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예술치료의 현황
1)통합예술치료의 원형, 연극치료-DvT를 중심으로
동작이나 소리, 문학작품, 시각적 이미지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거의 완벽하게 통합시킨 분야는 연극치료이다. 연극적 행위는 Sue Jennings의 말대로 "신체적일 뿐 아니라 우리의 몸과 뇌로 흘러 들어가는, 그래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경험"(Sue Jennings, 2002:4)이다. 언어가 지금처럼 정교하지 않던 시대에 인간은 소리와 몸짓과 그림 등의 복합적 방법으로 소통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언어 이외의 많은 표현 방식들이 억제되고 격려받지 못한다. 어쩌면 이 때문에 언어로 표현되지 못하는 많은 말과 할 수 있는 말 사이의 언어들이 신체적인, 비언어적 표현으로 표현되어야 하는 중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언어로만 표현되는 많은 생각들 사이에서 비집고 나올 틈이 없는 감정이나 정서나 느낌들은 신체를 통과하면서 그 색깔과 의미와 이름을 갖게 하는 것이 즉흥극이다. 즉흥극은 사전에 어떠한 텍스트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순수한 자발성, 상상력, 창조력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다. 이런 방식의 즉흥극은 우연하게 드러난 무의식들로 구성된 무대가 될 것이다.
즉흥극에서 모든 매체는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주제로 향하는, 그리고 치유의 연극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이 된다. 즉흥성을 기반으로 하며 통합치료와 맥을 같이 하는 연극치료에는 Johnson의 발달 변형(DvT)이 있다. D. R. Johnson(2009)은 발달변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발달변형(DvT)은 Jerzy Grotowski의 연극 개념을 기반으로 하여 Viola Spolin의 즉흥극 개념과 Piaget의 인지발달적 심리적 관점, 정신분석의 자유연상 개념, 대상 관계 이론, Rogers의 내담자 중심치료, Whitehouse의 무의식적 움직임(authentic movement)과 무용치료, 그리고 실존주의 철학과 불교적 개념 등 수많은 이론적 관점이 통합되어 있다. 존슨의 발달변형은 창의적 역동성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놀이 과정이다. 자유놀이 과정에서 만나는 주제나 과제들을 놀이로 변형하여 탐색하는 것이다. 발달변형의 네 가지 구성요소인 변형, 체현, 만남, 놀이공간은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과 신체 드러내기, 타인과의 근접성, 놀이공간이라는 개념을 그 준거의 틀로 삼고 있다.
이들의 상관관계는 첫째, 존재의 불안정성은 변형의 가능성이다. 이는 불교적 세계관과 통하는 개념으로 우리 자신과 환경과 관계는 모두 변하고 사라지기 때문에 이것이 존재를 불안정하게 하지만 또한 이러한 격동은 우리에게 해방과 발전과 변화를 가져다준다. 이 불안정이 발달변형의 첫 번째 원리인 변형이 된다. 두 번째는 신체 드러내기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욕구와 충동을 가진 신체와 사회적 존재로서 페르소나의 역할과 정체성의 옷을 입고 살아간다. 이는 의식의 자유로움과 신체의 유한함 사이에 갈등을 낳게 된다. 몸은 의식이 원하는 나와 역할이 원하는 나와 늘 갈등 관계에 있거나, 의식을 덮어쓰고 다른 나를 연출하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의 해방은 사회적 역할과 정체성의 옷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진짜의 나,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잘 모르는 내가 기거하고 있는 신체 속에서 시작된다. 신체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타인의 평가, 내가 미처 돌보지 않았거나 무의식적으로 돌보지 않으려 했던 나의 어떤 부분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이 DvT의 목표이다. 즉흥적인 세션에서 계속 몸을 움직이고 이미지를 불러오고 표현함으로써 나의 몸을 드러내어 의식은 모르거나 감추고 있지만 몸이 알고 있는 자신에 대한 지식을 신체로 구현하는 것이 DvT의 두 번째 원리인 체현이다. 세 번째는 타인과의 만남이다. 인간은 타인과의 접촉과 만남 없이는 살아내기 어려운 존재다. 그러나 내가 상대와는 다른 근원을 가진 격동의 진원지일 때 다른 진원지인 타인과의 상호작용은 불안정성을 크게 증가시킨다.
이런 경우 친밀한 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반복된 시도는 친밀한 관계를 오히려 더 망가뜨린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인간관계는 고통스러운 만남과 상처가 되지만 이를 피할 수도 없게 된다. 타인과의 만남을 조절하거나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한 방법의 하나로 Johnson은 역할과 놀이를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이 가진 근접성에 대한 두려움 혹은 딜레마를 해결하려는 것이 DvT의 세 번째 원리인 만남이다.
