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국회도서관 관장으로 계시는 유종필님의 세계 유명 도서관기행문이다.
이 책에는 저자 말대로 세계 유수의 도서관을 돌아 보며 ‘그 지리적 위치,거대한 규모,아름다운 외관,장엄한 내부,진귀한 장서’에 대해 소상히 기록되어 있다. 자칫 보고서와 같은 무미건조한 글이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료사진과 도서관과 얽힌 역사적 사건과 위인들의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독자들의 재미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국회도서관장으로 공식 방문하는 만큼 여행지에서,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부분을 읽을 때는 마치 나도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들었다.
이 책이 다녀온 도서관을 한 번 열거해 보자
세계 최초의 도서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영국의 대영도서관과 영국하원도서관
이탈리아의 안젤리카수도원도서관- 중세의 지적 저장소.
독일의 베벨광장,베를린국립도서관,독일하원도서관
프랑스의 미테랑도서관,외규장각의궤로 유명한 리슐리외국립도서관
러시아의 도서관-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러시아인의 자존심이 서려있는 곳
미국의 의회도서관,뉴욕공공도서관,옌칭도서관등
중국의 국가도서관,북경대학,청화대학도서관
일본의 국회도서관
북한의 인민대학습당
그리고 한국의 도서관들.
이 중 가장 신선한 경험이 된 것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도서관.이 도서관은 우리가 알렉산더 대왕으로 알고있는 알렉산드로스의 후계자 프톨레마이오스1세에 의해 기원전 3세기 초에 세워졌다.알렉산더 대왕은 그의 스승 아리스토테레스를 위해 그의 정복지에서 많은 예술과 과학에 대한 저술,자연표본등을 수집해 주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개인도서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망하고 그의 제자 데메트리오스가 프톨레마이오스1세에게 건의하여 도서관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침을 계속하다가 2002년 1천 6백년만에 유네스코의 지원과 세계 각국의 후원으로 다시 세워지게 되었다.
이 건물은 거대한 해시계를 형상화 한 것으로 건물의 일부가 지중해 바닷물에 닿아 있고 벽면에는 세계 120여종의 다양한 문자가 새겨져 있어 그야말로 인류의 문명을 담보하고 상징하는 도서관이 되었다.
고대 알렉산드리아는 당시 최고의 학자들을 모셔와 최고의 대우를 해 주면서 연구에 전념케 하여 지중해의 지적인 수도로 일컬어 졌다 한다. 이 도서관 출신으로는 아르키메데스,에라토스테네스,유클리드등이 있었다.
여기서 일화 한가지, 프톨레마이오스1세가 수학에 취미가 있어 유클리드에게 물어 봤단다.
“ 당신은 기하학을 잘하는 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
유클리드 왈
“ there is no royal road in learning."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책을 읽으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각 나라가 도서관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가 있는 공간이자 정보와 문화의 중심지로서 수천 년동안 진화해 왔다.(216쪽)’는 역사성을 알고 있는 것이고 거기서 국력이 생성됨을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책과 도서관에 대한 기막힌 역사적 사실을 들춰봐도 책의 위대성을 반면교사로 알 수 있다. 정복자들은 정복지의 도서관을 파괴하고 장서들을 불사르고 자국내로 약탈해 갔다. 이를 자국내에 전시하면서 점령지 민족의 자존심을 망가트림으로서 저항의지를 꺽고자 했다. 진시황제의 분서갱유도 그렇고 중세시대 수도원에 악마의 장소라고 정해 놓고 고대의 자유분방한 내용의 고서를 감금한거나,히틀러가 베벨광장에서 나찌를 반대하는 서적들을 불태워버린 것도 그 예일 것이다. 하긴 80년대 우리 시대를 되돌아 봐도 책의 위험성(?)은 증명되어 있다. 5공때는 금지서적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구류를 살았고 자취방 털이를 당했지 않았던가? 공무원 아버지는 자식의 공부방에 있는 책을 모조리 불살라 버리고...말이다.
