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카이스트 명강 02(정용, 정재승, 김대수) 1. 뇌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1강 뇌의 탄생: 발생과 진화, 구조 우주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는 여자입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천재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고회를 맞은 기념 인터뷰 자리에서 이런 말씀을 하실 정도이니 말입니다. 남성들이 보통 여자의 마음을 수수께끼라고 하지만, 남자의 마음도 여성에게 수수께끼이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마음을 궁금해 했는데 이 마음이 뇌로 인해 생겨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기존에는 철학과 종교의 영역이었던 마음의 근원을 묻는 질문이 이제는 뇌 과학자들이 답을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래 뇌는 무슨 일을 할까요? 즉 무엇을 위해 생겨났을까요? 당연히 마음을 만들기 위해 생겨났지! 라고 말하기에는 뇌를 가진 모든 생명체에 마음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는 점이랍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제일 쉬운 방법은 뇌가 없는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상상하기가 좀 어렵지만, 사람에게도 그런 예가 있습니다. 바로 무뇌아입니다. 1만 명 중 1명꼴로 엄마의 뱃속에서 뇌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있습니다. 뇌와 척수를 연결하는 뇌줄기만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호홉이나 원시적이고 반사적인 운동 정도만 가능합니다. 보지도 듣지도 통증을 느끼지도 못하는 채로 길어야 한두 달 안에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식물은 물과 영양분을 몸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순환계가 잘 발달해 있지만, 그에 비해 신경계는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신경계와 뇌의 있고 없음이 동물과 식물을 나누는 경계라면 둘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요? 동물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움직임의 여부입니다. 현재의 해석은 생명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움직임을 위해 신경계가 발달되었고 이후 움직임의 정교한 조절을 위해 주변 환경을 보고 듣는 감각계가 생겨났다고 봅니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는 정해진 대로만 반응하는 반사보다는 과거에 경험한 일을 기억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뇌란 무엇인가?] 사람의 뇌는 모두 펴서 평평하게 늘어놓으면 신문지 1장, 원숭이와 쥐는 엽서와 우표 1장 정도의 넓이가 된다. 주름진 뇌의 표면 중 튀어나온 부위를 뇌이랑, 들어간 부위를 뇌고랑 이라고 합니다. 표면을 잘라서 보면 밝은 안쪽에 비해 바깥쪽 주위의 색이 약간 어두운데 해부학에서는 이 부위를 어둡다는 뜻에서 회백질, 또 바깥쪽 껍질이라는 뜻에서 대뇌 겉질(대뇌 피질)이라고 부릅니다. 회색 세포들이란 말 자체가 영어에서는 뇌를 뜻한다. 안쪽 밝은 부위를 백색질 이라고 합니다. 회색질은 주로 신경 세포의 중심부인 세포체가 존재하는 부위이고 백색질은 신경 세포의 축삭 돌기가 존재하는 부위라는 차이가 있다. 축삭돌기는 신경세포가 만드는 전기 신호가 새어 나가지 않게 절연 효과가 있는 말이집(수초)으로 싸여 있는데, 말이집은 희소 돌기 아교 세포(핍지교세포)의 세포막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막의 성분은 주로 지방질이기 때문에 하얗게 보입니다. 회색질은 대뇌 겉질 뿐 아니라 백색질 안쪽에도 존재하는 데, 이 부위에도 신경세포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움직임을 통제하는 바닥핵(대뇌기저핵)이나 감각 신호가 한번은 거쳐 가야 하는 통로인 시상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대뇌 겉질은 약 2에서 4밀리미터의 두께 속에 6개의 층, 그러니까 분자겉층, 겉과립층, 겉피라미드층, 속과립층, 속피라미드층, 다모양층이 겹쳐진 구조로 안에는 신경세포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이탈리아 신경 생리학자 카밀로 골지(Camillo Golgi)가 1873년 개발한 골지 염색법 덕분에 이처럼 신경계의 미세 구조와 개개의 신경 세포를 우리 눈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신경 세포 하나를 들여다보면, 축삭돌기 외에도 나뭇가지 모양으로 뻗어 나오는 가지 돌기(수상돌기)가 있습니다. 이 가지 돌기에서가지 돌기 가시(수상 돌기극)가 올록볼록하게 튀어 나와 있습니다. 각각의 가시 돌기 가시는 다른 신경 세포와 시냅스하고 하는 접합 구조를 형성하는 데 신경 세포 하나가 보통 1000개에서 1만개 이상 시냅스를 만듭니다. 뇌에만 다 합쳐 10조에서 100조 개의 시냅스가 있다고 하니 신경 세포들이 서로서로 얼마나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미터에서 보기] 신경계는 크게 중추 신경계와 말초 신경계로 나뉩니다. 중추 신경계는 대뇌, 소뇌, 뇌줄기, 척수와 대뇌 안쪽에 있는 사이뇌(간뇌)로 구성됩니다. 뇌줄기는 다시 중간뇌(중뇌, 다리뇌, 숨뇌)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말초 신경계는 중추 신경계에서 뻗어 나와 얼굴과 온 몸에 나뭇가지 모양으로 분포하며 신호를 전달합니다. 얼굴에 분포하는 말초 신경은 주로 뇌줄기에서 유래하며 뇌신경이라고 합니다. 몸통에 분포하는 척수 신경은 이름 그대로 척수에서 시작합니다. 뇌신경과 척수 신경은 각각 12쌍과 31쌍이 존재합니다. 흔히 신경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나 무언가가 흐르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신경은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구조입니다. 신경은 물질적으로 만질 수도 심지어는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식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얼굴 마비를 앓는 환자들은 다리에 있는 신경을 잘라다 얼굴에 이식하기도 합니다. [100마이크로미터에서 보기] 우리 뇌와 신경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신경 세포입니다. 뇌에는 신경 세포 외에 아교 세포라는 다른 세포도 존재합니다.
세포 안에는 핵이 있고, 미토콘드리아나 골지체 같은 세포 소기관들이 있습니다. 신경 세포를 구성하는 기관도 다른 세포와 같습니다. DNA를 번역해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신경 세포에는 다른 세포와 몇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우선 모양이 매우 다릅니다. 세포가 대부분 동그랗거나 납작한 모양인데 비해 신경 세포는 세포체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바깥쪽에 돌기들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앞에서 설명해 드렸던 짧은 가지 돌기와 기다란 꼬리 같은 축삭 돌기입니다. 가지돌기는 다른 신경 세포에서 신호를 받아들이고 축삭 돌기는 신호를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신경 세포체는 크기가 보통 50마이크로미터이며, 100마이크로미터보다 큰 것은 거의 없습니다.
발가락을 움직이는 데 몇 개의 신경 세포를 거쳐야 할까요? 세포체의 크기로만 계산하면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를 150센티미터로만 잡아도 몇 만개 이상의 신경 세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많은 신경 세포를 거쳐 신호를 전달하려면 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가락을 움직여야지 하는 순간 바로 발가락이 움직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놀랍게도 1미터 이상 이어져, 머리에서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까지 단 2개의 신경 세포만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뇌의 운동 걷질에서 허리 척수까지 가는 신경 세포 하나, 그리고 허리 척수에서 나와 말초 신경을 통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으로 가는 신경, 이렇게 두 개입니다. 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세포체가 1만 배 더 긴 축삭돌기를 가지는 특이하고 기형적인 구조입니다. [신경 세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신경 세포에는 다른 세포에게 없는 몇 가지 특이한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신경 세포 본연의 역할, 즉 정보를 계산하고, 만들어 내고, 전달하는 기능과 관련된 것입니다. 첫 번째로 신경세포는 흥분할 수 있습니다. 활동 전위라고 하는 전기 신호를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보 전달이 곧 신경 세포의 일인데 정보를 전달하려면 언어가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신경세포가 사용하는 언어는 기본적으로 전기신호입니다. 다른 신경 세포가 보낸 신호를 받아들여 이를 계산하고 멀리 떨어진 부위에 보낼 때 신경 세포는 전기 신호인 활동 전위를 사용합니다. 활동 전위를 만들기 위해서 신경세포는 특별한 분자 구조물인 이온통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온 통로는 세포를 둘러싼 지질막(Lipid bilayer)에 박혀 있는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의 한 종류를 말합니다. 우리 몸의 3분의 2 가량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아실 것입니다. 물에는 소듐이나 포타슘 등 다양한 이온이 녹아 있는데, 지질막은 전하(charge)를 가진 이온을 통과시키지 않습니다. 오직 이온 통로를 통해서만 전하 물질은 세포 안팎을 이동 할 수 있으며 이때 신경 세포는 전기 신호를 띠게 됩니다. 신경 세포의 세포막에는 다른 세포보다 이온 통로가 훨씬 많이 존재합니다. 즉 신경 세포는 DNA에서 이온 통로를 만드는 유전자를 활발하게 발현시키는 특징이 있고 이것이 신경 세포가 활동 전위나 다른 전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신경 세포의 세 번째 특징은 기다란 축삭돌기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세포 뼈대(세포 골격.cytoskeleton)가 잘 발달해 있다는 것입니다. 세포는 물이나 세포 소기관을 단순히 지질막으로 감싸고 있을 뿐인 풍선 같은 존재가 아닙니다. 그 안에 단백질로 이루어진 뼈대들이 모양을 유지하도록 발달해 있지요. 세포 뼈대를 이루는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미세 소관(microtubule)은 세포 안의 물질을 이동시키는 철도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모든 유전 정보는 세포체에 있기 때문에 1미터 이상 떨어진 축삭 말단(axon terminal)에서 필요한 단백질도 세포체에서 만들어야 하고, 이는 미세 소관이라는 철도를 따라서 축삭 돌기 끝까지 전달이 됩니다. 세 번째로 신 경 세포는 세포체에서 축삭 말단까지, 그리고 하나의 신경 세포에서 다른 신경 세포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몇 가지 특징적인 구조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세포체에서 말단으로의 신호 전달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과정은 일종의 전깃줄인 축삭 돌기를 통해 일어나는데 축삭 돌기의 절연 율이 별로 높지 않은 탓에 누전이 일어나 중간에 신호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것을 막으려고 신경 세포는 말이집이라고 하는 절연 율이 높은 세포로 축삭돌기를 둘둘 감습니다. 말이집 덕분에 신호를 먼 축삭돌기 말단까지 안정적으로 보낼 수가 있습니다. 뇌의 백색질 부위를 하얗게 만드는 것이 이 말이집 입니다. 그 다음으로 한 신경 세포에서 다른 신경 세포로 신호를 보내기 위한 특별한 구조물인 시냅스가 있습니다. 시냅스는 축삭 돌기와 다른 신경 세포의 가지 돌기 사이에 존재하는 20에서 40나노미터의 틈으로, 이 시냅스에서 전기 신호가 신경 전달 물질이라고 하는 화학 신호로 바뀝니다. 축삭 말단까지 전해진 전기의 양에 비례하여 신경 전달 물질을 세포 바깥으로 분비하는 것입니다. 분비된 신경 전달 물질은 확산을 통해 다음 신경 세포 가지 돌기의 세포막에 도달하여 일종의 안테나인 수용체(receptor)를 자극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수행 하도록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들거나 분비하는 기관과 신경 전달 물질을 인식 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잘 발달된 것이 신경 세포가 다른 세포와 크게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때 우리 뇌는 뇌전증이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같은 질환을 앓습니다. 예전에는 간질이라고 불렀던 뇌전증은 이온 통로의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흥분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하는 병입니다. 한편 축삭돌기의 이상으로 세포체에서 말단까지 정보 전달이 잘 안 될 때는 말이집에 손상이 생기는 다발 경화증(multiple sclerosis), 미세 소관이 손상되는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이 줄어든 탓에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질환들은 치료하는 데에는 해당 신경 전달물질의 양을 높여주는 약물들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도파민은 뇌에서 합성되며 혈관을 통해서 뇌로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 전 단계에 해당하는 물질, 즉 전구체(precursor)를 약으로 투여합니다. 우리가 치과에서 잇몸에 맞는 주사약도 사실 이온 통로 중의 하나를 막아 신경 세포가 흥분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픈 자극이 와도 신경 세포가 흥분하지 않으면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복어독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도 이와 같은 원리로 근육 세포가 수축을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호홉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최근 주름 제거에 많이 쓰이는 보톡스(botox)도 실제로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라고 하는 보clostridium botulinum)이 분비하는 독의 일종입니다. 이 독은 신경 말단에서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는 과정을 차단합니다. 이 신호를 받지 못하는 근육세포는 수축을 못해서 이완이 되므로 이 효과를 이용하여 얼굴 주름을 없애거나 사시를 교정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뇌를 쉽게 이해하는 법] [어떤 동물들이 모델로 사용되나?] 초파리는 사람의 유전자와 95%이상 동일하고 유전자를 마음대로 넣거나 뺄 수 있습니다. 참새목의 한 갈래인 명금류도 많이 사용합니다. 새들의 노래를 언어의 일차적인 형태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은 유전자와 장기가 인간과 유사한 실험용 생쥐나 흰쥐 같은 설치류를 사용합니다. 특히 생쥐는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진화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도 사용하는데, 당연히 비용이 많이 듭니다. 우리나라에도 영장류를 연구하는 센터가 3곳 정도 있습니다. [신경계의 발생] 신경계의 발달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태어난 수정란은 2주에서 3주후에 외배엽(ectoderm), 중배엽(mesoderm), 내배엽(endoderm)세 층으로 분리되는데, 주로 신경조직과 피부를 만들어 내는 외배엽에 파이프같은 신경관이 만들어지는 것이 신경계 발달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신경관이 발달하면서 파이프가 점점 울룩불룩해지면 이것을 뇌포(brain vesicle)라고 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뇌포의 껍질, 즉 파이프의 벽이 두꺼워지면서 뇌실질(brain parenchyma)이 형성됩니다. 이 3개의 큰 단계 아래 각각 작은 단계들이 있습니다. 