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_요한복음 묵상- 호세 꼼블린

[코이네]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 요한 복음의 묵상 --

호세 꼼블린

문흥일 목사 옮김

추천사

호세 꼼블린은 요한 복음의 모든 주제들이 예수라는 인물에 집중되어 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는 철학이나 행동 규칙, 교리 체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것은 예수라는 한 인격체이며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그분의 영향일 뿐입니다. 복음서들 가운데, 요한 복음은 가장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가장 분명하지 않습니다. 꼼블린은 바로 그 모호성을 말끔히 제거하여 요한의 간절한 메시지를 명료하게 밝혀 주고 있습니다.

“호세 꼼블린은 오늘날 해방을 향해 투신한 신학자들 가운데 모범적인 인물입니다. 비록 그가 가끔 문화 중심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할지라도, 그는 항상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학자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삶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으며, 삶 그 자체가 그의 저서를 공동 집필해야 한다고까지 생각합니다. 그는 민중이 학자들을 더욱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성령께서는 현명한 자와 식자에게 계시하지 않는 것을 작은 자들에게는 계시하시기 때문입니다. 호세 꼼블린은 브라질 동북부,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전세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브라질, 오린다와 레시페의 대주교

돔 헬더 까마라

저자의 소개

호세 꼼블린은 벨기에 태생으로 신학자이며 사회 비평가이기도 합니다. 그는 1958년부터 라틴 아메리카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신학 박사인 그는 1972년에 브라질에서 추방당하기 전까지 7년 동안, 레시페 신학원(The Theological Institute in Recife)에서 신학을 가르쳤습니다. 현재 그는 칠레의 탈카(Talca)에 있는 가톨릭 대학교의 교수이며, 또한 루벵(Louvain)의 가톨릭 대학교 교수이기도 합니다. 그의 저서로는 ｢Jesus of Nazareth｣, ｢The Meaning of Mission｣, ｢Theologie de la ville｣, ｢Theologie de la revolutio-n｣, ｢Os sinais dos tempos e a evangelizacao｣ 등 20여권이 있습니다.

목 차

머리말

1.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

이 믿게 될 것이다”

2.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3.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4.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5. “은총과 진리”

6. “심판하러”

머 리 말

요한 복음의 독창성은 바로 이 점에 있습니다: 저자는 어떤 주제들을 예수님에 관한 전승으로부터 발췌하여 이것들을 그 모든 측면과 관계 가운데에서 제시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요한 복음의 전체 내용은 열 다섯 낱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한 복음에 있는 예수님의 강론들은 이러한 열 다섯 낱말들이 서로 맺고 있는 그 모든 있음직한 연관들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열 다섯 낱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119번) 영광(38번)

보내지다(41번) 알다(88번)

사람(35번) 제자들(77번)

세상(77번) 믿다(43번)

행하다(36번) 진리(55번)

일들(21번) 사랑(44번)

표징들(16번) 생명(52번)

증언(46번)

그것은 마치 사도 세대의 마지막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뻗어 나오는 빛을 다음 세대들의 기억 속에 지울 수 없게 심어 주고자 바라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그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평범한 용어로 표현된 가장 근본적인 독창성을 지닌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며 바꾸어 말합니다. 이러한 진술은 동시에 예수님을 찬양하며 그분을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합니다.

요한 복음의 모든 주제들은 예수라는 인물 가운데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메시지는 철학, 법전이나 윤리, 교리, 교리문답으로 제시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예수라는 인물과 다른 사람들에게 미친 그 존재의 영향 가운데 나타납니다. 그러한 존재와 영향을 다음 세대들에게 전해 주는 것이 저자의 목적이었습니다.

그 목적에 따라 요한은 예수님을 비길 데 없이 통전적이면서도 단순한 인물로 묘사합니다. 모든 순간마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상황에서, 그분께서는 항상 자신의 정체성을 잊어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 파송자 이상도 그 이하도 결코 아닌 “파송자”, 두 고정점들을 연결하는 가교로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들을 서로 맺어 주는 친교, 통과, 운동에 의하여 아버지와 세상을 합일하시는 그분.

그러므로 이 저서의 제목이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입니다. 파송의 주제가 첫번 째입니다; 그것은 요한 복음의 메시지를 구성하는 원칙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주제에 관한 우리의 묵상들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파송에 비추어 다음에 나올 주제들을 검토합니다. 왜냐하면 요한 복음에서 그것들에게 특별한 방향을 지시하는 파송이기 때문입니다.

1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

예수님은 누구신가요? 요한 복음은 본래 이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자신께서는, 요한 복음에서, 자기의 이름을 말하거나 자기 자신의 특성을 설명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자기가 누구인지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단지 자기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를 말하였을 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로부터 오셨고 그분께서 보내셨던 분입니다: “나는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 주셨다”(7:29); 아버지께서 그분을 보내셔서 세상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다”(1:11).

“보내신 분”이라는 말은 예수님의 정체를 알 수 있는 명칭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 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을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17:3).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셨다”(17:18)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말하면서 그의 존재 전체를 요약합니다. 제자들은 아버지께서 그분을 보내셨음을 이해한 순간 비로소 그분을 알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17:25). 그가 “보내졌음을” 파악함으로써, 세상은 똑같은 방식으로 오로지 예수님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17:21).

하느님을 언급하면서, 예수님께서는 거의 항상 “나를 보내신 아버지”(5:23, 37), 혹은 단순히 “나를 보내신 분”(5:24, 30; 6:38)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자기를 보내신 분으로 불렸던 것처럼, 그분께서는 자기 자신을 “보내진 자”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나” 대신에, 그분께서는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에 관해서 말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 곧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6:29).

이러한 파송 --하느님께서 “보내셨다”는 이것-- 은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로부터 예수님의 역할을 구별짓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교수가 물리학을 가르치도록 임명되거나, “파송된다면”, 필수적인 것은 물리학입니다. 물리학의 이해가 전달되는 한, 특별한 교수와 교수법들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더욱 간단히 말하자면, 우편 배달부들은, 그들의 개인적인 특성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들이 배달하는 우편물들에 있는 메시지들에 비해 부수적입니다. 우편 배달부들처럼, 그들은 단지 메시지들을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경우, 사실은 그 정반대입니다: 아버지께서 보내셨던 예수님은 메시지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그분 자체가 바로 메시지입니다. 그분께서는 진리를 전달하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바로 진리이십니다. 아버지께서는 인간에게 선물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인간에게 예수님 자체를 보내셨습니다.

더욱이, 우리의 가설적인 물리학 교수와 우편 배달부들은, 그들의 각자 기능들과는 별도로, 우리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개인적인 속성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요한 복음에서, 오로지 그리고 전적으로 보내졌던 분이십니다. 그분의 존재 전체는 하느님과 세상의 친교입니다.

보내졌던 분이라는 예수님의 성격은 요한 복음과 그리스도교 메시지를 해석하는 중심 열쇠입니다. 하느님에 의해 보내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인간이 되는 새로운 길, 혹은 오히려 진정으로 인간이 되는 길을 계시하십니다. 그리하여 요한은 자기 만족과 인간이 되는 것에 내린 인간의 정의들의 천박성을 폭로합니다.

예수님을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로 정의함으로써, 요한은 그가 구원자로 기능하기 시작한 특별한 시점에서 때를 맞춰 세상에 오셨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 정반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내진 자입니다. 그분께서는 과거나 현재나 인간이시며, 인류에게 보내지실 것입니다. 그분의 참된 존재는 파송자입니다. 파송에 의하여 예수님을 정의함으로써, 요한은 진정으로 인간이 되는 길은 하느님에 의해서 보내진 자가 되는 것임을 올바르게 보여줍니다.

우리 인간들은, 적어도 우리 서양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우리를 구분 짓고 분리하는 것에 의해 우리 자신들을 규정하고 인식하기 쉽습니다. “인간됨”에 관한 우리의 의식은 “소유”에 관한 우리의 의식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유에 의하여 자아를 규정한다는 것은 비교적 불충분한 방법입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는 소유에 의하여 자기 자신을 인식함으로써 존재하기 위해 축재해야 한다는 이러한 풍조를 강화시킵니다. 사람은 오로지 그들이 소유한 것에 의해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반드시 이기주의 --사람의 속성들을 오로지 소유 정도로 규정지을려고 하는 욕구 --를 야기시킵니다. 다른 사람들은 자기의 소유와 인간됨에 대한 위협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거부되거나, “울타리 바깥으로 내쫓아내야만 합니다.” 소유로 인하여 인감됨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 생겨난 불안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실제로 자율을 위한 욕구가 인간됨을 소멸시키고 있음을 보지 못하게 되어 버립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와 정반대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자기 자신에게 혹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아무런 소유도 가지지 않으셨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가로막을 어떤 장벽도 쌓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전적으로 하느님께서 자기 자신을 세상에 전달하는 통로이셨습니다. 자율은 예수님과 정반대 되는 명제이었습니다.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만남이 이루어졌으며, 그분께서는 이러한 운동 가운데 존속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아버지와 세상을 향해 개방하셨으며, 자기 자신 안에 폐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관계 그 자체로 존재하셨으며, 바로 아버지와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존재 혹은 인격이셨습니다. 바로 그것이 예수님의 파송이었으며, 그 파송이 발휘되는 가운데 그분의 진정한 인간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분의 길은 인간이 되는 “파송자”의 길이었습니다.

복음서 이야기의 어떤 부분도 자기 일에 몰두하신 예수님을 결코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가진 그의 관계들에 상관없이 단순히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분을 로고스(Logos), 즉 “말씀”, 혹은 “음성”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말을 하거나 들으실 때에도, 항상 말씀이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을 울리는 공명체이셨습니다. 말씀이신 것을 제외하고, 예수님께서는 결코 어떤 존재도 아니셨습니다.

분명히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이기주의와는 정반대이신 명제이십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사랑은 미덕, 책임, 야망, 도전 혹은 만족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사랑은 단지 “나”의 완성입니다. 그것은 결코 “나”의 내용 전체이거나 정의가 아닙니다. 예수님께 있어서 사랑과 자아는 하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립되고, 그의 사랑에서 분리된 어떤 개인적인 자아도 지니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유일한 파송자라는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요한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유일무이하게 하지 않으셨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그와 반대로, 파송이라는 예수님의 존재 양식은 모든 제자들을 위한 모델을 준비하였음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 가장 완전하고 근본적인 의미에서 이해하여야 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17:18); 그리고 부활하신 후에: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0:21), 바꿔 말하면, “아버지께서 나를 파송자가 되게 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파송자들이 되게 한다.”

요한 복음에서 예수님의 진술, 교회의 진술, 그리고 제자들의 진술 간에는 어떤 차이점도 전혀 없습니다. 그리스도론은 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예수님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역시 제자들과 교회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분께서는 들으셨다

파송자들은 맨 먼저 아버지를 향해 있는 사람들, 전적으로 그리고 계속 깨어 있으며 완전히 그분께 받아들여진 사람들,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기들 자신의 것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고, 오로지 자기들이 받은 것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인식들은 일상적이거나 일반적인 인간 인식들과 전혀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인격을 “우리들의 것”으로 생각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맞서서 보호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여깁니다. 우리는 인격을 내재(內在)와 혼동합니다. 과학과 철학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의 표현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하기란 매우 간단합니다: 우리는 이미 진리라고 여겨지는 것과의 적합성 여부를 어떤 새로운 생각이나 메시지의 기준으로 삼아 버립니다. 그리하여 진리를 향한 탐구는 우리가 이미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의 개정에 지나지 않게 되어 버리며, 지혜는 결코 새로운 것일 수 없는 것을 아는 데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태도를 뒤집을려고 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진리를 향한 탐구에서 자아를 넘어서고, 초월적인 진리에 희망을 걸며 그 진리를 잘 받아들이고자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가 누구인지에 관해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자기가 받은 것에 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복음은 내재(內在)를 아주 부인합니다: 어떤 사람도 자아에 관한 반성에 의해서 하느님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인간을 관조함으로써 하느님을 알 수도 없습니다. 자아를 관조하는 사람은 단지 자아와 허무만을 발견할 뿐이지, 하느님이나 인간에 관하여 아무 것도 전혀 배우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부정은 아주 철저합니다: “아버지를 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이밖에는 아버지를 본 사람이 없다”(6:46). 유다인들 자신들은, 매일매일 성서의 말씀을 묵상하는 데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그 말씀을 소유물과 그들 자신의 이익으로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그들은 분명히 그 말씀을 묵상하였지만, 그 말씀을 계산하여 그들 자신의 음성만을 듣는 소유물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고 믿었지만, 단지 그들 자신의 말만 듣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들 자신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되며 순결한 희망 가운데 정결한 귀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며, 새로운 것을 받고 싶은 마음도 필요합니다. 유다인들을 향한 예수님의 비난은 그들을 더욱더 분노케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마음속에 아버지의 말씀이 들어 있지 않다”(5:37-38).

성서를 탐구하는 것으로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교회 그 자체가 그리스도교권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그 소유물로 처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그 자신의 제도권 안에 가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들 안에 하느님의 얼굴을 지녔다고 믿으면서, 마침내 그들 자신에게 신실하는 것이 하느님께 신실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교회는 하느님을 섬기는 그것의 봉사가 그것 자체를 영속시키고 증대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이 듣고 배우기를 중단하고, 그 대신 그것이 이미 들었던 하느님의 말씀을 그것 자체에 반복하기 시작한 순간 그것은 그분을 알지 못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 듣고 본 분이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살아가신 분이셨습니다. 그분께서 가진 모든 것은 받은 것입니다: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17:8). 그분께서는 자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에게 내 아버지에게서 들

은 것을 모두 다 알려주었다(15:15).

나는 내 마음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어떻게 말

하라고 친히 명령하시는 대로 말하였

다...그래서 나는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나에게 일러주신 대로 말하는 것뿐이

다(12:49-50).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그대로 할뿐이지 무슨 일이나 마음대

로 할 수는 없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다(5:19).

나는 무슨 일이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그저 하느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이기

때문에 내 심판은 올바르다(5:30).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 하시는 말

씀은 곧 하느님의 말씀이다. 하느

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을 아낌없

이 주시기 때문이다(3:34).

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자기들이 행동하거나 존재한 모든 것을 시작하였다고 믿게 됩니다(비록 그들이 그와 같이 말할 만용을 갖고 있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와는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자기가 행하거나 말하고 혹은 자기 자신에게서 생겨난 것에 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자기의 존재 전체를 아버지께 돌렸습니다. 그 파송자는 자아의 어떤 것도 전달하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께 받고 있는 것만을 전해 주십니다.

우리는 안다

우리들 대부분은 우리가 우리의 깊은 불안과 우리 지식의 무용함을 은폐시키고자 원하면서, 자율적이고 폐쇄되어 있고, 개인적인 세계 --다시 말해서, 이기적인 세계 --를 창출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안전은 이 세계 안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리는 외부의 메시지들이나 의문 제기에 맞서서 그것을 격렬하게 옹호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메시지가 외부로부터 왔으며 인간의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자기의 말에게는 근본적인 권위가 부여되어 있고, 그것이 자기 자신으로부터가 아니라 아버지께로부터 생겨났기 때문에 파괴될 수 없음을 정확히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의 사명은 세상에게 아버지의 권능과 권위를 전달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투명한 창문을 지나 비추는 햇살처럼 아버지의 메시지는 그분을 통하여 세상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폐쇄되고, 자율적인 세계의 거짓된 안전이 필요 없었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너무나 자유롭고, 개방되고, 안전하셨습니다. 마술적인 힘이나 방법의 담지자들로서가 아니라, 그들과 그들의 행동을 통하여 아버지의 메시지를 전해 주며, 아버지께서 그들을 통하여 그의 권위를 확증 하심을 아는 사람들로 그들을 그 자신의 형상 가운데에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제자들을 향한 그분의 목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모든 것을 물려받은 아들이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친히 하시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5:20).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으니 내가 비록 나

자신을 증언한다 해도 내 증언은

참되다(8:14).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

하고, 우리의 눈으로 본 것을 증언

하는 것이다(3:11).

하늘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

에 계시며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

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3:31-32).

나는 그분에게서 왔고 그분은 나를

보내 주셨다(7:29).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알고 있다(8:55).

나는 나의 아버지께서 보여 주신

것을 말한다(8:38).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

를 모르지만 나는 아버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도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17:25).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 안에 아버지에게서 받은 선물과 그 선물의 증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관계로,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이름을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의 손에 맡기셨다”(3:35). 아버지의 사랑은 결코 부족하지도 않고, 소유하는 데 함께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주시는 사랑이었습니다. 자기 자신 안에서 아들은 아무 것도 아니었으며 아버지께서 원하실 수 있는 것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분께서는 받았던 선물이셨으며, 사랑은 독특한 관계와 서로 관계 있는 두 태도들 가운데 있었습니다: 주고자 열려 있는 태도와 받고자 열려 있는 태도.

