시야를 지칭하며(5절) '여자'는 일차적으로는 구약 교회를 지칭하므로 해석하면 '구약 교회가 메시야를 낳았다'가 되는데 메시야는 교회가 낳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것이기 때문에 내용상 문제가 있고, 또한 시내 사본(H), 알렉산드리아 사본(A), 풀퍼리안 사본(P)에는 '부르짖더라'가 계속적 진행을 나타내는 현재형(크라제이)로 되어 있는 반면 에브라임 사본(C), 벌게이트역(Vulgate)에는 과거에 진행되었던 사실을 나타내는 미완료 과거형(에크라젠)으로 되어 있어 어느 쪽을 취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하는 바가 바뀌기 때문이다. 첫번째 난제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견해는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① '여자'를 '구약 교회'로 보고 '아이'를 메시야이신 '그리스도'로 보아 구약 교회가 그리스도를 낳았다로 해석하는 것과, ② '여자'는 신약 '교회'를, '아이'는 그 신약 교회가 낳은 '그리스도인'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중 첫번째 견해는 메시야의 구원의 대상인 교회가 메시야를 낳을 수 없다는 난점에 봉착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러나 두번째 견해는 첫번째 견해보다 더한 난점에 봉착하게 된다. 만일 두번째 견해에 따라 '여자'를 신약 교회로, '아이'를 그리스도인으로 보게 되면 5절에서의 '아들' 역시 그리스도인으로 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교회는 광야로 도망가고 교회의 구성원들인 그리스도인들은 하늘로 올라가게 되는 넌센스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본장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일관성을 가지려면 첫번째 견해를 취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렇게 보는데서 발생하는 문제, 곧 교회가메시야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은 '낳는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메시야를 보내셨듯이 교회가 주체적으로 메시야를 낳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약 교회라는 그림자를 통해 메시야가 예표되었고 그 예표 위에서 메시야가이 땅에 오셨다는 의미에서 '낳았다'는 의미로 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다면 사본에 따라 상이한 두 개의 시제를 가진 본문은 신약 교회가 지금 '부르짖는다'는 의미에서의 현재형이 아니라 구약 교회가 이전에 '부르짖고 있었다'는 의미를 가진 미완료 과거형으로 보는 것이 옳다. 한편 이러한 결과에 따라 '해산하게 되매 아파서 애써 부를짖더라'는 구약 교회가 메시야를 대망하면서 울부짖고 있었다로 해석되어야 한다.
12:3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보라 한 큰 붉은 용이 있어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그 여러 머리에 일곱 면류관이 있는데
하늘에 또 다른 이적이 보이니. - 여기서 '또 다른 이적'이라는 표현은 본절의 이적이 1절에 언급된 이적과는 대조되는 다른 이적임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즉 본절의 기사가 1절의 '여자'와는 대적 관계에 있는 '붉은 용', 곧 사단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또 다른 이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큰 붉은 용. - 이 용의 정체는 9절이 분명히 밝혀 주고 있다. 그는 '옛 뱀'이나 '마귀', 또는 '사단'이라고도 불리우는 존재로 천하를 괴롭히는 악한 일을 도모하는 타락한 천사이다(20:2,3). 그는 하나님을 대적하여 하나님의 권좌를 찬탈하려 했으며(사 14:12-14), 아담과 하와를 꾀어 범죄케 한 자이다(창 3:1-5,13). 그 사단을 '붉은 용'으로 묘사한 것은 그의 불같은 속성, 즉 잔인성과 파괴의 속성을 상징한다(Bengel). 그리고 '크다'는 것은 그 세력의 거대함, 막강함을 의미한다(Plummer).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 - 본절은 단 7:7-24에 나오는 환상을 배경 삼고 있다. 여기서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라는 것은 사단이 지배하는 일곱 나라와 열 왕을 상징한다(17:9-12). 그리고 '머리'는 지혜를 의미하기보다 통치권을 의미하며 '뿔'은 '힘', '권능'을 의미한다. 계 9:13 주석 참조. 또 '일곱'과 '열'은 모두 '완전수' 또는 '만수'로서 머리가 일곱이요 뿔이 열이라는 것은 사단의 막강한 세력을 의미한다(Lenski). 한편 이 사단은 마치 일곱 뿔과 일곱 눈을 가진 그리스도의 모습처럼 하고 있으나(5:6) 외양만 유사할 뿐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즉 그리스도는 그를 믿는 자들에게 영생을 주시는 생명의 왕이시나 사단은 그의 추종자들에게 죽음과 파멸 밖에 보장해 주지 못하는 살인과 파괴의 왕인 것이다.