신경관은 수정 후 3주에서 4주, 임산부가 자신의 임신 여부를 아직 모를 때 형성됩니다. 외배엽에 띠 모양의 신경관(neural plate)이 생겨나 안쪽으로 접히다가 접힌 부위끼리 붙으면서 신경관이 됩니다. 이 길쭉한 파이프는 발생이 진행되면서 계속 옆으로 울룩불룩 부풀어 오릅니다. 1차 뇌포 형성기인 발생 3주쯤에 뇌가 될 부위는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앞에서부터 앞뇌(전뇌), 중간뇌(중뇌), 마름뇌(능뇌)로 구성됩니다. 마지막에 남은 부위는 척수가 됩니다. 2주가 더 지나면 더 복잡해져서 앞뇌가 나뉘어 제일 앞뽁이 끝뇌(종뇌), 그 다음 중간이 사이뇌(간뇌)가 되고 조그마한 돌기가 나와서 나중에 눈이 됩니다. 중간뇌는 그대로 중간뇌가 되고, 마름뇌는 뒤뇌(후뇌)와 수뇌(myelencephalon)가 됩니다. 이제 뇌포의 껍질, 즉 파이프의 벽이 두꺼워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뇌를 구성합니다. 파이프 안의 빈 공간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뇌실이 됩니다. 뇌실은 크게 가쪽 뇌실(측뇌실), 셋째 뇌실(제3 뇌실), 넷째 뇌실(제4 뇌실)로 나뉘는데, 끝뇌가 둘러싸는 공간은 가쪽 뇌실이 되고 사이뇌가 둘러싼 공간이 셋째 뇌실, 뒤뇌는 넷째 뇌실이 됩니다. 중간뇌가 둘러싼 공간은 셋째뇌실과 넷째 뇌실을 이어주는 통로인 중간뇌 수도관(중뇌 수도)이 됩니다. 기억과 감정을 관장하는 곳으로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둘레 계통(변연계)에 대해 잠깐 설명 드리자면, 변연은 가장자리라는 뜻입니다. 끝 뇌의 가장자리, 즉 끝뇌와 사이뇌 사이에 존재하면서 끝뇌를 둘러싸는 구조를 말합니다. 여기에는 띠이랑(대상회, cingulate gyrus)이나 해마(hippocampus)등의 부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쪽 뇌 전체에서 발작이 일어나는 뇌전증을 심하게 않는 사람에게 간혹 한쪽 뇌를 떼어 내는 수술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수술을 반구 절제술이라고 하는데 수술할 때 둘레 계통 구조물을 따라서 절제하다 보면 한쪽 반구가 뚝 떨어집니다. 아주 어렸을 때 수술하면 후유증이 그렇게 심하게 남지는 않습니다. 수정 후 5주가 지난 시점에서 뇌포의 수는 3개에서 5개로 늘어납니다. 이후에 끝뇌는 대뇌 겉질, 백색질, 바닥핵이 되고, 사이뇌는 시상의 구조들이 되고, 중간뇌는 계속 중간뇌, 뒤뇌와 소뇌와 다리뇌, 숨뇌 등이 됩니다. 이 구조물들은 커지는 속도나 양이 다르고 접히면서 구불구불해집니다. 뇌의 구조가 매우 복잡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모두 똑같이 커지면 풍선처럼 구조가 단순할 텐데 좁은 두개골 안에서 각 부위가 제각기 팽창하며 주름지고, 발생 중에는 멀리 떨어져 있던 구조물들이 나중에는 같은 평면에 존재하게 되기 때문에 MRI로 살펴봐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파이프의 얇은 벽이 뇌실질을 형성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뇌실에 접해 있는 얇은 벽에서는 계속해서 신경 아세포(neuroblast)가 만들어 집니다. 이 신경 아세포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이주한 다음 다양한 특성의 신경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방사 아교 세포(radial glial cell)가 뇌실 쪽 벽에서 바깥쪽 벽으로 길게 다리를 놓으면 내측에서 증식된 신경 아세포는 이 길을 따라 바깥쪽으로 이주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주를 할 때 먼저 이주한 세포가 자리 잡고 다음에 오는 세포가 그 아래에 쌓일 것 같은데 오히려 거꾸로 됩니다. 즉, 두 번째 온 세포가 그 위로 올라가는 식인 것입니다. 앞에서 대뇌 겉질이 6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가장 바깥층이 제일 젊은 세포이고 가장 깊은 층의 신경 세포가 제일 늙은 세포입니다. 이주하기 전에 신경 아세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분열합니다. 분열한다는 것은 결국 하나의 세포가 둘로 나뉘는 과정을 말합니다. 어떤 세포는 가로로 나뉘고, 어떤 것은 세로로 나뉘면서 분열합니다. 세로로 나뉘는 세포는 계속 옆으로 분열할 수 있지만, 가로로 나뉘는 세포는 위쪽의 세포들이 바깥쪽으로 이주합니다. 그래서 세로로 나뉘는 세포와 가로로 나뉠 때 아래쪽에 있었던 세포들은 분열하는 능력을 잃지 않게 됩니다. 이런 신경 세포를 신경 줄기세포(neural stem cell)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신경 세포는 재생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 재생되는 부위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발생 시 신경세포가 증식하던 뇌실 주변 부위에 성체 줄기 세포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이제 신경 아세포들은 분열과 이주를 거쳐 대뇌 겉질에 도달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최종적으로 신경 세포로 분화하고, 또 일부는 신경 세포를 감싸는 신경 아교세포(neroglia cell)로 분화해 지방과 단백질로 신경 세포의 축삭돌기를 둘러쌉니다. [뇌의 구조] [연결이 기능을 결정한다] 시상은 모든 감각 정보가 거쳐 가는 중요한 구조로, 뇌의 진정한 주역은 시상이며 시상이 처리해야할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이를 대신할 겉질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연구자가 있을 정도입니다. 몸의 감각 기관에서 우리 인간의 사고를 당당하는 부위인 대뇌 겉질로 전해지는 정보는 중간에 항상 시상을 거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시각 정보는 시상의 바깥 무릎핵(외측 슬상핵)으로 들어온 다음 1차 시각 영역으로 가고, 청각 정보는 시상의 안쪽 무릎핵(내부 슬상핵)으로 들어온 다음1차 청각 영역으로 가서 처리가 됩니다. 즉, 대뇌 겉질이 시상의 어느 핵과 연결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대뇌 겉질의 기능이 결정되고, 이에따라 기능적인 차이에서 구조적인 차이까지 생기게 됩니다. 한 날 한시에 사과를 먹더라도 우리에게 전해지는 정보는 사과의 겉모습인 시각 정보, 사과를 씹을 때 나는 청각 정보, 맛(미각), 향기(후각)들 저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시각 중추는 사과의 겉모습만 봅니다. 마찬가지로 청각정보는 소리만 듣고, 후각 중추는 냄새만 맡는데 이 정보가 계층을 타고 올라가서 이마엽에 모이면 해마에서 사과에 대한 기억까지 불러올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언젠가 먹었던 사과, 1년 전의 사과부터 뉴턴의 사과라는 개념의 기억까지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사진 편집: Naver 지식백과) [지형성] 2강 신경 세포들의 물리적인 연결체인 뇌에서 마음이 출현하는 과정은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뇌라는 컴퓨터에서 회로에 해당하는 신경세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래서 결국 어떻게 마음이 나타나는지는 아직 풀지 못했습니다. 신경세포의 세 가지 큰 특징을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활동 전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흥분성, 둘째 신호를 멀리까지 전달하는 축삭돌기와 이를 유지하기 위한 미세 소관, 말이집 등의 구조, 셋째 세포막 너머 다른 신경세포에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신경 전달 물질과 수용체 그리고 시냅스가 그것입니다. 세포체에서 만들어진 전기 신호는 축삭 돌기를 따라 길게는 1미터를 넘는 곳까지 먼 길을 떠나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지는 않습니다. 신경 세포에서 흐르는 전기는 전자가 아니라 전하를 가진 이온들로써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빠를 때는 초속 100미터, 느릴 때는 초속 수 미터가 고작이지만 이 속도로도 충분히 우리 몸 구석구석까지 필요에 맞게 신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빛이든 소리든 맛이든 촉감이든 외부 정보를 우리가 느끼기 위해서는 이를 전기 신호로 바꾼 다음에 처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고무공 누르고 있기] 신경 세포가 신호를 만드는 방식을 설명하는 두 가지 이론이 있는데 하나는 발생기 모형이고 또 하나는 안정기 모형입니다. 신호를 공에 비유한다면 발생기 모형은 내가 공을 들고 있다가 자극이 오면 공을 던져서 신호를 옆 사람에게 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안정기 모형은 부력 때문에 물위로 뜨려고 하는 공을 힘으로 누르고 있다가 자극이 오면 손을 놓아 공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신경 세포는 안정기 모형을 선택했습니다. 이 방식은 평소에 공을 누르고(신호를 억제하고) 있어야 하기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지만, 작은 자극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신호를 보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막전위] 가느다란 유리관을 열에 달구어 쭉 늘어뜨리면 끝이 아주 가는 전극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미세 전극을 세포에 꽂으면 -70밀리볼트 정도로 세포 내부가 외부보다 음전하를 띠게 되는데, 이를 안정 막전위(resting membrane potential)라 합니다. 활동 전위는 신경 세포가 음의 값을 가지는 이 안정 막전위 상태에 있다가 어느 순간 자극에 반응하면서 공이 물 위로 떠오르듯이 전압이 양의 값으로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양의 값으로 변한(흥분한) 막전위는 여러 기전에 의해 다시 안정 막전위로 되돌아갑니다. 신경 세포의 전압이 어떻게 양의 값으로 올라가며 왜 평소에는 음의 값을 띠고 있는지 알아보려면 이제까지 연구의 단계를 높여야 합니다. [체액과 이온 통로] 신경 세포의 경계는 두 층의 얇은 지방질로 된 세포막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확대해 보면 바다같이 펼쳐진 지방 분자 중간 중간에 막 단백질들이 섬처럼 떠 있는 모습입니다. 막 단백질들은 세포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외부 물질을 인식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세포막 항원), 세포 밖의 특정 물질을 안으로 받아들입니다(수용체). 하지만 신경 세포에서 막 단백질이 하는 일은 조금 다른데 바로 이온 통로로 작용해 세포 안팎의 이온을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이온은 전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연체인 지방질로는 이동하지 못하고 이온 통로를 통해서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우리 몸에는 크게 Na⁺, K⁺, Ca⁺⁺, Cl⁻ 에 해당하는 네 가지 통로가 있고 각각에는 기본적인 구조는 비슷하나 조금씩 다른 아형(subtype)이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이 네 가지 이온은 물에 녹아 있는 상태로 존재하는데 물은 세포 안에도 있고(세포 내핵) 세포 밖(세포 외 핵), 혹은 세포 사이사이나 혈관 속에도 존재 합니다. 일반적으로 세포 내 핵에는 K⁺가 많고 세포 외 핵에는 Na⁺가 많습니다. 모든 물질에는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확산해 가려는 성질이 있어, 체 액의 농도가 한 쪽이 높으면 원래는 이온 통로를 통해서 농도가 낮은 쪽으로 확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법칙을 거스르며 세포 내에는 K⁺의 농도가 높고 세포 밖에는 Na⁺의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음전하를 가지는)이유는 세포막 단백질 중의 하나인 Na⁺ - K⁺ 펌프가 에너지를 상요하면서 Na⁺ 와 K⁺ 를 이동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때 세포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3인산)입니다. ATP는 우리 몸이 하는 모든 일에 쓰이는 ‘세포의 에너지 화폐입니다. 물에 뜨는 공을 누르는 행동에 비유한 안정기 모형을 설명하면서 평상시에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단점이 있다고 말씀 드렸는데. 신경 세포는 ATP를 사용해 Na⁺ - K⁺ 펌프를 계속 돌리는 데 대부분의 에너지를 씁니다. 이온 통로들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막의 전위 상태나 신경 전달 물질, 다른 여러 가지 물질에 의해서 여닫힘이 조절 됩니다. 이에 따라 막전위의 변화가 생기면서 차등 전위나 활동 전위를 만들게 됩니다. [두 가지 신경 반응] 자극에 반응해 활동 전위를 만들 때 신경 세포는 실무율(all or non law)의 법칙을 따릅니다. 즉 신경 세포에는 역치값(threshold value)이 있어서, 그보다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안 하고 있다가 역치 값 이상이 되면 신호를 만들어 냅니다. 이와 달리 가지 돌기의 수용기에서 발생하는 수용기 전위(reseptor potential)는 받아들이는 자극이 커질수록 함께 커지며, 때문에 차등 전위(graded potential)라고 불립니다. 신경 세포에는 많은 시냅스 입력이 들어오는데 이들의 합을 차등 전위로 처리하다가 이 합이 역치를 넘기면 활동 전위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가지 돌기나 세포체는 동시에 수천개 이상의 시냅스 입력을 받습니다. 어떤 것은 1이라는 신호를, 어떤 것은 5라는 신호를 갖고 옵니다. 마이너스 신호도 있습니다. 활동 전위의 역치가 100이라면 들어오는 입력의 합이 100을 넘지 않는 한은 안정 막전위 상태에서 가만히 있게 됩니다. 어느 순간 모든 입력을 더한 결과가 100이 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축삭돌기 시작 부위의 축삭 둔덕(축색 소구, axon hillock)에서 활동 전위가 발생합니다. 100을 넘기는 정도에 따라 활동 전위를 더 자주 만들어 냅니다. 이제 활동 전위는 1강에서 말씀 드렸던 대로 경우에 따라서는 1미터 가까이 되는 길이의 축삭 돌기를 최대한 빨리 거쳐 신호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바로 말이집 형성(수초화.myelination)입니다. 전자 현미경으로 신경 세포를 보면, 희소 돌기 아교 세포가 축삭 돌기를 감싼 모습이 보입니다. 희소 돌기 아교 세포는 지방으로 된 세포막으로 축삭 돌기를 말아서 전기가 새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아교 세포 사이사이에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랑비에 결절(ranvier's node)을 통해 활동 전위가 중간을 뛰어 넘는 소위 도약 전도(saltatory conduction)를 하기 때문에 말이집이 없을 때보다 전달속도가 빠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축삭 돌기의 말단에 도달한 활동 전위는 개수에 따라서 신경 말단의 막전위를 변화시키며 이에 비례하여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는 양이 결정 됩니다. 예를 들어 활동 전위가 5개오면 도파민을 100개 내보내고, 10개가 오면 200개를 내보내는 식으로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뀝니다. 그렇게 신경 세포는 입력을 받고 통합 계산을 해서 출력을 만듭니다. 감각계와 중추 신경계에서 받은 입력을 통합해서 운동계로 보내는 뇌의 삶이 신경 세포 하나에서도 똑같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신경 세포가 차등 전위라는 형태로 입력 받은 신호는 활동 전위로 통합 계산 되어 축삭 돌기를 거쳤고 마침내 신경 전달 물질이라는 화학 신호로 출력되었습니다. 이제 화학 신호가 활약할 무대는 20에서 40 나노미터의 좁은 틈인 시냅스입니다. 시냅스는 축삭돌기 말단이 가지 돌기 또는 세포체와 만나는 부분을 말합니다. 축삭 돌기 말단의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s)에서 분비되어 시냅스 틈새(synaptic cleft)를 건너간 신경 전달 물질은 다음 신경 세포의 가지 돌기에 있는 수용 체에 결합해 이온 통로에 영향을 미치는 데, 크게 흥분성(excitatory) 전달물질과 억제성(inhibitory)전달물질로 구분됩니다. 조절(modulation)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도 있습니다. 즉 평소에는 흥분을 잘하던 신경 세포를 둔하게 반응하도록 만든다든지 반대로 조그만 신호가 와도 흥분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몸에 100종류가 넘게 존재하는 신경 전달 물질은 화학적 형태에 따라 크게 아미노산 계열과 아민 계열, 펩타이드 계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도파민, 세로토닌 등이 아민 계열이고 P 물질, 엔도르핀 등은 펩타이드 계열 신경 전달 물질입니다. 아미노산 계열 신경 전달 물질로는 글루타메이트와 GABA 가 있습니다.
