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까지 넘보다니…한·일 원조전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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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일은 진로에 축제의 날이었다.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몽드셀렉션`에서 `일품소주`로 소주 부문 대상을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과실주 부문 은상, 증류주 부문 동상까지 3관왕을 휩쓸었기 때문.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대상인 소주 부문 수상 카테고리가 `쌀로 증류한 술, 소추(Spirits Distilled from rice(Sochu))`라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진로가 확인한 바로는 일본 측에서 주최 측과 인연을 무기로 `소추`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것. 진로는 수개월간 주최 측과 조율을 거친 끝에 지난해 가을 `소주(Soju)` 카테고리를 몽드셀렉션에 신설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미국 미리엄 웹스터 사전에 소주를 `Soju`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 사전에 따르면 소주는 `쌀로 증류한 한국의 보드카`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주를 둘러싼 한ㆍ일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소주가 제2의 `기무치`가 되지 않도록 `Soju`를 지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소주를 `소추(Sochu)`라고 표기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종주국 행세를 하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김치에 이어 소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김치 못지않은 소주의 무한 경쟁력 때문이다. ◆ 알코올 도수 대비 경쟁력 최고 수준
박종훈 롯데주류 수출팀 대리는 "미국 캘리포니아ㆍ뉴욕주의 경우 업소에서 술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하드 리쿼`와 `비어&와인`으로 나누어진다"며 "소주의 경우 증류주지만 알코올 도수가 낮아 `비어&와인`에 속하기 때문에 판매할 수 있는 저변이 더 넓다"고 설명했다. 이규철 진로 상무는 "세계 주류시장이 아예 독하거나 아예 약한 술로 양분돼 있어 중간 수준인 소주는 틈새시장이 넓다"고 강조했다. 소주는 알코올 도수 대비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참이슬, 처음처럼 등 국내 소주 가격대는 출고가 기준 900원 내외. 주세를 제외하면 450원 정도다. 알코올 도수 20도가량의 술(360㎖)이 1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는 것은 가격경쟁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주류별 알코올 도수 대비 가격을 비교해보면 가장 낮은 도수(5도)인 맥주는 940원 선(500㎖), 14도 내외인 와인은 (700㎖ 내외) 2만~30만원, 40도인 위스키도 12년산 기준으로 500㎖가 2만3000원 선이다. 비슷한 도수인 일본 소주와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이 높다. 일본 산토리 보리소주 `흑`(25도)은 출고가 기준으로 1.8ℓ가 1456엔(1만9000원 선)이다. 그랑블루 소주(20도, 700㎖)도 745엔(9800원 선) 정도다. ◆ 일본 소주 브랜드 4000여 개…한국 소주도 세계화 나서
2002년 김광섭 롯데주류(당시 두산주류) 팀장의 머리를 스쳐간 물음이었다. 같은 증류주인 데킬라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반해 독하지 않아 마시기도 편한 소주는 세계인들에게 아직도 낯설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이미 소주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던 터. 김 팀장은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이렇게 해서 2004년 출시된 술이 미국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 `쿠(KU) 소주`다. 소주는 사실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제품이다. 국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량은 8만8836㎘로 소주 전체 출고량의 8.9%에 해당하는 수준. 2007년 8만7664㎘에 비해 1.34%포인트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2410만달러이고, 수출 대상 국가도 58개국에 달한다. 해외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는 단연 일본이다. 진로는 지난해 420만상자 5343만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일본시장에만 339만상자가 팔려나갔다. 진로가 일본에 진출한 때는 1977년이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현지 주류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일본에서 단일 품목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첫 한국상품이 됐다. 일본인들의 85% 이상이 롯데주류(옛 두산주류)에서 생산하는 경월 그린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해 그린 소주의 리뉴얼을 단행해 매출 실적에도 성과를 거뒀다. 보해는 일본 아사히맥주를 통해 `호카이`와 `비단`을 수출하고 있다. 규모가 연간 200만달러어치에 달한다. 중국에서도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소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 원래 독한 술을 즐기던 문화였지만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웰빙 열풍이 불었고, 자연스레 순한 술 위주의 주류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진로는 중국에 소주를 판매하는 사업계획안을 확정하고 올해 수출액 1000만달러를 달성해 일본에 이은 제2의 해외시장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롯데주류는 중국시장에 `처음처럼`의 의미를 살려 `추인추러(初飮初樂)`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출량이 2007년에 비해 41% 증가했다. 소주광고의 법칙…모델은 만 18세이상의 여자
소주 광고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 현재 진로 참이슬은 하지원, 진로 제이는 신민아,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이효리, 보해 잎새주는 백지영과 모델 계약을 맺었다. 이는 소주라는 제품 특성상 남성 소비자 비중이 70%를 넘고, 소주를 자주 찾는 남성층이 여성 모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소주 판매에서 가장 주축이 되는 소비자는 20~30대 남성층. 인기 있는 여성 모델이 소주 광고모델을 하면 이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깨끗하고 순한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하는 업체들의 요구도 강하다. 과거 독한 술로 여겨지던 소주가 최근 알코올 도수를 낮춰서다. 이 같은 이유로 웬만하면 소주 광고는 여성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저도주 경쟁에 따라 남성을 모델로 기용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다.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삼은 대선주조의 `봄봄`은 강동원을 모델로 썼다. 봄봄은 알코올 도수가 16.7도로 국내에서 시판 중인 소주 중 가장 낮다. 젊은 여성들을 주된 소비자로 삼다보니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모델 강동원을 택한 것이다. 대선주조는 대학생 1000여 명을 봄봄 개발에 참여시켰고, 그중에서도 여성들의 입맛에 초점을 맞췄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최근 알코올 도수를 낮춘 소주가 출시되는 것은 여성들을 소주시장에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여성만 광고모델로 쓰던 관행도 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주잔은 반드시 오른손으로 들어야 한다는 것이 두 번째 공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술잔을 왼손에 들고 받는 것은 술을 따라주는 사람에게 실례로 여기기 때문에 모델이 왼손잡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오른손으로 들어야 한다. 또 소주병은 포스터 오른쪽 하단에 똑바로 서 있어야 한다. 이는 주류회사들의 오래된 관행인데, 소주병 자체가 바로 제조회사를 상징하므로 소주병이 기울어져 있으면 사세가 기운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모델이 들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잘 보이면서 광고 전체의 분위기를 깨지 않는 곳이 오른쪽 하단이다. |
첫댓글 헐~~
일본 소주는 종류가 다양하고 브랜드에따라서 맛(향)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가끔 고기라도 먹을때는 역시 한국 소주가 땡기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