일곱 면류관. - 1절의 여인이 쓴 면류관이 승리를 상징하는 것임에 반해 사단이 쓴 면류관은 단지 그의 불의한 권세와 힘을 상징하는 것일 뿐이다. 더군다나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머리에 많은 면류관을 쓰신 것(12절)처럼 사단도 세상을 지배한다는 의미에서 일곱 면류관을 쓰고 있으나 그 권세는 한시적인 것일 뿐이다(20:7-10). 결론적으로 사단은 하나님을 모방하고 흉내내나 결국은 그것이 거짓된 것이기 때문에 멸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2:4 그 꼬리가 하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용이 해산하려는 여자 앞에서 그가 해산하면 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그 꼬리가 하늘 별 삼분의 일을 끌어다가 땅에 던지더라. - '그 꼬리'는 사단의 꼬리를 지칭한다. 그리고 '별'은 문자적인 의미에서의 실제 별(Charles)이 아니며, 1절에서처럼 '하나님의 언약 자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별은 하늘의 천사들을 상징하는 말로(Plummer), 본절은 천사로 지음받은 사단이 타락한 후에 다른 천사들을 미혹하여 타락시킨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벧후 2:4; 유 1:6). 특별히 여기서 '삼분의 일'이라는 숫자는 적지 않은 수를 말하는 것이나 그렇다고 굉장히 큰 수를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이 숫자는 어떤 한정적인 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땅에 던졌다'는 것은 하늘에서 땅으로 전락시킨 것, 즉 타락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머리가 아닌 꼬리로써 그렇게 했다는 것은 정당한 방법이 아닌 거짓말과 속임수를 써서 그렇게 했다는 의미이다.
용이...그 아이를 삼키고자 하더니. - 고대 그리이스 신화 중에도 태어날 아기를 죽이고 그 아기가 물려 받을 왕권을 찬탈하려는 내용의 기사가 있다. 그중 아폴로(Apollo)의 출생에 관한 그리이스 신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있다. 즉 아폴로의 어머니인 여신 레토(Leto)가 임신하였을 때 여신 레토와 아직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폴로를 죽이려고 용신 피돈(Python)이 추격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보호해 주지 않자 그녀는 유일하게 그녀를 받아 준 작은 섬 델로스(Delos)로 가서 아폴로를 출산한다. 그리고 아폴로는 출생한 뒤에 파르나스(Parnassus)에서 피돈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거처인 델피(Delphi) 동굴로 유인하여 그곳에서 그를 죽인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신화가 이집트에도 호루스(Horus)의 이야기로 남아 있다. 이러한 고대의 신화들은 본서 저자 요한이 살아 있을 당시에도 있었을 것이며, 이것이 요한의 저작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Johnson). 그러나 요한의 저작에는 그러한 신화들의 내용을 넘어서는 독창적인 요소들이 담겨져 있다(Mounce). 그리고 그러한 이교적 신화의 요소보다는 오히려 구약적인 요소들이 더 뚜렷이 나타나 있다. 즉 그의 묵시는 창세기로부터 모든 선지서의 계시들을 관통하고 있으며, 거기에다가 자신이 목도하고 직접 들은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을 기초로 삼고 있다(1:1,11). 즉 여자와 아이의 개념은 이미 창 3:15에 있는 것이며, 용의 개념은 선지서에 있는 것이다(렘 51:34,36,42; 겔 29:3-6). 그리고 용이 여인이 해산한 아이를 죽이려 했다는 기사는 일차적으로 그리스도께서 나셨을 때 헤롯 왕이 그리스도를 죽이려 했던 사실로(마 2:13-18) 이미 역사화된 사실이며 주님의 말씀 속에서도 비유로 언급된 내용이다(마 21:33-46). 따라서 요한의 이 묵시는 신화도 아니며 허구도 아니다. 이 묵시는 역사적 사실이며, 요한을 통해 드러내신 하나님의 계시이다. 사단은 과거에 구약 선민 이스라엘을 남김 없이 삼키려 하였다. 그리고 교회의 머리요 왕이신 그리스도를 없애려 하였고, 지금도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삼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그러한 모든 행위는 그리스도의 발꿈치만 상하게 할 뿐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하며 사단은 하나님의 최후 심판날에 결박당하여 영원한 불못 가운데 던지움을 당하고 말 것이다(20:10).
12:5 여자가 아들을 낳으니 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라 그 아이를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더라
아들. - 헬라어 원문에는 '아들'에 해당하는 '휘오스'( )와 '남성'에 해당하는 '아르센'( )이 이중적으로 언급되어 있어 매우 강조적인 의미를 띠고 있다.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 - 이 표현은 의심할 여지없이 시 2:9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본절은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스도는 죽음에서부터 승리하시어 부활하신 뒤 모든 심판의 권세를 받아(요 5:22)이 세상을 심판하실 심판의 주시요 만국을 다스릴 통치자이신 것이다.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더라. -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자기 사명을 다하고 하늘로 승천하시사 하나님 우편 보좌에 앉으신 것을 가리킨다(막 16:19: 행 1:9, Plummer).
