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고 있는 강태공들의 한가로운 바다. 정박한 배로부터 쏟아지는 하얀 불빛이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내는 밤의 바다. 비라도 내린 날에는 쪽빛 물결 위로 무지개를 드리우는 오색의 바다.
봄볕이 내려앉은 송도바다는 더욱 따뜻하고 포근하다. 남포동에서 차로 10분 안에 도착하는 송도바다는 도심의 번잡스러움을 비켜난 듯 편안하고 아름다운 낭만을 선사한다.
송도바다를 끼고 암남공원까지 난 산책로를 따라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어우러는 카페 양식당이 10여 곳 줄지어 있다. 바다 곁으로 난 언덕이 해운대 달맞이길을 연상시키지만 바다가 더 가까이 있고 조용한 편이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영도와 남항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다와 맞닿은 소나무숲이 짙은 솔향을 내뿜는 이 길에는 늦은 밤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로 북적댄다.
송도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송도공원’은 발 아래 파도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바다와 가까워 마치 배 위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아름다운 바다를 만끽하기에는 간단한 커피 한 잔도 좋다. 욕심을 내어 본다면 부산시내에서 보기 힘든 화려한 해산물 요리에 도전해 볼 만하다. 살아 있는 바다가재와 왕새우, 왕게의 신선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특선메뉴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가 아니다.
수족관의 가재를 건져 올려 만든 가재요리(1인분 4만5천원)는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부드러운 해산물의 진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살코기 맛을 그대로 살린 찜이나 생크림 우유 버섯에 송도공원만의 독특한 칠리소스를 넣어 느끼한 맛을 보완한 테미도르, 버터와 아몬드를 올려 구운 버터구이 중에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바닷가재와 함께 담백한 살코기가 부드럽기 그지없는 왕게다리찜과 왕새우찜, 버터소스를 올려 고소하고 부드러운 전복, 조개에 치즈를 올려 오븐에서 익힌 간자요리가 함께 나오는 갑각류 모듬요리(5~6인분 25만원)는 진한 바다의 냄새를 안고있다. 갖가지 요리가 푸짐해 맛과 양 어느 하나도 모자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암남공원으로 가는 길 입구의 ‘파라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주말 가족단위 손님이 많은 편이다. 점심 할인시간(오전 11시30분~오후 4시)을 활용하면 더욱 경제적이다. 햄버거 스테이크와 생선가스, 스파게티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8천원)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불고기 피자(13인치 8조각 4인분 1만2천원, 10인치 6조각 2~3인분 8천원)도 맛난다.
소뼈를 고은 육수에 토마토소스와 레드와인을 곁들여 만든 레드와인 소스가 곁들여져 고기가 더욱 연한 다이아나 스테이크는 조금 특별한 날에 와인과 곁들이기에 좋은 메뉴. 인근 횟집에서 술을 마시며 밤을 지샌 애주가들은 이른 새벽 쇠고기국밥이 나오는 해장국(5천원)을 자주 찾는다.
암남공원길 끝집 ‘구름속의 산책’은 편안한 통나무 건물이 운치있다. 24시간 문을 닫지 않는데다 기념일마다 펼치는 각종 이벤트가 관심을 끈다.
안심 중에서도 가장 맛있다는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는 미식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샤토브리앙은 소안심중에서도 가장 부드럽고 연한 목살부위를 일컫는 말. 샤토브리앙을 와인 코냑 버터 체리 등이 들어간 버터 소스로 맛을 낸 샤토브리앙 스테이크(2만8천원)는 쇠고기의 부드러움을 그대로 전해 준다. 점심시간(12~4시) 특선메뉴로 제공되는 비프 커틀릿과 왕새우(1만4천원)는 아몬드와 베이컨 버터를 올려 오븐에서 익힌 통감자와 곁들여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