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詩가 되는 풍경
by문두Dec 19. 2023
실명제
코멕스 × 김중만 플라워 밀폐 직사각 900ml 통에
레게머리 중만 씨 망원경에 두 손 모아 올리고
입이 가려진 채 나를 향해 눈웃음 짓고 있다
붉은색, 하얀색, 노란색의 개양귀비들
나비, 벌, 잎사귀 하나 없이 초록색 줄기만 있어도 꽃밭
마트에서 사 온 감자 박스 생산자 농부 김인배 씨
연필로 글씨 써가며 공부한 일본어 학습지 한 장
쭉 찢어 감자 위에 덮여 같이 왔다
네가 내뱉은 말 한마디, 기침 한 번
네가 버린 쓰레기 하나도 감출 수 없다
죽어도 따라다니는 이름표들이 있다
너는 옷을 벗지 않아도 이미 발가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