12:6 그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일천이백육십 일 동안 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그 여자. - '여자'에 관사가 있어 본절의 여자와 2절의 여자가 동일인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5절에서 보면 이 여자는 이미 '아들'을 낳았다. 즉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셔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셨다. 따라서 본절이 말하는 여자는 엄밀히 말하면 2절이 말하는 구약 교회가 아니라 신약 교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절의 여자와 본절의 여자가 동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이유는 본장이 '여자'를 신구약 교회 구분없이 다 하나의 통일된 하나님의 교회 공동체로 보기 때문이다. 정확히 설명하면 본장은 여자를 하나님의 영광의 해를 입은 우주적 교회 공동체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맥상 2절의 여자와 본절의 여자는 구약 교회와 신약 교회의 역할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가 주석을 함에 있어 편의상 그것을 구약 교회와 신약 교회라고 부연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2절의 여자가 구약 교회이며 본절의 여자가 신약 교회라는 것은 본장의 이해를 위해 설명해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그것이 동일한 하나님의 교회로 지칭되고 있는 것은 전혀 모순이 아니다.
광야로 도망하매. - 여기서 광야란 도피처를 의미하며(왕상 17:1-7), 교회가 광야로 도망한 이유는 메시야 제거에 실패한 사단이(5절) 교회를 핍박하려 했기 때문에 전 삼 년반 동안 사단의 공격을 피해 하나님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이다(13-17절). 다시 말하면 본문은 종말의 대환난시에 교회와 성도들이 혹독한 핍박을 당하나 하나님께서 저들을 지켜 보호해 주실 것을 의미한다. 혹자(Walvoord)는 구약 선민(選民) 이스라엘의 자손인 유대인들이 환난기 중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타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혈통적 유대인이라고 해서 모두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구원을 받는다고 보는 것은 비성경적이기 때문이다(마 3:8-10). 또한 본서에 계시된 장래에 일들은 온 세상과 모든 교회에 관계된 일들이지 일어날 유대인들에게만 국한된 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절은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차별없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함받은 성도들이 환난기 중에 연단받으며 하나님의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Plummer).
일천이백육십 일. - 14절의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와 같은 말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소위 '7년 대환난기'라고 하는 환난기 중 절반의 기간을 뜻한다. 계 11:2 주석 참조.
저를 양육하기 위하여...예비하신 곳이 있더라. -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후 광야를 지나는 동안 주리거나 목마르지 않고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물과 만나로써 삶을 영위하였던 사건(출 16장; 17:1-7)을 상기시켜 주는 구절이다. 또한 선지자 엘리야가 그릿 시냇가에 숨어 지내는 동안 하나님께서 저를 까마귀를 통해 음식물을 날라다 먹인 사건(왕상 17:1-7)도 연상시켜 주는 구절이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장차 극심한 환난 중에 처할 성도들을 그냥 내버려 두시지 않고 돌보실 터인즉 비록 육신적으로는 고통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할지라도 그 영혼은 영원한 사망에 처하지 않고 넉넉히 구원받게 '될 것이다. 한편 여기서 '광야'는 단순한 도피처가 아니라 교회를 핍박 가운데서도 인내하며 승리할 수 있도록 양육하는 장소로 예비되었다(13-17절).
12:7-12 하늘에서 쫓겨난 사단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결정적으로 도래할 현 우주와 역사의 대종말 직전에 이 세상에 임할 '삼대 칠중 재앙' 가운데서 두번째 칠중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일곱 째 나팔 재앙이 기록된 11:14-19과 세번째 칠중 재앙인 일곱 대접 재앙이 기록되는 15:1-16:21 사이에는 ① 전 삼년반 동안 교회가 받을 환난(12:1-17). ② 후 삼년 반 동안 교회가 받을 환난(13:1-18), ③ 하나님의 교회의 승리와 악인이 받을 심판(14:1-20)이라는 내용을 가진 세 개의 삽경(揷景)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 세 개의 삽경 중 전 삼년반 동안 교회가 겪을 고난을 그리고 있는 맨앞의 삽경인 제 12장은 세 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문은 바로 그 세 단락 중 두 번째 단락을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본문은 앞단락인 12:1-6이 지상(地上)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교회가 전 삼년 반의 환난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설명해 주는 것과는 달리 하늘에서 도대체 어떠한 일이 있었기에 사단이 지상에 내려와서 7년 동안 교회를 핍박하게 되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이면의 이야기를 밝혀 준다. 다시 말하면 본문은 교회가 왜 전 삼년반기(前半期)동안 사단의 핍박을 피해 있어야 하며(6,14절), 후 삼년반기 동안에는 극심한 박해를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되는가(13:6,15) 하는 역사 이면의 이유와 배경을 밝혀 주고 있다.