[시냅스 가소성] 시냅스를 통해 A라는 신경 세포에서 B로 가는 신호는 항상 정해진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하고, 이 변화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억이나 습관의 원인이 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시냅스 가소성이라고 하며, 구조적으로 없던 시냅스가 생긴다던지 있던 시냅스가 없어지는 변화도 나타납니다. [단순한 네트워크 반사] 경험을 통해 시냅스를 강화하거나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면서 신경 세포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네트워크 중에서 가장 단순한 것으로는 반사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의자에 앉은 사람의 무릎을 탁 치면 다리가 펴진다든지,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면 자기도 모르게 움찔 한다든지, 눈에 강한 빛이 들어왔을 때 동공이 축소된다든지 하는 것이 모두 반사 네트워크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반사는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현상으로 누구에게나 일어납니다. [변화하는 네트워크 행동 가소성]
[뇌 네트워크] [내재 상태 네트워크] 뇌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관입니다. 무게는 1.4킬로그램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에서 피의 4분의 1, 하루 섭취 열량의 5분의 1 (성인기준 450 칼로리)을 소모 합니다. 우리 몸은 쉬고 있을 때에도 뇌는 결코 가만히 있는 법이 없습니다. FDG-PET 사진에서 빨간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대사가 활발한 곳이고 파란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대사가 적은 곳입니다. 피 실험자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데도 빨간색 부위들이 나타납니다. 이들을 연결한 것이 내재 상태 네트워크입니다. 내재 상태 네트워크는 fMRI로도 볼 수 있습니다. 내제 상태 네트워크에 속하는 부위들은 신기하게도 가만히 있을 때에는 활발히 활동하다가 우리 몸이 무언가 일을 하기 시작하면 멈추는 특성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부위를 관장하는 기능을 알아보고자 평상시에 이 부위들이 활성화 되는 때를 찾아보았습니다. 바로 자전적 기억, 미래 전망, 마음 이론, 도덕적 결정을 내릴 때였습니다. 내재 상태 네트워크는 어린이게는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고 어른이 되면서 발달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내재 상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뇌 부위가 알츠하이머병에서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축적되는 부위와 겹친다는 사실입니다. PiB(피츠버그 화합물B)라는 물질을 사용하여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판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주는 아밀로이드 PET 와 fMRI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둘이 거의 일치합니다. 그래서 현재는 알츠하이머병이 이 내재 상태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재상태 네트워크를 보다 깊이 연구하면 알츠하이머병의 진단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마커스 라이클 연구 논문>
[현재 뇌 연구의 방향]
그리스 신화에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 여신이자 세 자매가 나옵니다. 클로토(Clotho)는 운명의 실을 잣고, 라케시스(Lachesis)는 그 실을 감으며, 아트로포스(Atropos)는 운명의 실을 가위로 잘라 생명을 거둡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살아 있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삶과 죽음이 갈리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대한 의학 협회 산하 ‘죽음의 정의 위원회’의 1989년 발표에 따르면 심폐 기능의 불가역적 정지(심장사) 또는 뇌줄기를 포함한 앞 뇌 기능의 불가역적 소실(뇌사)이 일어났을 때 법률적으로 사망이 인정 됩니다. 이 기준에 기대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뚜렷하고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 어딘가에는 세포의 죽음과 새로운 세포의 탄생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머리를 덮고 있는 두피는 60일이면 전부 새 세포로 바뀌고, 장 내벽의 점막은 닷새만에 바뀌며, 근육은 15년 정도면 바뀝니다. 죽음과 탄생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만들어 내는 ‘살아 있지도 죽어 있지도 않은’ 상태 속에서 우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재로 우리 몸은 태어날 때와는 전혀 다른 세포들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뇌세포는 재생하지 않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요나스 프리센 박사는 2013년 <<셀Cell>>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 세포 나이가 전부 제각각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날마다 약 1400개의 신경 세포가 새로이 태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뇌에서 삶과 죽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노력에 따라서 그 능력이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리에게 줍니다. [뇌사와 심장사] 1강에서 배웠던 삼위일체의 뇌 모형으로 뇌의 죽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모델은 뇌를 파충류의 뇌, 포유류의 뇌, 사람의 뇌, 3단계로 구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모형에서 제일 안쪽에 있고 생존에 꼭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파충류의 뇌가 고장 나면 그것이 뇌사입니다. 원칙적으로 뇌사는 심장사로 이어지는 중간단계입니다. 가끔 신문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는데 갑자기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접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판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한번 뇌사에 빠지면 소생할 여지가 정말로 없는 것인지 현대 의학의 수준에서는 아직까지 확실치 않습니다. 현재 뇌사는 완전한 죽음인 심장사를 인공 호홉기 등의 연명 장치로 2주일 정도 연장한 것으로, 이 기간 동안에 장기 이식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공리적인 개념입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인공 장기가 많아져서 장기 이식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되면 뇌사 개념도 없어질 것입니다. 이렇게 죽음에는 생물학적, 의학적인 e나계를 넘어선 복잡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언제 사망했느냐의 판단에 따라 보험이나 유산 분배 등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건강과 질병의 기준]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이토록 모호할 진데, 정상인과 병에 걸린 환자를 가르는 기준은 또 어떨까요? 많은 사람의 상태를 측정하여 그래프로 그리면 대부분 평균값이 가운데 있고 거기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종 모양의 정규 분포 곡선이 나옵니다. 키, 몸무게,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연속선상으로 존재하는 값들에서 어디를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어야 할까요? 표준 편차를 구해서 평균에서 +1 표준 편차나 +2 표준 편차 이상이면 정상이 아닐까요? 이렇듯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정상, 비정상을 확실하게 구분 가능한 병은 암입니다. 조직 검사에서 암세포가 있느냐 없느냐로 확실하게 구분 할 수 있죠. 신경계 질환이나 다른 병은 암처럼 기준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혈압이 좋은 예입니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대신 높은 혈압이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혈관과 장기가 파괴되는 합병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고혈압이라고 정의해야 할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때는 보통 고혈압 기준을 수축기 혈압 140 수은주밀리미터로 정해놓고 자료를 수집합니다. 그러면 혈압이 140 이상인 사람들에게서 고혈압의 합병증인 뇌졸중이나 심장병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이 결과를 기준을 135로 정한 경우와 비교해 기준을 낮추었을 때 합병증에 걸리는 사람이 얼마나 늘어나는가를 봅니다. 예상되는 것 이상으로 합병증 발병 사례가 많다면, 지군을 낮추어 미리 관리하는 편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뜻이므로 고혈압의 기준이 140에서 135로 바뀌게 됩니다. [병의 정의] 우리에게 병은 그냥 병일뿐이지만, 의학에서는 이를 더 세분해서 질병, 증후군, 질환, 장애 이렇게 네 가지로 구분합니다. 어떤 병에 증후군이라고 이름이 붙어져 있다는 이야기는 원인을 아직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감기도 콧물, 기침, 열이 나는 증상이 합쳐진 일종의 증후군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장애는 불완전한 신체나 정신 능력 때문에 불편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때 선천적 장애인지 후천적 장애인지는 관계없습니다. [신경과/정신과에서 다루는 질환] 뇌 질환을 다루는 곳으로는 신경과와 정신과, 신경외과가 있습니다. 신경외과는 뇌출혈이나 뇌종양을 주로 수술로 치료하는 곳입니다. 신경과나 정신과는 수술보다 약물이나 상담으로 치료를 합니다. 신경과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환자의 증상이 정말로 신경계의 이상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정신과적 증상에는 집중력 같은 의식적 정신 활동이나 지각, 사고의 내용, 언어, 감정, 기억력 등에 발생하는 장애가 포함됩니다. 정신 질환은 증상에 따라 진단하는 증후군적 진단입니다. 이러한 질환이 사회 생활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라면 질환이 됩니다. 이는 본인이 자각하는 경우도 있고, 주위에서 이야기해 주어야 깨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와 시대에 따라 진단의 기준도 바뀝니다. 예를 들면 동성애는 한때 정실 질환으로 분류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뇌 위치에 따른 병변] 뇌의 부위마다 기능이 다르다는 모듈성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가 좌뇌와 우뇌입니다. 보통 좌뇌는 수학, 과학 문제를 푸는 데 사용되는 분석적 논리적인 뇌, 우뇌는 예술을 즐기며 직관적인 뇌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좌반구와 우반구의 기능 차이는 그리 크지 않으며 절대적이지도 않습니다. 제일 큰 차이라면 언어 기능입니다. 좌반구 인지 기능에서 두드러지는 것이 언어, 계산, 도구 사용이고, 우반구가 더 잘하는 것은 공간상에서의 정보처리나 말의 높낮이, 주의 집중 등입니다. 좌반구가 고장 나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말을 못하는 실어증, 글을 못 읽는 실독증, 글을 못 쓰는 실서증, 계산을 못하는 실산증, 도구 사용을 못하는 실행증이 있습니다. 우반구에 문제가 생기면 길을 찾지 못하거나, 장난감 블록을 못 맞추는 시공간 장애, 말의 높낮이나 운율이 없어 로봇처럼 말하는 무운율증, 그리고 세상의 절반을 보지 못하는 편측 무시 증후군에 걸리게 됩니다. 실어증은 형태가 다양한 데, 대표적인 것이 브로카 실어증입니다. 1861년 프랑스 의사 폴 브로카가 특정한 유형의 실어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뇌 좌반구 이마엽의 한 부위가 망가져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브로카 영역은 입으로 말하는 언어 기능을 관장하는 부위로,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합니다. 보통은 문장을 길게 말하지 못하고 문법을 틀리게 되는 정도의 증상을 보입니다.
