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겨울에는 흙미장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같으면, 창문을 미리 달지 않아도 되고,
보일러나 난로를 피우지 않아도 됩니다.
겨울이기 때문에 공정의 순서가 다릅니다.
실내의 온도를 유지해 주기 위해 창문을 미리 달아주어 비닐로 감싸줍니다.
그리고 실내 목작업을 해줍니다.
등받이 널판목이 달리는 곳을 기준으로 인방목을 달아줍니다.
위쪽에는 흙미장이 아래쪽에는
널판목이 달리겠죠.
흙미장이 잘 될 수 있도록
실내 벽면을 평을 맞추어 긁어 줍니다.
시스템 창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오셔서 작업을 했습니다.
레이저로 수평과 수직을 잘 보고
마무리합니다.
시스템창호에서는 기밀테이프 시공을 해주는데,
창문 틈에 생기는 결로를 잡아준다고 하네요.
이렇게 3중유리로 된 시스템 창이 곳곳에 달아졌습니다.
얇으면서도 단열이 잘 되는 창이에요.
바닥에는 골드폼을 깔아주었어요.
60미리짜리를 두겹으로 깔아주었어요. 총 120미리인 것이죠.
그렇게 되면, 목조주택의 설계상 토대에서 밑깔도리까지 높이가 맞아서
난방선(엑셀)을 깔기에도 편하고, 바닥흙미장할 때 평 잡기도 편하답니다.
수맥이 흐르는 곳에는 알루미늄호일로 수맥을잡아 주었고요.
2차로 골드폼을 깔아주었습니다.
외벽주변에는 왕겨숯으로 틈단열을 해주었습니다.
왕겨숯 틈단열 할 때는 진주에서 올라오신 윤상님과 친구분이 함께 해주셨어요.
욕실공사와 부엌 타일공사도 이어집니다.
욕실은 방수도막을 최종적으로 발라 주어야 하는데,
그 전에 하는 작업이 프라이머를 발라주는 것입니다.
프라이머는 면을 매끄럽게 해주는 역할, 도막방수액이 잘 발리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도막방수액을 발랐더니 욕실이 파랗게 되었지요?
그 이후 욕조를 달아줍니다.
부엌쪽에도 타일을 붙여주고요.
흙손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잘부쳐 타일의 두영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스위치, 전등, 콘센트 나무틀과 군데 군데 나무 기둥 인방목을
달아주어 흙미장 선을 구분시켜 주면서 동시에 방안을 예쁘게 꾸며주었습니다.
이제 벽미장부터 합니다.
당골막이 흙미장은 면적은 작지만, 손이 많이 가는 부분입니다.
대영님(건축주) 친구분도 함께 오셔서 흙미장을 도와 주셨어요.
벽미장 같은 경우 고운흙을 사용해야 해서 흙을 걸러 내는 작업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날이 추워 얼어있던 모래도 작은굴삭기로 깨부수어 주고요.
바닥에 축열을 돕는 콩자갈도 힘을 모아 깔아줍니다.
대영님 친구분도 오랜만에 구루마를 끌며 신명나게 일을 돕습니다.
다음날 바닥미장까지 이어집니다.
예쁘게 깔린 콩자갈과 난방선 위로 바닥미장을 해줍니다.
바닥미장은 55~60미리 정도의 높이로이루어 지는데,
커다란 미장통에 마사흙 1(20삽) : 모래 1.5(30삽) 을 섞고, 고강도석회 2포와 황마0.5~1포 로 풀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마감된 바닥 흙미장은
10시간 후에 다시한번 칼자국을제거 하면서 단단하게 눌러주고,
다시 5시간 후에 한번더 마감미장을 해줍니다.
흙이 마르는 시간을 고려해 밤과 새벽에도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 작업입니다.
물론 이후에 양생과정도 신경을 많이 써주어야 합니다.
아림이네 현장에서는 보일러를 가동시켜 작업해주었어요.
바닥미장을 할 때는 85도로 뜨겁게 난방선을 달구어 주었습니다.
워낙 밖의 흙과 모래가 차가운 기운을 머금고 있었기에 깔리면서 따뜻하게 해줍니다.
바닥미장이 끝나면 45도 저온으로
7시간 마다 한번씩 돌려줍니다.(기름보일러로 할 수 있는 최저온도 유지)
실내온도는 5.4도 습도는 70 입니다.(문을 연 후 3분 뒤에 찍은 것이라 그렇고, 최초 문을 열었을 때는 85 였습니다.)
이때 실외온도는 -10도 정도였는데,
때문에 오래도록 환기를 해 줄수는 없습니다.
5분~10분 정도로 환기를 해주면
온도는 3.1로 떨어지면서 습도는 50 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맞바람이 불면서 실내의 습기가 싹 달아나는 것이지요.
아침, 점심, 저녁으로 돌아가면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면서
정성껏 말려갑니다.
습도가 너무 높을 경우 나무의 틀어짐이 있을 수 있고,
온도가 너무 높을 경우 빠르게 양생이 되면서 흙이 갈라 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4일 정도 지나니
바닥양생이 잘 되어, 걸어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온도를 50도(저온)로 올려주고, 넷째날에는 4시간에 한번씩 돌려주고
다섯째 날에는 2시간에 한번씩 돌려주고, 선풍기도 함께 돌려줍니다.
차츰 실내온도도 높아지고, 습기도 빠져갑니다.
설을 보내고 나면 따뜻한 집에서 이후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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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미장 앞에서는 늘 겸손하게 됩니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흙을 주문하면 동일한 흙이 오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흙은 진흙 끼가 더 있고,
어떤 흙은 마사 끼가 더 있고,
모래도 어떤 모래는 더 굵고
어떤 모래는 더 얇고
흙과 모래가 함유하고 있는 습도
보관 시기에 따라 다르고,
한날 한시에 온 흙도
포대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기본 혼합 비율의 원칙은 있지만
그날의 상황에 맞게 비율을
느낌적인 느낌으로 ^^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연스런 갈라짐이 아예 없을 수 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장선생님은 늘 '시멘트를 섞어라... 그럼 최고다
요즘 이렇게 집짓는 사람이 어딨냐?' '살짝 섞으면 사는 사람도 몰라'하시는데,...
흙손은 갈라짐을 감수하고도
고집스럽게 흙과 모래와 석회로 미장을 하며,
최적의 방법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시간이 갈 수록 완성도는 높아져 가는 것은 분명합니다.
느낌?이
좋아지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어서 빨리 양생이 마무리 되어 깔끔하고,
따뜻한 온기를 머금은 집을 어서 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고마워요 흙손^^
흙미장은 예술이지요. 겨울에도 몸을 부지런히 쓰는 행님들~ 화이팅!
갈라짐을 안고 사는 삶이 멋집니다.
집짓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과 헤아림, 기도가 담기네요. 날적이 덕분에 온마음다해 짓는 흙집을 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