저자의 기술에 의하면 사단(the Satan)은 악한 천사의 우두머리로서 자기 세력을 이끌고 선한 천사의 우두머리인 미가엘 및 그 세력과 함께 싸우다(7절) 패배하였다(8절). 그리고 그 패배로 말미암아 사단은 결국 하늘에서의 자기입지(自己立地)를 잃게 되어 (8b절) 그의 졸개들과 함께 땅으로 내어 쫓기게 되었다(9절). 그리하여 하늘은 기쁨에 넘치게 되었다(10-12절). 그러나 쫓겨난 사단을 맞은 땅은 환난 가운데 있게 되었고, 그 가운데 있는 교회(敎會)는 특별히 사단의 공격 목표가 되어 사단으로부터 극심한 핍박을 받게 되는 것이다(12b절).
본문에 의하면 사단은 만유의 대주재이신 그리스도가 아닌 천사장 미가엘과 싸워서도 패배하였다. 따라서 사단은 비록 지금 이 세상에서 왕 노릇하고 있지만 그것은 호랑이가 없는 곳에서 여우가 왕노릇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서 참 임금되신 그리스도께서 직접 다시 오시면 이 땅에서도 내어 쫓겨 영원한 불못으로 던져질 것이다(20:10; 살후 2:8). 또한 성도는 비록 최후 승리의 순간이 도래하지 않은 현재를 살고 있을지라도 그리스도의 권능 안에서 거하기 때문에 천사장 미가엘이 사단과 싸워 이겼던 것처럼 능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단을 이길 수 있다(요 16:33). 그러므로 성도된 우리는 악을 대함에 있어서 결코 두려워하거나 움추리지 말고 담대한 마음과 자세로 사단과 싸워 마지막 승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얻어야 할 것이다(신 31:6; 요일 4:17). 한편 환난의 때가 아닌 오늘날과 같은 평상시에서의 사단과의 싸움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사단은 우리의 모든 삶 속에서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싸움을 걸어 온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우리의 구체적 행동 속에서 날마다 죄악과 싸워야 하며, 또 환난의 때가 닥치면 더욱 사단과 싸워 이기도록 지금과 같은 때에 우리 자신을 영적으로 무장시키고 신령한 능력을 키워가야 하겠다(엡 6:11: 벧전 5:8,9).
12:7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용으로 더불어 싸울새 용과 그의 사자들도 싸우나 8 이기지 못하여 다시 하늘에서 저희의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얻지 못한지라. - 본절서부터 12절까지는 여자가 용의 핍박을 받는 내용 사이에 삽입된 삽경으로 두 개의 단락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는 미가엘(Micael)과 그의 사자들과, 용과 그의 사자들 간에 싸움이 벌어진 끝에 용이 져서 하늘에서 내어 쫓기는 장면이며(7-9절), 다른 하나는 하늘에서 천사들과 성도들이 미가엘의 승리에 대해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10-12절). 그런데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하늘에 전쟁이 있은 후 사단이 하늘에서 쫓겨난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가능성을 설정해 볼 수 있다. ① 하나님의 피조물인 영적 존재 중 한 천사가 인간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에 스스로 타락하고 다른 천사들도 타락시킨 뒤(4절 주석 참조)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과 싸워 진 후에 하늘에서 쫓겨난 사실을 지칭한다. ②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육신(成肉身)하시고 십자가 상에서 죽었다가 부활 승천하신 때의 사건을 지칭한다. 즉 그리스도는 죽었다가 다시 사심으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승리하신 것이다(요 16:33). ③ 단 12:1에 언급된 최후의 심판이 임박한 때에 사단이 하늘에서 쫓겨날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중 첫번째 가정은 신빙성이 적다. 왜냐하면 사단은 타락한 이후에도 하늘에서 있을 곳을 얻지 못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엡 6:12). 또 ②의 견해는 사단이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심으로 그가 가졌던 사망의 권세를 상실하였다는 면에서 상당한 개연성이 있으나 종말론적인 사단의 추방으로 보는 ③의 견해가 가장 부합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처럼 그리스도의 부활로부터 시작하여 종말의 때에 사단이 하늘에서 쫓겨난다고 해서 성도들에 대한 핍박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단은 그의 입지가 점점 더 불리해지는 것을 보고 분을 내어, 내어쫓긴 땅에서 더욱더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할 것이다(13절). 따라서 말세가 가까워질수록 성도된 우리는 마귀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을 염두에 두고 더욱 그리스도를 의지하고 경건에 힘쓰며 의를 행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가엘. - 유대인들의 개념상 미가엘은 하나님의 일곱 천사장 중 하나로 여겨지는 존재로(계 8:2 주석 참조) 하나님의 백성을 지키는 수호 천사이다(단 10:13,21; 12:1). 즉 그는 강력한 천군(天軍)을 거느리고서 사단과 싸우는 하나님의 천사장이다. 유 1:9은 모세의 시체를 놓고서 미가엘과 마귀가 벌인 논쟁에 관한 유대인들의 전승(tradition)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미가엘(Micael)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그랜드 종합 교리의 '천사론' 부분을 참조하라.