예수님 안에 있는 아버지의 사랑과 그의 사랑 안에 있는 아버지가 명백해졌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필립보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었습니다: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니 무슨 말이냐? 너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다”(14:9-10).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그 자신을 아신 것만큼 아버지를 알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또한, 제자들도 --혹은 우리 자신들도 --아버지의 자기-지식에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따로따로 구별된 현실의 외부 관찰자들처럼 “객관적으로” 나 “학문적으로” 우리는 아버지를 알 수 없습니다. 아버지에 관한 객관적인 지식이란 결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아들로서, 받았고 들었으며 보았던 자로서 겪은 그의 경험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그의 사랑을 아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사랑 받음으로써 그리고 지식을 받음으로써 이 사랑을 아셨습니다. 아들이 아는 것처럼, 그의 사명의 원인과 내용으로, 그가 전해 준 모든 것의 현실의 권위와 원천으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아셨습니다. 아버지에 관한 그분의 지식은 그의 사명에서 본질적인 것이고 그 사명 가운데에서 경험되었습니다.

파송자 상태로 살아가는 행동을 통하여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그의 사랑을 깨달았습니다. 그러한 이해 가운데, 그러한 계속적인 주의 가운데, 아버지의 지식을 받기 위해 필요한 자아를 비워버리는 것을 통하여 그들은 그분을 알았습니다. 그들의 사명과 “보내졌다”는 그들의 상태를 통하여 그들을 위한 예수님의 기도를 깨달았습니다: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17:9); “이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이며 또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이 사람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17:23).

제자들을 위한 아버지의 사랑은 예수의 사랑을 통하여,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나타내졌으며 전달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였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제자들의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을 모두 드러낼 것입니다. 사랑의 흐름은 각자가 주기 위해서 받는 것 가운데 일어납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15:9);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5:12).

교회는 아들의 사명에 참여합니다: 그 기능은 아버지의 권위를 통해서,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만 생명을 가질 뿐이며, 아버지에게서 항상 말씀을 듣고, 아버지의 사랑의 계시를 전하는 명료한 매개체입니다.

교회 그 자체가 비록 제도와 공동체라는 특징들을 모두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 자체는 제도나 공동체가 아닙니다. 교회의 정당성은 그 사명에 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뜻을 세상에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만약 교회가 그것 자체를 제도로 만든다면, 그것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계속되었던 것처럼 계속될 뿐입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들을 그 자신의 소유물, 법전, 관습, 그리고 동일시될 신조 정도로 변질시켜 버립니다; 그것은 하느님을 묵상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사실 그것은 그것 자체를 묵상합니다. 교회는 평범한 의미에서 도대체 공동체 이하입니다: 그것의 진정한 존재성은 어떤 사람으로 함께 되는 것으로부터가 아니라 아버지의 말씀과 사역(事役)에 함께 순종하고 따르는 것으로부터 유래합니다. 아버지의 권위에 관한 인정은 교회가 공동체라는 유일한 의미를 규정합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공동체인 교회는 인간 공동체들이 통제되는 것처럼 결코 통제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말씀과 세상에 개방한 정도만큼 그들은 진정으로 인간이 되어 갑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을 향해 개방성을 함유한 것을 결정해야 합니다.

그분께서는 세상에 오셨다

세상에 오심은 사명의 세번째 국면으로, 보내진 것으로 시작하여 항상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통하여 계속되는 운동을 완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내졌으며, 그분께서는 자기의 사명을 성취하셨습니다: 그분께서 오셨다. 요한 복음은 그의 “보내지심”과 수용성을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예수님의 오심도 강조합니다: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16:28);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와 여기와 있으니....나는 내 마음대로 온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을 믿습니다”(11:27). “내가 왔다” 와 “나는 세상에 왔다”는 표현은 사명의 세번째 측면을 나타냅니다. 보내지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세상에 오셨다는 것은 예수님의 존재 방식을 규정합니다: 그분께서는 영원히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어디로 오셨습니까? 그분에게 전혀 새롭지 않는 세상으로 오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이미 “세상에 계셨기” 때문입니다(1:10).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1:3);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다”(1:11).

그러나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으며”(1:11)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1:10). 그분을 기대하거나 알아보거나 혹은 영예롭게 맞아 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분께서 사람들 가운데 오셨지만 그들은, 대부분, 예수님의 말씀과 그들 자신의 가장 깊은 자아들 사이에 있는 정확한 일치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초대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오셨습니다. 파송자는 초대나 호의적인 영접 가능성을 무한정 기다릴 수 없습니다. 사명은 그 순간을 기다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순간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자신의 행동에 의해 그 자신의 순간을 창출해야 합니다.

현대의 인간 학문들은 문화들 사이의 차이점들과 그것들 간의 교류의 어려움들을 강조합니다. 확실히 언어의 역사는 개별적이고, 비교적 독립적이며, 상호 대립적인 문화들을 시사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론에 따르면, 완전히 인간 문화의 외부에서 생겨난 그리스도교는 학문에 의하여 이 세상과 양립할 수 없으며 전혀 이 세상에게 이해될 수 없는 것으로 비춰질 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문화적 불투과성의 원리로 말미암아 교회는 종종 만약 유유상종하지 않으면 복음화가 결코 성공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와 정반대로, 복음서는 근본적인 복음화가 오로지 이방인같은 작업으로 될 수 있을 때 성공함을 제시합니다. 흔히 유유상종의 메시지는 독백의 형태가 되어 버립니다: 청중들은 유쾌하고 만족하면서 듣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기들 자신의 말을 듣고 그들 자신만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어떤 복음화도 불가능합니다. 어떤 인물께서 청중에게 전례 없는 요구를 하는 소식을 가지고 외부에서 들어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이방인이셨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파송자들은 이방인들이어야 합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고립 상태를 숨길려고 애쓰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제자들을 오로지 그들 자신의 민족에게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민족들에게도, 그들에게 전혀 낯설은 백성들에게도 보내셨습니다.

그러나 선교는 두 문화들의 만남이나 한 문화에서 다른 문화에로의 이행이 아닙니다. 선교는 어떤 문화를 넘어서는 지점 --아버지의 사랑 --에서 출발하여, 사람들과 함께 그 모든 방어 체계들과 어떤 문화를 넘어서서 완전히 무장 해제시켜 개방하며 서로서로 받아들이는 지점에 이르는 운동입니다. 문화의 구성 요인들은 복음화 과정을 도울 수 있지만, 종종 그것들은 그 과정을 돕기보다는 더욱 방해하기도 합니다. 선교를 믿는다는 것은 진정으로 인간이 될 가능성을 믿는 것이며 하나의 문화에 특별하지 않고 진정으로 그리고 보편적으로 인간적인 작업들을 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행동들과 존재 방식은 특별한 문화의 표현들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현실을 전해 줍니다. 또한 선교를 믿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근본적인 개방성, 그들의 문화와 모든 문화 외부로부터 들려 오는 메시지들을 받을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선교를 믿는다는 것은 인간이 그 자신 안에 감금되어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 존재의 전체를 받은 아버지와 연결되어, 자기 존재의 전체를 전해 준 세상과 연결되어 살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하나의 존재 양식 안에 두 배로 순종하고 신실하셨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세상으로 나아가 아버지의 메시지를 전적으로 통과시키고 전달하는 섬김으로. 파송자들은 그들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보고 듣게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고 싶어함을 보고 듣습니다. 요한 복음에서 말해지는 사랑은 결코 윤회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전진하는 흐름이며 교류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한 사람이 받은 것을 전해 주는 것이고; 원래부터 자기의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준 것을 주는 것이며; 받은 것을 교류하는 것이므로, 아버지에게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운동이 계속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다”(10:30),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10:38)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17:21). 이러한 합일은 동일성으로의 환원이 아닙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존재하는 합일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 보낸 자와 보내진 자 사이의 교류의 운동에서 생겨납니다; 그러한 존재의 두 가지 양식들은 상호 보완하며 역동적인 합일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와 똑같이 예수님께서 기도하신 모든 사람들 간의, 아버지와 아들과 모든 사람들 간의 합일은 동일성이나 유사함이 아니라 신적 사랑의 윤회와 운동에서 생겨납니다.

제도권에서, 합일은 똑같은 구조에게 모두 순종하고, 관습으로 변형된 똑같은 태도들을 모두에게 강요한 결과로 생겨납니다; 제도권으로부터 권위가 파생되며, 지도자들은 마침내 제도권의 충복들로 전락해 버립니다. 공동체에서, 합일은 모든 구성원들의 이익을 수렴하거나 일치시킨 결과로 생겨나고, 권위는 공동 의지에서 파생합니다; 지도자들은 공동체 일원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합일은 아버지에게서 세상으로 나아가는 운동으로부터 파생됩니다. 모든 구성원들은 그러한 흐름 가운데 있는 연결 고리입니다.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습니다; 아들 안에서 드러난 아버지의 사랑은 다른 사람들의 중재에 의해서 각자에게 전달됩니다. 모든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현현체인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깊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이러한 합일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실하게 받아들여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고자 바라는 바램에서 생겨납니다.

그리스도의 빛은 우리 자신의 사상들의 메아리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낯선 모습으로 다가와 전혀 다른 억양으로 말을 건네며,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비추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를 개방시키면서, 그것은 우리 자신들의 은폐물들을 치워버립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타난 아버지의 사랑에 관한 은유인 그리스도의 빛은 우리들로 하여금 우리 자신들이 아니고 우리 자신들을 닮지 않는 사람들을 사랑하게 하고, 그들이 영원히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비록 다른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하게 함으로써 합일을 창출합니다. 이러한 합일로 말미암아 경계들 --우리를 아버지의 뜻으로부터, 그리고 서로 서로로부터 분리시키는 경계들 --은 두 배로 폐기되며 아버지와 서로 서로에게 두 배로 신실하게 됩니다. 그것은 그 바램이 아버지에게 있는 사랑을 전달한 결과로 산출된 합일이며, 인간 지도자들은 오로지 그 달성에 있어서 촉매제나 작인(作因), 혹은 안내자의 역할만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을 파송자로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님 자신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 사람들은 나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아 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요한 17:7-8).

2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께서는 사람들 모두를 너무나 잘 아셨다

선교는 항상 승리에 찬 행진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열광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면, 파송자는 이러한 열광이 피상적이거나 오해된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아버지나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나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선교는 문화적인 장벽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완전한 무지를 극복해야 합니다.

요한의 언어에서 세상은 사람들이고, 유다인들은 모든 백성을 나타냅니다. 유다인들에 의한 예수님의 거부는 세상, 즉 모든 백성에 의한 그의 거부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과 유다인들 사이의 갈등에 관한 요한의 이야기는 실제로 인간의 현실 드라마에 관한 은유입니다: 그것은 역사의 특별한 에피소드였지만, 모든 세대들과 모든 백성들 가운데에서 일어났었고 일어날 것을 포함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오로지 깨달음으로써 세상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버지나 아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들도 알지 못합니다. 유다인들은 그들 자신의 심정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아브라함과의 육신적인 혈연관계로 인하여 아마 그의 공로와도 영적인 유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을 경건하고 종교적인 사람들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우리 조상은 아브라함이다”(8:39). 그들은 하느님 말씀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 자신들을 하느님의 자녀들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유권은 종교적인 자기-기만 뒤에 실제적인 불경건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생아가 아닙니다! 우리 아버지는 오직 하느님 한 분이십니다”(8:41).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그들 가운데 있는 우리 모두의 정체를 꿰뚫어 보셨습니다: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8:44).

모든 문화는 현실의 해석이며, 모든 문화 해석의 주요 부분은 현실의 왜곡으로서, 그 구성원들이 알지 못하거나 알고 싶지 않는 진리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합니다. 각 개인들 뿐만 아니라 그룹들도 그들의 실제적인 자아들을 다른 사람들의 이목과 그들 자신의 것에서 가리기 위해, 이데올로기들이나 외모들을 정교하게 분장하면서 그들의 심리적인 에너지의 상당량을 소비합니다. 이러한 자기-방어는 거짓들로 꾸며져 있는데, 그 거짓들은 사람들이 스스로 그들 자신의 평온을 확보했다고 말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큰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현실로부터 은폐하거나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서 그들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 낸 몇몇의 그 환상들을 학문적이고 철학적인 비판은 천천히 그리고 어렵게 밝혀 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완벽하게 그리고 즉시 그것들을 드러내 버렸습니다. “악마는 정녕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에(8:44), 세상을 의미하는 유다인들은 악마의 자식들이며, 그들은 안락하고 안전하기 위해서 거짓으로 삽니다.

우리 모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유들, 동기들,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들로부터 은폐하기 위한 정당화들, 우리 자신들의 비겁, 불신, 그리고 사랑의 부족 등을 정교하게 꾸며댑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들, 사회들, 계급들과 정권들은 불의, 지배와 다른 사람들의 착취를 옹호하고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데올로기들을 만들어 냅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러한 거짓들은 자발적이고 무의식적입니다. 거짓으로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알아차릴 수 없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아브라함의 자손”이나 “하느님의 자녀”라고 믿습니다. 자기 자신의 거짓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사람들은 이미 구원의 길 가운데 있어야 합니다. 무죄에 관한 의식은 영혼에 있는 거짓의 가장 분명한 표현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위선들이나 군중의 열광적인 표현들에 의해 기만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셨다. 그것은 사람들을 너무나 잘 아실뿐만 아니라 누구에 대해서도 사람의 말은 들어보실 필요가 없으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이었다”(2:24-25).

복음서에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세상에 관한 예수님의 지식을 보여줍니다. 그분께서는 바리사이파 사람인 니고데모의 상식적인 도전에 의해 흐트러지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이러한 상식이 본질적인 것의 무지를 위장하고 있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너는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이면서 이런 것들을 모르느냐?”(3:10). 니고데모 자신은 자기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 안식일에 삼십 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를 낫게 하여 병이 나은 그 사람이 요를 걷어들고 걸어갔기 때문에 분노한 유다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너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5:42)고 대꾸하셨습니다.

보리 빵과 작은 물고기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군중들을 열광케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반응의 천박성을 알고 계셨습니다.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6:26). 그후에 그 표징들을 설명하는 강론이 있었으며, 제자들은 수군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못마땅해 하는 것을 알아채시고 ‘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6:61-64). 복음서 저자는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며 자기를 배반할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다”(6:64)고 덧붙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열 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열 둘은 내가 뽑은 사람들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가운데 하나는 악마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유다는 비록 열 두 제자 가운데 하나였지만 나중에 예수를 배반할 자였다”(6:70-71). 그들 자신들이 그들의 의도들을 알아차리기 전에 그들이 그를 잡아죽일려고 한다고 그분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을 높이 들어올린 뒤에야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8:28); “너희는 아브라함의 후손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죽이려고 한다. 너희에게 내 말을 받아들일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8:37).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1:5). 비록 빛의 존재가 어둠의 정체 --무지와 비진리 --를 밝히 드러냈다고 할지라도, 세상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명백하게 진리를 선포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이데올로기들이 자기를 섬기는 거짓들임을 폭로하셨지만 세상은 듣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려버렸습니다. 요한 복음은 유다인들만을 정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에 의해 인류에게 예시하기 위해서 유다인들의 몰이해를 줄기차게 그리고 명백하게 지적합니다. 성서를 받았던 유다인들이 만약 그렇게 이해할 수 없었다면, 세상의 나머지 사람들이야 얼마나 더욱 몰이해하겠는가!

세상은 보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그 자신의 실패를 보지도, 이해하거나 인식하지도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직면한 공허한 몰이해는 그 당시의 종교들의 거짓됨을 폭로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진정한 지식에 관한 것은 조금도 없었지만, 하느님에 관한 다양한 오해들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그들이 그분을 알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고 있다는 믿음 안에서 평온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운데 아무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교도 마찬가지로 진정한 하느님에 맞서는 인간의 방어 기제로 타락하기 쉽습니다; 예수님을 섬기는 우리의 예배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우리가 세우는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은 하느님의 진정한 존재에 맞서서 그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하느님께 기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역시 그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 기원하는지 모릅니다. 요한 복음은 마태오 복음서에서 서술된 눈먼 자와 무지한 자에 관한 실생활의 예들을 제시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언제 굶주리고 목마르셨으며, 언제 나그네 되시고 헐벗으셨으며, 또 언제 병드시고 감옥에 갇히셨기에 저희가 모른 체하고 돌보아 드리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마태 25:44).