우반구가 관장하는 시공간 기능은 공간에서 길을 찾는 능력입니다. 길을 찾을 때 하늘에서 내려다 본 지도 형태를 머릿속에 즉각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게 시공간 능력의 차이입니다. 간단한 시구성 기능은 2차원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3차원 공간에서 집짓기 블록을 맞추는 능력을 말합니다. 우반구 병변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에 흥미로운 것이 편측 무시 증후군입니다. 주로 우반구 뒤 마루엽(후두 정엽)이 고장 나서 생기는 이 병은 반대쪽 시야인 위쪽 공간을 무시해 버립니다. 편측 무시 증후군이 있는 환자에게 긴 선을 가로로 보여주고 선 가운데에 표시해 보세요. 라고 요청하면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표시합니다.......식탁에서 오른쪽에 있는 음식만 먹고, 면도도 얼굴 오른쪽만, 옷도 오른팔만 끼우고 다닙니다. 길을 걸으면 두 갈래 길에서 항상 오른쪽을 선택합니다. .... 생각과 기억에서도 무시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을 바라본다고 생각하고서 떠오르는 건물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하면 환자는 오른쪽 건물만 이야기 합니다. 이 외에도 이마엽에 문제가 생기면 판단력이 떨어지고, 자제력이 없어지거나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혈관 질환]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신경세포들이 죽으면서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출혈을 유형별로 조사해보면 뇌 실질에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뇌출혈이 생기더라도 출혈량이 많지 않으면 대부분 흡수가 되기 때문에 수술을 안 해도 괜찮습니다. 출혈량이 많을 때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뇌출혈 중에서 뇌 실질에서 일어나는 출혈은 고혈압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제일 흔한 사례가 추운 겨울 아침에 화장실에서 힘을 주다가 혈관이 터지는 것입니다. 뇌는 충격으로부터 보호 받기 위해 단단한 머리뼈로 둘러싸여 있어서 출혈이 많아지면 피가 고이면서 뇌의 공간을 대신 차지하게 됩니다. 그 압력으로 밀려난 뇌는 반대쪽 반구를 누르기도 하면서 아래쪽으로 내려갑니다. 아래쪽에는 대뇌를 구성하는 기관인 뇌줄기가 있습니다. 뇌줄기는 앞에서 에기한대로 파충류의 뇌이기 때문에 뇌줄기가 눌리면 갑자기 심장이 멈추거나 호흡을 못하는 등 목숨까지 위험해 집니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의 바깥쪽에 출혈이 생길 때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피가 흡수되기를 그냥 기다리거나 출혈 부위의 머리 뼈에 구멍을 뚫어서 핏덩이를 제거 합니다. 한 가지 예외는 지주막하 출혈입니다. 지주막하 출혈은 뇌막 안쪽 뇌척수액이 있는 공간에 출혈이 일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혈관벽이 약해지면서 부풀어 올라 형성된 꽈리가 어느 순간에터져 버리는 것입니다. 절반은 사망에 이르고 절반은 살아남아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습니다. 흔히 말하는 급사의 원인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꽈리 있는지 없는지 검사해보기 전까지는 전혀 이 병에 대해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뇌 영상검사로 3차원 형태의 꽈리를 볼 수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머리뼈를 열고 꽈리 목 부위에 클립을 끼월 막는 시술을 했다면, 치근에는 혈관에 가는 도관을 삽입하여 꽈리가 있는 부위까지 가게한 후 GDC(글리엘미 백금 코일) 라는 조그만 코일을 꽈리 안에 채우는 시술을 합니다. 뇌경색의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대부분이 혈관이 동맥경화로 좁아지면서 나타납니다. 주로 목에 있는 경동맥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동맥경화로 혈관 내벽이 두꺼워지면서 플라그가 생기는 데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피가 굳은 덩어리인 피떡(혈전)이 여기에 잘 들러붙습니다. 이게 떨어지면 혈관을 타고 표류하다 혈관을 막습니다. 심장 판막증이나 부정맥이 있어서 심장이 규칙적이지 않게 되면 피가 굳어서 역시 피떡을 만들고 이 피막이 떨어져 나가면서 혈관을 막아 버립니다.
뇌경색이 발생하면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시간 안에 오면 약을 써서 피떡을 녹일 수가 있습니다. 그 이후가 되면 막힌 곳 너머 피가 흐르지 못한 부위는 이미 뇌와 혈관이 손상 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혈관을 뚫어주면 손상된 부분에서 출혈이 발생하여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관을 넣어 집게 같은 것으로 피떡을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아스피린에는 해열, 진통 외에도 피떡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매일 조금씩 복용하면 뇌졸중과 심혈관 질환을 가장 경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경동맥의 경우에는 플라그를 미리 떼어내는 수술을 하기도 하고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진 철망인 스텐드를 혈관에 넣어 좁아진 부위를 넓혀주기도 합니다. [뇌전증] 흔히 말하는 간질 즉 뇌전증은 뇌에서 일시적으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를 만들어 냄으로 문제가 되는 질병이다. 전 인구의 약 1퍼센트 정도가 앓고 있으며. 약물치료로 환자의 80~90퍼센트는 조절이 가능하다. 외과적 수술도 시행한다.
대뇌 겉칠에 생기는 제일 흔한 퇴행성 질환이 바로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알츠하이머병입니다. 뇌의 바닥핵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운동 조절이 잘 안 되는 파킨슨병이나 헌팅턴병, 소뇌나 뇌줄기에 생기는 것으로 척추 소뇌성 실조증이 있습니다. 잘 걷지 못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루게릭병은 운동 신경게에 퇴행성 질환이 발생한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 1906년 독일의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박사가 처음 보고했으며 그는 기억력 장애와 언어 장애 등을 앓은 환자의판과 신경 섬유 소체를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는 뇌세포가 많이 죽은 탓에 정상인과 비교해서 쪼글쪼글하게 뇌가 줄어들어 있습니다. 기억 장애가 제일 먼저 진행되는 이유는 병리 현상이 시작되는 부위가 해마를 중심으로 한 기억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중기가 되면 베르니케 영역 같은 언어 관련 영역, 시공간 기능을 담당하는 마루엽에 침범하며 길 찾기 장애나 언어 장애가 생기고 말기가 되면 이마엽을 침범하면서 의사소통 장애, 판단 장애와 이상 행동들이 나타납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알츠하이머병은 현재로서는 증상을 치료하는 단계입니다. 네 가지 약이 나와 있는데 그 중 세 가지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해가 줄어들어, 시냅스에 아세틸콜린이 더 많이 존재한느 효과를 냅니다. 아세틸콜린이 증가하면 집중력이 올라가고 다른 인지 기능도 어느 정도 호전 됩니다. 나머지 치료제는 글루타메이트의 수용체 중 하나인 NMDA수용체를 차단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수용체가 차단되면 신경 세포가 과다하게 흥분하면서 사멸하는 과정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약을 먹었을 때 병의 진행이 중단되거나 진행 속도가 더뎌지는 증거가 아직 확실치는 않습니다. 그 외에도 황산화제, 항염증약 등이 역학 조사에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백신이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도 계속 시도되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인 아밀로이드판을 없애는 백신의 경우 능동면역 작용으로 인해 뇌염 등이 부작용으로 나타났고, 이를 개량하여 항체를 주는 수동 면역 백신의 경우에도 최근 임상 시험에서 실패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줄기세포는 죽은 신경세포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에서 시도되었으나 남아 있는 세포들이 죽지 않게끔 도와주는 일종의 보약 같은 역할l다. 파킨슨병에서 주로 사용되던 전극을 삽입하는 치료를 알츠하이머병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파킨슨병] 파킨슨병 한자의 뇌를 보면 중간뇌의 흑 색 부분이 탈색이 되어 있습니다. 흑색질은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부위로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들에서는 여기 세포들이 죽어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알츠하이머병과 마찬가지로 도파민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하거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더 쉼게는 도파민을 직접 공급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냥 먹으면 도파민이 혈액 뇌 장벽을 잘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파민이 되기 전의 전구체인 레보도파를 투약합니다. 그런데 이 약물은 오래 쓰면 효과가 잘 안 나타나는데다가 약효가 났다 하면 너무 강해서 마치 춤을 추듯 과다한 행동을 표출시킨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환자들에게 뇌에 전극을 꽂아서 자극하는 DRS(심부 뇌자극)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도파민 세포의 소실로 활성이 증가되어 있는 시상밑핵을 전기 자극으로 억제함으로써 운동 조절 네트워크를 안정화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숙제] 이제 제 강연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강연 초반에 말씀드린 대로 뇌에 대한 관심은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 마음, 기억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수준에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Q&A] 손발이 사라져서 그곳으로부터 들어오는 입력이 더 이상 없게 되면 뇌 영역의 재배열이 일어납니다. 검지가 잘리면 검지를 맡았던 뇌 부위가(검지대신)중지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같이 처리하고, 손이 없어지면 팔뚝 부위가 더 넓어지면서 손의 영역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팔뚝을 만져도 손을 만진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교육입니다. 초등학교까지만 나온 사람이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2배 이상 치매에 더 많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서 장기 기억이 더 오래 가는 이유는 시냅스가 튼튼해서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별로 손상을 받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단기 기억들은 시냅스가 약하기 때문에 초기에 손상이 나타나서 최근 기억들이 먼저 사라집니다. 성격이 변하는 것은 판단력이나 성격을 결정하는 이마엽까지 질환이 침범하면 서 폭력성을 드러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치매는 시냅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신경 세포 자체가 죽는 것이기 때문에 회복시킬 여지가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지냅스가 기능적으로 떨어지는 증상이 치매 초기에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세포가 물리적으로 없어지고 모두 사멸하는 수순을 밟기 때문에 시냅스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치료가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 주입에 희망을 걸었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치매냐 건망증이냐의 기준을 흔히 남자들이 화장실에서 나올 때 지퍼를 안올리면 건망증이고, 화장실에 들어갈 때 지퍼를 안 내리면 치매다고 말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뇌의 기능이 무한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너무나도 제한되어 있고 주의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것들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겪는 건망증의 경우, 너무나도 많은 정보에 둘러싸인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한 가지 일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 계속 다른 정보를 처리하는 일종의 과부하 현상이라고 봅니다. 제일 좋은 해결책은 정보의 가지치기입니다. 명상이나 휴식을 통해 머릿속을 정리하고 처리해야하는 정보를 줄여 지금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죠. 나이가 들수록 삶의 복잡성은 늘어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1만개의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되지만, 어른이 되면 10만개 중에서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시간이 더 걸리고 반응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 처리해야할 가짓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뇌에서 처리를 다 못하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치매 클리닉을 찾는 젊은 분들의 십중팔구는 이런 경우입니다. 뇌에는 감각 기관이 없지만 우리가 느끼는 두통에는 거의 뇌막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뇌막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뇌를 감싸는 기관으로 그만큼 대단히 민감합니다.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발열과 함께 찾아오는 극심한 두통은 뇌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혈관벽도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는 가장 흔한 두통은 긴장성 두통으로 이것은 뇌의 바깥쪽이 아픈 것입니다. 긴장을 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목이나 어께가 위축이 됩니다. 그러면 근육이 뭉치고 목에서 올라와 머리로 가는 신경이 자극되면서 두통이 옵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근육을 풀어 주는 스트레칭입니다.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1강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 뇌] 인간의 뇌는 1000억 개의 신경 세포가 제각기 주변에 있는 다른 신경 세포 1,000여 개와 복잡한 시냅스를 형성하며 얽혀 있는 세포 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의 신경 세포에는 수천 개의 가시가 돋아 있으며 , 이 가시 하나하나에서 복잡한 계산이 벌어집니다. 저는 복잡계 과학을 통해 이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인 뇌가 어떻게 사고하고 의식을 갖게 되었는지, 뇌가 가진 다양하고 놀라운 기능을 영혼이라는 가설을 도입하지 않고도 가능한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뇌의 다양한 기능 중에서 제일 많이 연구된 영역은 시각계입니다.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저와 같이 인식론적 측면에서 ‘뇌는 눈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며 탐구의 여정을 출발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 1960년대 들어 신경 과학자들이 인지 과학자들과 함께 ’학습과 기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연구하면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게 됩니다. 저는 최근에야 주목 받기 시작한 신생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로 사람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왜 선택하는가? 를 다루는 의사 결정 신경과학입니다 [인간은 어떻게 선택하는가?] 