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를 즐겨하는 친구 덕에 영산강 자전거길을 달려보는 행운을 몇 번 누린 적이 있다.
서창둑길에 위치한 영산강길 자전거 안내센터에서 무료로 대여해 주는 자전거를 타고 승천보까지. 왕복 22km.
잘 닦인 자전거길이 썩 익숙하지 못한 사람도 편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좌우로 펼쳐지는 갈대숲과 곁에서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에 마음을 쏙 빼앗겨 틈날 때마다 타야지 생각했는데 이런 저런 게으른 이유들로 어쩌다 멏 번.
설 연휴 마지막 날.
친구가 보내 온 톡 한 마디
'날이 넘좋다! 자전거 타려고, 올래?'
맘이 동한다. 하지만 답을 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자꾸 게으른 이유들이 삐져 나오고 있다. 주춤거리다 답신을 보냈다.
'오후, 석양 보며 어때?'
이번엔 바이크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렸다.
무료 대여해 주는 자전거의 성능은 도저히 성에 차지 않았기에.
2만원의 적지 않은 대여 비용
친구의 지인도 대여섯번 대여하다 차라리 사고 말지 하며 자전거를 샀더란다
나도 그리 되려나
수완지구 자전거 대여점에서 산동교까지 인도를 조심해서 달린다. 처음 인도에서 타는 자전거라 약간 긴장.
예전에 달렸던 승천보 방향과 반대편으로 향한다
오전에 들렀던 영산강길에 위치한 카페 갈라. 건너편 무리지어 앉아있던 철새떼를 다시 보고 싶었다.
자전거길은경쾌했다
햇살과 바람은 따사로웠고 내 발은 신이 나 패달을 밟아댔다.
기어를 바꿔가며 내달리는 짜릿한 속도감. 온 몸에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결. 주변에 흐르는 영산강의 물줄기와 갈대들의 춤.
산책 나온 사람들을 살짝살짝 피해가며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든다.
중간 쉴 참, 이마랑 등 뒤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점퍼를 벗어 허리에 매고 펄럭이는 바짓단을 양말 속에 집어 넣었다.
자전거를 탈 땐 복장도 주의해야겠구나.
철새떼가 보인다.
다시 한 번 쉼.
친구랑 함께 온 강이지가 좋아라 꼬리를 살랑이며요리조리 돌아 다닌다.
철새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짝짝짝 박수를 쳤더니 몇 마리가 후다닥 날아 오른다.
쉼을 방해하는 악동이 되는 순간.
어두워지기 전 돌아오기 위해 용산교에서 턴.
해가 내려앉고 있다.
산동교에 다다를 즈음 붉은 해가 넘어간다.
좀 더 물들여 주길 바랬는데 아쉽다.
라이딩 거리 왕복 26km
2시간 10여분 걸린 자전거와 함께 한 순간은 참 행복했다.
자전거는 동행이 있다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운동인 듯하다.
폐활량을 극대화시키고 허벅지 근육을 탄탄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운동 중 하나.
라이딩을 일상으로 즐기며 80km가 넘는 길을 달린 친구가 무척 대단해 보인다.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준 친구야, 고맙다^^
첫댓글 멋진 친구를 두셨군요.
함께 자전거 달리는 모습이 너무너무 좋아 보여요.
참 좋아하는 친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