예수님의 적대자들은 일반 범죄자들, 유명한 배신자들, 공적인 비행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그들은 존경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공동체의 중진급들이고 유명 인사들이었습니다. 공동체의 기준으로 볼 때 그들이 천박하고, 무식하며, 비도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공동체의 존경할 만하고, 유식하며, 덕망 높은 구성원들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그들은 예수님을 배척하거나 저주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의 배척은 그들이 사회적으로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거짓된 이데올로기와 이기주의를 옹호하기 위해서 사회적인 권력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 가운데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유다인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다”(3:1). 그러나 그의 지혜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자 마자 비틀거렸습니다. 니고데모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3:9) 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너는 인습적인 지혜를 포기하고 공적인 견해를 폐기해야 한다고. 그러나 니고데모는 그러한 비정통 신앙 교리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두려워하여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을 축출해 버린 사건도 마찬가지로 공동체를 당황케 하였습니다. 그러한 처사는 그들의 종교 개념에 맞아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예수님께 이럴 권한이 있음을 증명해 보라고 요구하였으며(2:18), 그 처사를 이해하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의 대답도 이해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안식일에 그분께서 병을 고쳐 주신 것으로 인하여 그들은 똑같이 걸려 넘어졌습니다(5:16; 9:16). 마침내,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그 날부터 그들은 예수를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정치적인 측면으로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정치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것은 잠재적으로 불길한 것이었습니다(11장).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위선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가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와 인격들은 예수님의 존재 방식을 위한 어떤 범주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할 수가 없었습니다.

8장에는 예수님과 바리사이파 사람들 사이에서 오고 간 기나긴 대화가 있지만, 그것은 그들 사이에서 대화가 불가능함을 드러내 주는 대화에 불과합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으며 이해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당신이 당신 자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 됩니다’ 하며 대들었다”(8:13); “그들은 ‘당신 아버지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8:19).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한 말을 다 듣고 나자 결국 그들은 “그러면 당신은 누구요?”(8:25) 라고 물었습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그들의 개인적인 평정과 그들 사회의 평형 상태가 근거를 두고 있는 체제를 완전히 파괴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이러한 무능력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고쳐 볼 도리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분께서 설명하면 할수록,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점점 더 이해하지 못하고 헤매었습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친히 나

를 위하여 증언해 주셨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 더구나 아버

지께서 보내신 이를 믿지 않으므로

마음속에 아버지의 말씀이 들어 있

지 않다(5:37-38).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왔지만

너희는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 딴사람이 자기 이름을

내세우고 온다면 너희는 그를 맞아

들일 것이다(5:43).

하느님께서 보내신 자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고 온 자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어떻게 더욱 신뢰할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 자신들과 비슷한 그 사람은 그들의 신앙이나 삶의 방식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들의 언어로 말할 것입니다; 그들은 그 사람 안에서 그들 자신의 사상들을 확인할 것입니다. 그들은 세부 사항들에 있어서는 일치하지 않지만 주요 원칙들에 있어서는 일치하며, 그들의 사고 범주들도 동일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원칙들을 반대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데올로기 전체를 말살해 버렸습니다.

“너희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8:14).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할뿐더러 나의 아버지도 알지 못한다”(8:19). “너희는 왜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느냐? 내 말을 새겨들을 줄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냐?”(8:43).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목자와 양의 비유를 말씀해 주셨지만 “그들은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10:6).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14:17) 세상이 받을 수 없는 진리의 성령도 결국 그들은 분명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죽이고자 음모를 꾸미면서, 그들은 심지어 결국 그의 제자들도 죽이고자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하고도 그것이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올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도 나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짓들을 하게되는 것이다”(16:2-3).

세상에 관한 예수님의 경험 전체는 마지막 만찬에서 올린 그의 기도 가운데 요약될 수 있었습니다: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모릅니다”(17:25). 세상의 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것의 무능력이 너무 깊어 악마의 자식들인 그들은(8:44) 예수님을 진실로 마귀 들린 사람이라고 고발하였습니다: “유다인들은 ‘당신은 사마리아 사람이며 마귀 들린 사람이오. 우리말이 틀렸소?’ 하고 내대었다”(8:48). “이제 우리는 당신이 정녕 마귀 들린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소”(8:52).

세상의 몰이해는 단순히 지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완전한 배척, 그것을 방해하고 불안하게 하는 낯설은 존재를 사회와 인간 그 자체로부터 제거하고자 원하는 바램입니다. 유다인들은 즉시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인식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처음부터 그들이 자기를 죽이지 않을 수 없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므로 세속적인 성공 --세상에서 많은 환영, 호의, 그리고 영예 등--을 거둔 어떤 교회나 메시지나 복음을 우리는 자동적으로 의심을 품어야 합니다. 만약 사람들이 우리를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불의를 조장함으로써 그들의 안전과 평온을 재 강화하는 거짓 논리들과 이데올로기들을 오로지 우리의 말들이 반복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장 완전한 정의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요?

결코 해석을 남용하지 않으면서, 요한 복음은 어떤 개인들에게 예수님의 죽음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복음서 저자는 그 죽음의 책임을 하느님에 대한 세상의 배척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를 죽이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예수께서 안식일 법을 어기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하시며 자기를 하느님과 같다고 하셨기 때문이다”(5:18). “그 뒤에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이 자기를 죽이려고 했으므로 유다 지방으로는 다니고 싶지 않아서 갈릴래아 지방을 찾아 다니셨다”(7:1). 나중에 그분께서는 초막절 명절날 때 성전으로 올라가셔서 유다인들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도대체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죽이려 하느냐?’ 군중들은 ‘당신이 미치지 않았소? 누가 당신을 죽이려 한단 말이오?’ 하였다”(7:19-20).

사람들은 알지 못하였지만, 예루살렘 사람들 중에서 더러는 알았으며 당국자들이 그분께서 계속 말하도록 놓아두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유다인들이 죽이려고 찾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 아닌가? 저렇게 대중 앞에서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 데도 말 한 마디 못하는 것을 보면 혹시 우리 지도자들이 그를 정말 그리스도로 아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리스도가 오실 때에는 어디서 오시는지 아무도 모를 것인데 우리는 이 사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다 알고 있지 않은가?”(7:25-27). 그러나 그러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제들은 예수를 잡아오라고 성전 경비병들을 보냈다”(7:32). 몇 사람은 예수님을 잡아가고 싶어하였지만 예수님께 손을 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7:42-44). 요한은 “아무도 그를 잡지 않았다. 때가 오지 않았던 것이다”(8:20) 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때부터 예수님의 강론들에 관해서 공동체의 두려움과 분노가 점점 크게 불타올랐습니다: “그들은 돌을 집어 예수를 치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피하여 성전을 떠나 가셨다”(8:59).

드디어 그 때가 다가왔습니다. 라자로를 다시 살림으로써 예수님의 죽음이 결정되었으며, 백성의 지도자들은 그분을 체포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복음서 저자에 따르면, 그 후 즉시, 가까이 다가오는 시간을 알려주는 증거들이 증가하였습니다(11:47-57; 12:7, 9-11, 27-28, 31-26; 13:1, 21-30). 수난과 죽음에 관한 복음서 저자의 설명은 백성의 지도자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제들이 주도면밀하게 예수를 감시하였고, 로마 지배자에게 그분을 넘겨주어 십자가형으로 처형하도록 했음을 보여줍니다.

수난에 관한 이야기는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와 세상 사이의 갈등, 상반, 반목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1:10).

공동체 지도자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제들은 분명하였으며 예수님을 처형시킬려는 필요에 따라 담합하였지만, 민중은 불확실하고, 혼동되고, 예수님 때문에 그들의 의견들이 서로 갈라졌다고 요한은 분명히 말합니다(7:12, 43). 기적들을 행하시는 것을 보고 예수님을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시려는 그들의 천진난만한 열광은 점점 혼란과 동요로 변해 갔습니다: “군중 사이에서는 예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그는 좋은 분이오’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니오, 그는 군중을 속이고 있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유다인들이 두려워서 예수에 관하여 내놓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7:12-13). “사람들 중에는 ‘저분은 분명히 그 예언자이시다’ 또는 ‘저분은 그리스도이시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있겠는가? 성서에도 그리스도는 다윗의 자손으로 다윗이 살던 동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하고 말했다. 이렇게 군중은 예수 때문에 서로 갈라졌다”(7:41-43).

예수님께서 과월절 마지막 날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셨을 때, 예수께서 라자로를 무덤에서 불러내어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실 때 그 자리에 같이 있던 사람들은 예수를 맞으러 나가서 그 성까지 그분을 환호하며 동행합니다(12:12-19). 그러나 예수님께서 체포당하였을 때, 그들은 항의 한 마디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계획적인 박해자들이 아니었지만, 당국자들 앞에서는 두려워하였습니다. 예수님을 잡아죽이려는 역사적인 지도자들이 하느님에게 맞서는 모든 사람을 상징하는 것처럼, 그분에게로 무리 지어 몰려갔다가 그분을 버리고 도망갔던 민중은 비겁하여 범죄를 공모한 세상을 상징합니다.

제자들도 역시 세상의 한 측면을 상징합니다. 심지어 그들조차도 예수님의 가장 심오하고, 근본적이며, 비유적으로 말씀하신 강론들을 이해하는 데 실패하였습니다: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6:60). 예수님께서 거의 확실한 죽음을 직면하려고 하였을 때, 토마가 자기 동료인 다른 제자들에게 “우리도 함께 가서 그와 생사를 같이합시다” 하고 말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실제로 체포당하였을 때,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도망쳐 버렸으며, 이 두 사람 가운데에서, 베드로는 나중에 두려움에 젖어 그분을 부인하였습니다.

어둠의 세력

세상의 몰이해,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그 실패의 까닭은 무엇이었습니까? 왜 지상의 모든 민족들을 상징하는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배척하였을까요? 이러한 질문은 요한 복음의 주요한 주제들 가운데 하나이며, 예수님 자신께서 다양하지만 보충적이고 수렴적인 대답들을 해준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3:20-21). 아들과 아버지의 속성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들 자신들이 예수님 안에 있음을 깨닫고 그분에게로 나아가지만, 사랑이 부족한 사람들은 예수가 낯설고 자기들의 비위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부족한 세상은 파송자가 아니고, 사랑을 전달하는 연결 고리도 아니기 때문에 예수님을 인식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세상은 하느님의 아들과 완전히 정반대적인 것입니다: 그것은 그것 자체만을 위해 살아가며 본질적으로 그것의 구원을 추구합니다. 거기에서 그것의 구원을 추구하면서도 결국은 상실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이것을 먼저 말해 주셨습니다: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 새로 나야 된다는 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3:6-7). 세례자 요한은, 그 자신의 제자들에게 예수에 관하여 말하면서, 똑같은 사상을 다른 이미지들로 표현하였습니다(3:31). 이러한 이미지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위”에서 오시고, “성령”으로 나신 그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속성에 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성령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예수님과 똑같은 속성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

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

로 판결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

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

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

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3:19-21).

어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악한 일”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과 정반대입니다; 또한 그것들은 예수님의 불신과 배척을 드러냅니다. 예수님에 관한 지식과 믿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온” 사람들의 그 모든 행실들 가운데 있습니다. 예수님께 가는 사람은 누구든지 동질성, 근본적인 존재의 유사성으로 인하여 그와 같이합니다. 그분을 미워하고 멀리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의 존재가 근본적으로 예수님의 존재와 양립할 수 없음을 그것에 의해서 보여줍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파송과 파송자에게 정반대적입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분리된 이기주의 안에 고립된 피조물들입니다.

8장의 커다란 논쟁은 이 주제들을 전개합니다: “너희는 아래에서 왔지만 나는 위에서 왔다. 너희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만 나는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다”(8:23). 이러한 진술은 문자적인 것이 아니라 은유적인 것입니다; 이것은 근원의 분리된 장소들이 아니라 대조적인 존재 방식들을 언급합니다.

세상에 속해 있다는 것은 악마의 자손이 된다는 것이며, 창세기 1장에서처럼 악마는 죽음이고 거짓이며 거짓에 의해 사망을 가져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

리 쪽에서 본 적이 없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

을 할 때마다 제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정녕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진리를 말한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너희

가운데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고

증명할 수 있느냐? 내가 진리를

말하는데도 왜 나를 믿지 않느냐?

하느님에게서 온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너희가 그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은 너희가 하느

님에게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8:44-47).

또한 세상에 속한 사람은 누구든지 거짓말쟁이, 즉 진리를 배척합니다. 그리고 진리를 배척함으로써 사람들은 만약 직접적으로가 아니면 간접적으로 살인자가 되어 버립니다. 복음서 전체는 사람들이 직접 살인하지 않고서도 구체적으로 살인죄를 어떻게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세상 가운데 머무르다

예수님과 세상 사이의 대립은 역사의 영속적인 차원입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도 나를 먼저 미워 했다는 것을 알아두어라. 너희가 만일 세상에 속한 사람이라면 세상은 너희를 한 집안 식구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가려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15:18-19). 오로지 파송의 존재만이 세상으로 하여금 “세상”, 즉 하느님과 다른 것임을 알게 해줍니다. 제자들의 박해는 예수님의 박해와 죽음을 되풀이하였습니다. 그 때 이후로 계속 존속하면서 부활하신 아들의 존재를 알리는 길이 되어 온 파송자들은 대조적으로 세상의 악을 폭로하며, 예수님처럼, 사람 사이를 갈라놓습니다.

그러나 모든 신학적인 분열이나 불일치마다 정확하게 하느님과 세상 사이의 대립을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대립의 성격은 종종 그리고 여러 가지로 왜곡되어 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비물질적인 현실인 예수와 물질적인 현실인 세상 사이의 대립, 그리고 물질적인 것을 부인하면서 비물질적인 것으로 도피하는 것을 구원이라고 규정함은 복음서에 완전히 낯선 것입니다. 신약 성서에서, 성령은 비물질성이 아니라 생명, 역동성, 사랑, 교제를 의미합니다.

세상을 인간 사회로, 그리고 하느님을 은둔적이거나 은자(隱者)적인 생명으로 간주하는 것도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악은 인간 사회나 역사의 필요한 부수물이 아니며, 또한 선은 고독의 피할 수 없는 속성도 아닙니다. 그와는 반대로, 예수님께서는 자기의 전 생애를 민중들과 함께 살으셨습니다.

결국, 세상을 시민 사회와 하느님으로 혼동하거나 제도권 교회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과 세상 사이의 대립은 교회와 국가 사이의 전통적인 맞대결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와 세상은, 각각, 하느님의 존재 방식과 그리스도의 선교를 향한 개방성, 그리고 사랑의 부족과 완전한 이기주의(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를 의미합니다. 세상은 선교의 반명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람들의 특별하거나 예정된 그룹으로 간주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사람도 본래부터 이 세상에 결코 속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자들의 부류로, 또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선교는 돌이킬 수 없는 악으로부터 불변의 선을 나누지 않습니다. 선교는 명백하게 선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그것은 악한 것을 폭로합니다. 선과 악의 차이점을 드러냄으로써, 그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선택할 것을 요구합니다. 다시 말해서, 선교가 하는 것은 선과 악 중에서 선택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내가 와서 그들에게 일러주지 않

았던들 그들에게는 죄가 없었을 것

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자기

죄를 변명할 길이 없게 되었다.

나를 미워하는 자는 나의 아버지까

지도 미워한다. 내가 일찍이 아무

도 하지 못한 일들을 그들 앞에서

하지 않았던들 그들에게는 죄가 없

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그들은 나와 또 나의 아버

지까지 미워한다(15:22-24).

선교는 이 세상을 배척하거나 정죄하고, 하느님의 진노를 선포하거나 그것을 이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버지에 관한 그것의 무지로부터, 그것의 불신과 믿지 않으려는 바램으로부터, 그것의 거짓과 죽음으로부터 세상을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선과 악 사이의 선택을 드러냄으로써 세상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인간 사회의 구체적인 사건들과 상황들 가운데에서 파송자들은 이러한 선택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요?

3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

요한 복음의 머리말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자가 사람이 되셨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성육신”은 오로지 잉태의 순간에 일어났던 것만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육신 가운데” 아들께서 오셨다는 것은 영원히 작용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셨으며” 예수님 생애의 모든 순간마다 화육(化肉)하였습니다. 칼케돈(Chalcedon) 공의회에서 지적된 대로, “성육신”은 한 인격체 안에서 두 본성들의 합일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요한은 “성육신”을 구체적인 세부 사항으로 규정합니다. 화육된 것은 아버지의 말씀, 그의 역동성, 그의 생생하고 전해진 사랑입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화육되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인 예수 안에서 사람으로 되셨습니다. “육신”은 살아 있어서 활동하는 인간, “일하는 자”인 사람입니다. 일이란 하느님께서 규정한 인간의 활동이기 때문에, 요한은 성육신을 들어오셔서 일을 하시는 예수님의 인간 능력을 고무하시는 하느님의 역동성으로 규정합니다.

일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세상을 변혁하기 위해서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인간의 모든 힘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신조나 마술, 혹은 기도를 하면서 사건들을 하느님께 맡겨 버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 각 개개인들, 문화, 그리고 성격을 변혁시켜야 합니다. 바로 그것을 예수님께서는 행하셨던 것입니다.