몇 해 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놀랍게도 사람은 하루에 1만 번이 넘는 선택을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초밥을 먹는 순서를 교육 수준과 비교해 보면, 교육을 많이 받았다고해서 맛있는 걸 먼저 먹어버리는 비율이 높다거나 또는 그 반대이거나 하는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 수입과도 그다지 관계가 없었습니다. 잘사느냐 못사느냐가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평소에 지출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 이런 것도 거의 관계가 없었습니다. 통계적으로 제일 유의미한 요소는 형제가 많은 사람일수록 가장 맛있는 초밥을 먼저 먹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형제가 많을수록 제일 맛있는 걸 아껴 먹는 바보 같은 짓은 안 하더라는 뜻이지요. 같은 이유로 첫째보다는 둘째, 둘째 보다는 셋째가 맛있는 초밥을 먼저 먹습니다. [선택은 시간의 마학이다] 3개월 무이자 되는데 할부하시겠어요? 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종종 일시불 결재를 선택합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정말로 비경제적인 선택입니다. ~~~~쿨하게 일시불이란 말처럼 일시불 결재가 속이 시원하고 할부는 왠지 찜찜해서?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다시 말하면, 내가 이번 달에 번 돈에서 지불할 돈이 모두 처리 되므로 수입과 지출 계산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번 달에 결재할 금액, 다음 달에 결제할 금액 이런 식으로 마음 속 회계 장부를 시간상으로 여러 개 나누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부로 넘겼다가는 구매를 할 때마다 그걸 다시 불러와서 계산에 넣어야 하니까 심리적으로 귀찮은 일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달 안에 한 장부에서 문제를 다 해결하려는 마음에 일시불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시간이 같아도 사람들은 현재를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받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보험이 매력적인 상품이 아닌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창구에 찾아와서 “이 상품에 가입하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례는 매우 드믑니다. [초밥 문제보다 복잡한 올드 보이 문제] 우리가 무엇을 언제 먹을지 결정하는 일에는 이른바 원함 체계(wanting system)가 관여할 것입니다. 원함 체계는 무언가 결핍되었을 때 우리를 욕망하게 하는 뇌의 영역으로, 실험에서는 언제 쥐가 먹이를 먹을지를 결정할 겁니다. 뇌의 중심부 근처에 존재하는 측 좌핵(보상중추)의 오피오이드계 신경 세포들은 기호품을 보여 주면 마구 활동이 늘어납니다. 이곳은 좋아함 체계의 일부입니다. 반면에 측 좌핵의 도파민계 신경세포는 원함 체계로, 배고플 때 이곳이 활성화되면 포만감을 느낍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이 두 체계는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며 우리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습관이라는 무서운 패턴] 여러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의사 결정을 할 때, 우리는 주류 경제학자의 주장처럼 보상을 최대화하는 방식을 선택합니다. 즉 가장 큰 즐거움을 주는 선택지를 고르려고 합니다. 매번 고심하죠. 이때 우리 뇌에서는 목표 지향 체계가 작동하는데, 측좌핵이나 앞이마엽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일주일 단위로 반복되는 식단 안에서 늘 세 가지 음식(예를 들어 김치찌개, 된장찌개, 카레라이스)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목표 지향 체계는 더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처음 식당에 갔을 때는 작동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선택에서 뇌는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 그다지 노력하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예전에 내렸던 결정을 유지하여 인지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 자신의 힘을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쓰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으레 먹던 음식을 계속 선택하는 경향이 생겨나지요. 그것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즉 과거에 한 번 그렇게 했을 때 어느 정도 좋은 보상을 얻으면, 그 다음부터는 크게 고민하지 않고 예상했던 수준의 보상을 기대하며 그 일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패턴을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에는 많은 식당이 있고 노력을 쏟을수록 더 좋은 식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는 늘 가던 식당에 가서 늘 먹던 음식을 먹습니다. [짜장면과 짬뽕 : 과연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가?] 기억을 돌이켜 보십시오. 나는 지금까지 중식당을 몇 번이나 갔고 그중 짜장면을 몇 퍼센트, 짬뽕을 몇 퍼센트 먹었는가? ~~~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중식당에서 주로 먹는 하나의 음식이 있을 것이며, 간혹 그게 지겹다고 느껴졌을 때 시도하는 두 번째로 많이 먹는 음식도 대략 정해져 있을 것입니다. [경험 활용과 탐색] 원숭이 실험: 원숭이 두 마리를 우리에 가두고 우리 가운데 긴 장대를 세운 후 그 위에 바나나를 매달아 둔다.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으려고 장대를 기어오르는 순간 준비한 고무호스로 물을 뿌리면 원숭이는 기겁을 하고 아래로 내려온다. 몇 번의 반복과정이 지나면 원숭이는 아예 장대로 오르는 일을 포기한다. 그 다음 며칠 굶은 원숭이 두 마리를 다시 우리 안에 넣어주면 처음에는 새로 들어온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으려고 장대를 기어 오를 때 지난번 고참 원숭이는 한사코 그 행동을 말린다. 원숭이에게 물은 뿌리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고참 원숭이를 내 보내고 다시 두 마리의 굶주린 원숭이를 들여보내면. 역시 아까와 똑같은 사태가 벌어진다. 사실 먼저 들어온 신참은 물세례를 모르지만 지난번 고참에게서 배운 대로 행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직문화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식답습이다. 신입 사원이 회사 앞 중 식당에 갔을 때 이 집은 짜장면이 맛있어! 라는 선배의 한마디를 들은 후부터 갈 때마다 짜장면만 시켜먹는 전략, 그것이 바로 지식 답습입니다. 지식답습은 생존에 매우 유리한 전략입니다. 반대로 가능성 탐색이 있습니다. 이건 어떤 맛일까, 직접 먹어 보면서 가장 좋은 결과를 찾는 과정입니다. 탐색은 때때로 우리에게 안 좋은 결과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이외의 성공, 혁신은 바로 이 탐색의 과정에서만 나올 수 있습니다. 조직에서는 80~90퍼센트는 지식답습에 사용하드라도 10~20퍼센트는 지금껏 시도하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탐색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지속적인 동기 유발] 모든 일에 일일이 탐색 과정을 거치는 사람은 적습니다. 매번 탐색을 시도하고 보상의 최적화를 위해 애쓰는 일에는 적잖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몸인데 왜 머리와 얼굴을 씻을 때 샴푸와 비누로 나누어 다른 세제를 쓰는가? 말도 안돼! 라며 늘 비누로만 씻었고, 옷장에는 똑같은 옷이 10벌 있어서 아침마다 오늘은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없앴다고 합니다. 검은색 터들넥 셔츠만 200벌이 있었다고 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도 비슷합니다. 목표 지향 체계는 새로운 자극에 흥미를 느끼는 특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세 푹 빠져들다가 시간이 지나면 바로 싫증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리더에게 번번히 관찰되는 요소 중 하나가 지속적인 동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일에 열정을 바치지만 그 열정을 오랫동안 지속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어떤 일을 보통 3~5년쯤 하면 지루한 순간이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름의 보람이나 의미, 즐거움 같은 내적 동기를 갖고 꾸준히 지속하는 사람들이 결국 뭔가를 이루어 냅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답습과 탐색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한 사고가 무작위 패턴을 낳는다] [행동으로 알콜 중독을 예측하다] 우리에 가두고 원숭이에게 술을 배우게 한 실험에서 1년 동안의 데이터를 비교하면 먼저 알코올 중독 원숭이들은 사회적 서열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열 1위 원숭이나 고위층의 원숭이, 즉 우두머리들은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실 때 안주를 먹지 않는 행동도 중독의 두 번 째 징후입니다. 하루 섭취 칼로리에서 알코올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사람들, 음식으로 섭취해야 할 칼로리를 술로 매 꾸는 분들이 결국 중독이 되더라는 것입니다. [중독의 덪을 피하려면] 술은 처음에 잘 배워야 합니다. 2강 도박에서 돈을 잃을 확률이 30퍼센트라고 했을 때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거꾸로 그 정도라면 한번 해 볼만 한데라고 판단합니다. 같은 숫자가 사람들에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해되는 겁니다. [자신이 옳다는 확신] [결정에 대한 확신] 신경 과학자 로버트 버튼 박사는 <<뇌, 생각의 한계>>에서“성공 사례를 가진 혁신적인 리더들을 인터뷰해 보니 그들도 하나같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일에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의사 결정을 바로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해 집니다.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호하게 결정 할 수도 없습니다. 성공한 리더들은 보통 사람보다 아이디어를 확신하는 정도가 오히려 낮았습니다. 자기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한발 떨어져서 보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통 사람과 리더를 가른 정말 중요한 차이는 그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확신하는 정도가 100퍼센트가 될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게 아니라, 70퍼센트만 넘으면 최적의 순간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최적의 순간에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더라는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좋은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 다시 말해 정답을 찾기 위해 최적의 시간을 포기할 때가 잦습니다. 다만 실행에 옮기다가 추가로 정보가 들어오거나 상황이 바뀌어서 이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곧바로 의사 결정을 바꿉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처음 결정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보입니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기 때문에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하여 언제든지 아이디어를 조정할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보통 사람들은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확신이 들 때까지 결정을 계속 미룹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100퍼센트 확신이 들면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신중하게 내린 의사 결정이기 때문에 한번 결정하면 절대 바꾸지 않습니다. 상황에 맞추어 자신의 전략을 바꾸는 건 20대에서 40대의 젊은 뇌가 갖고 있는 좋은 특징입니다. [성공한 리더의 비결은 열린 마음이다] 사회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들수록 세계관, 경제적 지위, 미적 취향이 다른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점점 불편하고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예기할 수 있는 소재의 범위가 좁아지고 행동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등 제약이 많아지니 아무래도 멀리하게 됩니다. 그에 반해 생각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는 마음 편한 데로 대화를 통해서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자신의 세계가 새롭게 확장되는 즐거움 보다 공감을 통해서 얻는 위안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지요. 나이 들수록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 심리학자 크리스 크리스턴슨 박사는 젊은 피험자와 나이든 피험자에게 두 종류의 그림 20장을 무작위로 보여 주는 실험을 하였는데 하나는 지구가 파괴되는 모습이나 사고 현장사진과 같은 우울한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의 웃음, 연인의 입맞춤 같은 행복한 그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볼 때마다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하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나이 들수록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중치를 둡니다. [젊은 뇌로 살아가자] 3강 의사 결정 신경 과학의 응용 케임브리지 대학교 테이비드 하퍼 교수의 실험 : 캠퍼스 호수에 청둥오리 33마리에게 두 명의 여학생이 먹이를 주는 실험. 한 학생은 먹이를 5초에 한번, 다른 학생은 10초에 한 번씩 던져 주었다. (가설: 오리들은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먹이를 많이 주는 쪽으로 갈 것이다./ 우두머리 오리가 가는 곳으로 따라갈 것이다.) 결과는 22마리는 먹이를 많이 주는 쪽을 선택, 나머지 11마리는 적게 주는 쪽을 선택. 이 실험은 오리들이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서 전략적 사고를 한다는 것이다. [게임이론] 게임이론은 상대방의 의사 결정이 나에게 주어지는 보상에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결정을 했느냐에 따라 나도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말함.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자 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이 처음으로 제안하였으며 “게임이론과 경제 행동” 저서 출간, 199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영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에서 러셀 크로가 맡았던 수학자 역할이 바로 존 내시입니다. 그가 조현증을 앓기 전 여러 사람이 게임을 하더라도 모두에게 적절한 해답이 존재할 수 있다‘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지적 탐험의 여정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모든 게임에 그런 해답이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가 그런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무척 흥미롭다. 게임이론은 그 해답을 내시 평형(nash equilibrium)이라고 부릅니다. 수학적으로는 ‘상대방이 굳이 전략을 바꾸지 않는 한 나 또한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는 적절한 상태’를 말합니다. 물론 이는 가장 좋은 해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전략을 바꾸지 않는 이상 나도 전략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적절한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인간이 합리적인 동물이라고?] 