하늘에서 저희의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 - 사단은 하늘에서 하나님의 권위에 도전하였다. 그러나 그는 하늘의 군대를 이끄는 미가엘에 의하여 패배하고 더 이상 하늘에서 그의 처소를 찾지 못하여 그의 사자들과 함께 땅으로 쫓겨나게 된다. 이로써 7년 대환난의 서막은 오르게 된 것이다.
12:9 큰 용이 내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단이라고도 하는 온 천하를 꾀는 자라 땅으로 내어쫓기니 그의 사자들도 저와 함께 내어쫓기니라
큰 용…옛 뱀 곧 마귀…사단. - 이 네 칭호는 모두 하나의 존재,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단을 지칭한다. 여기서 '사단'을 가리키는 헬라어 '사탄'( )은 히브리어 '사탄'( )을 음역한 것으로 '대적자'란 뜻이다. 다음으로 '용'(호드라콘)은 70인역 (LXX)에 17회 언급되고 있는 짐승으로 언제나 하나님의 대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옛 뱀'이란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꾀어 범죄케 한 사단의 화신인 그 뱀을 지칭한다(창 3:1-5,13). 끝으로 '마귀'에 해당하는 헬라어 '디아볼로스'( )는 '고소자', '비방자'라는 뜻으로, 사람을 향하여는 하나님을 비방하고 하나님을 향하여는 사람을 비방하는 사단의 속성을 나타내 주는 명칭이다. 이밖에도 사단은 '공중권세 잡은 자'(엡 2:2), '계명성' (사 14:12) 등의 여러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이와 관련된 보다 상세한 내용은 그랜드 종합 교리의 '귀신론' 부분을 참조하라.
온 천하를 꾀는 자. - 이 역시 사단의 속성을 잘 나타내 주는 말이다. 그는 그 속에 진리가 없어 거짓을 말할 수밖에 없는 거짓의 아비로서(요 8:44) 마치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면서 간계와 술수로써 사람을 꾀어 멸망에 빠뜨린다(벧전 5:8).
12:10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가로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내가 또 들으니. - '내가 또 보니'(4:1; 5:1; 6:1,12; 7:1,2,9; 8:2,13; 9:1; 10:1)같은 성격의 말로서 하나의 기사나 환상이 끝나고 새로운 내용, 또는 새로운 장면이 전개됨을 나타내 주는 본서 저자의 일종의 관용적 표현이다. 본절 이하에는 어떤 장면 보다는 승리의 노래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에 '보니'가 아닌 '들으니'로 기록한 것이다.
큰 음성. - 본절의 '우리 형제'란 말에 비추어 볼 때 이 큰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이미 죽어 하늘에 가 있는 성도들일 것이다. 12절 주석 참조. 하늘에서 온갖 못된 짓을 하던 사단이 땅으로 내어 쫓기자 모든 성도들은 기쁨에 넘쳐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대하여 찬송했을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 - 이들 낱말들은 상호 연관성을 지니는 말들이다. 하나님의 능력은 곧 구원을 가능케 하며, 하나님의 구원은 곧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쫓겨났고. - 예수께서 구속 사역을 성취하심으로 말미암아 이제 하나님의 택함받은 성도들은 모두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인정받게 되었다(롬 3:23,24). 그러므로 사단은 하나님 앞에서 더 이상 성도들을 참소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는 실로 사단에 대한 그리스도의 결정적 승리로서 장차 사단을 결박하며 불못에 던지우고 가견적이고도 실제적인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최종적이고도 완전한 승리에 대한 견인차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12:11 또 여러 형제가 어린 양의 피와 자기의 증거하는 말을 인하여 저를 이기었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여러 형제가…저를 이기었으니. - 사단과 그의 세력을 이기는 이들은 비단 미가엘의 군대(7절) 뿐만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을 믿고 복음을 증거하는 성도들도 끝까지 사단과 그의 세력에 대항하여 마침내 승리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본문의 '형제'는 이미 '순교당한 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Rist). 왜냐하면 본절 후반부에 이들이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했다'고 언급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양의 피와 자기의 증거하는 말을 인하여. - 본문의 '인하여'는 그리스도의 피와 말씀이 승리의 도구라는 뜻(De Wette, Bousset)이 아니라 승리의 근거 또는 원천이라는 의미이다(Plummer, Vincent, Charles). 그리고 '어린 양'은 일찍 죽임을 당한 그리스도를 지칭한다(5:6). 따라서 본문은, 성도는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를 근거로 하여 원수 마귀와 대적하여 승리하게 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아담의 타락 이래 모두가 죄인된 인간은 이 그리스도의 보혈의 능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그 어떤 힘으로도 하나님 앞에서 죄인을 참소하는 마귀와 대적하여 이기지 못한다. 한편 '자기의 증거하는 말'이란 성도들이 증거하는 '복음의 진리'를 가리킨다.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함으로 또한 마귀에게 이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도는 복음을 전파하여 많은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인도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고 그것으로서 악의 세력과 영역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도된 우리는 마귀의 세력을 물리치고 마귀에게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주님의 복음을 할 수 있는대로 전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일에 힘써야 하겠다.
