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만들 수 없을까?
3514 양현성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들, 이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핫콘뉴스 기사 ‘ ’장애인 탈시설화’ 두고 뚜렷한 시각차, 해법은?(2023.10.17.)‘]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으로 국내 등록장애인의 수는 264만 5천 명입니다. 전체 인구의 5.1%에 달하는 수인데요. 2010년 250만 명을 돌파한 이후 그 수가 꾸준히 유지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장애인 거주시설에 머무는 인원은 어느 정도일까요?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장애인 거주시설은 총 1,539개. 약 3만 명이 이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지 않은 장애인들이 장애인 거주시설에 머물고 있는데, 이 장애인 거주시설이 오히려 장애인을 고립시키고, 더 나아가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계속돼 오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론 1987년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부터 2004년 성람재단 사건, 2016년 대구 시립희망원 사건, 2021년 라파엘의집 사건 등이 있는데요. 이처럼 장애인 인권침해가 꾸준히 발생하자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바로 '탈시설'인데요. 이 탈시설, 단어 자체가 낯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법 제3조 탈시설 정의를 보시면 “탈시설이란 장애인 생활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 통합되어 개인별 주택에서 자립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듯 탈시설화는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이고 자기결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인 방향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장애인의 인권 존중, 독립적인 삶, 사회 포용 등의 원칙에 기반하며, 장애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거주시설 거주자 중 중증장애인은 98.3%, 발달장애인은 80.1%이며, 의사표현이 가능한 입소자의 약 33%가 탈시설을 희망하였습니다. 탈시설을 희망하는 가장 큰 원인 중에는 복지시설의 문제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시설의 문제점은 [참여연대의 글 ’우리나라 장애인시설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2006.8.11.)]에 따르면 ‘『지역사회 보호』라는 서비스 체계에서 제외되어 있는 장애인생활시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법 제48조에는 장애인생활시설을 「장애인이 필요한 기간 동안 생활하면서 재활에 필요한 상담·치료·훈련 등의 서비스를 받아 사회복귀를 준비하거나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 요양하는 시설」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장애인복지시설이 굉장히 전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곳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사실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사회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시설은 지역사회서비스의 맥락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법으로 선언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인간이 그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완전성’이라는 자격 기준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권리’이기 때문이며, 때문에 장애인은 사회복귀를 준비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미 지역사회의 일원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애인 복지시설에서의 신체적 학대 문제 또한 반복되고 있습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서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전체 학대사례 중 29.8%가 집단이용시설에서의 학대이고 그 중 63.3%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라고 합니다. 그러면 탈시설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설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시설이란 없습니다. 지적장애 동생을 가진 ‘어른이 되면’프로젝트 기획자 장혜영 분의 사례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설에서 너무나 일상적인 인권침해, 장애인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당연하게 전재하고 대하는 사람들이 허다했다고 합니다. 설령 아무리 좋은 시설, 호텔처럼 깨끗하고 상냥한 사람들이 상주하고 늘 맛있는 밥이 나오는 이런 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시설은 나 자신으로 살아갈 자유를 박탈당하는 삶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내가 누구를 만날지, 어디서 살지, 누구와 친구가 되고 싶은지와 같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능동적으로 결정해 나갈 수 없는 삶을 과연 우리가 인간적인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탈시설을 하여 하나의 시설도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말이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가 존재합니다. 그곳은 스웨덴 입니다. 스웨덴은 1997년에 ‘시설폐쇄법‘이 제정되어 1999년 12월 31일 모든 장애인거주시설 폐쇄 되었습니다. 스웨덴은 인권의식이 높으니 가능한 것이다 하실 수도 있는데 70년대의 스웨덴은 지금의 우리나라 같았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시설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러 운동가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스웨덴이 될 수 있었습니다.
격리로 가득한 이 사회는 고통을 해결하는 사회가 아니라 고통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격리하는, 추방해버리는 것입니다. 스웨덴 인디펜던트 리빙 설립자, 아놀드 락스카는 말했습니다. " '탈시설'을 하면서 스웨덴의 장애인들은 생애 최초로 계획이란 걸 세울 수 있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기결정권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 된 삶(real life)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장애인은 환자가 아닙니다. 필요할 때만 의료지원을 받으면 되는 우리와 동등한 시민입니다. 그럼에도 격리대상으로 간주 할 것인가요?
<수행평가 감상>
이 수행평가를 하면서 여러가지 글들을 쓰는 방법에 대해 알게되었고, 처음에 탈시설에 관한 기사를 보았을 때 비장애인도 살아가기 힘든 세상에서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나와 자립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었는데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면서 이미 시설이 없는 나라도 존재하고, 여러 나라에서 탈시설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사용한 표현전략>
-내가 누구를 만날지, 어디서 살지, 누구와 친구가 되고 싶은지와 같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능동적으로 결정해 나갈 수 없는 삶을 과연 우리가 인간적인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설의)
-그럼에도 격리대상으로 간주 할 것인가요?(설의)
첫댓글 어려운 개념에 대한 설명이 이해하기 쉽도록 나와있고 근거가 필요한 부분마다 자료를 제시해서 신빙성이 높았어. 그래서 글을 읽을때 쉽게 이해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
현성이의 생각이 잘 담겨 읽으면서 어떤 관점으로 썼는지 알 수 있었고, 그에 뒷받침하는 내용 또한 잘 적혀있어 나도 공감을 하게 되었다.
탈시설에 대한 개념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고 "장애인은 사회복귀를 준비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이미 지역사회의 일원이어야 합니다." 이 문장이 매우 공감 됐다.
어렸을때 장애인을 차별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다. 이 글을 읽으니까 시설이 무조건 장애인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설이 장애인들의 인권을 억압한다는 것이 충격적이였다. 우리나라도 문화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탈시설화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