전 세계의 회사들이 매년 수없이 쏟아 내는 신상품 중에서 5퍼센트만이 5년 후까지 살아남아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팔리는 물건이 된다. 나머지 95퍼센트의 제품들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에 적절한 품질로 만들어졌을 텐데 왜 사라졌을까? 품질이 좋고, 나에게 필요하고, 가격이 싸면 사야하는데 사람들은 그런 기준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충동구매를 실제로 얼마나 하는지를 조사한 통계자료를 보면 전체 소비자의 20%는 충동구매, 충동구매가 계획 소비보다 많다가 20%, 충동구매와 계획구매가 서로 비슷하다가 25%, 오직 계획구매만 하는 사람은 13뿐이었다. [뇌 속의 쇼핑센터?]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의 브라이언 넛슨 교수는 fMRI를 사용하여 뉴로 마케팅 분야 실험. fMRI 실험에서 특정 상표의 초콜릿을 4초간 보여주고, 그 후에 그 제품의 가격 정보를 다시 4초간 보여준 다음, 제품의 구매여부를 결정하라고 요청합니다. 이렇게 40여개의 제품 실험에서 뇌 활동을 관찰하는 실험. 실험자의 뇌 영상은 처음 제품을 본 순간부터 이미 구매하지 않을 사람과 구매할 사람은 달랐다. 구매 의사가 있는 피험자는 처음 제품을 본 순간부터 측좌핵 활동이 활발했다. 이 연구는 물건을 구매하는 의사 결정에 가격대 성능비 같은 합리적 사고 과정뿐 아니라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제품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내 욕망을 자극하는가? 와 같은 요소가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충동구매는 측좌핵의 자극과 관련이 있다. [프레임 :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다] 20년간 일련의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절대 내시 평형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카너만 교수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신경 경제학이라는 분야는 비합리적인 선택 사례가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로 만들어진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선호 역전 현상] 행동 경제학은 합리적인 동물이라는 가정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을 인간에게서 많이 찾아냈습니다. 선호 역전 현상(preference reversal)이 좋은 예입니다. 한 가게에 A, B, C 세 종류의 휴대전화 모델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는 값이 싸지만 기능도 제일 떨어지고, C는 제일 비싸면서 기능도 좋다면 고객은 평균적으로 B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C보다 더 비싸고 성능이 더 좋은 D를 옆에 놓아 봅시다. 그러면 B, C, D중 중간인 C의 구매가 늘어납니다. 제품의 성능과 가격은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 옆에 무엇을 두었느냐, 즉 어떤 프레임에서 팔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선호가 달라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선호는 안정적이며 제품에 내재한 속성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사람이 특정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같은 내적 속성이라는 것인데, 이렇게 내적 속성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주변 상황에 따라 선호가 달라지는 현상은 합리성이라는 가설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손실 회피] 연말보너스로 1000만원을 준다고 할 때, 빈 방에 직원 한사람씩 들어갑니다. 방 안에는 테이블이 하나 놓여 있고, 직원은 두가지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하나는 현금 1000만원을 즉시 현금으로 선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50% 확률이 있는 복권인데 당첨이 되면 3000만원을 받게 됩니다. 실험에서 복권은 50% 확률이 있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기댓값은 1500만원이지만 85%의 사람들은 현금을 선택했다. 복권을 선택한 15%의 사람 중 80%가 남자였다. 여성들은 모험을 잘 하지 않았다. 이유는 남들이 현금 1000만원을 받을 때 나만 복권을 선택했다가 3000만원을 받을 때의 기쁨보다, 꽝이 나와서 한 푼도 못 받을 때의 괴로움이 훨씬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복권 당첨금이 얼마면 사람들이 복권을 선택할까요? 실험에서는 4000만원이었습니다. 적어도 확률적 기댓값이 2배는 되어야 사람들은 복권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손실회피는 우리 뇌의 편도체와 관련이 깊습니다. 손해를 보고 괴로워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이곳입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편도체는 특히 손 대한 공포와 두려움, 괴로움 등을 표상합니다. 추측건대 우리 뇌는 더 큰 보상을 얻으려는 방향으로 사고하는 게 아니라 될 수 있으면 적게 실패하고 손실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생존에 치명적인 행동은 꺼리도록 만들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배불리 먹으려고 위험한 도박을 하다가 죽는 것보다는 안전 지향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생존확률을 높일 테니까요. [미인 대회 게임] 모두에게 종이를 한 장씩 나누어 주고 자신의 이름을 쓰게 한 후 0에서 100 사이의 자연수를 무작위로 하나씩 쓰라고 합니다. 이 게임은 나중에 참여자의 답을 모두 걷어서 사람 수로 나눌 겁니다. 그러면 참여자들이 쓴 평균이 나오겠죠? 그 평균의 3분의 2가 되는 숫자를 적어낸 사람이 우승입니다.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숫자를 적는다면 평균 50이 될 것이고 그 이상의 숫자를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50 이하의 숫자를 쓸 것입니다. 어쨌든 우승을 원한다면 평균인 50의 3분의 2인 33을 쓸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33을 쓰려고 하니 게임에 참여한 보든 사람들이 그렇게 쓰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 수 더 보고 33의 3분의 2가 되는 22를 쓸 것이고, 그런 생각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모두들 0을 쓸 것이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고 0을 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런 합리적인 생각으로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경 경제학의 대가인 콜린 캐머리 교수는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간다는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70 이상의 숫자를 쓴 학생들이 여럿 있었고, 다만 33 혹은 22 근처의 숫자를 생각한 학생이 더 많았고, 흥미로운 사실은 실험을 반복할수록 낮은 숫자를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가 점점 늘어간다는 것입니다. 0 혹은 1을 생각한 학생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인간의 의사 결정은 단순히 내게 돌아올 경제적 이득이나 효용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과거의 경험, 옆 사람과의 관계, 지금의 감정 상태등 복잡한 요소가 관여합니다. [보상은 기대에서 비롯된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생물학과의 울프람 슐츠 교수의 실험으로 1998년 <<네이처 신경과학>>논문. 방안에 원숭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원숭이 앞에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원숭이의 측좌핵에 전극을 꽂은 다음 학습 실험을 하게 합니다. 특정한 기호를 누르면 오렌지 주스가 나오는 실험입니다. 원숭이는 이것저것 눌러보다가 우연히 어떤 기호를 눌렀을 때 주스가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보상을 얻게 되면, 그 순간 측좌핵에 있는 신경 세포들이 발화합니다. 도파민계 신경 세포의 활동이 늘어나는 겁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원숭이가 오렌지 주스를 나오게 하는 기호를 학습하고 나면, 기호를 누르는 순간에 신경 세포의 발화가 일어납니다. 정작 주스가 나오는 동안에는 발화가 증가하지 않습니다. 쾌락이 주스를 먹는 순간에서 주스가 나올 것을 기대하는 순간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이 발견은 원숭이에게 즐거움이란 보상 그 자체라기보다는 보상이 나오리라는 기대감 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곧 오렌지 주스를 먹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즐거움의 원천이었습니다. 예상했던 큰 기쁨보다 예상치 못한 작은 보상이 더 기쁩니다. 충격적인 결과는 특정 기호를 누르면 오렌지 주스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원숭이에게 주스가 나와야 할 시간에 나오지 않게 하거나 양이 줄어들도록 하는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측좌핵 활성이 평소보다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즉 기대한 것보다 보상이 적으면 그만큼만 행복한 게 아니라, 오히려 화가 나는 상황이 됩니다. 즐거움이란 내가 얻는 효용에 의해서가 아니라 효용에 대한 기대와 실제 얻은 효용 사이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인간은 경제적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효용은 경제적 이익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기대감에서 온다. 그렇다면 삶에서 즐거움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끊임없이 예측하고 동시에 기대합니다. 현실이 기대대로 된다면 정말 다행이겠지요. 그러나 더 큰 것을 기대한 사람은 어떤 성취를 이루더라도 별로 기쁘지 않습니다. 삶의 즐거움은 성취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성취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됩니다.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뛰어난 성취를 이루더라도 즐겁고 고마운 줄 모릅니다.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불안해 하지만, 인생의 즐거움은 바로 그 예상치 못함에서 시작됨을 이 연구는 보여주고 있다. [불공정함에 분노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만족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경제적 이득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공평함을 유지하는 게 오히려 더 합리적인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의사결정] 인간의 의사 결정을 합리성이라는 잣대 하나만으로 보지 말고, 우리 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능들을 충분히 고려해 복잡한 의사 결정과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이 1.4킬로그램밖에 안 되는 소우주, 바로 뇌의 의사 결정을 연구하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Q&A] 3. 뇌는 무엇을 원하는가? (동물 행동학으로 푸는 생존과 번식의 방정식) [김대수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1강 생명의 영원한 숙제, 생존과 번식 [사랑과 경쟁의 전장 속으로] 칵테일 효과는 파티장소와 같은 시끄러운 장소에서 옆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지만 어떤 특정한 말(자신의 신상이나...)은 쉽게 듣게 되는 효과. 진딧물은 무성생식을 통해 유전적으로 자신과 동일한 자손을 홀로 낳을 수 있다. [사랑이냐 삶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루살이는 유충상태로 1년을 물속에서 보낸 후 성체로 태어나서 17~20시간을 살고 교미를 마치고 바로 죽는다. 하루살이 성체는 입이 없어서 아무것도 먹지 못하며 오로지 짝짓기와 알 낳는 일만을 합니다. 자손을 낳는 순간 정말로 삶의 목적이 완결된 것처럼 생을 마감하지요. [난 걱정 없이 산다] 물곰(water bear)은 독일의 목사이자 동물학자인 요한 아우구스트 에프라임괴체가 1773년 1밀리미터 정도 되는 작은 생물을 처음 발견한 후, 이탈리아의 박물학자 라차르 스팔란차니에 의해 정식으로 완보동물로 분류되었습니다. 8개의 발로 곰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이 생물은 물속이나 습기가 많은 이끼류의 표면에서 주로 살아가지만 산꼭대기나 바다, 극지방, 사막과 습지 등 그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주변 온도가 섭씨 100도 이상 올라가거나 영하 200도 이하로 내려가도, 심지어 물이나 산소가 없어도 살아남으며, 고대 이집트의 미라 관이나 파피루스에 묻어 있던 녀석을 물에 녹였더니 다시 이끼를 먹기 시작했다는 보고도 있을 정도입니다. 생존 능력으로는 그야말로 지구 최강인 셈이지요. 아직 정확한 수명은 알지 못하지만 급격한 변화가 없는 자연 상태에서 15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진: 물곰.- 두산백과 [자신만의 전략을 개발하라] 소똥구리 수컷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어미가 굴리는 공이 질 좋은 소똥으로 된 것이냐, 질 맞은 소똥으로 된 것이냐에 따라, 영양분이 충분한 공에서 자란 수컷에게는 멋있는 뿔이 달리고, 반면에 영양분이 낮은 공에서 자란 수컷의 뿔은 시원찮습니다. 뿔을 만드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기에 뿔이 발달한 수컷은 눈이 퇴화되어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입니다. 뿔이 작은 수컷은 대신 눈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소똥구리 암컷은 비록 장님이지만 뿔이 잘 발달한 미남을 좋아합니다. 뿔이 큰 수컷은 장님이지만 번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암컷들이 뿔을 보고 찾아오니까요. 대신에 뿔이 작은 수컷은 시력이 좋아서 암컷을 쫓아다닙니다. [싸움의 규칙과 반칙] 아프리카 우간다에 사는 대눈파리는 마치 게의 눈처럼 긴 눈자루 끝에 눈이 달려 있습니다. 태어날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지만, 고치에서 나온 직후에 머리관에 공기를 불어넣어 늘이면서 긴 눈자루를 만들어 냅니다. 짝을 찾는 과정에서 대눈파리 수컷 2마리가 만나면 누가 눈 사이가 더 먼지 대결을 펼칩니다. 앞다리를 벌려 실제보다 더 멀게 보이게 하려는 꼼수까지 동원합니다. 결국 눈 사이가 더 먼 수컷이 암컷을 차지하게 됩니다. 사진: 대눈파리 [나쁜 아빠 이야기: 유아 살해 행동이 존재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숫 사자는 암사자가 거느리고 있는 새끼들을 물어 죽이는데 이유는 자신의 새끼를 번식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합니다. [착한 아빠 이야기 : 새끼들을 돌보는 수컷] 물장군은 부성애가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암컷이 나뭇가지나 물풀에 알을 낳으면 알이 부화할 때까지 수컷이 물에 몸을 적셔 알에 수분을 공급하면서 보호를 합니다. 그런데 암컷이 알을 공격할 때가 있습니다. 이유는 사자의 경우처럼 수컷이 알이나 돌보면서 교미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아예 알을 없애버림으로서 수컷이 교미를 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나방의 애벌레나 개미에 침을 꽃아 마비시키고 체액을 빨아먹기 때문에 침노린재라는 이름을 얻은 한 노린재 종의 수컷도 알을 잘 보호합니다.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을 지키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안 먹는다던 수컷이 몸무게도 그대로이고 영양상태도 좋습니다. 알고 보니 이 노린재가 알을 보호하면서 하루에 몇 개씩 먹어치우고 있었습니다. 알이 수백 개나 되다보니 하루에 몇 개씩만 먹어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입니다. 들쥐는 암수 한 마리씩 짝을 짓는 일부일처 종인 대초원들쥐와 난교를 하며 홀로 사는 몬태나 들쥐가 있습니다. 199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들의 뇌를 비교한 결과 가정적인 들쥐의 뇌에서는 la 수용체(Vasopressinla Receptor, VlaR)유전자가 강하게 발현이 되고 있었습니다.