죽기까지 자기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 이 말은 순교하기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아니하고 또한 복음을 증거했다는 의미이다. 성도는 신앙을 포기하지 않음으로 해서 육신적으로는 핍박을 당해 죽임을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장차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하나님께서 저희를 다시 살리시고 영원한 생명을 부여해 주실 것이므로 비록 육신이 죽임을 당할 그 때에는 마귀에게 패배당한 것 같으나 실상은 궁극적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따라서 궁극적 승리를 보장받고 있는 우리는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마 10:28).
12:12 그러므로 하늘과 그 가운데 거하는 자들은 즐거워하라 그러나 땅과 바다는 화 있을진저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못된 줄을 알므로 크게 분내어 너희에게 내려갔음이라 하더라
그러므로 하늘과 그 가운데 거하는 자들은 즐거워하라. - 여기서 '거하는'에 해당하는 헬라어가 시내 사본(R)에는 단순히 거한다는 의미의 '카토이쿤테스'( )로 되어 있으나 대부분의 사본들에는 장막을 친다는 의미의 '스케눈테스'( )로 되어 있다. 본서의 저자 요한은 다른 구절인 7:15; 13:6에서도 이 '거한다'는 낱말을 '하나님의 장막 안에 있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따라서 이것을 근거로 할 때에는 후자의 표기가 바른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장막은 친다는 것은 그곳에서 영주하기 위하여 처소를 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본문은 성도들이 하늘 나라에서 영원히 거주한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있다. 그러면 본문에서 하나님의 장막 안에 거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이에 대해서는 ① 하늘에 있던 천사들(Bousset), ② 이미 죽어 하늘에 가 있는 성도들(Plummer) ③ 하늘에 속한 모든 궁극적인 하나님의 백성들(Clarke)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본절은 일반적으로 악의 세력이 몰락하는 것을 즐거워해야 할 모든 선한 세력에 대한 명령이므로 본절이 지칭하는 자들은 하나님께 속한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을 지칭한다고 보는 ③의 견해가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도들은 비록 땅에 있을지라도 이미 천국의 시민권을 확보한 자들로 궁극적인 의미에서 하늘에 거하는 자들이므로 본문이 말하는 자들은 하나님께 속한 모든 자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러나 땅과 바다는 화있을진저. - 10:2에서 땅과 바다'는 온 세계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본절에서는 아직 지상에 살아남아 있는 성도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못된 줄을 알므로…내려 갔음이라. - 본문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마귀가 자기의 종말의 때를 알고 있다는 점이다. 즉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심판을 당해 결국 멸망당할 존재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20:10). 그러나 그는 본질적으로 악한 존재이기 때문에 회개하기는 커녕 오히려 분을 내어 세상에 살아 남아 있는 성도들을 괴롭히고 미혹하려고 역사한다. 즉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을 하나님께 참소할 수 없게 된 사단은 이제 이 땅의 성도들을 공략하고자 최후의 발악을 하게 되는 것이다(Johnson).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땅의 성도들을 끝까지 보호하시니 참성도들은 비록 순교당할지언정 믿음을 잃게 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땅에 있는 우리들은 결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12:13-17 사단의 핍박과 보호받는 교회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결정적으로 도래할 현우주와 역사의 대종말 직전에 이 세상에 임할 '삼대 칠중 재앙' 가운데서 두번째 칠중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일곱째 나팔 재앙이 기록된 11:14-19과 세번째 칠중 재앙인 일곱 대접 재앙이 기록되는 15:1-16:21 사이에는 ① 전 삼년반 동안 교회가 받을 환난(12:1-17), ② 후 삼년 반 동안 교회가 받을 환난(13:1-18), ③ 하나님의 교회의 승리와 악인이 받을 심판(14:1-20)이라는 내용을 가진 세 개의 삽경(揷景)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세 개의 삽경 중 전 삼년반 동안 교회가 겪을 고난을 그리고 있는 맨앞의 삽경인 제 12장은 세 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문은 바로 그 세 단락 중 세번째 단락을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편 이와 같이 세 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는 