DvT의 네 번째 원리는 놀이공간이다. 놀이공간은 참가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실제나 상상의 존재를 표현하거나 묘사한 것이라는 상호 합의다. 놀이공간은 발달변형 전체 치료 작용을 담는 그릇으로, 피해를 막고 자기와 관계의 불일치를 다루며 이를 점차 줄여나가면서 모든 참가자가 상호 이해하는 상호 주관적 경험이다. 이렇게 놀이공간에서 일어나는 놀이는 자유로운 즉흥 연주가 된다. 참여자는 지금 지닌 생각과 느낌을 기반으로 즉흥적인 움직임과 소리, 이미지 및 장면을 재생하고 그 과정들이 상호 오가도록 요청받는다.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허용하고 탐색하도록 하는 것은 명상과 유사하다. 발달변형에서는 이 과정이 체현되고 상호작용하며 극적 형태로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은 프로이트의 자유연상 기법, 표현예술치료 기법과 많은 부분이 겹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주로 반복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어려운 주제를 반복해서 놀이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측면으로 넘어가게 가게 된다. 이 방법으로, 참여자와 치료사는 점점 더 표면적 놀이surface play에서 친밀한 단계를 통해 심층 놀이deep play로 함께 내려간다. DvT는 발달적 변형을 위하여 자연스러운 흐름에 몸을 맡기는 즉흥극인 자유놀이를 사용한다. 궁극적 목적은 참여자가 자신의 근원으로 가는 길을 막는 "놀이할 수 없음을 가지고 놀이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다 (Johnson, 2009:89-101).
그러므로 발달변형은 불안정한 삶에 대한 두려움과 신체의 제한성에 대한 두려움, 타인과의 접촉에 대한 두려움이 신체를 가진 인간의 실존적 두려움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이와 같은 두려움이 신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과제이며 발달변형의 과제라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김숙현(2013)은 발달변형의 핵심원리인 '변형'은 다름 아닌 "몸의 변형이며, 몸의 변형이란 곧 몸은 끊임없이 자신을 규정하며 새롭게 태어난다는 생성적인 몸으로의 변형"(김숙현, 2013:28)임을 강조한다. 박미리(2018) 역시 발달변형 모델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몸이라고 하며 "인간인 것의 핵심에 바로 우리의 몸이 있다. 연극치료는 우리의 몸을 통하여 인간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과 마주하는 가장 인간적인 작업"(박미리, 2018:26)이라고 했다.
2)미술치료에서 표현예술치료로
통합예술치료라는 용어는 미술치료에서 파생된 용어다. 1969년 미국 미술치료학회(American Art Therapy Association)가 창설된 이후 미술치료는 여러 분야로 확장된다. 미술치료는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Carl Rogers의 인간중심적 접근법, 게슈탈트 등 많은 심리학과 결합하게 된다. 프로이트가 분석과 해석을 통해 치유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다면 융은 창의적 표현을 통해 변형과 성장에 이르는 길을 제시했다. 무의식과 의식을 이어주는 다리로서 융의 적극적 상상(active imagination)은 표현 예술치료의 씨앗이 되었고 이후 수많은 길이 되었다. 적극적 상상력은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인격의 측면(특히 아니마, 아니무스, 그림자)을 외현화시켜 의식이 무의식과 소통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세션의 최종적 결과물을 굳이 해석하지 않더라도 그 창조적 과정 자체가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는다. 이 과정의 주된 목적은 우리에게 보통 단절되어 있는 자아와 그 무의식적인 부분과의 의사소통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표현된 무의식과 대화하고 춤을 추고 이야기를 만들면서 무의식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상상할 때, 정신 안에서 무엇인가 변화는 일어나면서 자아와 무의식의 관계가 변한다. 이 과정의 목적은 자발적인 연상을 통해 발생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다(McNiff, 2014:65-69). 때문에 융은 자신의 치료 작업에서도 적극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드로잉, 그림, 춤, 연극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매체들로 자신의 내면을 창의적으로 표현하였다.
이런 측면에서 융은 미술치료가 통합적이고 예술적 치료 방법으로 전환하게 만드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무의식은 언어나 이미지로서만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되는 이미지와 상징과 꿈으로도 표현되고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Natalie Rogers의 표현예술치료는 내담자의 내적 세계를 잘 이해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매체의 사용에 자유로웠다. 실제로 그녀는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그리고 동작과 소리까지 혼합하여 사용하고 표현하는 치료 방법을 사용했다.
3)무용/동작치료
미국무용치료협회American Dance Therapy Association(ADTA)는 다음과 같이 무용/동작치료를 정의한다(https://adta.org/faqs/).