[경쟁의 상대성 원리: 착한 놈, 나쁜 놈, 야비한 놈] 북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에서 볼 수 있는 옆줄무늬도마뱀의 수컷은 목에 주황, 노랑, 파랑으로 개체마다 다른 색을 지니는 것이 특징입니다. 조사결과 이 색깔들이 차지하는 비율들이 매해 바뀐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연구결과 놀랍게도 색깔마다 가족을 형성하는 전략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주황색의 도마뱀은 아주 공격적이고 욕심이 않습니다. 남의 가정을 침범해서 수컷을 쫓아내고 암컷을 차지합니다. 반면에 노란색 도마뱀은 야비한 전략을 씁니다. 주황색 수컷이 집을 비운사이 몰래 들어가서 암컷과 교미를 하고 도망갑니다. 마지막 파란색 도마뱀은 가정적입니다. 부인과 새끼에 헌신하며 가정을 지킵니다. [유전적 한계를 뛰어넘는 암컷의 선호도] 1998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메모리얼 대학교의 이안 존스 박사는 머리에 장식이 없는 작은 바다오리 수컷의 머리에다 인공 깃털을 달아 보았습니다. 암컷들은 이 인공 장식을 단 수컷들을 장식이 없는 수컷들보다 좋아했습니다. 2강 생존과 번식의 딜레마 딜레마(dilemma)란 그리스어로 ‘둘’을 뜻하는 디(di)와 ‘논리’, ‘궁지’를 뜻하는 렘마(lemma)가 합쳐진 말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논리를 뜻합니다. 생존을 위한 경쟁과 생존을 위한 협력 사이에서 적절한 때에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것, 이것이 바로 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 죽어라] 수사자의 크고 풍성한 갈기는 암컷들로부터 주목 받기 좋지만 사냥에는 방해가 됩니다. 사냥감이 멀리서도 보고 도망가 버릴 테니까요. 결국 수사자는 암사자가 사냥한 먹이를 얻어먹지 않고서는 그 육중한 체구를 건사하기 힘듭니다. 도마뱀 수컷을 이종별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재어 수명과 비교하였더니 수명과 성 호르몬이 반비례 관계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인간 남성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도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을 분석한 결과, 4명에서 많게는 12명까지 부인을 두었던 조선시대 왕들의 경우 평균 수명이 47세인 반면, 환관들은 70 세로 밝혀졌습니다. 반딧불이과의 암컷은 꽁무니에서 빛을 내뿜어 수컷을 유혹합니다. 특히 북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포투리스속 암컷 역시 수컷을 꾀기 위해 발광을 하는데, 분제는 이보다 덩치가 작은 다른 포티누스속 수컷들이 이 빛을 자신과 같은 종의 암컷이 내는 신호로 오인하여 달려든다는 것입니다. 포투리스속 암컷들은 잘못 찾아온 포티누스속의 수컷들을 한 끼 식사로 기꺼이 해치웁니다. 1983년에 맥주병과 교미를 시도하는 딱정벌레가 오스트렐리아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색상이 화려하기로 이름난 보석딱정벌레과에 속하는 이 종은 맥주병뿐만아니라 길가의 노란색 도로 표지판에도 흥분을 하여 짝짓기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이를 학계에 보고한 대릴 그윈과 데이비드 렌츠는 2011년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았지요. 쇠백로는 길고 까만 다리 끝에 있는 노란색 발을 물속에 담가서, 또 노랑부리저어새는 노란 부리를 물속에 넣고 휘저어서 각기 물고기를 꾀어냅니다. [적과의 동침: 사회적 동물들의 딜레마] 희석효과(dilution effect)는 떼를 지어 있음으로 해서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확률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참치 같은 어류는 무리를 지어 다니다가 작은 물고기 떼를 발견하면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 가장 바깥쪽에 있는 물고기부터 잡아먹습니다. [완전한 이타 행동은 가능한가?] 어치나 딱따구리 등 일부 새에서는 다 자란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 자신의 가족을 꾸리지 않고 부모 곁에 남아 동생들을 돌보기도 합니다. 먹이를 물어다 주거나 포식자가 나타나면 내 쫓는 등 부모를 도와 둥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곧바로 번식에 나서는 개체들과 비교하면 불리할 것도 같지만 실제로는 나중에 독립을 해서 자기 가정을 꾸렸을 때 인턴 경험이 전혀 없는 새들보다 자식들을 더 잘 키워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은 낮을지언정 결과적으로는 더 큰 이득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새들의 인턴 활동은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 행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제왕나비는 날개의 색상이 정말 화려합니다. 수풀 속에서 단연 눈에 띠죠. 나방처럼 보호색을 써도 모자랄 판국에 이처럼 화려한 색상을 띠는 것은 무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제왕나비의 화려한 날개 뒤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제왕나비는 유충 시기에 박주가리를 주식으로 삼는데, 그 안의 강한 독을 성충이 되어서까지 몸에 지닙니다. 그래서 멋모르고 제왕나비를 잡아먹은 새들은 바로 토해낸 다음 다시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이런걸. 미각 혐오라고 합니다. 개미 사회의 한 계급인 병정개미는 큰 턱이 유난히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 큰 턱은 자신의 생존보다는 적으로부터 사회를 지키는 데 사용됩니다. 자살폭탄개미라고도 불리는 말레시아의 한 개미 종은 적이 나타나면 몸속에서 화학물질을 혼합한 다음 터뜨려서 공격을 합니다. 중부 아프리카에서 땅속에 굴을 파고 개미처럼 여왕아래 수십 마리가 군 체를 이루어 사는 이 동물은 뱀과 같은 포식자가 나타나면 번식을 하지 않는 개체들이 용감히 앞으로 나가 잡아먹힙니다. [뇌가 이타 행동을 계산하는 공식] 개체군 유전학의 발달에 큰 기여를 한 스코틀랜드 유전학자 존 홀데인이 남긴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이 불어난 강둑에 서 있는데 당신의 가족 중 누군가가 강물에 빠지는 걸 목격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은 홀테인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내 형제 2명이 강물에 빠졌다면 나는 기꺼이 물속에 뛰어들 것이다. 사촌이라면 8명이 빠졌을 때 뛰어들 것이다. 이 알쏭달쏭한 이야기는 나중에 영국의 생물학자 윌리엄 해밀턴에 의해 해밀턴의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수학적으로 공식화됩니다. rb ≻ c 여기서 r 는 유전적 연관도, b 는 이득, c 는 손실입니다. 나는 나와 유전적 연관도가 1입니다. 100%이지요.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와의 유전자 연관도가 1/2, 50%입니다. 거꾸로 내 자식과 나의 유전자 연관도도 1/2입니다. 형제자매는 마찬가지로 1/2, 50%입니다. 내 형제자매의 자식들인 사촌과 나의 유전적 연관도는 1/8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형제가 두 명이면 나 하나, 사촌이 8명이면 나 하나와 맞먹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공식을 보면 내가 어떤 이타적 행동을 했을 때 얻게 되는 이득에 유전적 연관도를 곱한 값이 그로 인한 손실을 초과하면 이타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를 공유하고 잇을 확률이 낮을수록 이타적 행동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손실을 크게 초과하는 이득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조금은 슬픈 사실이 이 공식에서 도출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개개인은 때때로 그러한 냉혹한 계산을 벗어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생명 현상을 해석할 때 윤리학이 아닌 전체에서 윤리학적인 원리를 끌어내는 것을 자연주의적 오류라고 합니다. 해밀턴의 규칙은 우리에게 어떤 행동이 도덕적으로 타당한가. 아닌가를 알려주는 공식이 아닙니다. 해밀턴의 규칙을 보고 그래 사촌 8명이라면 모를까. 사촌 1명이 내게 도움을 청했으니 거절해도 되겠지 라거나 나와는 유전적 연관도 없는 사람인데 도와줄 필요가 없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진 것입니다. [펭귄의 교훈: 같은 전략을 쓰면 다 같이 망한다] 싼 음식이란 보통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것을 말합니다. 맛있지는 않지만 손해는 안 보면서 싼 맛에 먹는 거지요. 비싼 요리는 재료비를 생각하면 턱없이 비쌉니다. 재료비가 실재로 30만원이나 하겠습니까? 고급 요리이니만큼 새로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지만 원가를 생각하면 금전적인 손실입니다. 다른 사람이 무얼 선택하느냐를 의식하며 스스로에게 손실이 되는 선택을 하는 이런 딜레마 상황은 동물에서도 관찰 됩니다. 남극의 황제펭귄은 번식하는 동안에는 내륙 깊숙한 곳에 모여 둥지를 짓고 알을 낳습니다. 새끼들이 알에서 부화하면 처음에는 위 속에 있는 소화된 먹이를 토해서 새끼들에게 먹이다가 나중에는 바다로 나가 먹이를 비축해 돌아옵니다. 번식지에서 바다까지는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기도 하는데, 막상 바다에 도착해서는 서로 쭈뼛쭈뼛 눈치만 볼 뿐 뛰어들 생각을 않습니다. 오랫동안 새끼들을 먹이기만 하느라 배가 고프기도 할 테고 얼른 먹이를 먹고 다시 새끼들에게로 돌아가는 편이 시간적으로도 이득이 될 터인데 말이죠. 여기서 펭귄을 딜레마에 빠뜨리는 것은 물속에는 자신과 새끼들의 배를 불릴 먹잇감도 있지만 펭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바다표범이나 범고래 같은 포식자들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속으로 먼저 뛰어들지 않고 다른 펭귄들이 먼저 뛰어들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 대신 잡아먹힌다면 한동안 배가 부른 범고래한테 내가 먹힐 확률은 줄어들 테니까요. 그런데 만일 모두가 똑같은 전략, 그러니까 먼저 물에 뛰어들지 않고 나중에 들어가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배를 곯게 될 겁니다. ~~~그 상태가 지속된다면 모두 굶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딜레마의 신경 과학: 사랑과 경쟁 세포는 서로 이웃이다] 동물 행동학의 창시자 니콜라스 틴베르헌은 일찍 이 동시에 나타날 수 없는 두 가지 행동에 주목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친절하게 보듬는 행동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친화성과 공격성, 이 두 가지 성격은 물과 기름처럼 우리 뇌에서 공존합니다. 뇌는 시의 적절하게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사랑할 때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 세포와 남을 공격할 때 작용하는 신경세포가 모두 사이뇌의 시상하부라는 한 영역에 모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들은 서로 억제하는 관계여서 일단 공격성이 시작되면 친화성은 억제되는 것이었습니다. 앤더슨 박사는 사랑 세포와 공격 세포가 서로 이웃하면서 상호 억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밝히며 공격성과 사랑의 딜레마가 생기는 이유를 신경회로의 차원에서 훌륭히 설명해 내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공격성과 분노를 없애기 위해서는 사랑 세포를 활성화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사진: 사이뇌(시상, 시상하부) -지식백과 [이타행로를 가능하게 하는 거울 신경세포] [패턴 완성과 패턴 분리의 딜레마] 뇌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연상시키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ㅃ ㄹㄹ 라는 단서만 놓고도 뽀로로를 단박에 연상시키지요. 일부를 가지고 나머지 전체를 완성하는 이러한 메카니즘을 패턴 완성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서로 비슷하게 보여도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을 패턴분리라고 합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큰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정상적인 지하철을 봐도 기억이 완성되어 지하철을 탈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의 딜레마] 스트레스가 오면 뇌는 이마엽에서 시상하부에 명령을 내려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들어 냅니다. 왜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 회로를 가지고 있을까요? 그만큼 생존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정한 자극이 왔을 때 뇌는 자신이 지금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자각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통해 온 몸에 경고를 보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힘을 내고, 더 열심히 뛰고, 또 위험을 피하려고 노력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은 위급한 상황을 재빨리 벗어나고자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극약 처방과도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화되면 우리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어 고통 받는 사람들의 뇌를 보면 결국 이마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습니다.