파송자들은 철학자들, 교수들, 설교자들이 아니고, 또한 어떤 주장을 알리고 선전하는 사람들도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사상들, 의도들, 말들, 상징적인 제스처들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파송자들은 일하는 사람들이며, 일하는 사람들은 결과로 찾아오는 성과만을 추구합니다. 요한 복음이 교리와 신조를 덜 강조했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교사가 아니셨습니다. 율법 교사들은 말씀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해석하였고, 주석하였으며, 해설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 것도 전혀 변화시키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변화시키시고자 일하셨습니다. 말씀과 일 사이의 복음서 저자의 대조는, 비록 그것이 암시적일 지라도, 결코 더욱 강조할 수 없었습니다. 먼저 요한 복음에 있는 일의 주제를, 그 다음에는 그 주제를 설명하는 일들의 예들을 검토해 봅시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이루고 그분의 일을 완성하는 것이 내 양식이다”(4:34). 안식일에 행하신 병자의 치료를 설명하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똑같은 까닭을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언제나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5:17).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의 일은 아버지의 일이고, 아버지께서 그에게 맡기신 일이며, 아버지의 실제적인 일입니다.

아들은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

고 그대로 할뿐이지 무슨 일이나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아버지께

서 하시는 일을 아들도 할 따름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들을 사랑하셔서 친

히 하시는 일을 모두 아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뿐만 아니라 아들을 시켜

이보다 더 큰 일도 보여 주실 것이다.

그것을 보면 너희는 놀랄 것이다.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켜 다시

살리시듯이 아들도 살리고 싶은 사람

들은 살릴 것이다(5:19-21)

여기에서 처음으로 일의 목적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주기 위해서 라고.

병자를 낫게 하심으로써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일들을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와 똑같이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소경을 치료하심으로써 그분께서는 그 설명을 되풀이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길을 가시다가 태어나면서

부터 눈먼 소경을 만나셨는데 제자들

이 예수께 “선생님, 저 사람이 소경으

로 태어난 것은 누구의 죄입니까? 자

기 죄입니까? 그 부모의 죄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

답하셨다. “자기 죄 탓도 아니고 부

모의 죄 탓도 아니다. 다만 저 사람

에게서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드러내

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해가 있는

동안에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해야

한다. 이제 밤이 올 터인데 그 때

는 아무도 일을 할 수가 없다. 내

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내가 세상

의 빛이다.” 이 말씀을 하시고 예

수께서는 땅에 침을 뱉아 흙을 개어

서 소경의 눈에 바르신 다음....(9:1-6).

일한다는 것은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시력을 회복하고, 빛을 비춰주는 것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비난에 응답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교리들이나 직함들이 아닌, 그의 일들을 언급하셨습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바로 나를 증명해 준다(10:25).

내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좋은 일

들을 많이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이 못마땅해서 돌을 들어

치려는 것이냐?(10:32).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

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게 될 것이다(10:37-39).

그의 마지막 기도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생애 전체를 아버지께 제시하셨습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17:4).

복음서는 우리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 가운데 몇 가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첫번째 기적, 니고데모와의 대화, 가파르나움에서 고관의 아들을 고치신 두번째 기적, 사마리아 여자와의 대화, 베짜타 못가에서 삼십 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를 고치신 일,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갈릴래아 사람들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예루살렘 성전의 정화 사건,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을 고치신 일,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고 그의 두 누이들과 대화를 나누신 일 등등. 요한은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 어떻게 일하셨는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러한 여러 가지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그의 일들은 예수님을 종종 교사로, 설교자로, 기적 행위자로 나타냅니다. 그러나 그것들 모두에서 그분께서 나타내고자 원하신 진정한 의도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자포자기, 비참함, 죄, 어둠과 사망으로부터 빛과 생명으로 가도록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변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분께서는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지간에 행하려고 하였습니다.

물론, 가끔, 그의 최선의 노력들은 실패하였습니다: 니고데모, 사마리아 사람들, 갈릴래아 사람들, 그리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으며 그리하여 변화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들을 베푸시면서, 육체적인 불행의 치료뿐만 아니라 어둠과 사망의 상태로부터 생명의 상태로 사람을 이끄시는 것 너머까지를 목표로 삼으셨음을 우리는 이해하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치료하신 일의 의도적인 목적은 사람을 다시 새롭게 하시며, 진리와 새로운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세상에서 구원하시고 해방하시는 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일들의 궁극적인 목적으로부터 일 그 자체의 성격으로 되돌아갑시다.

예수님의 일은 사실상 악에게 맞서는, 그리고 악을 존속시키고 조장하는 모든 사회 세력들에게 맞서는 싸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뿐만 아니라 악과 싸우지 말도록 가로막고자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맞서서 싸워야 하셨습니다. 그분의 무기들은 말씀과 “표징들”이었는데, 상황이 요구한 대로 각기 따로 혹은 함께 사용하셨지만 똑같은 목적을 위해서 항상 사용하셨습니다: 악으로부터의 인간의 해방과 진리에로의 거듭남.

표징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의 첫번째 요소는 표징들이셨습니다. 이것들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어떤 사람의 통과를 나타내고 시작한다는 의도를 지닌 가시적이고 물질적이거나 유형적인 변화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데 필요한 표징들을 발견하셨지만, 표징들을 하느님께서 베푸신 일로 받아들인 사람들조차도 모두가 자기들을 완전한 회개와 갱신을 향한 길잡이 팻말들로 표징들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사실상, 어떤 사람들이 볼 때, 표징들은 비생산적이었고, 예수님의 기적을 베푸시는 능력들만을 단순히 의지하거나 받아들이게 할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들에 의하여 인간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셨음을 우리는 너무 강하게 강조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기적 행위자로서, 그분께서 유일하게 얻으신 것은 그들의 삶을 올바르게 살기 위해서 그분을 완전히 의지해도 된다고 그들에게 마음 편하게 확신시키면서 그분 자신과 제자들에게 올린 (순례 여행과 성소에서의) 제의 의식이었을 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목적은 아주 정반대이었습니다. 그분의 기적들, 그것들 가운데에서 은총의 기이한 행위들은 또한 그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선과 악 사이의 선택을 볼 수 있도록 그들의 눈을 뜨게 하는 수단과 갱신의 상징이기도 하였습니다.

요한이 기록한 첫번째 표징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일어난 기적입니다: “예수께서는 첫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2:11). 두번째 기적은 가파르나움에서 고관의 아들을 고치신 것이었습니다(4:54). 이다음에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보리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베짜타 못가에서 삼십 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를 고치시고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을 고치신 일, 그리고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일 등이 나옵니다. 요한은 그 밖에 더욱 많은 표징들이 있었다고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는 그것들 모두를 이 책에 기록하지 않았지만, 제자들은 그것들을 목도하였습니다(20:30). 요한 복음은 비참한 자와 병약한 자를 위하여 수 많은 기적들이 베풀어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 예수를 따라갔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를 고쳐 주신 기적을 보았던 것이다”(6:2).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님을 믿게 한”(2:11) 표징들을 보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표징들에 의해서 확신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예수께서 그렇게도 많은 기적을 사람들 앞에서 행하셨건만 그들은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12:37). 표징들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없었습니다; 볼 눈을 가진 사람들이 볼 때에는, 그것들은 세상에 있는 악한 것을 지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볼 눈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표징들을 보고난 후에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들 사이에서도 믿음의 정도들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머무르시는 동안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셨다. 그것은 사람들을 너무나 잘 아셨기 때문이다”(2:23-24). 니고데모는 “선생님, 우리는 선생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3:2) 하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그가 기적들을 믿었다고 할지라도, 그는 예수님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보리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경험한 큰 군중은 예수님을 억지로라도 왕으로 모실 만큼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분이야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다”(6:1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6:26)임을 알아 차렸습니다.

표징들은 신앙에 이르는 길을 활짝 열 수 있지만, 표징 밑에 스며 있는 그 의미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성서가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관해서 했던 것처럼 그것들은 신앙에 대한 커다란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가르침들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의 두번째 요소는 그의 말씀들이었습니다. 이것들도 역시 행하신 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것들은 일이었지, 어떤 수사적(修辭的)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종교나 철학을 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강론들은 설득하는 수단들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의 목적은 세상의 변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폭력이나 사주(使嗾)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설득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강론들을 이야기하는 요한의 목적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의 이미지를 전달해 주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상황에서 말씀하시거나 가르치셨습니다(그것들은 한 가지이며 똑같은 것들이었습니다) --가파르나움 회당에서(6:59), 성전에서(7:14), 티베리아 호숫가에서(6:25-40),큰 군중들이나 “밤에” 찾아온 한 사람에게(3:2). 그분의 강론들은 사실상 표징들에 관한 주석들, 문자 그대로의 표징들이 상징하였고 인간의 갱신을 위해 필요로 하였던 것을 설명하려는 시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분의 강론들은 하느님께서 교제하시기 위해서 보내셨던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표징들에 대한 단순한 주석들이 아니라, 그의 선교와 동등한 부분이었습니다. 그의 짧은 선교 사역 전체를 통하여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되풀이하셨습니다: “나는 내 마음대로 말하지 않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무엇을 어떻게 말하라고 친히 명령하시는 대로 말하였다. 나는 그 명령이 영원한 생명을 준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나에게 일러주신 대로 말하는 것뿐이다”(12:49, 50).

“내가 가르치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가르침이다”(7:16). 그분께서는 자기의 때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아셨을 때, 그분께서는 아버지께 선교에 관해서 보고 드렸습니다: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 말씀을 받아 들였고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17:8), 그리고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전해 주었습니다”(17:14).

그러나 아버지의 말씀들은 문자적인 의미의 말들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하느님이나 종교에 관한 말들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교리문답이나 교리들이나 신학의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이 그것의 내용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선교에 의해서 우리에게 전달되고 표현된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을 향한 개방성. 예수님께서는 그의 사랑과 개방성을 인간의 언어로 옮기셔야만 했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향해 말씀하시며 개방하고 계시다는 확신을 전달할 수 있는 말들과 이미지들을 찾아내야만 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모든 파송자들의 공통된 과제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선교에서 말씀하시는 것은 행하시는 것이고, 행하시는 것은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이 곧 말씀이셨으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그분께서 행하시는 일이셨습니다. 그분의 의미는 그분께서 사용하셨던 평범하고 관습적인 의미를 초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어떤 인간의 언어로 완전히 표현될 수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일상적인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시면서, 그것을 표현하셨고 전달해 주셨습니다. 바로 그것이 그분께서 행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아버지의 말씀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들을 바꾸셨습니다.

행하신 일들의 증언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은 두 배로 효과적이었습니다: 변화되고 있던 사람들에게 적용되고 동시에 증언함으로써 그것들은 사람들을 변화시켰고 구원하였습니다. 그것들이 단 한 명의 수혜자에게서 성취했던 것을 이제 방관자들에게서도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그것은 모든 선교적인 활동이 왜 개방되고 공적인 것이 되어야만 하는가를 말해 주는 이유입니다. 선생에 의한 개인적인 제자 양성만큼 예수님의 선교에 낯선 것도 없습니다. 파송자들은 오로지 구원만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구원하는 사역들은 그들의 선교, 그리고 그들이 오로지 공적으로만 행할 수 있는 것을 증언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아버지께

서 나에게 성취하라고 맡겨 주신 일

인데 그것이 바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증거가 된다(5:36).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

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

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

야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게 될 것이다(10:37-38).

너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

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

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

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

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

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못 믿겠거든 내가 하는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4:10-11).

파송자들이 행한 더 큰 일들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은 또한 그분께서 보내신 제자들이 행한 일이기도 합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될 것이다”(14:12). 예수님께서는 물리적인 기적들의 수행이 아니라, 신앙과 생명을 향해 사람들을 일깨운 것에 관해서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언하셨고 우리가 사도행전에서 볼 수 있는 바대로, 사도들은 이와 같이 행하였으며, 그들은 그분 자신께서 행하였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일깨워 변화시켰습니다. 제자들이 행한 일들이 어떻게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의 계속이었는지를 보도록 합시다.

분명히 복음서들은 선교 활동을 위한 어떤 지시 지침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한 대로, 하느님의 말씀은 일련의 지시가 아니라 예수 자신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파송자들은 말씀과 행동을 상황에 어울리게 하면서, 그들 자신의 방법들을 결정해야 합니다. 각 개인의 결정과 주도권에 관한 이러한 필요성 내에 잘못과 부패의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모든 사회 행동의 형태들과 구조들은 강력하게 그 구성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구성원들의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그러한 영향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형태들과 구조들은 사람 행동의 명백한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떤 결과에 이르는 그 자신의 역동성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행동의 자유는 제한되어 있어서 달성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사회의 기존 양식들과 구조들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주의 깊은 분석을 필요로 하는데, 그리하여 사람들은 진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상황에 따라 이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선교는 분명히 인간 사회 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어떤 인간의 기업처럼 그것이 변혁하려고 애쓰는 바로 그 세상의 영향력으로 그것은 항상 강력하게 악용하거나 변모되기 십상입니다.

역사에는 실제적인 예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사도들은 그들의 사회적 상황들 내에서 그들의 사회 행동의 형태들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가끔 이러한 형태들의 역동성으로 말미암아 그것들은, 매우 무의식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부터 벗어났습니다. 기존의 행동 형태들은 복음의 영향력이나 구속하는 효력을 파괴하기 위해서 그것들의 활동을 악용하고 은밀하게 파급시켰습니다. 복음의 영향력을 사회 무질서들과 무정부 상태를 조장시키는 것으로 인식하여 두려워한 모라스(Maurras)는 그것을 근절하는 로마 교회를 극구 칭찬하였습니다.

교회는 그것의 모델로 로마 세계의 사제직을 제시하였으며, 그것은 그 교역자들을 제의의 관리자, 의식의 집행자, 전통을 영속시키는 자,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한 교리들의 교사, 사회적 태도의 행정관 등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그들은 종교의 기능인들이 되었습니다.

종교 개혁 동안 사제직의 역할은 프로테스탄트 교회들과 가톨릭 교회들 양자에 의해 약간 변경되었습니다. “교역자들”은 고대 회당의 율법 교사들과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성서의 소유자들, 거룩한 말씀의 유일하고 권위 있는 해석자들과 관리자들, 그리고, 그 자격으로, 개인적이고 가족적이며 사회적인 도덕뿐만 아니라 지적인 정통 신앙 교리의 원천들이요 수호자들이었습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려는 예수님의 의도에 따라, 그들은 성서, 교회법,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교권의 포로들로 전락하였습니다. 그들 자신의 권위에 사로잡힌 포로의 신분으로, 그들은 어떻게 예수님을 구애됨이 없이 자유롭게 본받을 수 있었을까요?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을 실천하기 위해서, 파송자들은 그들의 자유를 반드시 보존해야 합니다. 그들은 명예, 특권, 강화, 그리고 사회가 그 훈련되고 신실한 기능자들에게 부여한 만족감뿐만 아니라 기능들 그 자체로부터 자유로 와야 합니다. 사회가 그 종교적인 기능자들에게 부과하려고 애쓰는 그 역할들은 사회를 변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강하는 데 기여할 뿐입니다; 그것들은 예수님의 선교에 모순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회의 찬동은 파송자가 실패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입니다. 진정한 파송자들은 항상 그들의 사회에서 “국외자들”이고 “그들 시대보다 앞서” 있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관습들과 인습적인 지혜로부터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표징에 관한 그들 자신의 진지하고, 공평한 묵상을 통해 행동을 위한 단서를 얻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의 승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복음의 의도에 의해서 그들의 행동을 판단합니다.

파송자는 무엇보다도 먼저 표징들의 의미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들은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증명이 아니라 아버지의 존재의 표현이었습니다. 그것들은 아버지의 권능이 아닌 그분의 사랑에 관한 증명이었습니다. 표징들은 약함과 악으로부터 강함과 선으로 사람들을 인도하는 생명과 부활의 행동이었습니다. 표징들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는 그분의 말씀이 생명이심을 보여줍니다.

사도 행전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의 선교 사역을 요약하였습니다: “나자렛 예수에 관한 일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에게 성령과 능력을 부어 주시고 그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해 주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사도 10:38). 성령은 좋은 일을 해 주시는 능력이십니다. 파송자들이 행하는 일은 선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 그들의 모든 능력과 힘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교리들이나 교시들을 가르치는 충실한 행정 관리는 아버지의 현실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버지의 현실을 드러냅니다.

좋은 일을 하는 것은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관리되거나 미리 계획된 활동일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가끔, 그리고, 말하자면, 우연히 물리적이거나 분명한 결과들을 산출합니다. 오히려, 그것은 아버지로부터 예수님에게로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그분을 깨달은 모든 사람에게로 계속 전달된 사랑의 흐름에서 산출된 행동입니다. 그것의 목적은 단순히 사람들로 하여금 아버지의 아들을 향해 눈을 뜨게 하고, 성령의 권능을 세상으로 전달하도록 일깨우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록 그것이 세속적인 말에 의해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활동으로 표현된다고 할지라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의 목적은 정말로 세상을 변혁하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선교는 세상의 구속을 성취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그것을 시작하고, 단지 인간 가운데 씨앗을 심을 수 있을 뿐입니다. 표징들은 하나의 시작에 불과하였으며, 그것들이 행한 구체적인 좋은 일은 세상의 악의 넓이에 비교해 볼 때 소문자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굶주려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일부만을 먹인 소량의 것, 병들어 있는 수백만 명 가운데 일부만을 고친 소량의 것. 선교는 인간에게 완전한 구원을 가져다주는 데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록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의 비참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을 인간으로 대치하셨다고 할지라도, 그분께서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일상적인 싸움 가운데에서 그와 같이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새로운 삶을 향한 세상의 부활은 어떤 파송자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 모든 세대의 모든 사람들의 과제입니다.

