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풀버전] 천하절경을 이루는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각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늘 장터처럼 붐비는 곳 하늘아래 첫 집 '지리산 장터목산장' (KBS 20171025 방송)
조회수 563,868회 최초 공개: 2022. 11. 18. #다큐3일 #지리산다큐멘터리 3일 "하늘 아래 첫 집 - 지리산 장터목 산장" 해발 1653m. 지리산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장터목산장! 천하절경을 이루는 천왕봉 일출을 보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드는 사람들로 늘 장터처럼 붐비는 곳이다 저마다 사연을 안고 봉우리를 오르는 사람들. 그들은 어떤 꿈과 의지를 가지고 산에 오르는 것일까? 단풍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10월, 산을 찾는 사람들의 훈훈한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자
■ 정상으로 가기위해 숨을 고르는 마지막 쉼터, 장터목산장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 1호로 지정된 지리산. 계절마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행지다.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에서 불과 1,7km 아래 떨어진 장터목산장.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뻗어있고 정상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어 지리산에서 등산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 한 곳이다. ‘장터목’이란 지명은 옛날 산청군 시천면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을 위해 장이 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지리산 종주를 하는 사람들 뿐 아니라 천왕봉 일출과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위한 등산객들로 날마다 장터를 이룬다.
■ 오매불망 꿈에 그리던 지리산에 오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지리산 산행을 꿈꾼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김형수씨. 그에게도 지리산은 평생 꼭 한번 오르고 싶었던 꿈의 산이다. 성한 사람도 힘들다는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 한달을 넘게 연습 하고 산행을 시작, 출발 7시간 만에 그는 정상의 문턱인 장터목에 도착했다. 보통 사람들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이다. 허리가 부서질 듯한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오른 지리산. 이곳은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천왕봉을 향해 다시 발길을 옮기는 그가 꿈에 그리던 지리산 정상에 올라설 수 있을지 그의 힘겨운 지리산 등정 길을 동행해본다.
■ 별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비박 산행 두 아이와 함께 집채만 한 배낭을 멘 부부가 장터목에 들어선다. 올해 세 번째 지리산을 찾은 진아네 가족. 아홉 살 진아는 이번 지리산행이 무려 열 번째이다. 한번 오르기도 힘든 지리산을 아빠 등에 업혀 네 살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부부는 아이들과 다닐 때는 혹시나 산장에서 못 잘 것을 대비해 항상 비박(biwak, 텐트 없이 야영하는 것) 장비를 챙겨 다닌다. 해가 지자 산장 건물 밖 한편에 침낭을 깔고 비박 준비를 하는 가족. 따뜻한 산장을 포기한 그들의 지리산 하룻밤나기를 함께 한다.
■ 한국 산이 좋아, 양은 냄비 둘러멘 영국인 부부 11일 오후. 배낭에 노란 양은 냄비를 단 외국인 부부가 장터목산장에 도착했다. 뉴욕에서 온 레이 씨 부부.탐방로에 버려진 쓰레기까지 주우면서 올라온 그들은 산이 좋아 이곳을 찾았다. 부부는 양은 냄비에 준비해 온 쌀로 밥을 해 먹고 다른 등산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산행을 즐긴다. 굳이 말이 통하지 않아도 나누는 인사 한마디에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이것이 산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는 지리산 계절마다, 시간마다 수천만 가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리산은 사진 찍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15년 째 취미로 산 사진을 찍고 있는 박균철 씨. 60세를 넘긴 나이지만 30kg이 넘는 덩치만한 배낭을 메고 그 역시 매주 이곳을 찾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산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 얻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 “ 올라올 때마다 좋은 사진을 찍으면 올라오는 매력이 없어...” 산 사진을 찍는 것이 때로는 산장 취사장에서 새우잠을 자기도 하고 긴 시간을 하염없이 흘러 보내야 하는 미련한 짓임을 그는 안다. 하지만 천의 얼굴을 가진 자연의 모습 앞에 그는 또 다시 카메라를 들고 흘러간 인생을 돌아보듯 그저 묵묵히 산을 바라본다.
■ 산을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두 자매 대피소 안, 쉬고 있는 등산객들 사이에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자매가 눈에 띈다. 서울에서 온 언니 김정자씨(64세)와 춘천에서 온 동생 김정희씨(59세). 산을 내려 갈 때는 그만 와야지 생각하다가도 열흘만 지나면 또 생각나서 다시 찾게 된다. 자매에게 지리산은 그 동안 못했던 속 얘기를 털어놓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 긴 능선을 따라 걷는 2박 3일 동안 자식들 얘기, 남편 얘기, 이미 떠나보낸 친정엄마 얘기까지 마음 속 담아놓았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분주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느긋하게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아빠 등에 업혀 올라온 세 살배기 아이부터 60평생 처음으로 지리산을 오른 노부부까지 연령도 직업도 원하는 것도 모두 제각각인 사람들이 산장으로 모여든다. 올라왔다 바로 내려가는 여타의 산들과 달리 한번 오르면 긴 능선을 따라 며칠 씩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 붉은 단풍으로 일년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10월에 산이 좋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