이마엽은 우리가 상황을 판단하고, 패턴을 분리하고, 패턴을 완성하는 일을 담당하는 기관인데 이마엽의 기능이 저하되면 결국 상황을 잘 판단하지 못하고 자기 자신도 통제가 안 되는 현상, 즉 우울장애가 시작됩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 되는 이유는 몸 전체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집단이론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3강 뇌가 만들어 내는 행동의 방정식 컵 하나를 잡는 손가락 근육의 움직임에만 초당 기가헤르츠의 정보 처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행동의 결정에는 2만에서 3만여 개의 유전자와 수많은 환경적인 요소들이 관여합니다. 유전자, 환경, 신경, 그리고 근육이 상호 작용하는 확률론적 조합만 상상해 보아도 행동은 우주보다 복잡하다. [묻지마 범죄와 스피노자의 원] 나를 처다 보는 누군가의 시선도 공격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원인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가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가설이 증명되면 범인은 왜 누가 쳐다보면 분노가 생길까 하는 또 다른 질문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원인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의 원인을 또 찾아갑니다. 이렇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연결된 원인을 추적하여 하나의 원을 완성하면 묻지 마 범죄의 원리에 대한 훌륭한 과학이 되는 것입니다. [행동의 원인을 찾아서] 17세기 행동 연구의 대표적인 주장으로 르네 데카르트의 심신 이원론이 있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영혼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으며, 두뇌 한 가운데 있는 평평한 잣 모양의 송과선(Pineal gland)위에 영혼이 앉아서 조이스틱과 같이 생긴 뇌하수체를 움직여 행동을 조절합니다. 뇌의 근육은 일종의 관으로, 안에는 물이 가득차 있습니다. 뇌하수체가 움직이면 수압이 변하면서 근육을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죠. 17세기에 수압이나 유압식 동력 장치를 행동의 원리로 생각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환경에서 배우는 뇌: 흑돔과 명태조 주원장] [Q & A]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설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거울을 보다 보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행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지요. 아무래도 거울이 있으면 엘리베이터가 느리다고 불평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 것이지요. 뇌에는 망각 이라는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나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은 아무래도 밉겠지요. 미움과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연결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나면 그 기억을 완전히 지우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망각은 무엇일까요? 망각은 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더는 나한테 해롭지 않다는 새로운 기억을 심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더 이상 나한테 해를 주지 않아 라는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거예요. 최근에는 그런 메커니즘을 신경 과학적으로 살펴보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정한 공포증에 걸린 환자에게 심리 치료를 통해 오히려 그 기억을 더 떠올리게 합니다. 떠올리게 하면서 그게 더는 위험한 기억이 아니라는 새로운 패턴을 완성해 주는 거예요. 새로운 패턴을 완성함으로써 그 기억들을 지울 수가 있습니다. 결국 패턴 완성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패턴 완성이 되어서 이제 그 사람을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이거든요 망각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그 사람에 대한 좋은 기억을 덧씌우는 것이 해법입니다. 두 번째,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안 받은 것처럼 생활합니다. 모두 정신병에 걸린 것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저항성(stress resilience)이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지요.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는 과정을 많이 연구했는데 요즘은 스트레스 저항성 연구를 더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뇌의 이마엽이 주로 이런 기능을 합니다. 앞서 패턴 완성과 패턴 분리의 딜레마에 관해 말씀 드렸는데 패턴 분리를 활발하게 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잘 빠지지 않는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직장에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저는 출근하기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직장이 스트레스를 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행동이 나한테 스트레스를 주는 거지,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고, 내 직장이 나쁜 게 아니고, 내 환경이 나쁜 게 아니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항성을 키우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패턴 분리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신경 세포의 수준에서 학습은 세포와 세포의 연결이 강화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이러한 연결을 모두 인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뇌 속에는 존재합니다. 집중력이라 함은 이렇게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서 신경들의 연결을 활발하게 상. 보통 때에는 깨닫지 못했던 연결들이 집중과 함께 모든 가능성들이 재구성되어 답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정담 鼎談] -부록- 뇌 과학은 신 인류의 꿈을 꾸는가? 우리와 컴퓨터가 다른 점은 그런 과업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의식하는지의 여부입니다. 즉 사람에게는 자의식이 있는 거지요. 이렇게 주관적 생각, 의견, 감정을 여러 가지 일을 통합해 행동하는 문제들은 아직 알고리듬 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뇌가 아니라 영혼이 하는 거라고 믿었던 분야죠. 지금 많은 뇌 과학자는 영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고 어떻게 이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지 않고 생물학적인 뇌 기능만으로 감정, 나 자신에 대한 의식, 자기만의 주관 , 내 정체성에 의문을 갖고 그것을 찾아가려고 하는 많은 욕구와 욕망들을 코딩할 수 있다면 뇌가 담당하는 일을 컴퓨터 안에 넣는 작업은 본질적으로 가능하거든요. 이제 핵심은 그런 거지요. 그것이 생물학적인 뇌만으로 설명되는가? 아니면 마음은 뇌가 아니라 영혼에 있는가? 그렇다면 뇌는 영혼이 해야 할 일을 수행하는 기능만 하고 있으니까 영혼을 컴퓨터 안에 넣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잖아요. 그쯤 가면 거기서부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게 너무 없기 때문에 믿음의 문제로 가는 거지요. 나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안 될 것 같아, 지금 우리가 가진 지식은 너무나도 일천해서 그것을 판단할 수 있는 수준조차 아직 안 됩니다. 그래서 지금 알고 있는 과학 지식만으로 영혼의 존재를 거부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비과학적으로 보이는 상황입니다. 전 세계의 93퍼센트가 영혼의 존재를 믿는데 영혼을 믿지 않는 7퍼센트 중에서 저 같은 뇌 과학자들이 0.1퍼센트는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정재승> 무선으로 뇌파를 보내는 일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뇌의 특정 영역이 거기에 반응해서 조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낸 뇌파에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러려면 결국 뇌에 칩을 넣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신경 칩 분야에서는 뇌의 특정 영역에 컴퓨터 칩을 넣어 무선으로 의사소통 하는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재승> 뇌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쓰느냐에 따라 특징을 갖게 됩니다. 그중 어떤 것들은 유전자에 영향을 미처 다음 세대까지 전달될 것이고, 그러면 특징이 다음 세대에 계속 이어지겠지요. <정재승> 재미있는 건 이때 종교적 체험을 관장하는 영역, 마루엽의 어떤 특정한 영역이 관련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영역을 자극하면 사람이 실제로 신을 영접하는 경험을 하고, 종교가 바뀝니다. 불교 신자가 아주 깊은 명상에 들어갈 때 그 영역이 활성화 되고 기독교 신자도 신을 영접할 때 같은 영역이 활성화 되요. 신경 과학자들은 그 영역이 신들이 모여 산다고 믿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종교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사람들에게는 종교적인 성향, 즉 종교에 내가 얼마나 열광하는지를 결정하는 뇌의 영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곳이 발달해 있으면 종교적 감수성이 뛰어난 거지요. 쉽게 신을 보고, 갑자기 성불도 하고. 깊은 명상에 빠지기도 하고, 작두도 탈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종교적 체험을 하도록 뇌가 디자인된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아직 확신을 내리기엔 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네요. <정재승> [Review] 병에 걸리면 그 분야에 의사보다도 더 정통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그렇지는 못하더라도 일을 하면서도 음식을 먹으면서도 심지어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걱정하는 것이 있다면 건강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은 인구의 노령화와 함께 많은 가정에서 현실로 다가오는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일반인들도 뇌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뇌 질환뿐 아니라 생각하고 의사를 결정하며, 감정이나 성격까지도 특정 뇌세포의 활성화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밝혀지면서 뇌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성인 기준으로 무게 1.4㎏, 쭈글쭈글한 표면을 펼쳐놓으면 신문지 한 장 정도의 크기이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약 1천억 개의 뇌세포의 대부분은 약 2~4㎜ 두께의 쭈글쭈글한 둥그런 표면(피질)에 층층이 들어차 있으며 안쪽으로는 흡사 바다 생물 해파리처럼 축삭돌기라는 신경 통로가 길게 자라나 있다. 축삭돌기는 신체의 감각을 뇌세포(감각신경 세포)에 전달하고 또 어떤 세포(운동신경 세포)들은 뇌의 명령을 신체로 전달한다. 각 신경 세포에는 하나의 축삭돌기가 있지만 신경 세포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여러 개의 수상돌기도 있다. 각 축삭돌기와 수상돌기 끝에는 또 여러 갈래로 갈라진 시냅스가 있어서 정보는 각 시냅스에서 주고받는데 하나의 신경세포에는 약 1,000개에서 1만 개에 이르는 시냅스가 있다. 축삭돌기나 수상 돌기에서의 정보 흐름은 전기적 신호이지만 시냅스에서의 전달은 신경 전달물질이라는 화학적 신호로 이루어진다는 것과 뇌의 활동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 성분을 이용한 뇌신경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의학적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신경 전달 물질에는 크게 흥분성과 억제성으로 구분되며 조절 역할을 하는 신경 전달 물질도 있는데 평소에는 흥분을 잘하던 신경 세포에 둔하게 반응하도록 만든다든지 반대로 조그만 신호가 와도 흥분하게 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노후에 흔히 접하는 알츠하이머나 뉴게릭 같은 퇴행성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과 치료에 대한 내용이 이 책 속에 있다. 오늘날의 뇌 과학은 시냅스에서의 정보전달과 그 정보가 어떤 부위에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만, 어떤 형태로 저장되는지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텔레비전 강좌에서 어떤 분이 ‘생각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하시는 말을 듣고 조금은 의아했다. 그분의 말처럼 생각은 그저 손님과 같이 내게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일 뿐, 그 생각을 바라보는 진정한 나는 따로 있는 것일까? 책의 부록으로 담은 여담에서 [김대수] 교수는 인간 스스로 자신을 의식하는 “자의식” 다른 말로 하면 “영혼”은 아직 과학이 접근할 수 없는 분야라고 했다. 그러나 과학을 탐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아직 전 세계 인구의 93%가 믿고 있다는 “영혼”의 존재에 대한 도전은 계속될 것만 같다. 책을 읽으며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을 이리저리 연계시키며 나름대로 뇌의 구조를 생각해 보고, 또 일상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 결단이 뇌의 특정한 영역에서 뇌세포의 활성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마음으로 다가왔다. 외국 번역 서적과 달리 국내 과학자들이 집필한 책이라서 문맥을 이해하는데 거침이 없을 뿐 아니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진에 의한 집필이라서 교과서처럼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책은 3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정용] 교수의 주로 뇌 신경 세포의 구조와 정보 전달에 관한 생물학적 이야기, 2부에서는 [정재승] 교수의 뇌가 하는 역할 특히, 상황을 인지하고 생각을 결정하는 ‘인지 신경과학’ 이야기, 3부에서는 [김대수] 교수의 ‘뇌의 본능적 행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본문>> “예전에는 간질이라고 불렀던 뇌전증은 이온 통로의 이상으로 신경세포가 흥분을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하는 병입니다. 한편 축삭돌기의 이상으로 세포체에서 말단까지 정보 전달이 잘 안 될 때는 말이집에 손상이 생기는 다발 경화증(multiple sclerosis), 미세 소관이 손상되는 알츠하이머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이 줄어든 탓에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치과에서 잇몸에 맞는 주사약도 사실 이온 통로 중의 하나를 막아 신경 세포가 흥분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아픈 자극이 와도 신경 세포가 흥분하지 않으면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최근 주름 제거에 많이 쓰이는 보톡스(botox)도 실제로는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라고 하는 보clostridium botulinum)이 분비하는 독의 일종입니다. 이 독은 신경 말단에서 신경 전달 물질이 분비되는 과정을 차단합니다. 이 신호를 받지 못하는 근육세포는 수축을 못해서 이완이 되므로 이 효과를 이용하여 얼굴 주름을 없애거나 사시를 교정하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내제 상태 네트워크에 속하는 부위들은 신기하게도 가만히 있을 때에는 활발히 활동하다가 우리 몸이 무언가 일을 하기 시작하면 멈추는 특성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 부위를 관장하는 기능을 알아보고자 평상시에 이 부위들이 활성화 되는 때를 찾아보았습니다. 바로 자전적 기억, 미래 전망, 마음 이론, 도덕적 결정을 내릴 때였습니다. “ “좌반구가 고장 나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말을 못하는 실어증, 글을 못 읽는 실독증, 글을 못 쓰는 실서증, 계산을 못하는 실산증, 도구 사용을 못하는 실행증이 있습니다. 우반구에 문제가 생기면 길을 찾지 못하거나, 장난감 블록을 못 맞추는 시공간 장애, 말의 높낮이나 운율이 없어 로봇처럼 말하는 무운율증, 그리고 세상의 절반을 보지 못하는 편측 무시 증후군에 걸리게 됩니다.” “실어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서 뇌 좌반구 이마엽의 한 부위가 망가져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브로카 영역은 입으로 말하는 언어 기능을 관장하는 부위로,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면 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합니다.보통은 문장을 길게 말하지 못하고 문법을 틀리게 되는 정도의 증상을 보입니다.“ “베르니케 실어증도 있습니다. 좌반구 위쪽 후방에 있으면서 언어 정보의 해석을 담당하는 베르니케 영역에 병변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베르니케 실어증인 환자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못 알아듣습니다. ” “뇌경색이 발생하면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시간 안에 오면 약을 써서 피떡을 녹일 수가 있습니다.” “뇌의 중심부 근처에 존재하는 측 좌핵(보상중추)의 오피오이드계 신경 세포들은 기호품을 보여 주면 마구 활동이 늘어납니다. 이곳은 좋아함 체계의 일부입니다. 반면에 측 좌핵의 도파민계 신경세포는 원함 체계로, 배고플 때 이곳이 활성화되면 포만감을 느낍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이 두 체계는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며 우리 선택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우리에 가두고 원숭이에게 술을 배우게 한 실험에서 1년 동안의 데이터를 비교하면 먼저 알코올 중독 원숭이들은 사회적 서열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서열 1위 원숭이나 고위층의 원숭이, 즉 우두머리들은 알코올 중독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사람과 리더를 가른 정말 중요한 차이는 그들은 적절한 타이밍에 의사 결정을 내리는 걸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확신하는 정도가 100퍼센트가 될 때까지 계속 기다리는 게 아니라, 70퍼센트만 넘으면 최적의 순간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최적의 순간에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더라는 것입니다. 다만 실행에 옮기다가 추가로 정보가 들어오거나 상황이 바뀌어서 이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곧바로 의사 결정을 바꿉니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처음 결정을 고집하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에 보통 사람들은 신중하게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확신이 들 때까지 결정을 계속 미룹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100퍼센트 확신이 들면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신중하게 내린 의사 결정이기 때문에 한번 결정하면 절대 바꾸지 않습니다.” “ 친화성과 공격성, 이 두 가지 성격은 물과 기름처럼 우리 뇌에서 공존합니다. 뇌는 시의 적절하게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사랑할 때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 세포와 남을 공격할 때 작용하는 신경세포가 모두 사이뇌의 시상하부라는 한 영역에 모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들은 서로 억제하는 관계여서 일단 공격성이 시작되면 친화성은 억제되는 것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때 종교적 체험을 관장하는 영역, 마루엽의 어떤 특정한 영역이 관련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영역을 자극하면 사람이 실제로 신을 영접하는 경험을 하고, 종교가 바뀝니다. 불교 신자가 아주 깊은 명상에 들어갈 때 그 영역이 활성화 되고 기독교 신자도 신을 영접할 때 같은 영역이 활성화 되요. 신경 과학자들은 그 영역이 신들이 모여 산다고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