한 메시야에 의해 단번에 성취된다는 메시야의 대망은 거짓 희망이지만 매력적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구원자들을 원하면서도, 그러한 역할을 받아들이는 어떤 사람을 우려합니다. 세상이 그 기존 질서를 위협하던 예수님께 했던 것처럼, 세상은 그들을 짓밟거나 혹은 먼저 그들을 등극시켰다가도 나중에 그들의 약속을 실패시키기 위해 뭉개 버립니다. 파송자들은 예수님께서 그의 선교 사역 전체에 걸쳐서 메시야됨을 거부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비록 그분께서 그 자신의 생애 전체에 걸쳐서 메시야로서의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분 한 사람은 지속적인 새로운 세상을 능히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이루어내야만 합니다; 우리를 위해서 한 개인적인 구원자가 그것을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점들을 인정한다는 것은 파송자의 무력함을 변명하거나 실패를 정당화하고 혹은 선교 활동의 무용성을 거론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적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메시야를 대망하는 잘못된 희망들로부터 표징들의 목적에 관한 진정한 이해와 그들 자신의 구원에 대한 참된 책임감으로 돌아서게 하는 데 있습니다.

파송자들이 표징들의 의의를 이해해야 하는 것처럼, 또한 그들은 말씀의 고유한 기능도 이해해야 합니다. 선교의 말들은 파송자들이 가르쳐야 하는 교리문답이나 거룩한 역사나 법전이나 윤리도 전혀 아닙니다. 그들은 (궁극적으로는 동일한) 목적 한 쌍을 향하는 수단입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개방성이라는 말씀의 이해를 인간에게 전달하고 그 표징들을 설명해 주는 것. 그들의 능력은 그들 자신의 능변이 아니라 아버지의 권위와 행하신 일의 가치 안에 놓여 있음을 기억하면서, 이 목적들 한 쌍을 성취할 강론들을 공식화하는 것이 파송자들이 할 일입니다.

말씀은 세상에 맞서는 파송자들의 무기이며, 그들의 능력 전체는 말씀을 향한 그들의 충실성에서 파생합니다. 국가의 후원이나 성직의 부유함이나 지적인 명성 등 그 어떤 것도 그들을 앙양할 수 없습니다. 사실상, 이것들 가운데 어떤 것도 사랑을 전달해 주거나 하느님을 향해 심령을 열도록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파송자가 할 “일”에 관해서 말하였지만, 선교는 경제적이거나 사회적인 기능이 아닙니다. 하루 중 일할 때만 오로지 파송자이거나 파송자가 직업인 것도 아닙니다. 선교는 세상에서 파송자의 전 생애와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이와 같이 선교는 예수님 안에서 “육이 되었으며” 하느님의 아들의 영광을 볼 수 있게 해줍니다.

4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영 광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께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1:14).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의 진수와 요체는 그분의 성육신이었는데, 그것 가운데에 그의 영광이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말한 대로, 왜냐하면 그분께서 행하신 일들은 그것 자체에게 거의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의 전체 의의는 그것들이 전달했던 영광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을 아버지께서 보내신 자, 동시에 아버지의 사자(使者)와 세상에 보내는 메시지이신 분으로 말하면서(1장), 선교가 그것을 전달해 준 대로 우리는 암암리에 아버지의 영광을 다루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명확하게 이 영광을 검토하여 규정해야 합니다.

영어의 어휘인 “영광”은, 그 일반적인 의미에서, 히브리 원어의 전통적이지만 가장 부적절한 번역입니다. 왜냐하면 유럽어에서, 심지어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조차도 동의어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은 그의 위대성, 권능, 풍부성, 능력 등을 드러내지만, 이러한 어휘들은 다른 사람들의 잠재적인 우월성을 전혀 암시하지도 않습니다. “영광”은 아마 가장 쓸모 있는 어휘이지만, 우리가 만약 그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외부적인 속성들인) “명성”이나 “위엄”이 아니라 (내부적인 속성들인) 초월적인 선이나 거룩성입니다. 만약 예수님의 영광이 화려함, 탁월이나 명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것을 비천한 지방 기술공들과 어부들은 인식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그의 시대의 지배자들은 무시하거나 비웃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변함없는 참된 자아가 그의 영광이었으며, 그분의 일들은 그것을 드러내기 위하여 행해진 것이었습니다.

성서에 따르면 육신이 영혼을 덮어 가리지 않으며 또한 물질이 정신을 숨기지도 않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오히려, 비물질적인 것이 물질적인 것에 의해 드러나게 됩니다. 정신과 물질, 영혼과 육신은 서로 대립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상호 보충적입니다. 성서 저자들은 정신이나 영혼이 그것 자체를 육신 없이도 표현한다는 것을 생각조차 할 수도 없음을 알았는데, 고전적인 그리스 철학뿐만 아니라 주요한 동양 철학들과 종교들과도 바로 이 점에서 전혀 다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구체적인 육체성은 그의 현실을 은폐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나타내는 어떤 방식에서 생각되어졌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의 물질적인 현실들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는 그것들을 더욱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가장 위험천만한 유혹은 항상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역사적이고 육체적인 현실로부터 분리시킬 위(僞)-신비적인 종교 감각성에 관한 것입니다.

요컨대, 그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행해진, 예수님의 일들은 그의 역사적이고 육체적인 현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2:11). 예수님의 영광은 강론들에 의해서 완전히 설명될 수 없는 초월적인 현실에 속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이해와 신앙을 일깨우고 강화하기 위해서 자기 제자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우리 세대에서 똑같은 목적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 그분의 말씀을 연구하는 것은 필요하며 정당합니다. 신앙은 예수님의 속성들을 환호하면서 받아들이거나 기억을 되살리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속성들을 지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에 관한 지적인 이해는 확실히 우리가 멸시해서는 안 될 신앙에 도움을 줍니다. 왜냐하면 그 영광이 육신이 되었으며 이러한 육신이 그 자체를 부분적으로 말씀 안에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광의 실제적인 인식을 표현하는 말들을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서 사용하셨던 속성들을 생각해 봅시다.

첫째로, “나는.....이다” 라는 말을 본래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것은 그의 가장 완전하고 엄청난 속성을 확언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도 그와 같이 말씀하십니다; 구약 성서에서, “나는.....이다” 라는 신적인 말은 하느님의 주권에 관한 진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진리이신 분을 확신하면서 이와 똑같이 자기 자신을 나타내셨습니다. 그분에게 있어서는 말씀과 현실 사이의, 겉모습과 현실 사이의, 가시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 사이의 어떤 구분도 결코 없었습니다. 그분의 말씀은 어떤 보통 사람도 할 수 없는 바와 같이 자기 자신의 진리를 나타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을 고치신 것은 행동 실천일 뿐만 아니라 은유 --그분 자신께서 세상을 비추는 빛이라는 상징적인 증명과 확언 --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8:12).

내가 이 세상에 있는 동안은 내가 세

상의 빛이다(9:5).

빛이 너희와 같이 있는 것도 잠시뿐

이니 빛이 있는 동안에 걸어가라.

그리하면 어둠이 너희를 덮치지 못

할 것이다. 어둠 속을 걸어가는 사

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그러니 빛이 있는 동안에 빛을 믿고

빛의 자녀가 되어라(12:35-36).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그

러므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사람은

어둠 속에서 살지 않을 것이다

(12:46).

예수님께서는 빛일 뿐만 아니라 빛이 비춰주는 아버지께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14:6).

빛과 길은 하나의 목적만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문은 사람들을 하느님의 존재에게로 나아가게 해주며 목자는 그들을 인도하여 그것을 지나갑니다:

나는 양이 드나드는 문이다....누구든

지 나를 거쳐서 들어오면 안전할 뿐

더러 마음대로 드나들며 좋은 풀을

먹을 수 있다(10:7-9).

나는 착한 목자이다. 착한 목자는 자

기 양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문지

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

은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다.

목자는 자기 양들을 하나 하나 불러

내어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이렇

게 양떼를 불러낸 다음에 목자는 앞

장 서 간다. 양떼는 그의 음성을 알

고 있기 때문에 그를 뒤따라간다

(10:11, 3-4).

빛, 길, 문, 목자 등은 모두 진리에 관한 은유들입니다. 아버지께로부터 생겨나 예수님 가운데 존재하는 진리는 예수님께서 현실과 대면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

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

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

다(8:31-32).

그러나 나는 진리를 말한다. 너희가

나를 믿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

다(8:45).

진리는 생명으로 인도하며,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표징을 펼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생명”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셨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11:25). 또한 오천 명을 먹이신 표징도 생명을 제시합니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6:35).

요한은 예수님의 영광의 의미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1:17). 그러나 “통하여” 라는 어휘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구원을 전달하는 유일한 통로이였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분께서는 은총과 진리이셨습니다. 그 영광은 그분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구원이나 “생명”으로 인도하셨지만, 또한 그분께서는 구원 자체이기도 하셨습니다. 그분께서 아버지의 경쟁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아버지께로부터 그 현실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완전한 진리이시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구약성서의 하느님처럼, 확언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8:58). 그리고 유다인들은 이러한 말이 지닌 주장을 매우 잘 이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돌을 집어 그분을 치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8:59).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완전하신 은총이셨습니다. 그러므로 요한은 확실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1:16). 왜냐하면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기”(1:3-4) 때문입니다. 그분의 영광은 빛이 그분 안에 이미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장차 계시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 행하신 일들 --성령의 진리를 육신 안에서 보여주는 표징들과 그것을 설명하는 말들 --은 그러한 영광을 드러냅니다.

아들의 영광

제 생각대로 말하는 사람은 자기 영

광을 구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자기

를 보내신 분의 영광을 위해서 힘쓰

는 사람은 정직하며 그 속에 거짓이

없다(7:18).

내가 나 자신을 높인다면 그 영광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에게

영광을 주시는 분은 너희가 자기 하

느님이라고 하는 나의 아버지이시다

(8:54).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영광, 가치, 권능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지도자들, 우두머리들, 영웅들과 현자들이 출현합니다: 그들의 영광은 인간 영예와 갈채입니다; 그것은 작은 영광에 지나지 않으며, 더구나 기만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진정한 영광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은 환상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원래 인간적인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사명이나 능력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생겨나지 않았거나 다른 사람들이 그것들을 부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것도 결코 사람들로부터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분의 영광은 인간의 모든 부여들의 허약성과 분열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의 영광을 찾지 않는다. 내 영광을 위해서 애쓰시고 나를 올바로 판단해 주시는 분이 따로 계시다”(8:50); “나는 사람에게서 찬양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5:41).

예수님의 모든 영광은 아버지의 선물이었습니다. 지상에서 사시는 동안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은 사람들에게 아버지 자신의 영광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러한 영광은 본래 세상 위에 부어 주신 구원, 생명의 선물, 은총이었습니다; 분명히 그것은 능력의 단순한 모습이 아니라 적극적인 은총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마르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믿기만 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고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11:40). 그러나 신앙은 정확히 유다인들이 갖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광보다도 인간이 주는 영광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12:43). 자만과 인간의 찬동이라는 환상적인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그들의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하느님의 명백한 영광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세상과 시간이 창조되기 전에 예수님의 영광은 그분 안에 있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지와 같이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17:5). 왜냐하면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과 똑같은 분이셨다. 말씀은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이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기”(1:1-4)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혹은 인간의 역사) 가운데에서, 그 영광은 육신이 되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1:14). 그리고 예수님께서 그의 첫번째 부여를 받으신 것은, 지상에서 사시는 동안, 인간의 역사 가운데에서 였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육신을 지닌 그분께 부여하셨던 성령의 첫번째 도래. 세례자 요한은 이렇게 증언하였습니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 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 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라’ 고 말씀해 주셨다”(1:32-33). 이러한 성령의 도래로 인하여, 예수님께서는 지상에서 일하시는 동안 그의 영원한 영광을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육신 가운데 있는 예수님의 영광은 오로지 더 큰 영광의 전조이거나 예표일 뿐이었습니다. 수난 당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부활에서만 오로지, 예수님께서는 아들의 영광을 완전히 받으실 것이었습니다. 초막절의 고비가 되는 마지막 날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에 관한 그의 주석에서 요한은 아들의 이러한 영광됨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일어서서 이렇게 외치셨

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

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그

때는 예수께서 영광을 받지 않으셨기

때문에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와 계

시지 않으셨던 것이다(7:37-39).

요한이 그것에 관해서 말하고 예수님께서 그것에 말한 것을 그가 보고한 대로, 죽음은 영광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이었습니다. 부활하신 후에 행하신 일들이 그 이전에 행했던 그것들을 훨씬 능가했던 대로,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광됨은 그분께서 사시는 동안 나타났던 영광을 능가하였습니다. 마치 죽음이 영광됨 그 자체인 것처럼 요한과 예수님께서는 죽음에 관해서 말하였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영광됨은 분명히 아버지의 영광됨이기도 하였습니다. 비록 하느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실 필요가 없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원래 그리고 완전히 그분의 것이기 때문에, 아들에게 주신 그분의 영광은 새로운 영광인 것처럼 풍부함을 새롭게 나타냈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으니 무슨 말을 할까? ‘아버지, 이 시간을 면하게 하여 주소서’ 하고 기원할까? 아니다. 나는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겪으러 온 것이다. 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그 때에 하늘에서 ‘내가 이미 내 영광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드러내리라’ 하는 음성이 들려 왔다”(12:23, 27-28). 그리고 돌아가시는 바로 마지막 밤에,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받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께서도 영광을 받으시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신다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에게 영광을 주실 것이다. 아니, 이제 곧 주실 것이다”(13:31-32).

그러므로 아버지의 영광과 아들의 영광은 최적의 그리고 최대의 생명이었습니다. 그 자신의 죽음을 면치 못할 삶 가운데 예수님께서는 그의 일들에 의하여 이러한 생명의 능력을 보여주셨지만, 그것들은 오로지 십자가와 부활에서 찬양되면서 시작되고 제시된 생명의 증거나 형태이었습니다. 부활로 말미암아 아들은 하느님 통치의 마지막 도래 때까지 지속될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께 드리는 그의 마지막 기도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

광을 드러내 주시어 아들이 아버지

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따라서 아들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모든 사람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게 되었습니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 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

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나에게

맡겨 주신 일을 다하여 세상에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나의 영광을 드러내

주십시오. 세상이 있기 전에 아버지

곁에서 내가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

지와 같이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

(17:1-5).

아들의 영광은 그의 제자들이 행한 일들에 의해서 드러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로 이끌어 줍니다. 왜냐하면 현재 살아가는 우리만이 오로지 그분의 현재 제자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영광과 고난

예수님께서 그 자신의 일보다 더 큰 일을 하게되리라고 제자들에게 약속하셨던 텍스트를 우리는 이미 인용하였습니다. 예수님의 권능은 이러한 일들 가운데 발휘될 것이며, 그 활동에 의해서 아들은 영광을 누릴 것이고,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제 아버지께 가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14:12-14). 예수님께서 응답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요청들은 사도들이 미래에 행할 일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그들의 일들을 성취할 만한 그의 권능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분의 영광은 성령을 통하여 그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그분은 나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전하여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16:14).

이 차원에서 복음은 커다란 비유인데, 인간의 이미지들과 말로 인간 역사에서 예수님의 영광의 확장과 전달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들을 행할 그분의 권능과 일들에 의해 드러난 영광은 제자들에게 모두 전하여졌습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신 사람들은 여전히 보통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허약함을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이 점에 관해 어떤 의심도 결코 남기지 않습니다. 바로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극도의 모순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셨던 영광의 수령인들인 반면에, 우리는 동시에 세상이며, 세상 속에 깊이 연루된 인간 중생들입니다. 아직까지 우리는 성령의 진리에 따라 우리 자신들을 변화시키지 못하였지만, 우리는 이미 성령의 일들을 실현하기 위한 선교에 보내졌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철학, 인간의 지혜, 혹은 종교의 의식과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성령 경험을 서로 교류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개인적인 교제의 급박한 긴급성은 그 수령인들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가 있지만, 우리가 서로 교제하는 것은 사실상 성령의 진리이지 우리의 개인적인 상상들이나 공적인 열망들이 아님을 우리는 반드시 확인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것이 아닌 영광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능한 한 우리는 영광이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들을 겸손히 낮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전하는 선물의 위대함과 그것을 전하는 우리의 무의미성과 불완전성 사이에 항상 존재하는 차이점과 모순을 우리는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옹기 그릇 안에 황금이라는 보물을 담아 운반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우리가 행한 일들은 우리의 한 부분을 드러냅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악을 저지릅니다; 우리 가운데 아무도 아버지의 일을 이행하기 위해서 완전히 성령에 의해 영감을 받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들)을 선하거나 악하다고 규정짓고 선한 것에서 오로지 선한 일들을, 그리고 악한 것에서 악한 일들을 기대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악과 선을 행하고 다시 악 속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죄인들이 행한 선한 일들 가운데 제시됩니다. 하느님의 일들을 이행하기에 전적으로 올바른 사람들이 있다는 환상은 아주 예비되어 있으며, 바리사이파적인 위선이나 현실의 단호한 무시로부터 생겨납니다.