그리고 책과 도서관은 인간으로서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자존심이였을지도 모른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도서관이라고 1714년 표트르대제가 설립한 도서관인데, 2차세계대전시 독일군에 의한 9백일 레닌그란드 봉쇄때 이 도서관은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았다한다.또한 전쟁터에 이동도서관을 열었다고도 한다. 당시 추위와 기근으로 직원 반이 사망하였다 하는데 그들에게 도서관은 ‘마지막 잎새’가 아니었을까?(인용). 또한 김영삼대통령때 고속전철 TGV와의 계약을 위해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외장각의궤 반환을 약속하고 그 일부 고서를 서울에 가져 왔는데 이때 동행한 사서가 직업윤리를 내세우면서 대통령에게 대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는데 괘씸하긴 하지만 사서들의 책지킴이의식이 얼마나 투철한지를 느끼는 대목이였다.
도서관정책이 상당히 정치적 고려에 의해 세워질 수 있음을 두가지 사례에서 알 수 있다.하나는 미국 제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이 의회도서관을 정초하면서 한 말이다.
“권력자들은 사실과 정보,지식을 독점하고서 필요할 때 은폐하고 왜곡하고 조작하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도서관을 권력자의 품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 기관인 의회 안에 두는 것이 좋다.(222쪽)”
두 번째는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미국이 점령국에 심어준 시스템이 세가지가 있는데 바로 군대를 두지 못하게 규정한 평화헌법, 내각책임제의 민주주의 제도, 도서관이란다. 일본전체주의가 권력자에 의한 사실과 정보의 독점으로 인해 발생한 면도 있기에 도서관을 통해 정보의 공유와 개방을 통해 이런 우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였단다.
이 책에는 위인들과 명사들의 어록들이 실려 있는데 이중 몇가지를 소개해 본다.
먼저 안중근과 히로부미(박문). 히로부미라는 이름은 그가 어른이 되어 개명한 것으로 논어의 ‘君者博學於文,군자는 글을 널리 배우고’에서 따온 것이다. 그도 학문을 숭상한 인물이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안 중근은 어떠할까? 그는 여순감옥에서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일일불독서 구중생형극)이라는 붓글씨를 남길 정도로 뛰어난 독서가이자 사상가였다.(288쪽). 독서가로서 안중근과 히로부미. 이 얼마나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그 만큼 독서의 힘은 크고도 큰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바벨의 도서관”에 나오는 문구
“도서관은 영원히 지속되리라.불을 밝히고,고독하고,무한하고,확고부동하고,고귀한 책들로 무장하고,부식되지 않고,비밀스런 모습으로.”
나찌에 의해 분서가 있었던 베벨광장에 새겨진 시인 하이네의 경구
“ 책을 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태우게 될 것이다.
Das war ein Vorspiel nur, 앣 재 man Bucher verbrennt,verbrennt man am Endeauch Menschen.“
카사노바
" 나는 여성을 사랑했다. 그러나 내가 진정 사랑한 것은 자유였다.
내 생의 마지막에 행복을 찾을 수 있었던 곳은 오직 도서관뿐이었다."
케네디 어록집
" 권력이 사람을 오만으로 이끌어갈 때 시는 그 사람에게 자신의 한계를 일깨워 준다.
when power leads man toward arrogance,poetry reminds him of his limitations."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말
“ 도서관은 더 큰 세상을 향해 열린 창이며 지식이 권력이 되고 성공의 관문이 되는 지점이다.”
빌 게이츠의 말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
느티나무 도서관장의 말
“ 도서관은 자본주의적 논리가 아닌 사회주의적 시설이다.”
각 도서관에 적혀진 글들도 소개돼 있다. 이 중 몇 개를 인용해 본다.
독일 하원 도서관
"자유는 평등을 이루기 위한 행위이며,평등은 자유를 이루기 위한 기회이다.
Freiheit ist denkbar 민 Handelns unter Gleichen,Gleichheit ist denkbar 민 Moglichkeit des Handelns fur die Freiheit."
훔볼트 대학교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해 왔을 뿐이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변혁시키는 일이다.
