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w Life, 12월의 일기, 친구 이야기/우정의 향기
“눈이 너무 많이 왔데요.”
“밤새 눈 안 온 데가 어디 있어요. 다 왔지.”
“근데 거기는 특별히 많이 왔데요.”
“어디에?”
“충주에요.”
“그래서 어쩌자고.”
“다음에 날을 따로 잡으면 어떨까 싶어서요.”
“그러면 못 만나는 거요.”
“그래서 어쩌시려고요?”
“어쩌긴 어째요. 그냥 가는 거지요.”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인 바로 오늘 아침의 일로, 나와 아내가 그렇게 작은 말다툼을 했다.
아내가 수그러들었으니 망정이지, 빡빡 우겼으면 자칫 부부싸움을 할는지도 모를 위기였었다.
아내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랬겠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마음 내켰을 때, 곧장 실행을 하지 않으면, 차일피일 하다가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결국 내 고집대로 됐다.
내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오늘 일정에 동행하기로 한 두 친구가 부부동반으로 문경으로 달려왔고, 문경에서는 11인승 카니발 우리 차에 합승해서 충주로 내달렸다.
충주 가서 만난 친구가 있었다.
역시 우리 같은 중학교 동기동창인 권영길 친구였다.
쭉 서울에 살았었는데, 얼마 전에 생활비가 덜 든다면서 충주로 이사를 와서 정착하게 된 친구다.
외로울 수도 있겠다 싶어서, 한 번 찾아 가야지 하면서 뜻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잡은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권영길 친구도 부부동반으로 마중을 나왔다.
막국수로 소문났다는 충주 초입의 ‘원조 중앙탑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같이 하고, 탄금대를 찾아가 가벼운 산책을 했다.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걸었다.
소나무 향기가 코끝을 스치고 있었다.
같이 묻혀 오는 향기도 있었다.
곧 우정의 향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