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들, 징구지, 먹정이, 서끄테, 나룻가, 지너리 [아름다운 우리말 마을이름들-4] 동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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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면 하장리 하장갑문ⓒ부안21
동진(東津)이라는 지명이 행정적인 땅이름으로 등장하기는 1914년 이후의 일이며 그 어원은 부안의 관문인 동쪽 나루(東津)에서 연유한 나루지형의 땅이름이다.
동진이라는 지명은 16세기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 부안현 조에 동진교(東津橋), 동진원(東津院)이 처음으로 보이고, 통진(通津)이라고도 하였다는 기록도 보인다.. 조선조 시대에는 일도방(一道坊·面)과 이도방(二道坊·面)이 중심을 이룬 지역이며 상동방(上東坊), 하동방(下東坊)의 일부가 동남지역에 겹쳐 있었다. 1983년 계화면이 새로 생겨나면서 창북리와 용화동, 새포 등이 계화면에 편입되어 면세가 다소 축소되었다. 동진면에 남아있는 순수 우리말 마을 이름들은 다음과 같다.
● 안 터 : 신흥리의 내기(內基)마을. 고마제 저수지의 북편에 있다. 오봉(五峰)과 건지산(乾地山)의 안쪽 마을이란 뜻이다. 고마제도 원래는 안터방죽이라 불렀으며, 원 안터마을은 고마제 저수지 확장공사 때 방죽 안으로 수몰되었다.
● 나룻가 : 동진리(東津里). 동진나룻가에 주막, 창고 등이 있었을 때의 호칭이다.
● 용수말 : 장신리(長信里)의 동편 마을. 그 옆에 용둠벙, 용방죽이 있어 용수말(龍水·龍鬚)이라 했다고도 하고, 용이 승천하면서 꼬리로 내려 쳐 방죽이 생겼다고도 하며 그 옆을 개떨어지라 부른다. 용수란 용의 수염이란 뜻이다.
● 맨잘미 : 맨잘메(梅山) 매잔리(梅棧里). 동진초등학교 동편 마을. 마을 옆에 맨잘미 공동묘지가 있다.
● 닥 밭 : 저전리(楮田里). 탁밭이라고도 한다. 닥나무(楮木) 밭이 있었다고 전한다. 닥나무 껍질은 한지를 만드는 원료였다.
● 용 꼴 : 용동(龍洞). 후산리 동북골에 있는 마을이름이다. 뒷산에 용사중회혈(龍巳衆會穴)의 명당이 있다고 한다.
● 오거리 : 당북리 북편 당오초등학교 옆 마을이다. 길이 다섯 갈림으로 나 있었음.
● 지너리 : 지비리(芝飛里). 봉황리의 서북쪽 마을. 마을 뒤 지형이 지네의 형국이어서 생긴 이름이라 한다.
● 동 끝 : 지너리 동편 끝마을
● 서 끝 : 지너리 서편 끝마을
● 세가호뜸 : 봉황리 남쪽 세 가호로 된 마을.
● 놋가마 : 산월리 서쪽 길가의 마을.
● 뒷나리터 : 반곡리(盤谷里) 남쪽, 지금의 후산교 자리에 있었던 옛 나루터를 말함.
● 성도개 : 안성리(安城里)에 있는 마을. 옛날에는 갯가의 마을이었다 함.
● 안 섬 : 안성리(安城里), 옛날 개 안에 있는 섬 같은 마을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듯 함.
● 소롱곶이 : 신롱리(新農里). 장신의 서북쪽에 있는 마을. 신롱리의 지형이 곶이(串)의 지형으로 마을 뒤 등성이(嶝)가 동진강 하구쪽으로 뀌어지듯 뻗은 곳에 있는 마을이어서 소롱곶이라 한다.
● 장 터 : 동진장터. 장기리(場基里). 고마제 방죽의 남쪽 기슭 옛날 장터였다.
● 진 등 : 긴등. 장등리(長嶝里)를 말한다. 동진나루터 서편 마을이다. 망기산(望旗山), 건지산(乾地山)으로부터 뻗은 긴 등성이(長嶝)가 뻗어 내린 곳에 있다 하여 붙혀진 지형형의 마을이름이다.
● 서끄테 : 장등리 서쪽 끝 마을
● 각구지 : 각곶이. 성근리(成根里)의 동쪽 마을. 곶이(串)형의 지형으로 생성된 마을 이름이다.
● 만 들 : 팔왕리(八旺里) 서쪽의 들 가운데 있는 마을.
● 주막거리 : 해평리(海平里) 동북쪽에 있는 마을. 마을 입구에 주막이 있었음.
● 안동네 : 주막거리의 안쪽 마을. 주막을 기준으로 부르는 호칭이다.
● 뒷 뜸 : 안동네의 뒷족 마을. 안동네를 기준으로 하여 부르는 호칭이다.
● 먹정이 : 묵정리(墨丁里). 팔왕리의 서남쪽에 있는 마을.
● 앞 뜸 : 성근리 앞에 있는 마을.
● 징구지 : 긴구지. 긴곶이(長串). 하장리(下長里)의 동쪽 마을. ‘긴곶이’라 부르는 것이 옳은 호칭이다. 마을의 서쪽 망기산(望旗山)으로부터 뻗은 긴 등성이(嶝)가 동진장터와 고마제 저수지를 지나 하장리로 내려 길게 곶이(串)를 이룬 곳의 마을이 징구지, 즉 긴곶이 마을이다. 장구지(長九地), 장문동(長文洞)이라고 도 한다.
● 돌천리 : 긴곶이의 동편 마을. 돌천리(乭川里), 돌천이라는 내가 옛날 있었다고 한다.
● 기 들 : 게들(蟹坪). 오죽리 앞 마을이다. 게가 많은 들이라 하여 원래 기들(게들)이라 하였는데 한자의 획수가 많아 쓰기 복잡하다 하여 음만 같게 해평(海平)으로 쓰고 있다. 게들이라는 이름에서 옛날에는 바닷물이 이곳까지 드나들었던 곳임을 짐작케 한다.
/김형주
김형주선생님은 1931년 부안에서 태어났으며 호는 소재(素齋)이다. 전북대학교를 나와 부안여중, 부안여고에서 교사, 교감, 교장을 역임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부안향토문화연구회와 향토문화대학원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향토문화와 민속’, ‘민초들의 지킴이 신앙’, ‘부안의 땅이름 연구’, ‘부풍율회 50년사’, ‘김형주의 부안이야기’, '부안지방 구전민요-민초들의 옛노래', '속신어와 실아 온 민초들의 이야기'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전북지역 당산의 지역적 특성’, ‘부안읍 성안 솟대당산의 다중구조성과 제의놀이’, ‘이매창의 생애와 문학’, ‘부안지역 당산제의 현황과 제의놀이의 특성’ 외 다수가 있다.
그밖에 전북의 ‘전설지’, ‘문화재지’, 변산의 얼‘, ’부안군지‘, ’부안문화유산 자료집‘ 등을 집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