Die Philosophen haben die Welt nur verschieden interpretiert,es kommt aber darauf an darauf verandern"
보스턴 공공도서관
"도서관이 인류의 지식과 지혜의 전당이다."
일본 국회 도서관
"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도서관은 진리만을 말해야 한다. 사실적 정보가 도서관의 힘이다.)
"지식은 우리를 풍요롭게 한다."
청화대학 도서관
"自强不息 후덕재물:스스로 끊임없이 강하게 만들고 덕을 두텁게 쌓은 위에 물질적인 발달을 꾀
하라"
북경대 도서관
일탑호도: 하나의 탑,호수(미명호),독서관
" 兼收幷蓄 廣納衆流 : 서로 다른 모든 사상을 받아들인다."
전체적으로 짜임새있고 정성이 있는 글로 읽기도 편하고 많은 유효한 정보를 얻어서 좋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정작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대한 기록이 정부 홍보물에 실려 있는 듯한 안내서수준이여서 아쉬운 면이 있었고 북한에 대한 소개도 그 정도 범위에서 벗어나지를 못한 느낌이였다. 후속작으로 각 나라 국민들의 독서 행태와 운동등을 정리한 글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속에 나온 경구중 가장 가슴속에 담아봤으면 하는 글귀를 쓰면서 독후감을 마친다.
"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보라!"
첫댓글 퀴즈: 1)세계 5대 도서관 2) 세계 3대 박물관 3)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5대 도서관 4) IVY 리그에서 HYP이라 칭하는 3대 대학은?(이건 내기 싫지만) 5) 정조가 세운 오늘날 도서관 성격의 기관은? 이것은 비원에 있다.
아침에 도서관에 갔다왔어요. 저희집 아이들 데려다 주러 말입니다. 아마도 오전 동안 개가열람실에서 책읽으며 놀다 오겠지요. 그 녀석들이 부럽습니다. 저도-우리 세대도- 도서관에 많이 갔었지요. 새벽녘부터 밤늦도록 말입니다. 꽉 막힌 폐가 열람실에서 토플을 파고, 시험공부를 했었지요. 지금도 폐가 열람실에는 똑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지요. 우리의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도서관은 그렇게 경험하게 되지요. 개가열람실에 아무리 많은 서적이 들어차있는들 그런 젊은이들에게 서적이 무슨 소용있겠습니까. 저희집 아이들도 청소년기가 되면 그런 사치(?)를 부리지 못하겠지요? 아! 대한민국 국회도서관에 가보고 싶다. 출판되는 모든
책이 저장되어있는 국회도서관에 말입니다. 같이 갈 수 있도록 함 조직해볼까요???
출판되는 모든 책이 들어가는 도서관을 책에서는 '납본도서관'이라 합니다. 이 분과 저토 한번하고 친해지고 난 다음 가면 무지 좋을 것 같은디.....어뗘,,,,,
권력자의 속성 때문에 도서관을 의회에 두었군요. 책은 힘이 세다는 사실! 다시금 느끼네요. 고로 책익히는 사람은 더 세다!
잘 읽었습니다. 이 참에 보령에 멋진 도서관이 들어설때까지 시민 여론을 만들고 시청에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건 어떨까요? 보령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이세상의 책은 무엇이든 다있다는, 소중한 자료는 그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그런 도서관이 어디에 있을까요? 뉴욕 공공도서관에 가면 원하는 자료는 다 찾아볼 수 있대요.부강의 원동력이 바로 이런것이지 싶습니다.
다들 문제에는 답이 없고....경품이 없어서 그러나..?
1.5대 도서관 / 스탠포드와 하버드,미시간,옥스포드, 뉴욕시립 도서관 2. 대영박물관, 에르미타쥐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3.스탠포드,하버드,미시간,옥스포드, 뉴욕시립도서관 4. 프린스턴, 하바드, 예일 5.규장각 / 검색없이 답을 단 것은 5번뿐임. 덕분에 공부 열심히 했습니다. 상주세용...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