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도 꽃은 꽃인가 보다. 벌들이 붙는걸 보니...
이렇다할 밀원이 없는 상황에서 무궁화 꽃
호박꽃이 봉장주변 언덕으로 피기 시작했다.
무궁화 꽃이나 호박 꽃은 약간 화밀이 분비되고,
화분이 많아서 좋은 밀원이다.
지난달 25일 밤 꿀을 採蜜(채밀)한 이후 벌 관리를 전혀 못했다.
20여일 이상 봉장을 내 팽개친 상태에서 보내야만 했다.
불안한 마음에 불편한 몸으로 봉장을 찾았다.
전반적인 내검은 불가능하고 몇 통만 무작위 점검을 했다.
소문 주변으로 많이 뭉친 벌통과 거의 없는 통, 보통정도의 봉군을
선정해서 3통만 살짝 내검을 해봤다. 결과는 驚愕(경악) 그 자체다.
계속된 장마로 식량소모가 대단했던 것 같다. 계상은 물론 산란실까지
貯蜜(저밀)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벌들도 비실비실 힘이 없어 보였다.
벌을 키우면서 관리자의 건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꿀벌의 특성상 다른 동물과 달라서 대충 주변 분한테 맡길 수도 없고...
급한 마음에 마른 설탕을 주기로 했다. 종종 가루설탕으로 사양하는 걸
보아왔고, 저런 게으른 양봉인도 있구나 했는데 내가 그 꼴이 됐다.
계상을 들어내고 격왕판 위에서 소비가 들어있지 않은 산란실 빈 공간
벌통 뒤편을 강하게 훈연해서 벌들이 모두 소비쪽으로 달아나도록
한 다음 설탕을 반되 정도씩 벌통 뒤편 구석에 부어주었다.
처음에는 계상에서 뚜껑만 열고 부었는데 벌들이 너무 많이
설탕 속에 파 묻혀 죽었다. 조금 힘들어도 계상을 들어 내리고
벌들을 훈연으로 쫓아내고 가루설탕을 부어야만 했다.
餓死(아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화분떡을 넉넉하게 급이 했다.
화분떡 사양기(화분떡 받침)에 1Kg씩 넣어서 납작하게 눌러 계상 벌통
소비상단에 얻어주었다. 장마기에 산란촉진도 되겠지만 한동안 꿀벌의
굶어죽는 것은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밤 꿀 마지막 채밀할 때 산란실에 貯蜜(저밀) 된 것을 그대로 둔 것이
위기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 듯 하다. 꿀은 모두 파먹고 빈 공간에
산란상태는 아주 좋은 편이다.
진드기 약 처리는 지난달 25일에 밤 꿀을 뜨고 나서 진멸판으로 했고,
부저병 예방조치를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몇 일 후 사양액을
만들어 [옥시마이신]과 소금을 한말에 25g씩 타서 급이를 할 예정이다.
* '05.7.8일 양봉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