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드는 나" 활동 일지
작성자 | 박건후 | 참여자 | 김정훈, 임수빈, 김수현, 태야 |
일자 | 24.03.26 | 장소 | 문화공간 디디 |
활동시간 | 14:00 - 18:00 | | |
당일엔 활동 용품을 구매해 가야했기 때문에 디디에 가기 전 다이소에 방문하였다. 원래 계획했던 활동보다 괜찮아보이는 제품이 있어 즉흥적으로 그것을 구매했다. 나무조각으로 만드는 공예였는데, 아이들이 이전 블록활동을 잘 해낸 것이 기억나 이번에도 만들기 활동을 잘 따라 줄 것이라 예상했다.
디디에 방문하여 미리 준비를 해놓았고, 아이들도 차차 순서대로 방문했다. 태야는 우선 교육을 받고, 원래 하고 있던 만들기를 완성하기 위해 물감을 준비해 색칠을 진행했다. 태야는 자신이 선호하는 활동이 분명하고 이를 위해 필요로 하는 재료 또한 모두 숙지하고 있기에 종종 찾아가 칭찬을 해 주는 것 외에는 크게 터치할 부분이 없다. 재능과 열정이 있는 아이여서 이대로 지지를 받는다면 큰 탈 없이 이상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활동이 막바지로 갈 때 즈음에 준비해 간 나무 공예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만드는 과정에서 조각을 떼어내는 등 힘을 쓰는 작업에 곤란함을 겪고, 만들기 또한 예상보다 난이도가 높다보니 점차 흥미를 잃는 모습을 보여 아쉬웠다.
정훈이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오늘은 만난 순간부터 기분이 다운된 모습이었다. 새로운 활동은 대개 흥미를 가지지 않고 접근하는 아이이지만 오늘은 유독 참여와 집중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난이도가 쉬운 작품을 골라 완성까지 차근차근 함께 진행을 해 나갔는데, 도중에 조각을 던지고 힘들어하는 등의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겨우 작품을 다 완성했지만 부술듯 한 액션을 취하는 것이 가슴아팠다. 당시에는 그저 활동에 싫증을 내는 것으로 밖에 생각을 못 했는데, 이후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고 곱씹으니 디디에 오기 이전부터 뭔가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었던 듯 싶다. 진작 낌새를 눈치채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 깊이 들어줄 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노하우를 얻은 것 같다.
오늘은 수현이도 활동을 시키고 보내겠다는 선미쌤과의 결의 덕에 수현이도 잠시 만들기를 함께 했다. 다만 준비한 재료들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더 높았고 설명서 또한 불친절하다보니 아이들은 그저 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독려하고 다시 만들기를 요구하기엔 성인이 하기에도 난이도가 있어 요구할 수가 없었다. 다음에는 준비물 선별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는 요소가 생각보다 의외의 활동에 숨어있기도 하다는 걸 알게됐다. 수현이는 조각을 색칠하고 조립은 내가 맡아서 했는데, 간만에 멘토링을 할 때의 기억이 나 좋았다. 여전히 불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자기 몫은 붙들고 있는게 기특했고, 작년에 함께 프라모델을 조립했던 것을 먼저 기억해 얘기하는 모습도 보여 기뻣다.
수빈이는 조금 늦게 등장해 만들기에 참여했다. 이번에도 수빈이는 교육 등으로 충분히 만들 시간이 부족하여 거의 손도 대지 못했지만, 역시 만들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완성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아마 충분한 시간을 두고 활동했으면 즐겁게 완성까지 마치고 칭찬도 많이 해주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도 선생님들에겐 예의없이 굴거나 날 선 말을 하는 것이 없다 싶이 했는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여전히 그 모습을 잃지 않아 많은 트러블을 빚었다. 아이들 또한 수빈이의 행동에 반감이 있는지 오늘은 정훈이와 수현이가 합심하여 수빈이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장난보단 괴롭힘이라고 보는게 맞겠다. 수빈이의 핸드폰을 가져가 숨기고 모른 척을 하며 돌려주지 않는, 우리 아이들이 평소에도 곧 잘 하던 장난이었다. 다만 가만히 지켜보니 단순 숨기고 돌려주는 장난보단, 악의적으로 속이고 이후 수빈이를 바보 만드는 따돌림의 모습을 담고있는게 문제였다.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 함께 찾아주려 하니 아이들은 내가 찾는 것을 애써 막았다. 물론 결국엔 물건을 돌려주었지만, 모든게 자기 물건을 간수하지 못한 수빈이의 어리석음 탓이었단 듯 종결이 되는게 보기 좋지 않았다. 이또한 어떠한 관점에서는 수빈이의 업보지만, 그 대응으로 아이들이 따돌림을 택하는 것도 옳지 않기에 주의를 줄 필요를 느꼈다. 다만 당장에 누구의 편을 들어 중재하는 것이 상황을 좋게 만들지는 않을 것 같아 아이들의 행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기분이 별로였던 정훈이는 결국 수빈이의 말에 심기가 상해 그대로 집으로 가버렸다. 평소 활동시간을 꽉 채우고도 아쉬워하던 아이가 도중에 집에 간 것은 처음인지라 신경이 많이 쓰였다. 작년까지 두 아이 모두 큰 트러블 없이 사이가 아주 원만했는데, 각자의 성향이 커지고 반이 갈리는 등의 환경이 크게 작용했는지 이제는 작은 균열이 일어나는 것도 보인다.
첫댓글 수현이도 드디어 디디에 와서 활동을 진행했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