제 12장의 첫번째 단락인 1-6절에서는 지상(地上)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교회가 전 삼년 반기(半期)를 맞게 되었는가를 설명하였고, 두 번째 단락인 7-12절에서는 하늘에서 어떠한 사건을 통해 사단이 땅으로 쫓겨내려와 교회를 본격적으로 핍박하게 되었는가 하는 인간사 이면의 사건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세번째 단락인 본단락은 이제 하늘과 땅에서 일어난 그러한 사건들을 배경으로 교회가 처하게 된 전 삼년 반동안의 고난과 보호받음에 관해 매우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사단(the Satan)이 이 세상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를 본격적으로 핍박하고자 한 이유와 동기는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하늘에서는 천사들과 싸워 패배함으로써 하늘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며(13절), 땅에서는 사단의 가장 큰 대적자인 메시야(Messiah)를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4-6절). 그리하여 사단은 앙심을 품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핍박하려한 것이다(15절). 그러나 하나님이 전 삼년 반 동안 교회를 보호하시므로 교회를 어찌하지 못하고(14-16절) 이제는 하나님의 교회의 개개 구성원들을 개별적으로 핍박하고자 한다(17절). 바야흐로 성도가 극심한 고난을 당하는 후 삼년반의 환난이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지극히 사랑하신다(롬 5:8; 요일 4:10). 그리고 하나님의 그러한 사랑이 완전한 사랑이라는 것은 하나님께서 악의 화신(化身)인 사단의 집요한 공격으로부터 끝까지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는 데서 명백히 드러난다(요 6:39; 롬 8:35, 38,39). 그러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들은 우리에게 가장 힘있고 믿음직스럽고 완벽한 보호자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사 41:10) 악을 이기고 선을 행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롬 12:21). 악에게 지는 것은 하나님을 보호자로 가지지 못한 어둠의 자식들이나 하는 일이다(요일 3:10).
12:13 용이 자기가 땅으로 내어쫓긴 것을 보고 남자를 낳은 여자를 핍박하는지라. -
7-12절은 중간에 삽입된 일종의 삽경이고 본절 이하는 6절에 연속되는 내용이다. 용을 자신이 하늘에서 쫓겨나자 분을 참지 못하고 남자, 즉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5절)를 낳은 여자를 핍박한다. 여기서 '남자'와 남자를 낳은 '여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하여서는 1,2,6절 주석에서 상세히 언급하였으니 참조하라.
12:14 그 여자가 큰 독수리의 두 날개를 받아 광야 자기 곳으로 날아가 거기서 그 뱀의 낯을 피하여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를 양육받으매
여자가 큰 독수리의 두 날개를 받아. - 구약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의 바로에게서 구출한 것을 독수리의 날개로 인도하여 낸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출 19:4) 본문은 그러한 구절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 듯이 여겨진다. 더군다나 구약성경에는 그 구절 외에도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보호 인도하시는 것을 독수리의 날개로 감싸는 것에 비유한 구절이 여러 개 있다(신 32:11; 사 40:31; 시 103:5). 이처럼 여자가 큰 독수리의 두 날개를 받는 것은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으로 최후까지 보전될 것임을 의미한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이 독수리의 두 날개가 신앙과 계명 (Greijdanus), 신약과 구약 성경(Plummer), 동로마와 서로마 제국(Bengel, Clarke)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하는데, 이러한 해석들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본문의 두 날개는 그와 같이 억지로 해석하기보다는 그냥 모든 형태의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뜻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Lenski).
한 때와 두 때와 반 때. - 전부 합하면 세 때 반으로 6절의 '일천이백육십 일', 11:2의 '마흔두 달', 곧 삼 년 반과 같은 기간이다. 이 표현은 단 7:25; 12:7에 근거한 것으로 7년 대환난기 중 전 3년 반이나 후 3년 반의 한정된 기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본절에서는 전·후반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분명치 않은데 13:5의 '마흔두 달'을 후 3년 반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면 본절은 전 3년 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대해서 6절 주석을 보다 참조하라.