죄와 선한 일들 사이에서, 그리고 악과 영광 사이에서 항상 긴장하면서 살아야 하는 죄인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죄인들에 의해서 이루어진 순수한 선교가 결코 없었음을 보여줍니다. 세상에서 그리스도 영광의 증가는 거짓들, 기회주의, 불의들, 종교적 분열들과 증오들, 고문, 그리고 살인 --현대 비평가들이 우리에게 인식시키지 않을 수 없는 그리스도교와 말씀의 그 모든 타락과 부패 --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잘못들과 실수들 한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일들은 나타났었고 그분의 영광을 계시하였습니다.

아메리카에서 복음화의 역사는 완전히 적절한 예입니다. 생명과 평화의 복음은 정복, 국민 전체의 노예화, 그리고 그들 사회와 문화의 파괴를 통하여 아메리카에 도달하였습니다. 그 정복된 토착민들은 곧장 살해되거나 죽도록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광산들과 대단위 농장들의 일터들은 노예로 전락된 아프리카인들로 채워졌습니다. 복음은 정복한 범죄자들과 역사적으로 항상 동맹 관계를 맺음으로써 더럽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지어 그러한 처참한 상황에서조차도 예수님의 일들은 수행되어 신실한 사람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선교는 이상적인 상태들을 마냥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만약 그것이 그것들을 기다린다면, 그것은 결코 시작되지 못할 것입니다. 선교는 초능력을 지닌 인간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것이 그렇다면, 그것은 결코 실행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특별히 “유리한” 역사적 상황을 기다려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결코 그러한 것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역사적 순간들은, 각각 그것 자신의 독자적인 방식으로, 그리스도교의 선교를 요구하며 인도합니다.

애매 모호함과 불확실함으로 충만한 제도들을 지닌 교회 내에서 행동하도록 파송자들은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항상 그들이 전해 주고자 원하는 메시지에서 그릇되게 처신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면서, 그들은 또한 그들 자신의 행동들과 그들의 메시지 사이의 모순들을 뼈아프게 인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은 이러한 상태들에 의해서 구속당하지 않습니다. 모든 타락들과 부패들보다 더욱 강하게, 그것이 바랄 때 그것은 그것 자체를 나타냅니다. 심지어 무가치한 중개자들을 통해서라도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영광을 계시하실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중개자들은 분명히 무가치하지만, 그들의 악한 일들 곁에서 성령의 일들이 빛을 비춥니다. 아메리카를 복음화한 인물들 가운데 몇몇은 더 선하였고 또 몇몇은 더 악하였지만, 대부분은 선과 악의 예측 불허한 혼합체이었습니다. 완전히 올바르게 하느님의 일을 예비하는 것을 우리 가운데 어떤 사람이 할 수 있을까요? 심지어 베드로마저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하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이어서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네가

젊었을 때에는 제 손으로 띠를 띠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러

나 이제 나이를 먹으면 그 때는 팔을

벌리고 남이 와서 허리를 묶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이 말씀은

베드로가 장차 어떻게 죽어서 하느님

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인가를 암

시하신 말씀이었다(21:18-19).

왜냐하면 죄인들은 탁월한 일을 할 수도 있으며, 세리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 못지 않거나 그들을 능가하는 파송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생각하지도 못하였거나 가고 싶지 않았던 곳으로 그들을 다른 사람들이 끌고 갈 때 베드로와 같은 파송자들은 성공합니다. 그들 자신들을 넘어서는 권능들은 그들이 결코 꿈꾸지도 못했던 일들을 이루도록 그들을 인도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로 그들 자신들을 넘어서는 권능들은 그들의 가장 주의 깊게 입안된 계획들을 허물어 버립니다. 파송자들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그들 자신의 의지를 오해할 때, 아무리 그들이 경건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의 일들은 실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만이 오로지 역사에서 열매를 맺으며, 그것들 모두에서 우리는 십자가의 의미를 만나게 됩니다. 매우 가끔, 이것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소중히 여겨지거나 혹은 존중되지 않고 무시되고 경멸된 일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하게 그리스도께서 찬양되고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며 선교가 계속된 이 일들입니다.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내세운 것이다. 그러니 너희는 세상에 나가 언제까지나 썩지 않을 열매를 맺어라”(15:16).

5

“은총과 진리”

성령으로 태어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하여 보냄을 받으셨는데, 그 아버지의 영광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얻게 합니다: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20:31). 선교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생명은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있었으며 그 끝날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1:3-4).

“생명”은 요한 복음의 주요 주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가끔 요한은 그것을 “영원한 생명”, 또는 단순히 “생명”이라고 부릅니다. 먼저, 그것은 종말 때에 마지막 부활을 의미합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때가 오면 죽

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들의 음성을

들을 것이며 그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

다.....그 때가 오면 선한 일을 한 사

람들은 부활하여 생명의 나라에 들어

가고 악한 일을 한 사람들은 부활하

여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5:25,29).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의 조상들

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

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이 빵을 먹

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

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

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

게 될 것이다(6:48-51).

라자로가 다시 살아난 것은 이러한 의미를 강조하였습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11:25-26).

그러나 예수님께로부터 나오는 생명은 미래의 부활에 제한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것은 역사적 세상 가운데 “이” 생명이나 생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삶은 진정으로 살아가는 이 현재 삶의 완성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삶의 절정인 미래의 삶에 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선교에 의하면, “산다는 것”은 세상 가운데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인 선을 위해서 충만한 잠재성을 자기 자신 안에서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10:10). 이 세상에서 그와 같이 산다는 것은 이미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서는 것입니다: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로 들어섰다”(5:24).

생명을 언급하고 있는 요한 복음의 구절들은 하나 하나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많습니다. 예수님의 영광에 관한 거의 모든 속성들은 생명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생명의 빛, 생명의 빵,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 목자와 생명이시기도 합니다. 생명은 복음 메시지의 진수이며, 다른 모든 종교들과 그것을 구별해 주는 것입니다. 다른 종교들은 그들의 신들의 예배에 인간을 종속시킵니다: 예를 들면, 유다인들은 자기 자신들을 주로 종교적인 율법들의 집행자들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이, 현재와 영원히, 인간의 순종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있음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복음 메시지는 종교적인 소외를 배제합니다.

흔히 그리스도교라고 불려지는 것이 그리스도의 메시지와 전혀 닮지 않고 있음을 우리는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수 많은 소위“신앙을 고백하고 있다는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전적으로 반대하셨던 것 --새로운 율법, 새로운 바리사이주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그래야만 할까요? 왜냐하면 신앙 고백한다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을 어린아이로 취급하여 가르쳐진 것만을 그들의 종교로 받아들여서 예수님의 계시에 관한 어른다운 이해에 결코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명령하고 호되게 꾸짖으며, 금지하고, 감시하며, 벌을 주는 신 --그들을 지배하고 소외시키는 신, 그들이 두려워하는 신 --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그들은 일생 동안 어린아이 같은 종교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영광은 인간을 위한 삶입니다: 바로 그것이 요한 복음의 골자이자 요지입니다.

이러한 삶의 성격은 자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으로부터 제의적인 준수와 인위적인 정결로 피해 버리는 삶이 아닙니다. 그러한 비현실적인 삶은 항상 묵상가들과 혁명가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혁명가들은 현대적이고 세속화된 견해를 지니고 있어서 세상의 부패와 애매모호함들을 용납치 않으며, 분명히 비인간적이고 환상적이기까지 하는 다양하고 급진적인 정결들을 추구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역사적인 삶은 이 세상 내의 삶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상 삶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비록 정말 너무나도 현실적이라고 할지라도,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잠재력을 부인합니다. 예수님께서 사신 바와 같이 세상의 삶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대로) 그것을 새로운 삶이라고 부르고 거듭남을 초래할 만큼 격렬하여 우리의 인식과 행동을 변혁시킵니다: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아무도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3:3). 새로 태어나는 것은 성령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입니다: “육에서 나온 것은 육이며 영에서 나온 것은 영이다”(3:6).

새로 나야 된다는 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 바람은 제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고도 어디서 불어 와서 어디로 가

는지를 모른다. 성령으로 난 사람은

누구든지 이와 마찬가지다(3:7-8).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

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

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

이다(6:63).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

러 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7:38-39).

성령으로 거듭 태어나서 시작하는 새로운 삶에서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들이다: “그들은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1:13).

예수님의 말씀 안에 영감을 불어넣었던 성령께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어 예수님과 그들이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성령으로 거듭남으로써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동시에 그러한 능력은 거듭남의 결과, 표시, 그리고 의미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14:16-17).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 완전한 진리를 향해 인간의 영혼을 활짝 열어 놓습니다(14:26; 15:26; 16:13).

새로운 삶은 어린아이를 위한 메시지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메시지는 “세상”에, 즉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순응시킨 어른들에게 선포되었고 지금도 선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존재성이 아닌 삶 바로 그것을 가르쳐 주셨는데, 바로 이것은 다른 사람들과 진리에 맞서는 모든 방어의 포기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을 하느님, 진리, 그리고 서로 서로에게서 멀리 떼어놓는 또다른 이데올로기의 기초석으로 그분의 가르침을 변질시킴으로써 제도권의 그리스도교는 그분을 배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가르침 자체는 복음서 안에 분명히 살아 남아 있습니다.

성취하게 되었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거듭났다는 자격을 주거나 표시를 해주는 어떤 특별한 임무나 시험도 예수님께서는 결코 제시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어떤 제의, 성전, 의식, 규정된 행동들을 결코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들의 시대와 상황을 해석하는 책임을 떠맡으며 그 해석들에 따라 살아가도록 사람들을 부르셨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한 존재로서의 완전한 책임을 지는 것보다 규정되고 한계가 정해진 임무를 떠맡는 것이 얼마나 더욱 쉽고, 얼마나 더욱 안전합니까! 우리 자신들을 희생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살도록 우리 자신들을 설득하는 “근거들” --나라, 가족, 계급, 학문, 예술 등 --을 우리에게 우리의 이데올로기들은 풍부하게 제공해 줍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와 같은 우리의 모든 근거들이 안전하기 위해 덮어 가리는 담요와 같은 것들이라고 폭로하셨습니다. 어떤 근거도 본질적으로 정당하다고 인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우리의 존재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근거들을 정당화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의 방식입니다.

그분을 믿는 사람

신앙은 거듭남을 새로운 삶으로 시작하는 행위이며, 또한 그것은 새로운 삶을 규정짓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행위”는 분리되고, 한계가 정해져 있는 행동이거나 고백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원한 변혁의 상태, 다양하고 모든 상황들과 삶의 사건들에서 작용하는 새로운 존재 방식입니다.

신앙과 생명은 복음서 전체를 통하여 요한에 의해 서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

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1:12).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

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

는 것이다(20:31).

구리 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

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그것은 그를 믿

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

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

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

다(3:14-16).

아들을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며 아들을 믿지 않는 사

람은 생명을 얻기는 커녕 오히려

하느님의 영원한 분노를 사게 될

것이다(3:36).

신앙을 생명에 연관짓고 있는 이러한 많은 텍스트들은 이러한 관계가 선교의 필수적인 측면임을 보여줍니다.

파송자들은 생명인 그들의 선교 목적을 결코 잊어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 목적은 어떤 율법이나 제의를 널리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이 하느님의 형상 안에 있는 그들의 창조를 입증하기 때문에, 그것은 사람들이 인간의 자질들을 창조적으로 그리고 최대한으로 발휘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신앙이며, 파송자가 할 일은 신앙을 볼 수 있도록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는 것입니다. 행동 프로그램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파송자가 할 일이 아니며, 바로 그것은 모든 사도들의 영원한 유혹이기도 합니다. 성직 권위주의의 본질은 “도와주고”, “방향을 가르쳐 주며”, “인격을 도야케 하고”, 사람들 -- “그들 자신의 선을 위한” 모든 것 --을 위해서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은 “선을 행하기 위한 유혹”입니다; 사람들 자신들이 선을 행할 책임을 떠맡기만 한다면 실제로 선이 생겨납니다. 마치 부모나 교육자처럼 처신하려고 노력하는 파송자들은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것이자 생명인 그들의 선교를 상실해 버립니다.

만약 신앙이 생명의 필수적인 근원과 특징이라면, 그 때 우리는 그것을 올바르게 이해하여야 합니다. 요한은 우리를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 자체에서 선택된 예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선교를 서술하는 것처럼, 그는 예수님의 일들에게 나타내 보인 호의적인 반응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신앙을 서술합니다.

요한이 서술하는 신앙은 두 가지 유형에 속해 있으며, 그것들 사이의 차이점은 가장 커다란 중요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표징들로 인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분을 보호자, 길을 가리켜 주시는 분, 그들에게 행할 바를 말씀해 주시는 분, 한 마디로 말하면, 그들에게서 그들의 도덕적 책임들을 경감시키고 그들의 삶의 짐을 떠맡으시는 분으로 믿었습니다. 그러한 신앙은 일종의 신앙의 입문 단계, 예비적인 조심성이지 그 이상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한 신앙은 제자들이 제시하고 예수님께서 매우 명백하게 그리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던 내용이 아닙니다.

나타나엘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1:50). 나타나엘은 결국 진정한 신앙을 얻게 되었지만 표징들을 보고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나타나엘처럼 어린아이 같은 신앙을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예수께서는 과월절을 맞아 예루살렘에 머무르시는 동안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셨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셨다. 그것은 사람들을 너무나 잘 아셨기 때문이다”(2:23-24). 그러한 사람들은 예수님의 기적들을 믿었을 뿐이지, 기적들에 의해서 예수님의 현실이나 삶의 현실을 이해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기적들을 보았을 뿐이지, 기적들의 목적을 깨닫지는 못하였습니다.

니고데모도 똑같이 불완전한 신앙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을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고서야 누가 선생님처럼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3:2). 그러나 다음에 나오는 대화는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선교를 이해하지 못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사마리아 여자는 예수님을 예언의 선물로 믿었지만(4:19), 그 여자가 깜짝 놀라게 된 것은 아직까지 신앙의 고백이 아니었습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은 보리 빵과 작은 물고기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보고 비슷한 열광에 빠져들었지만 --“이분이야 말로 세상에 오시기로 된 예언자이시다”(6:1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제자들로 부르시기는 커녕, 그들의 순진하고 천박한 열정에서 몸을 피해 버리셨습니다.

얼마 후에,

유다인들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와

지자 예수의 형제들이 예수께 “이

곳을 떠나 유다로 가서 당신이 행

하시는 그 훌륭한 일들을 제자들에

게 보이십시오. 널리 알려지려면

숨어서 일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훌륭한 일들을 할 바에는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권하였다(7:2-4).

표징들을 믿는 그들의 확신은 분명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선교에 관한 그들의 이해 --즉, 그들의 신앙 --는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자들도, 부활하신 후에 나타나신 예수님께 한 토마의 말처럼, 가끔 신앙으로부터 표징들을 찾는 어린아이로 되돌아가 버렸습니다: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20:29). 그와 반대로, 베드로가 예수님에게서 떠나기를 거절할 때 그는 진정한 신앙을 표출하였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6:68).

소경으로 태어난 사람은 아마 단순하고 진정한 신앙의 가장 완전한 모델일 것입니다. “예수께서 그를 만났을 때에 ‘너는 사람의 아들을 믿느냐?’ 하고 물으셨다. ‘선생님, 믿겠습니다. 어느 분이십니까?’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지금 너와 말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주님, 믿습니다’ 하며 그는 예수 앞에 꿇어 엎드렸다”(9:35-38).

마르타도 역시 예수님을 믿고 의지하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 주님,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시기로 약속된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것을 믿습니다”(11:27).

