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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작가: 이선주 글 정인하 그림
출판사: 문학동네
발제자: 임나리
발제일: 2024년 5월 24일
아미골의 멋진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민수, 용찬이가 함께 써 내려간 우정의 연대기
물 흐르듯 재치 있는 문장 속에 차돌처럼 딴딴한 삶의 진실을, 긴장감 넘치는 서사 속에 뭉클한 성찰을 툭툭 놓아두는 이선주 작가가, 새 작품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으로 찾아왔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이름을 갖고 싶었던 아이 민수와, 어느 날 민수 앞에 나타난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몸은 약하지만 누구보다 용감한 아이 용찬이가 함께 보낸 한 시절을 그렸다. 따분하면서도 행복했던 열한 살과 태어나 가장 슬프고 버거웠던 열두 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하룻밤이 있었던 열세 살을 지나 가슴속에 낯선 감각이 움트기 시작하는 열네 살의 중학생이 되기까지, 아름다운 산골 마을 아미골의 햇살과 바람 곁 두 아이의 나날들이 펼쳐진다.
출판사 서평
민수는 강아지에게 특별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름.
강아지는 어느 봄날 아미골에 나타났다. 아침에 일어나니 마당에서 자고 있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민수는 소리를 질렀다. 엄마에게 달려가 키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엄마는 딱 잘라 안 된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우는 세쌍둥이 동생을 보살피느라 눈이 빨간 엄마에게 민수는 더 이상 조를 수 없었다. 강아지는 아미골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지냈다. 민수와 강아지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아미골의 산과 밭, 계곡과 마당을 뛰어다녔다. 둘은 경쟁하듯 성큼성큼 자랐다. 많이 먹고 많이 뛰고 잘 자면서 서로의 곁에서 가장 멋진 존재가 되어 갔다. 한 반에 세 명씩 있는 민수 같은 이름 말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름도 지어 주었다. 얼마 전에 엄마가 사다 준 책의 제목 『최초의 화석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힌트를 얻었다.
용찬이가 동물원의 사자 우리 앞에서 밭은 숨을 쉬었던 이유는 사자가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용찬이는 친구가 거의 없는 민수의 유일한 동무다. 평소에 심장이 좋지 않아 외부 활동에는 무조건 빠지는 용찬이와 동물원 현장학습에 함께 가기 위해서 민수는 필승의 비법까지 알려준다.
“별거 아니야. 이런 이런 이유로 집을 나갑니다, 라고 쪽지를 써, 우선. 그리고 엄마가 잘 찾을 수 있는 곳에 숨어 있어.”
둘의 어설픈 공모는 운 좋게 성공하고, 민수는 용찬이와 함께 동물도감에서 본 사자를 볼 생각에 가슴이 뛴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같이 놀자고 왈왈! 짖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도 냉정하게 돌려보내고 잠이 든 민수는, 마침내 용찬이와 함께 사자 우리 앞에 선다.
“어때? 사자를 본 소감이?” 민수가 기대에 차서 물었지만 용찬이는 고개를 젓다 이내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선생님에게 업힌 용찬이가 병원으로 가고, 덩그러니 홀로 남은 민수는 눈물을 꾹 참는다.
그날 저녁, 하늘이 붉게 물들 때까지 산밭에 앉아 있던 민수의 곁에는 언제나처럼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함께였다.
잎사귀처럼 많은 날들이 속살거리는 유년의 무늬
그러던 어느 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마을에서 사라진다. 잠깐 길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지만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온 동네를 뒤지고 벽보를 만들어 붙이며 강아지를 찾아보지만, 슬픔과 그리움과 방향을 잃은 울분이 탁하게 뒤섞여 체념으로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어디로 갔을까?
이후 민수와 용찬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앞에 펼쳐지는 사건들은 흔한 짐작들을 하나둘씩 배반해 가며 독자에게 동화를 읽는 진짜 기쁨을 오롯하게 건넨다. 숨 가쁘게 진행되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산마루에서 독자는 인물들과 함께 숨 돌리게 되고, 웃다 울고 울다 또 웃으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이선주 작가는 고유의 유머러스한 문체 속에 달고 쓴 인생의 맛을 요란하지 않은 모양으로 돌려 섞는다. 따로 적어두고 싶은 문장이 유난히 많은 이번 작품,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의 그림은 정인하 화가가 그려 주었다. 원고를 처음 받아 읽었을 때부터 꼭 이 책의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는 화가의 고백은, 담백하고 맑은 그림 속에 담겨 보는 이의 마음에 스민다. 화가의 붓질에 붙들린 것은 다름 아닌 그날 그 시간의 빛과 온도다. 꾸밈없는 드로잉과 생략이 많은 경쾌한 표현이 아미골의 숲속을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출처 : 교보문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
1.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민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라는 숲> (이진민,웨일북스) 에서 명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함께 나누고 싶어 아래 첨부합니다.) 이름이 가진 힘은 어떤 것일까요? 그 힘을 직접 경험해 보신 적 있나요?
-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했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름이 가지는 힘이란 오묘하다. 서로를 이르는 힘. 이름을 부르면서 열리는 세계. 이름은 주로 나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소환된다. 내 존재를 응축한 몇 음절이 내 이름이고, 그 이름은 내가 마음속에 지니고 있기보다는 주로 타인이 부르라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어느 시인은 "아직 당신이 사람 임을 증명할 또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이름은 관계를 전제로 한다.
- 아기는 곧 엄마, 아빠라는 중요한 이름 외에도 이 세상은 수많은 이름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 만물의 이름을 알게 된다는 건 '우리'의 일원이 되는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 부르는 이름이 달라지면 관계가 달라진다. 직업을 낮잡아 부르는 여러 말, 이를테면 파출부나 때밀이나 청소부 대신 가정관리사로, 목욕관리사로, 환경관리원으로 부르게 되면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조심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 정명은 이름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름을 바로잡으려면 그 이름이 놓이는 자리를 더불어 살피지 않을 수 없다.