무용/동작치료를 "개인의 정서적, 사회적, 인지적 그리고 신체적 통합을 심화하는 과정으로서 움직임을 심리치료에 사용"(ADTA, 2004. Brooke, 2010:157 재인용)한다고 정의했고 현재 웹사이트에서는 "치료적 관계에서 나타나는 움직임 행동에 초점을 맞추며 치료를 위해 표현적, 의사소통적, 적응적 행동 등 모든 요소들을 고려한다. 춤의 핵심 요소인 신체 움직임은 춤/움직임 치료를 위한 평가 수단과 개입 방식을 동시에 제공한다."
한국무용치료협회는 무용동작치료는 신체 움직임을 사용하여 개인의 신체, 정서, 인지, 사회적 통합을 위한 심리치료의 한 분야로 움직임 상호작용을 통하여 개인의 일상적인 자각과 내부에 존재하는 무의식적인 정신 과정을 이해하게 하고, 창의적이고 표현적인 개념들을 정신치료의 통찰력과 결합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http://www.kdmta.org/main/main.php)
이는 무용/동작치료가 몸이 가진 통합성에서 매체의 다양성이 지닌 치유력으로 치유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무용/동작치료는 무용과 동작을 통한 움직임이 정서와 감정, 사고에 영향을 준다고 가정하는 상향식(Bottom up) 구조뿐 아니라 하향식(Top down) 구조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신체 기반 예술치료다.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해결하는데 은유나 상징적 표현이 작동할 수 있는 창의적 예술매체들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무용/동작치료가 발달하는 데 공헌한 이론들은 발달심리학의 연구와 신체 피드백 가설 등을 들 수 있다. 발달심리학에서 영아는 자기와 대상이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자기가 발달ㆍ성장하며, 유아의 움직임의 발달은 인지적 정서적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한 감정/인지가 특정 움직임 행동과 신체적 표현을 끌어오고, 특정 움직임 행동들이 특정 감정/인지를 낳는다는 신체 피드백 가설로 무용/동작치료의 의미와 효과를 강조한다. 또한 접근과 회피 동작에 대한 연구에서 유쾌한 자극과 불쾌한 자극에 대해 접근과 회피 동작의 경향성이 생긴다는 연구도 제시했다(Brooke, 2010:161-163). 이는 인간관계에서 대상에 따른 관계 패턴이 형성되고 이것이 동작과 태도로 굳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이론적 기반들이 동작/무용을 통해 정서와 인지적 상태 그리고 인간관계의 태도까지 아우르며 접근할 수 있고, 동작과 움직임의 변형을 통해 정서와 인지적 태도와 성격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자기 신체 근육과 태도에,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몸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경직된 근육 속에 가두어 놓는지를 알게 한다. 뿐만 아니라 대상의 상호주관적 경험이 신체적으로 전달될 때 그 대상의 경험을 보다 공감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그 경험에 함께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무용/동작 치료는 몸의 자각, 신체 인지를 통해 자기 치유의 길을 찾아가는 치유방식이다.
4)게슈탈트 치료
정신분석가인 Fritz Perls는 1940년대에 게슈탈트 치료요법(Gestalt therapy)을 만들었다. 독일어 게슈탈트는 전체, 형태의 의미로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유기체로서의 전체성과 총체성을 기본 전제로 한다.
게슈탈트 치료는 내담자가 안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고 형성되는 과정이 모두 인간이란 존재의 유기체적 특징에 있다고 본다. 즉 인간은 항상 대상이나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환경과 만나는 경계에서 심리적 사건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환경이나 대상과의 심리적 접촉과 물러남이 접촉 경계를 다루는 수단이며 그 대상이 만족스럽게 다루어질 때 이 대상과 욕구가 환경에서 사라지고 게슈탈트가 완성된다. 또한 게슈탈트는 지금-여기의 치료다. 지금-여기의 상처와 문제를 만나서 과거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해결하고, 나는 지금-여기를 알아차리는 주체적 존재임을 알게 한다(Perls, 2013).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목표는 내담자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자각과 통찰력을 길러주는 것이며 또한 실연하기(느낌과 사고를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요구하는 것)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탐색해보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방법은 몸에 대한 자각, 대화, 비언어적 형식의 표현인 춤을 통해 경험의 전개 과정, 해석이나 최종 결과보다는 실험, 과정, 발견 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한 의미에서 과정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역할극, 동작, 대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지금, 여기에'라는 구조를 통해 내담자들에게 그들의 자세, 목소리의 높낮이, 몸짓, 신체적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게 했다. 재연하기와 대화기술은 상황이나 기억과 접촉하고 반응하는 작업을 위해 발전시킨 일종의 재경험하기다. 자기와 대상의 역할을 동시에 해보면서 통합적인 관점의 전치를 다루게 되고 그 속에서 자신의 행동과 말의 의미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종합적으로 게슈탈트 치료는 자신이 자신의 에너지를 어떻게 차단하는지 알아차리고 차단된 것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과정이다(Perls, 2013:21-38).
