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유사점을 찾아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직유 상상법’을 활용하면 스님에게 빗을 팔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중국의 한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내걸고 영업사원을 모집했다.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최종까지 남은 사람은 3명이었다. 회사는 마지막 시험문제를 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스님에게 빗을 팔고 오라는 것이었다. 기간은 10일이었다.
지원자들은 황당했다. 머리카락이 없는 스님에게 빗을 팔아야 하다니. 스님은 빗을 살 필요가 없다. 살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 빗을 팔아야만 하니 참으로 난감했다.
3명은 각자 절로 향했다. 빗을 팔려면 스님을 만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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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후 셋은 회사로 돌아와 실적을 공개했다.
첫 번째 지원자가 들어왔다. 시험관이 물었다.
“당신은 몇 개 팔았습니까?”
“한 개 팔았습니다.”
심사위원은 감탄했다.
“오, 그래요. 대단합니다. 스님에게 빛을 팔다니. 어떻게 팔았습니까?”
지원자가 스님을 만나 ‘빗을 사라’고 하자 스님은 거절했다. 방법이 없었다. 스님에게 거절당하고 나와 마당을 지나는데 한 동승이 머리가 가려운지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지원자가 동승에게 가서 가려울 때 빗으로 머리를 긁으라고 알려주면서 빗을 사라고 권했다. 동승이 그 말에 관심을 가지면서 빗 한 개를 샀다. 이 지원자는 그래서 한 개를 팔 수 있었다.
다음 지원자가 들어왔다. 심사위원이 물었다.
“당신은 몇 개를 팔았습니까?”
“네. 저는 10개를 팔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감탄했다.
“대단합니다. 어떻게 팔았습니까?”
두 번째 지원자의 말은 이러했다. 스님을 만나러 절에 올라가는데 바람이 몹시 불었다. 앞에서 신자들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신자들의 머리가 많이 흐트러졌다. 이 모습을 보고 빗을 팔 아이디어
110 창조성을 빛내는 ‘상상법’
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 지원자는 스님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신자들이 흐트러진 머리로 부처님께 절을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납니다. 신자들이 바람에 날린 머리를 단정히 빗은 후에 부처님을 만나도록 빗을 비치해 놓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스님은 ‘바람 부는 날이면 신자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자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10개를 사서 법당 앞에 비치해 두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지원자가 들어왔다. 심사위원이 역시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지원자는 1,000개를 팔았다고 답했다. 심사위원들은 깜짝 놀랐다.
과연 세 번째 지원자는 어떻게 1,000개를 팔았을까. 세 번째 지원자는 스님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절을 찾은 사람들이 향을 올리고 절을 하고 나면 스님이 직접 이 빗으로 사람들의 머리를 한 번 빗겨주십시오. 그런 다음, 이 빗이 ‘당신의 업보를 지워줄 공덕소 빗(공덕을 쌓는 빗)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빗을 공짜로 신자들에게 주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이 기뻐할 것이고, 나아가 더 많은 사람이 이 절을 찾을 것입니다.”
스님 생각에 세 번째 지원자의 제안이 그럴듯했다. 그리하여 빗 100개를 주문했다. 스님이 절에 온 사람들의 머리를 빗겨준 후 ‘공덕소 빗’이라면서 건네주니 사람들이 매우 좋아했다. ‘그 절에 가면 공덕소 빗을 공짜로 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많은 사람이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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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왔다. 그러자 스님이 900개를 더 주문해 빗 1,000개를 팔았다.
제일기획 허원구 국장이 세리CEO에서 강의한 내용이다. 발상의 전환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세 번째 지원자는 어떻게 ‘공덕소 빗’ 을 생각해내 스님에게 빗을 팔 수 있었을까.
세 번째 지원자가 스님과 신자의 공통점을 찾았다는 데 그 비밀이 있다. 스님과 신자는 ‘공덕’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스님과 신자는 삶의 길이 다르고, 공덕이 필요한 이유가 다르니 ‘목표의 유사성’ 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지원자는 스님과 신자 모두 원하는 부분, 즉 ‘목표의 유사성’인 공덕을 찾아내, 자기가 팔고자 하는 빗과 접목한 것이다. 즉 공덕+빗을 연결해 ‘공덕소 빗’ 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졌다.
공덕과 빗은 유사점이 없다. 그럼에도 강제하는 의도성으로 두 단어를 붙여 의미상 유사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형적인 ‘직유상상법’의 결과다.
시인처럼 직유라는 접목을 활용해 보면 내 상상력의 한계를 깨고 다른 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여러분에게서 나올지도 모른다.
112 창조성을 빛내는 ‘상상법’
(황인원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서울: 흐름출판, 2014. pp. 109-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