- 예를 들어 각종 동화에서 '마녀'와 동급 취급 을 받아온 계모'라는 단어를 두고 '걔는 가엾게도 계모 밑에서 자 왔어 혹은 '계모는 콩쥐의 아버지가 없을 때 콩쥐에게 힘든 일을 시키며 심술을 부렸습니다"라는 문장을 만나는 아이와 '계모는 이을 계와 어미 모를 써서 만든 말로, 엄마와 끊긴 관계를 이어 주는 또 다른 엄마라는 뜻이야." 혹은 "링컨의 계모인 사라는 책을 좋아하던 링컨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지원했고, 링컨은 훗날 '나의 모든 것은 천사 같은 어머니, 성자 같은 어머니 덕분'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라는 문장을 만나는 아이의 차이 말이다.
2. 최근 동물 인권에 대한 콘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물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물이 가지고 있는 권리와 복지에 대해서 법이 강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동물을 지킬 수 있을까요?
3. 181쪽에 변하는 시간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도 살면서 변하는 인연을 많이 겪게 되죠. 변하게 되는 인연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신가요?
“아직 열네 살. 고작 열네 살.” (186쪽) 문장이 있어요. 제 나이로 바꿔 읽어봐도 아주 딱이더라고요.
우리 모두 이 문장에 지금 각자의 나이를 넣어 읽어보아요. 정말 멋지지 않나요? 우리 지금 순간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요.
첫댓글 1. 봄춘에 목숨명이라 손금도 길어 오래 산다고들 했습니다 아마 골골구구 할 것 같았는데 어떤분이 고달픈 인생 이제 좀 피고 살아야지 하면서 밝을명으로 개명 하라고 했어요 .자주 쓰니 왠지 삶이 밝아지더라구요 보이지 않아도 긍정의 힘이 큰 것 같아요.
2. 사람을 위한 보여주기로 동물쇼를 반대하는 입장 이었는데 푸바오로 힐링과 보존을 위한 노고가 많은 곳이구나 곱게 보아지더라구요.
3. 검운 머리 믿지 않으리라 절망에서 배신 당한 후의 결론 이었어요 흐름.인기. 능력에 따라 다 떠나고 험담 하여도 줄기차게 그대로 남아준 소수의 잘친들의 위로와 믿음으로 재기할 수 있고 오늘도 부드럽게 살아가고 있어요.
4. 아직 예순여덟. 고작 68세 난 중장년 살아있는동안 매달 연금 수령자로 내가 넣은만큼 다 타서 한푼도 남기지 읺으리라하며 건강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어요 멋진 시니어. 경력단절의 가능성 풍부한 어르신으로 거듭나려 노력하는 나이 입니다.
1. 이름에 가진 힘이라면 진짜 있는것같아요! 제 이름은 조민재... 여자이름치고는 보이쉬하죠 ㅋㅋ 그 이유는 남동생을 원한 할아버지의 원대한꿈이죠! 종갓집 맏며느리 엄마가 큰딸을 추석명절에 낳았으니 얼마나 눈치보엿겠어요 ..그래서 할아버지가 뒤에는 남동생 낳으라고 제 이름을 남자이름으로 짓고 밑에 만식이,범식이를 두었답니다 !!!! ㅋㅋㅋ 할아버지 산소 비석에 보면 저는 아들로 되어있어요;;
2.동물이 가지고 있는 권리와 복지를 강화했으면 좋겠어요 ㅠ 아이 어릴때는 동물원에 가는게 좋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동물들이 너무 불쌍하고 매일 똑같은 일상속에서 살아야 하니깐 힘들어 보이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앵무새 카페도 다녀왔는데 ㅠㅠ 가서는 너무 귀엽고 좋았는데 새장에 갇혀있는 새들도 많아서 불쌍했어요 ㅠㅠ 또 지금 화두되고 있는 강모씨의 일만해도.. 동물들도 저렇게 나쁘게 대하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도합니다.
3.변하는 시간을 되돌릴수 없고 흘러간 인연도 붙잡을수 없지만 지금 현재 나와 함께하는 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 우리처럼요 ^^
아직 서른여덟살, 고작 서른여덟살♡
1. 너무나 흔해서 게다가 어른들 이름으로도 많이 쓰여서, 어려서 참 싫었던 이름입니다. 현숙! 대부분 어질 현이려니 하지만 내 이름의 뜻은 검을 현. 밝을 숙. 부모님은 작명소에서 이 이름을 얻었습니다.
이름이 별로인거치곤 대학생들이 지어준 별명은 쑥블리, 리안이를 낳고 같이 육아하던 16살차이나던 동생은 쑥애기라 불러줬어요.
2. 예전엔 강아지가 그저 예뻐서 키웠죠. 책임감보다는 니즈?로 키웠다할까? 동물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아이가 강아지나 햄스터를 키우자할때 선뜻 오케이를 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어린시절 동물원이 참 좋았어요. 사실 지금도 놀이동산보다는 동물원이 좋아요.
법이 강화된다면 더 많은 동물들의 환경이 나아지겠죠? 물론 안보이는 곳도 무척 많갰지만!! 짧은 순간에 큰 변화는 없어도, 몇 군데, 몇 마리의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이 꼭 생기길 바랍니다.
3. 나는 내 세계에 들어온 사람들을 꽤 살뜰히 챙기는 편이었어요. 몇해전부터 기억을 못하고 마음의 여유조차 없어 많은 인연을 놓았습나더. 지금도 생각이 나면 마음이 묵직허지만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나애게 최선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