표징들이나 기적들을 인정하는 것은 신앙이 아닙니다. 신앙은 예수님의 영광의 표현에 대한 응답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응답들이 참된 신앙은 아닙니다. 신앙은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고 하는데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그것은 그분을 사회 질서와 평온의 상징으로 삼으려는 데 있지도 않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교 문명”의 창립자로 보내시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신앙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의 반대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를 사회 질서와 평온의 상징으로 삼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선구자인 모세를 그들은 그리스도의 적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의지하는 신앙은 의존이나 경솔한 감격이나 철학이 아닙니다. 또한 그것은 학문이나 양심을 위한 대용물도 아닙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모든 방식들로 그것을 정의할려고 시도하지만, 이것들은 올바른 정의들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이기적인 변형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셨음을 아는 것이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강조하여 말하고 반복함으로써 복음서는 “아는 것”에 관한 이 주제를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를 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곧 아버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이나 반성, 외적 현실의 주목 등을 통하여 아버지를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우리의 욕구들과 두려움들, 고민과 질투 등을 하느님에게 투사시키기 때문에 아버지에 관한 진리는 여전히 사람들의 눈에 숨어 있습니다: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 주셨다”(1:18).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지만”(1:10),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보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제자들이라고 부르셨습니다. “현자”는 교사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고 어떤 사람도 예수 그리스도를 가르치는 학문의 교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현자(아는 사람들)가 아니라 제자들(배우는 사람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모든 사람이 배우는 학생들입니다; 모든 사람이 항상 초심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알려고 하는 지식이 어떤 유형인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해 준 여자에게 그들이 말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말만 듣고 믿었지만 이제는 직접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야말로 참으로 구세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소”(4:42). 그것은 교리의 설명이 아니라 신앙의 진술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영혼 가운데 계시는 예수님을 인식하였습니다.

모든 지속적인 통찰력들과 확신들이 결국 제도권화되어 버립니다. 의식과 재현은 직관적 통찰들을 형식주의로 바꾸어 버립니다. 신앙은 신조들 가운데 자리잡습니다. 신자들의 연합체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의 연합체로 변질되며, 그 연합체의 구성원들은 신앙 신조 --정통 교리 --를 고안해 냄으로써 그들의 그룹 정체성과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규정합니다. 신앙은 이제 제도들에게 거의 쓸모가 없게 되어 버리고, 오로지 정통 교리만이 아주 중요시됩니다: 구성원들의 이해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지만, 제도의 정통 교리에 대한 그들의 찬동은 제도의 생존을 위해서 가히 필수적입니다. 신조가 신앙을 대신하며, 판에 박힌 업무가 열의를 대신해 버립니다 --심지어 이해와 열렬한 확신으로 시작되었던 그룹들에서조차도. 이러한 외관상 불가피하고 분명히 일반적인 변질에 관한 설명은 명백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생각한다는 것은 고통스럽고 골치 아픈 것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룹의 정통 교리에 찬동함으로써 안전하게 되고 점점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어 버립니다.

비록 분파 주의들이 하나의 정통 교리를 여럿으로 나누었다고 할지라도, 그리스도교 역사는 그러한 우울한 형태를 훌륭하게 설명해 줍니다. 천박한 관찰자에게는 정통 교리가 최고의 신앙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상 그것은 단지 그 지지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심리적인 보상들과 친교감을 베푸는 집착, 제도에 대한 애착일 뿐입니다. 이러한 심리적인 보상들로 인하여, 정통 교리는 불합리한 확신, 완전한 열광, 무조건적인 집착 --한 마디로 말하면, 광신 --을 초래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의 제자들에게 광신이 아닌 신앙을, 지각없는 집착이 아닌 진정한 깨달음을 원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과 영적인 친교를 나누는 것이고, 그분으로부터 성령의 교제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안다는 것은 예수님 자신의 계시에 자아를 개방하는 것입니다.

선교는 정통 교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지식인 신앙을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그 결론이자 목적이며, 잘 알다시피, 수단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정통 교리를 주입시키고,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은 아동 교육, 사회적 압력, 그리고 대중 문화와 대중 매체물의 보급입니다. 이러한 수단은 어떤 유형의 정통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서 절묘하게 개조되지만 신앙의 전파에는 부적절하므로 그것들의 사용은 정통 교리와 비신앙이 나타내는 확실한 증상입니다. 예수님 자신께서는 이러한 모든 수단 --사회적 압력, 심리적인 보상, 교육의 통제, 대중 문화와의 동맹 등 --을 멀리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단순히 그의 메시지를 선포하셨습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 이것은 마치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내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10:14-15).

그분께서는 그의 때가 가까이 다가왔음을 아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알고 있는 것을 그들을 위해 요약해 주셨습니다: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고 부르지 않고 벗이라고 부르겠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내 아버지께서 들은 것을 모두 다 알려주었다”(15:14-15). 그분께서는 그의 마지막 기도에서 똑같은 주제를 반복하셨습니다.

나는 아버지께서 세상 사람들 가운데

서 뽑아 나에게 맡겨 주신 이 사람들

에게 아버지를 분명히 알려 주었습니

다. 이 사람들은 본래 아버지의 사

람들이었지만 나에게 맡겨 주셨습

니다. 이 사람들은 과연 아버지의

말씀을 잘 지키었습니다. 지금 이

사람들은 나에게 주신 모든 것이 아

버지께로부터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

니다. 나는 나에게 주신 말씀을 이

사람들에게 전하였습니다. 이 사람

들은 그 말씀을 받아들였고 내가 아

버지께로부터 온 것을 참으로 깨달

았으며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었습니다(17:6-8).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아버지를 아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필립보와 나눈 그 유명한 대화에서 가장 완전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

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

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너희가 나

를 알았으니 나의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알

게 되었다. 아니 이미 뵈었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필립보가 “주

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

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

답하셨다.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

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

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

라니 무슨 말이냐? 너는 내가 아버

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

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

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다”(14:6-10).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께서 아버지의 존재이시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이시며, 그의 모든 존재 안에 아버지께서 계심을 깨닫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에 관한 새로운 비전과 예수님의 인간성에 관한 새로운 비전을 요구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새로운 비전을 요구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권능과 위엄이라는 속성들로 채색된 환상과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일으키는 피조 세계의 모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예수의 모습으로 계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사람도 이전에 결코 하느님을 상상해 보지 못했던 그런 분이십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인간성에 관한 새로운 비전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신성한 것에 관한 적당한 표상들을 상상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의 인간성 가운데 계십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마치 직업이나 학문 분야를 숙달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개념들이나 교리들 혹은 방법론이나 훈련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자들은 아버지와 예수님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스스럼없이 알고 있습니다. 비록 예수님의 방식들과 동일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와 유사한 방식들로 사람들과 사건들에게 반응하고 이해하며 생각한다는 의미에서 그들은 예수님께 가담하였습니다. 파송자들은 운동이나 지도자 혹은 사람들에게 낯설은 교리 등의 선전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하느님에 관한 지식의 전달자들이며, 그들의 선교는 예수님의 존재 방식들과 예수님과의 친밀성의 의미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것입니다.

안다는 것은 진리이신 예수님 자신을 아는 것이고, 또한 사람들이 진리 가운데에서 살 수 있음을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철학들에서 말하는 진리와는 판이하게 다른 정의입니다. 그러면 진리 가운데에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생명은 아는 것이고, 안다는 것은 진리 가운데에서 사는 것입니다. 요한 복음이 의도한 의미에서 볼 때, 세 가지 범주들 모두는 초월적이면서 동시에 내재적입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현실은 역사적 세계의 일부분이면서 또한 그 세계를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문명이 은폐하였고, 억눌렸거나 혼란시켰던 진리를 자유롭고 자율적인 형태로 구체화하셨습니다. 그분의 존재는 거짓들로부터 진리를, 혹은 환상으로부터 현실을 분리시켰으며, 전체적이고 더럽혀지지 않은 진리를 계시하셨습니다.

세상은 많은 부분적인 진리들을 인정하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진리를 알지도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진리가 그것을 정죄하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유다인들이 말한 많은 것들이 진실하였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이 부분적인 진리들을 진리를 은폐시키고 거짓인 구조나 체제로 만들어 이용해 먹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을 거짓말쟁이라고 불렀습니다(8:55). 예수님께 진리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진리의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고, 완전한 현실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어떤 특별한 문제에 관해서 잘못할 수도 있지만, 그들은 “거짓말쟁이”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진리는 학문적이거나 철학적인 결론이 아니고, 또한 사상, 경험, 혹은 이성을 위한 대용물도 아닙니다. 바로 그것은 인간의 활동이 그 자신의 가장 심오한 현실에 일치하여 수정되는 범주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부터 사람들이 진리 가운데에서 살 수 있도록 진리를 구체화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참 빛”(1:9)이셨으며,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셨습니다”(1:14);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습니다”(1:17).

예수님께서는 진리이셨습니다. 진리는 그의 모든 속성들의 요소입니다. 그분께서는 “하늘에서 내려 주신 진정한 빵”(6:32), “참 포도나무”(15:1)이셨습니다. 빌라도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오직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그 때문에 세상에 왔다. 진리 편에 선 사람은 내 말을 귀담아 듣는다”(18:37).

진실하게 예배하는 사람들이 영적으

로 참되게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

가 올 터인데 바로 지금이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하는 사람

들을 찾고 계신다(4:23).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다. 세상

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

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

에 계시기 때문이다(14:17).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

이다. 그분은 자기 생각대로 말씀

하시지 않고 들은 대로 일러주실

것이며 앞으로 다가올 일들도 알려

주실 것이다(16:13).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

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2).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

치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

냈습니다.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

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17:17-19).

선교와 진리는 서로 이중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교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었고, 선교는 진리 그 자체이었습니다. 진리는 아버지께서 만물의 현실을 확립하시기 위해 세상 가운데로 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선교에 참여한다는 것은 거짓을 떠나서 진리에게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제자직은 영구적입니다. 진리를 깨닫는다는 것, 예수님께서 아들이심을 안다는 것, 신앙을 가진다는 것 --사람들이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르든지 간에, 그것은 순간적인 사건이나 상태가 아니라 삶의 새롭고 지속적인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속한다는 것은 영구적이거나 긴 지속 기간 그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속성 가운데에서, 예수님과 아버지에게서 이렇게 “떠나지 않고” 있으면서, 제자들은 구체적으로 신앙, 아는 것, 그리고 진리를 경험합니다. 아들의 선교는 원래 아버지의 사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자들은 그 사랑에 참여함으로써 --그것 안에 “살며”, “떠나지 않고 남아 있거나”, “거주함으로써” --아버지와 아들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매우 명백히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말라. 나도 너

희를 떠나지 않겠다. 포도나무에 붙

어 있지 않는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

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

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

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를 떠난

사람은 잘려 나간 가지처럼 밖에 버

려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가지를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

워 버린다.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

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

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

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

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

광을 받으실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그러니 너희는 언제나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내가 내 아

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듯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15:4-12).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

키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구

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곧 진리의 성령이시

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

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 들

일 수 없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

다. 그분이 너희와 함께 사시며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14:15-17).

나는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겠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

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

을 알게 될 것이다(13:34-35).

예수님께서 명하셨던 사랑은 보편적인 것입니다: 그 주제들이나 목적들은 어떤 특별한 혈연 관계나 공동체에 전혀 제한 당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향한 모든 사랑은 구체적인 경험을 제시해 주며 제자직을 증명합니다. 그러므로 선교의 시작 가운데 이미 그 결론이 있습니다. 선교는 아버지의 사랑에서 시작하였고, 그 사랑의 “전달”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사랑은 그 모든 단계마다 자취를 남깁니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은 그분께서 중심이신 운동이나 전달을 아는 것이고, 또한 그것이 사랑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한 사랑은 단지 빈약하게 말로 규정될 수 있을 뿐입니다; 세속성으로부터 제자직으로 거듭남을 경험한 이후에만 오로지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정의를 내리는 대신에 사람들은 사랑이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제국주의 혹은 개인적이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와 전혀 무관하다고 단지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기주의라는 감옥으로부터 예수님께서 세상을 향해 개방하셨던 사랑의 흐름으로 해방되는 것입니다.

6

“심판하러”

증 언

요한 복음은 “심판”의 개념으로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분의 영광, 제자들의 거듭남, 그리고 세상의 불신 등에 관한 이야기를 종합한 첫번째 그리스도교 텍스트입니다.

그 가장 분명하면서도 피상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 심판은 예수님을 모세의 율법을 깨뜨리는 자로 고발하여 법정 앞에 끌고 가 정죄한 율법 집행의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심판을 아버지께서 내리셨으며 정확히 그와 반대이었습니다: 부활하심으로써, 정죄당한 예수님께서는 의롭다고 입증되셨으나 도리어 그의 고발자들은 정죄당하였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정죄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내용은 용서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용서하심으로 말미암아 세상은 제자직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논제가 요한 복음의 구조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요한이 그것을 제시한 대로 심판의 개념을 검토해 봅시다.

예수님 자신께서는 그의 사명이 심판이라고 언급하셨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심판하기 위한 것이다”(9:39). 이러한 심판의 역설적인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분께서는 이사야서를 인용하여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곧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보게 하고 보는 사람은 눈멀게 하려는 것이다.”

거짓으로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사칭한다는 혐의로 고발당하자, 예수님께서는 한 증인 --세례자 요한 --을 불러 세우셨습니다: “너희가 요한에게 사람을 보냈을 때에 요한은 진리를 증언하였다. 나에게는 사람의 증언이 소용없으나 다만 너희의 구원을 위해서 이 말을 하는 것이다”(5:33-34). 비록 예수님께서는 요한의 증언으로 단 한번 자기 자신을 호소하셨다고 할지라도, 요한의 증언은 실제로 요한 복음에서 반복하여 인용됩니다. 그것은 종종 정당한 이유 없이 나타나거나(1:15, 36), 혹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자기 제자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1:19-34; 3:25-30). 그리고 머리말에서 복음서 저자는 세례자 요한을 단순히 그리스도를 증언하러 온 자라고 소개합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증언을 듣고 믿게 하려고 온 것이다”(1:6-7).

세례자 요한 이외에, 예수님께서는 성서가 바로 자기를 증언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성서 속에 영원한 생명이 있는 것을 알고 파고들거니와 그 성서는 바로 나를 증언하고 있다”(5:39).

예수님께서는 그에 대한 세번째 증언이 바로 그 자신의 가르침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세상 사람들에게 버젓이 말해

왔다. 나는 언제나 모든 유다인들

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다.

내가 숨어서 말한 것이라고는 하나

도 없다. 그런데 왜 나에게 묻느냐?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사람들

에게 물어 보아라. 내가 한 말은

그들이 잘 알고 있다(18:20-21).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하

고, 우리의 눈으로 본 것을 증언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희는 우리의 증

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3:11).

위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

신다. 세상에서 나온 사람은 세상에

속하여 세상일을 말하고 하늘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시며 친

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3:31-32).

그러나, 피고인을 제외하고, 증인 두 사람의 증언만이 타당하다는 율법을 인용하면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분께 대들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당신이 당신 자신을 증언하고 있으니 그것은 참된 증언이 못 됩니다’ 하며 대들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으니 내가 비록 나 자신을 증언한다 해도 내 증언은 참되다. 그러나 너희는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른다’”(8:13-14).

증인 두 사람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제시하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는 요한의 증언보다 훨씬 더

나은 증언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성취

하라고 맡겨 주신 일인데 그것이

바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증거가 된다. 그리고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친히 나를 위하여 증

언해 주셨다. 너희는 아버지의 음성

을 들은 적도 없고 모습을 본 일도

없다(5:36-37).

너희의 율법에도 두 사람이 증언하면

그 증언은 참되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내가 바로 나 자신을 증

언하고 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도 증언해 주신다(8:17-18).

내가 이미 말했는데도 너희는 내 말

을 믿지 않는구나. 내가 내 아버지

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이 바로 나

를 증언해 준다(10:25).

고 발

예수님께서는 마침내 정식으로 로마 법정에 고발당하셨지만, 그분께서 어겼다고 고발당한 법은 바로 모세의 율법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율법이 있습니다. 그 율법대로 하면 그자는 제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했으니 죽어 마땅합니다”(19:7).그분의 죄목은 바로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돌을 집어 예수께 던지려고 하며 붙잡으려고 했으나 예수님께서는 간신히 그들의 손에서 벗어나 몸을 피하셨습니다(10:31, 33).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은 최후의 그리고 가장 중대한 범죄이었지만, 이제까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겨우 사냥물을 사로잡는 어떤 올가미의 역할이나 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삼십 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를 고치신 이후로 “유다인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신다 하여 예수를 박해하기 시작하였다”(5:16).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내 아버지께서 언제나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한다”(5:17)고 하여 하느님을 안식일에 행한 착한 일의 전례로 제시하셨지만, “이 때문에 유다인들은 예수를 죽이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예수께서 안식일 법을 어기셨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자기 아버지라고 하시며 자기를 하느님과 같다고 하셨기 때문이다”(5:18).