5)Daria Halprin의 표현예술치료
Halprin의 표현적 예술치료는 다양한 예술 매체를 사용하며 동작과 예술적 표현의 상호 협력적 과정을 통해 감지하지 못하는 내면의 지점을 포착하여 이를 치료해 가는 과정이다. 이는 신체와 정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몸적 접근 방식의 예를 잘 보여준다. 비록 '동작'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으나 예술치료 분야에서 다룰 수 있는 몸적, 표현적 예술치료라고 볼 수 있다. Halprin의 표현적 예술치료에서 몸은 단지 신체적 수준이 아니라 정서적 인지적 영적 수준이 모두 함께 존재하는 몸이다. 그녀는 이들의 통합성 안에서 몸의 수준을 이해한다. 즉 경험이 발생하면 우리는 이를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수준에서 알아차리고 반응하는데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체적 몸(감각, 신체 자세, 신체 부분, 몸짓, 동작), 정서적인 몸(불안, 즐거움, 평온, 화, 슬픔 같은 감정들), 인지적 몸(이미지, 기억, 연상)은 반응하는 영역과 수준이 서로 다르지만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Halprin, 2006:122).
Halprin은 이러한 통합성과 연결성을 기반으로 소마틱 예술치료를 통해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수준들의 관계를 활성화시키고 이 세 가지 차원의 반응을 알아차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치료 원리를 제시했다.
①신체적 반응과 신체적 표현으로부터 정서적 인지적 감명이 일어난다.
②어떤 수준이 다른 수준과 분리되어 있거나 대립되어 있을 때 내면과 인간관계의 갈등 상황이 나타난다.
③각각의 수준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결합할 때 알아차림, 창조성, 표현의 수준이 더 높은 범위에 이르게 된다.
④몸, 정서, 인지의 세 수준의 상호작용이 창의적일수록 우리는 더 진실되고 깊어지며 통합될 수 있다(Halprin, 2006:122-123).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세 가지 수준에서 표현적인 신체를 발전시키면서 우리는 과거를 실험적이고 은유적으로 다루게 되고 의식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무의식 수준에서의 삶의 경험들과 작업하게 된다. 우리를 과거의 조건화에 고착시키는 제한된 신체적 정서적 패턴 인식하기와 작업하기를 탐험한다. 이러한 고착은 무기력과 창조적인 힘의 상실을 가져온다. 능력을 실현하기 위하여 이러한 혼란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놓아줌으로써 우리는 이 순간에 보다 완전해지고 표현적인 존재가 된다(Halprin, 2006:123).
Halprin의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은 신체, 정서, 인지를 여러 방식으로 통합하여 접근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새로운 통합예술치료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동양적 사유의 심신일원론적 수양론의 실천 양식들과 맞닿은 지점들이 많아 치료 프로그램으로서의 적용 가능성이 한층 크다고 할 수 있다
6)통합예술치료의 매체 사용과 공통점
지금까지의 기술한 통합예술치료가 사용하는 매체와 이들의 공통점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들 통합예술치료의 공통점은 모두 신체적 감각 경험과 신체적 동작, 그리고 즉흥성을 사용한다는 점이고, 무용/동작치료를 제외하고 모두 시각적 이미지와 목소리 그리고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게슈탈트 치료는 역할극이나 대사, 몸짓, 재연하기와 같은 연극치료적 방법도 사용한다. 이러한 공통점들은 동양적 수행법이 가진 치유의 본질적인 속성인 지금-여기에서 작동하는 신체를 매개로 한다. 지금-여기에서의 신체감각 경험과 즉흥적 신체 동작을 통해 그것이 불러오는 감정과 생각에 집중함으로써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을 만들고 이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내면의 무의식과 미해결된 과제들을 외현화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매체는 바로 몸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어떤 신체 동작을 할 때 혹은 어떤 신체 동작에 특정 정서가 입혀질 때 즉흥적 움직임은 잊혀진 감각 운동 기억을 되살려 주며, 의식할 사이도 없이 표출시킨다. 이것을 알아채고 집중하면 다시 어떤 이미지나 사고가 연결되고 시각적 예술이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 이미지 영역을 깨달음이나 신체적 감각 경험과 연결함으로써 무의식을 의식화시키는 영역과 차원이 확대되는 것이다(Rappaport, 2012). 이것이 알아차림과 마음챙김과 메타 인지의 발현이 된다. 이렇게 몸은 그 자체로 외면이면서 동시에 내면의 인식체계임을 알 수 있다.
<심신 통합예술치료의 치유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 민주원 용인대학교 대학원 예술치료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