12:15 여자의 뒤에서 뱀이 그 입으로 물을 강같이 토하여 여자를 물에 떠내려가게 하려 하되
여자의 뒤에서 뱀이…여자를 물에 떠내려가게 하려 하되. - '뱀'은 남자를 낳은 여자를 핍박하는 용, 곧 사단이다(9절). 그리고 '여자'는 궁극적인 의미에서의 우주적 교회 공동체를 의미한다. 6절 주석 참조. 한편 '물을 강같이 토해 냈다'는 것은 거대한 홍수를 연상케 하는데 성경에서 '큰물', '홍수'는 종종 '재앙' 또는 고난을 의미한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큰물이 나를 엄몰치 못하게 하시며'(시 69:15)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큰 물'은 그러한 고난의 의미가 함축된 압도적인 힘으로 모든 것을 무자비하게 삼켜버리는 사단의 공격을 상징한다. 따라서 사단이 그 입으로 물을 강 같이 토해 여자를 삼키려 했다는 것은 사단의 혹독한 시련과 재앙으로 교회를 파괴하려 시도한 것을 의미한다.
12:16 땅이 여자를 도와 그 입을 벌려 용의 입에서 토한 강물을 삼키니
땅이 여자를 도와 그 입을 벌려‥‥강물을 삼키니. - 사탄이 그 입으로 물을 토해 내자(15절) 땅이 그 입을 벌려 사탄이 토해낸 물을 삼킨다는 본문의 표현은 매우 역설적인 표현으로, 교회를 해하려는 사탄의 파괴 활동이 무위로 돌아가게 될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은 교회를 지키는 대상이 '땅'이라는 데 있다. 왜냐하면 땅은 본서에서 대개 '악한 자', 또는 '악한 자들이 거하는 곳'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6:10,15; 7:2; 8:13; 9:3; 11:10; 16:1; 1:2,5,8; 20:11). 그러나 우리는 본절을 어디까지나 문학적 표현으로 이해해야지 '땅'이란 낱말에 얽매여 그것이 여기서는 무슨 의미로 쓰였는지에 골몰할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하나님은 전능하사 하고자 하신다면 악한 세력을 이용하시어서도 능히 자기 백성을 지키실 수 있다. 그러므로 본절과 관련, 우리는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는 데에 있어 놀라운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12:17 용이 여자에게 분노하여 돌아가서 그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로 더불어 싸우려고 바다 모래 위에 섰더라
용이 여자에게 분노하여 돌아가서‥‥더불어 싸우려고. - 사탄은 일차적으로 교회의 머리가 되는 '여자가 낳은 아들', 곧 그리스도를 죽이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4,5절). 그래서 사탄은 그 다음 단계로 교회 자체를 제거하려고 하였으나 그 시도 역시 무산되었다(15,16절). 그러자 사탄은 이제 교회의 각 지체되는 성도들을 개별적으로 공격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Hendriksen).
그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 - 여기서 '여자의 남은 자손'이 누군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여자'는 구약 교회를 가리키며, '남은 자손'은 유대인 성도를 가리킨다(Walvoord). ② '여자'는 구약 교회를 가리키며 '남은 자손'은 이방인 성도를 가리킨다(Galsson). ③ '여자'는 보편 교회를 가리키며, '남은 자손'은 교회 공동체 전체를 가리킨다(Plummier, Wordsworth). ④ '여자'는 보편 교회를 가리키며, '남은 자손'은 교회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개개의 성도를 가리킨다(Swete, fiddle, Caird). 이들 여러 견해 중 가장 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지막 견해이다. 왜냐하면 본문에서 '남은 자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가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분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남은 자'란 말 자체가 이미 전체가 아닌 부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또한 본절 초두에서 이미 살펴 보았듯이 사탄은 그리스도에서 교회로, 교회에서 개개 성도들로 그 공격의 초점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 모래 위에 섰더라. - 여기서 '섰더라'에 해당하는 헬라어가 시내 사본(H)과 알렉산드리아 사본(A) 등에는 한글 개역 성경과 같이 용이 싫다는 의미의 '에스타데'( )로 되어 있으나, 바티칸 사본(B)과 풀피리 사본(P) 등에는 '내가 섰다'. 즉 요한이 섰다는 의미의 '에스타덴'( )으로 되어 있다. 만일 이 두 가지 중 후자의 표기가 옳다면 본절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된다. 즉 '용이 여자에게 분노하여 그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로 더불어 싸우려고 돌아갔다. 그리고 나(요한)는 바다 모래 위에 섰다'이다. 그러나 학자들 간에는 후자의 표기보다는 한글 개역 성경과 같은 전자의 표기가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냐하면 전자의 경우로 보는 것이 뒤이은 13:1의 내용과 문맥상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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