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일(토) 한국대학산악연맹 춘계합동아카데미에 참석한 홍원택 아카데미원장님, 최창학 연맹이사님, 홍성용 연맹사무국장님이 특수산악구조대에 방문하여 이틀 동안 진행되는 춘계합동 아카데미의 안전한 진행을 부탁드리면서 최근 원주본사에서도 북한산에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실행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오랫동안 산에 다닌 세 분에게 사고예방과 관련하여 안전산행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수봉을 비롯한 암벽등반대상지와 주요암릉(릿지) 등반대상지의 허가제 도입이 필요하다.
1) 인수야영장처럼 허가제를 도입하게 되면 다소 불편함이 뒤따르겠지만 자리를 잡게 되면 오히려 안전등반도 정착되고 사고도 줄 것이다.
2) 도입하게 되면 철저하게, 엄격하게 실행하는 것이 좋겠다.
3) 허가제 하에 등반을 오는 팀에게는 등반 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진다는 내용도 포함해야 한다.
4) 암벽이든 릿지든 등반대상지에 필요한 장비를 구비하도록 명문화하여 특히 쌩릿지꾼들의 인식(안전불감증)을 바꿔놓을 필요가 있다.(참고로 4월 25일 만경대 추락사고자는 일시적인 호흡정지 등의 이유로 한쪽다리 무릎 위쪽을 절단하였다고 박창용 단장님에게서 들었습니다ㅠㅠ) - 등반대상지별 준비물 규정 필요
2. 기상 특보발효 시 지금하고 있는 것보다 적극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3. 미국 JMT(존 뮤어 트레일)에서 처럼 일일 등반팀과 등반인원의 제한을 두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1)JMT의 경우, 허가된 팀에게는 레인저가 어떤 간섭을 하지 않지만 레인저에 의해 장비의 부족과 규정 미준수 행위가 발각될 경우 엄청난 벌금과 제제를 받게되는데 그런 강경책도 안전불감증인 등반자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필요할 것 같다.
2)JMT의 경우 워낙 긴구간이라서 레인저가 말을 타고 순찰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현재 북한산과 도봉산의 특수산악구조대가 미국의 레인저와 같은 역할을 할려면 최소 3교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인력이 필요하다.
3)미국의 레인저의 권한은 막강한데 비해 특수산악구조대의 권한(대장을 비롯한 대원들 포함)은 너무 미약하다.
4)특수산악구조대가 고지대에서 구조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려면 고지대에서의 활동을 구조대 자율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지 사무소의 지시를 받는 것은 안맞는 것 같다.
5)필요하다면 일부 장비를 공단에서 갖춰 놓고 등반자들이 준비하지 못한 것을 대여해 줌으로써 사고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4. 산악선진국의 구조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1)대만 옥산국가공원의 경우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2)말레이시아 코터 키나발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3)산악선진국이라 할 만한 나라는 대만을 포함하여 미국, 일본, 유럽의 몇몇 국가들이 해당된다.
4)이에 대해 전 이사장님(권경업 이사장님)께서 직원들의 공로연수를 중구난방식으로 보낼게 아니라 가까운 일본, 대만, 네팔 등지로 몰아서 보내고, 현지의 국립(가)공원(National Park)과 교류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겠다고 2020년 초 특수산악구조대 방문 시 말씀하셨고, 이에 대비해서 네팔의 6,000m 급 트레킹피크 등반대 파견 말씀도 하셨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자연스럽게 묻히게 됨.
5. 안하던 것, 없던 것을 새로 규정을 만들고 실행을 하려면 우선 관련법이나 규정들을 검토해 봐야 한다.
6. 현행 국립공원의 일부 통제구간은 통제를 풀 필요가 있다.
7. 필요하다면 데크와 인공시설물을 최소한도로 설치하고 탐방객(이용하는 사람들)은 인공설치물 밖으로 벗어나지 못하게 엄한 규정과 철저한 준수를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식이 머리에 박힐 때까지 해야 한다. 인식이 바뀌고나면 ‘하길 잘했다.’는 것이 대부분이다.
8. 북한산사무소와 한국대학산악연맹을 비롯한 산악단체와 정기적인 토론의 장이 있기는 하지만 좋은 의견이 나오더라도 상급기관(환경부)에서 어떤 업무지시가 없기 때문에 실행이 거의 안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렇더라도 오늘 같은 안전등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회의 같은 것은 지속할 필요가 있겠다.
9. 등반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연맹차원의 등반교육은 잘 되고 있지만 자체구조에 관한 교육은 미비하여 전문구조대와 구조관련 워크샵의 기회를 갖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오늘 나온 의견은 대략 이렇습니다. 4번의 4) 내용은 전 이사장님 방문 시 하셨던 말씀은 회의 중에 제가 한 말입니다.
북한산 특수산악구조대의 대장으로서 위 내용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1. 산악인들의 다양하고 지속적이 의견수렴의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2.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좋은 의견들이 나왔지만 누군가 공단의 입장에서 환경부에 건의 할 것은 건의라도 해 봤으면 좋겠다.
3. 야영장 허가제처럼 등반도 허가제를 해 볼 필요가 있겠다. 할 수 있겠다.
4. 북한산 고지대 정규탐방로에서의 염좌사고 대부분이 불규칙한 탐방로가 원인이므로 7번의 의견을 북한산 고지대에 적용하면 좋겠다.
본사에서도 국립공원 내에서의 안전사고 감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려는 노력이 있고 일부 방법들이 실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들어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에 좀 더 적극적인 특수산악구조대원들의 고지대 활동이 필요하고 지금까지 나온 좋은 의견들에 산을 오랫동안 다닌 산악인들의 안전에 대한 경험치도 확인(의견 수렴)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에 대한 의식변화와 관련해서는 전 공단직원들이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안전관련 주업무부서인 재난안전과와 특수산악구조대의 경우 하루하루 노시초사하는 심정일 겁니다. 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 한국대학산악연맹 홍원택 아카데미 원장님 일행분들과 나눈 의견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업무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