밑바닥 계층 사이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증대함으로써 율법을 범하게 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유다교에서 분노한 두려움의 잠재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를 믿는 사람을 보았느냐? 도대체 율법도 모르는 이따위 무리는 저주받을 족속이다”(7:48-49). 그들의 종교적이고 사법 상의 권한이 “이따위 무리”에게 상실되리라는 전망은 상당히 그들을 불쾌하게 만들었습니다; 로마의 보복을 야기하리라는 백성의 불안한 전망은 더욱더 나쁜 것이었으며, 이러한 두려움이 마침내 예수님의 운명을 정해 버렸습니다: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고 ‘그 사람이 많은 기적을 나타내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그대로 내버려두면 누구나 다 그를 믿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로마인들이 와서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백성을 짓밟고 말 것입니다’ 하며 의논하였다”(11:47-48). 그들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서둘러 예수님을 정치적 야심에 찬 인물이라고 고발하였으며 로마의 질서와 독재 정치를 향한 그들의 충성을 옹호하였습니다: “우리의 왕은 카이사르 밖에는 없습니다”(19:15). “만일 그자를 놓아준다면 총독님은 카이사르의 충신이 아닙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왕이라고 하는 자는 카이사르의 적이 아닙니까?”(19:12).

과거에 계시된 하느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안전을 위한 도구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혐의 --를 만들어 냈으며 로마 반역죄를 날조하여 뒤집어 씌워서 그것에 보충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심문과 유죄 선고는 한 역사적인 순간에 구체적으로 드러난 하느님에게 맞대든 세상의 적개심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적개심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은 계속 반복하여 일어났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예언자들, 그리고 그분께서 돌아가신 후에 제자들을 박해함으로써. 그러한 모든 에피소드들은 요한의 주제를 나타내 줍니다: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1:10).

때

“때”는 곧 죽음에 처하게 될 예수님의 정죄를 가리킵니다. 두려움과 분노 가운데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였으며(11:53), 그분을 체포하여(18:1-11),먼저 대사제에게 끌고 갔다가 다음에는 선고를 받으려고 빌라도 앞으로 데리고 갔습니다(18:28-38; 19:1-16). 그리고 마침내 처형하기 위해서 그분을 골고타라는 곳으로 끌고 갔습니다(19:16-18). 이러한 모든 사건들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주도하는 자와 대행자로,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단념되고 저항하지 못하는 희생자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죽임 당한 지상의 심판은 또한 하느님의 정반대적인 심판의 도구이기도 하였습니다. 사실상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뜻에 의해서 예수님께서는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분을 죽임으로써 그들은 그분을 역사로부터 제거하려고 작정하였지만, 오히려 그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그분께서는 역사의 중심에 실제로 자리잡게 되셨습니다. 도대체 최고의 수치를 주려는 목적을 가진 것을 하느님께서는 찬양으로 변화시켜 높이 들어올리시고 또한 찬양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패배는 그의 승리가 되었으며, 이러한 승리를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때”를 선택하셨던 것입니다.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2:4) 라고 예수님께서는 가나에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를 잡고 싶었으나 그에게 손을 대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예수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던 것이다”(7:30); “아무도 그를 잡지 않았다. 때가 오지 않았던 것이다”(8:20). 예수 자신께서는 고난의 시간이나 영광을 받으실 때이든지 간에 항상 그의 때에 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12:23).

내가 지금 이렇게 마음을 걷잡을 수

없으니 무슨 말을 할까? “아버지,

이 시간을 면하게 하여 주소서” 하고

기원할까? 아니다. 나는 바로 이

고난의 시간을 겪으러 온 것이다.

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그 때에 하늘에서 “내가 이미 내 영

광을 드러냈고 앞으로도 드러내리라”

하는 음성이 들려 왔다(12:27-28).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

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

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

해 주셨다(13:1).

그리고 마지막 만찬에서 드리신 기도에서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주시어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여 주십시오”(17:1).

비록 예수님께서는, 결국, 그의 원수들의 저항하지 못한 희생자가 된 것처럼 보일지라도, 요한은 모든 것이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대로 일어났음을 지적하려고 고심합니다. “그들은 의논 끝에 ‘이것은 찢지 말고 누구든 제비를 뽑아 차지하기로 하자’ 하여 그대로 하였다. 이리하여 ‘그들은 내 겉옷을 나누어 가지며 내 속옷을 놓고는 제비를 뽑았다’ 하신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졌다”(19:24); “예수께서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아시고 ‘목마르다’ 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으로 성서의 예언이 이루어졌다”(19:28). 군인들은 그분의 다리들을 부러뜨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의 뼈는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라는 성서의 말씀이 이루어졌다”(19:36). 요한은 똑같은 맥락으로 십자가 처형에 관한 그의 설명을 끝맺습니다: “그리고 성서의 다른 곳에는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 라는 기록도 있다”(19:37).

모든 것이 하느님에 의해서 예정되었습니다. 빌라도는 두려운 마음이 들고 염려되어 예수님의 운명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도대체 너는 어디에서 온 사람이냐?”(19:9)하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가 하늘에서 권한을 받지 않았다면 나를 어떻게도 할 수 없을 것이다”(19:11).

하느님의 심판은 예수님께서 정당하시다는 입증이요 승리이었습니다; 이제 그분의 죽음과 부활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세상은 나를 보

지 못하게 되겠지만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터이니 너희는 나

를 보게 될 것이다(14:19).

내가 떠나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오겠다는 말을 너희가 듣지 않았느냐?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

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

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일을 미리

알려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세상의 권력자가

가까이 오고 있다. 그가 나를 어떻

게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께서 분부하신 대로

실천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야 하

겠다. 자, 일어나 가자(14:28-31).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나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10:16; 참조. 16:5-7, 17-24).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하고, 한 아기라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 산모가 산고의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듯이, 자기가 “얼마 안 가서” 영원한 승리 가운데 되돌아오기 위해 떠나야만 한다고 그분께서는 그의 제자들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

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아끼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목숨을 보존하며 영원히 살

게 될 것이다(12:24-25).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는 근심에 잠길지라도 그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여자가 해산

할 즈음에는 걱정이 태산같다. 진

통을 겪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에 그 진

통을 잊어버리게 된다. 이와 같이

지금은 너희도 근심에 싸여 있지만

내가 다시 너희와 만나게 될 때에

는 너희의 마음은 기쁨에 넘칠 것이

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

할 것이다(16:20-22).

예수님의 때는 승리의 시간이었습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16:33).그것은 찬양과 높이 들려 올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구리 뱀이 광야에서 모세의 손에 높이

들렸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높이

들려야 한다. 그것은 그를 믿는 사

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3:14-15).

너희가 사람의 아들을 높이 들어올린

뒤에야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

이다.

또 내가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하지

않고 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것만

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8:28).

내가 이 세상을 떠나 높이 들리게 될

때에는 모든 사람을 이끌어 나에게

오게 할 것이다(12:32).

죽음과 부활은 하나의 현실을 이루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을 요한은 승리, 혹은 영광이라고 부릅니다. 부활은 죽음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요 영화롭게 되는 것이었으며, 십자가는 부활에 이르는 길이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소서”(12:38; 참조. 13:31, 17:1-5).

“십자가의 길”은 실제로 아버지께 이르는 길이었습니다:

내 아버지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

그리고 나는 너희가 있을 곳을 마

련하러 간다. 만일 거기에 있을 곳

이 없다면 내가 이렇게 말하겠느냐?

가서 너희가 있을 곳을 마련하면 다

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같이 있게 하겠다(14:2-3).

내가 이제 아버지께로 간다(14:12).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

이다(14:28).

나는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

지께 돌아간다(16:28).

심판이 끝났으며, 그 목적은 이제 이루어졌습니다.

세상의 심판

하느님의 심판은 예수님께 승리를 주셨지만, 세상에게는 무엇을 가져다주었습니까? 예수님의 승리는 세상의 정죄를 의미합니까?

예수님의 승리는 세상이 아니라, “이 세상의 권력자”를 정죄하였습니다. 그 권력자의 지배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 세상의 권력자가 가까이 오고 있

다. 그가 나를 어떻게 할 수는 없다

(14:30).

지금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을 때이

다. 이제는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

겨나게 되었다(12:31).

이 세상의 권력자가 이미 심판을 받

았다(16:11).

세상에 관하여, 예수님께서는 단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정의는 법전이 아닙니다; 그것은 용서이며 구원입니다. 그분의 구원을 거부하는 사람들만이 오로지 심판 당하며 자기 자신들을 스스로 정죄하게 될 것입니다: 제시된 빛을 배척하는 사람들은 결단코 어둠 가운데 남아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 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3:17-18).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구원의 유일한 근원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것에 의해서 이 세상의 일부분으로 심판 당하며, 빛으로부터 삭제됩니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자기들의 행실이 악하여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했다. 이것이 벌써 죄인으로 판결 받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과연 악한 일을 일삼는 자는 누구나 자기 죄상이 드러날까 봐 빛을 미워하고 멀리한다. 그러나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빛이 있는 데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그가 한 일은 모두 하느님의 뜻을 따라 한 일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3:19-21).

어떤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

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단죄하지 않

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단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

다. 그러나 나를 배척하고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는

것이 따로 있다. 내가 한 바로 그

말이 세상 끝날에 그를 단죄할 것이

다(12:47-48).

말씀을 듣고서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은 바로 그것에 의해서 정죄당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친히 아무도 심판하지

않으시고 그 권한을 모두 아들에게

맡기셔서 모든 사람이 아버지를 존

경하듯이 아들도 존경하게 하셨다.

아들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은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도 존경하지 않는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내 말을 듣고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사람은 영원

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죽음의 세계에서 벗어나 생명의 세계

로 들어섰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때가 오면 죽은 이들이 하느님의 아

들의 음성을 들을 것이며 그 음성을

들은 이들은 살아날 터인데 바로 지

금이 그 때이다. 아버지께서 생명의

근원이신 것처럼 아들도 생명의 근원

이 되게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또한

아들에게 심판하는 권한을 주셨다.

그는 사람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내

말에 놀라지 말라. 죽은 이들이 모두

그의 음성을 듣고 무덤에서 나올 때

가 올 것이다. 그 때가 오면 선한 일

을 한 사람들은 부활하여 생명의 나

라에 들어가고 악한 일을 한 사람들

은 부활하여 단죄를 받게 될 것이다.

나는 무슨 일이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그저 하느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심판할 따름이다. 내가 이루고

자 하는 것은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

내신 분의 뜻이기 때문에 내 심판은

올바르다(5:22-30).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빛을 거부하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를 정죄할 것이며,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간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찾다가 자기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죽을 터이니 내가 가는 곳에는 오지 못할 것이다”(8:21); “만일 너희가 내가 그이라는 것을 믿지 않으면 그와 같이 죄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죽고 말 것이다”(8:24).그들이 생명이신 분을 거부함으로 말미암아, 그들은 거짓말쟁이와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너희는 악마의 자식들이다. 그래서 너희는 그 아비의 욕망대로 하려고 한다. 그는 처음부터 살인자였고 진리 쪽에 서 본 적이 없다. 그에게는 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제 본성을 드러낸다. 그는 정녕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이기 때문이다”(8:44).정확히 예수님을 죽이게 됨으로써,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그들의 허위와 살인성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그분의 죽음은 곧 그들의 심판이었습니다.

그분의 선교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죽음은 용서, 구원, 영원하신 빛, 그리고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사는 생명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단죄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단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기 때문이다”(12:47).우리는 세상에서 사신 예수님의 생활을 심판에 견주지만, 그것은 더욱 밀접하게 심판의 변화를 구원에 비유합니다. 예수님의 생활과 죽음은 율법을 향해서가 아니라 사랑을 향한 순종을 예시합니다. 그분의 선교는 죽음으로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가져다주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심판

심판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끝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지상 선교는 그의 제자들에 의해서 계속 수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은 계속적으로 제자들의 삶과 일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처럼, 제자들은 세상에 속하여 있지 않고 세상으로 보내졌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

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습니다(17:14).

내가 아버지께 원하는 것은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

마에게서 지켜 주시는 일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

들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17:15-16).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7:18).

부활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자기가 제자들에게 그의 지상 선교를 맡기고 있다고 명백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0:21).

세상이 자기를 대우했던 대로 그들을 대우하리라고 그분께서는, 역시,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너희를 회당에서 쫓아낼 것

이다. 그리고 너희를 죽이는 사람들

이 그런 짓을 하고도 그것이 오히려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

가 올 것이다. 그들은 아버지도 나

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짓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16:2-3).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도

나를 먼저 미워 했다는 것을 알아두어

라. 너희가 만일 세상에 속한 사람이

라면 세상은 너희를 한 집안 식구로

여겨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내가 세상에서 가려낸 사람들이기 때

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종은 그 주인보다 더 나을 수가 없다

고 한 내 말을 기억하여라. 그들이

나를 박해했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

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의 말도 지

킬 것이다(15:18-20).

선교는 반대, 심지어 박해를 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세상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거짓들, 증오, 그리고 살인성을 폭로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죄악들을 폭로하는 것은, 실제로, 선교에 있어서 필수적입니다.

바로 여기에 선교에 대한 영원한 도전이 있는 것입니다. 박해는,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것처럼 보이며, 세상은 악의 암묵적인 추종에 대해서 사람의 마음을 끄는 보상들을 제공합니다. 그러한 묵인을 감추기 위한 구실, 핑계들과 변명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들 가운데, 교회의 미래에 관한 관심사가 가장 교활하며 두 가지의 주요한 형태들을 띠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비록 날마다 이야기된다고 할지라도, 세상 가운데에서 모든 의미와 공명력을 상실한 하느님의 말씀을 제도화하고, 제의화하며, 형식화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권력자의 박해나 심지어 파괴를 피하기 위해서, 권력자가 저지른 죄악들을 --고의로 --못 본 체 해 버리는 것입니다. 아마 선교는 그것에 의해서 미래를 위해 유지됩니다; 실제로 그것은 현재 가운데에서 오로지 폐기되어 버립니다.

분명히, 교회는 하느님의 말씀을 공식적으로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그것을 그 예배 가운데 거행하며, 그것을 설교로 선포하고, 학교에서 가르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말씀은 세상의 악에 대한 묵인과 대등한 방식으로 거행될 수 있을 뿐입니다. 구체적인 역사 현실들에게 적용되거나 그것들을 언급하지 않은 채 선포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이 결코 현실의 악을 고발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은 한 사람한테도 전혀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제자들은 제의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으로 하여금 빛과 대조됨으로써 그 자체의 어둠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보내졌습니다. 만약 세상이 자족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만약 그 지배자들이 어떤 비난도 받고 있지 않다면, 바로 이것은 선교가 포기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제자들은 증언하기 위해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15:27). 그 증언들이 바로 그들이 할 일들일 것입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될 것이다”(14:12). 그러나 또한 그들의 증언은 말씀으로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계셔서 그들에게 예수님의 메시지를 불어넣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여 너희에게 보낼 협조자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분이 나를 증언할 것이다”(15:26).

제자들의 증언으로 말미암아 모든 세대들 가운데 예수님의 증언이 존재하게 되며, 반드시 그것들은 똑같은 결과를 낳습니다. 교회와 세상 간의 반목을 슬퍼하기는 커녕, 우리는 그 선교에 대한 교회의 충실성의 증거로 그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지배자들과 결탁하게 될 때, 그것은 예수님의 메시지를 존재하게 하는 그 선교를 배반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선교에서, 우리 각 사람은 담당할 부분과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증언 형태는 우리가 부딪치는 상황에 의해 결정됩니다. 우리는 단순히 기계적으로 예수님의 일들을 반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역사적 상황 내에서 인식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류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전달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그와 같이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인간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떠맡도록 하기 위해서 그들의 의식을 우리는 흔들어 깨워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자들의 일들을 다른 인간적인 노력들로부터 구별할 수 없습니다. 제자들도, 역시, 인간 사회의 구성원들이며, 그들의 일들은 인간 노력 전체의 일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력들은 인간에게 새로운 길들을 닦는 데 이바지하는 어떤 그리스도교의 영감을 가져다줍니다.

이제 요한 복음에 관한 우리의 묵상은 끝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기록된 텍스트에 관한 우리의 묵상은 여기에서 끝난다 해도, 복음서에 관한 우리의 묵상은, 우리가 그것을 계속 존속시키는 한, 이제 시작되고 있습니다. 기록된 말씀이 끝나는 곳, 바로 그곳에서 성령께서는 시작하십니다. 왜냐하면 성령의 책은 기록되지 않고 생생히 살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의 대대로 계속되는 삶들은 성령의 살아 있는 책으로서, 그 성령께서는 모든 세대마다 독특하게 증언하도록 영감을 불어넣으십니다. 성령께서는 책 한 권으로 제한 당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는 불고 싶으신 대로 부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갈등들 가운데 성령께서는 존재해 계시면서, 제자들의 증언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들을 증언하고 계십니다. 성령의 말씀들의 예들은 우리 주위의 도처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 즉 진리를 대적하고 그 억압과 거짓들로 가득 차 있는 세상도, 역시, 존재하고 있으며 또한 세상과 그 옹호자들은, 옛 이스라엘에서처럼, 가끔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지도자들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오늘날 이렇게 물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를 믿는 사람을 보았느냐?”(7:48). 오늘날 어떤 지도자들은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 자신조차도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옛날과 다른점인데, 그들은 그분께서 진정으로 말했던 내용과 정반대로 말씀하시고 계신다고 사람들로 하여금 믿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말씀은 존재하고 계십니다. 빛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삶의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