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패셔니스타 합성 신조어 백화점·명품 대신 온라인·세컨브랜드 쇼핑 저렴한 값으로 멋 추구…최신 유행 리더
글로벌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최첨단 유행을 걷는 패셔니스타 대신 실속파 멋쟁이 '리세셔니스타'가 뜨고 있다.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는 리세션(recessionㆍ경기침체)과 패셔니스타가 합성된 신조어로, 불황 속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단어는 지난해 2월 런던타임스의 '경기후퇴 스타일' 기사에서 탄생한 것으로, 얼마 전 뉴욕타임스가 '불황 맵시(리세션 시크)'를 언급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 패션지 보그의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리세셔니스타를 패셔니스타의 '어리고 매력적인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섹스앤더시티'의 캐리 같은 패셔니스타들이 열악한 경제 상황을 한탄하고 있다면, 리세셔니스타들은 어려운 시대에도 매력적이고 저렴한 아이템들을 찾아내 똑똑하게 쇼핑한다는 것.
트렌드 전문가들은 리세셔니스타들은 백화점 대신 아울렛과 온라인몰에서 쇼핑하고 명품 대신 세컨드 브랜드 상품을 구매하는 등 빡빡한 예산으로도 유행에 민감하게 치장할 줄 안다고 말했다.
'세컨드 브랜드'란 명품 브랜드들이 고유의 이미지와 감각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춰 내놓은 '한 등급 밑의 브랜드'로, 명품 브랜드 상품의 가격이 100만~200만원대라고 하면 세컨드 브랜드 상품은 20만~30만원대로 출시된다. 마크 제이콥스의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돌체앤가바나의 '디앤지(D&G)', 캘빈클라인의 '씨케이(CK)', 도나카란뉴욕의 'DKNY' 등이 대표적인 세컨드 브랜드이다.
기업들은 이 같은 리세셔니스타를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메이크업 브랜드 부르조아는 가격이 저렴한 마스카라와 립글로스로 구성한 '리세셔니스타 콜렉션'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맨해튼의 한 미용실은 '리세셔니스타 뷰티'를 패키지로 선보여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리세셔니스타의 확산으로 브랜드 패션몰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 브랜드 패션몰 아이스타일24(www.istyle24.com)는 지난해 4분기 방문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0% 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프클럽, 패션플러스, 오가게 등 다른 패션몰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이스타일24의 이린희 마케팅팀장은 "코데즈컴바인 EnC 데코 등 백화점 입점 브랜드 및 DKNY 펜디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패션 소품을 평균 20~30%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리세셔니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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