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로주의 산방
제주도
2024년 1월 13일 토요일 (1박2일)
토요일: 오전 7시 10분 아시아나항공 (김포-제주)
함덕해수욕장-남원 큰엉 해안경승지-동백수목원-쇠소깍-군산오름-박수기정-천문대-지오트레일-모슬포항
일요일: 오후 8시 40분 아시아나항공 (제주-김포)
어리목주차장-어승생악-서귀포 서북-정방폭포
제주도- 이제 만나러 갑니다.
벌써 1월도 절반이나 지나고 있다.
갑진년 새해가 기다려지는 건.
지난해의 부족함과 아쉬움을 떨쳐낼 수 있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새로운 출발은.
그래도.
이전보다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언제나 설렘을 준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빠르게 느껴진다.
새로운 정보를 많이 보고 경험한 만큼.
우리 뇌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게 되고.
그만큼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여행지를 찾고.
그곳에서 보낸 시간들은 더 길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틀동안 제주에서 보낸 시간들이.
익숙한 일상의 시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습관은 시간을 더 빨리 가게 만든다.
정해진 틀대로 움직이므로.
미래가 쉽게 예측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과거는 길어지고 미래가 짧아지는 것.
남은 세월을 길게 만드는 비법은 없을까.
낯선 길을 걷다.
예상치 못한 풍경을 만나면 멈추듯.
습관이라는 익숙한 길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다.
떠난다는 것은.
꼭 멀리 떠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평소 가지 않던 길로 가보고.
나와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좋은분들과 맛있는 현지음식을 맛보며.
빠르게 삭제되는 시간을 붙잡고.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제주에서 만난 순백의 세상.
옥현형과 제주를 찾았다.
긴 침묵을 깨고 종연형을 만났을 때.
그 첫 느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어색함도 잠시.
점점 익숙해지고.
나도 모르게 지난 세월 우정을 찾아가는 과정.
편안함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감사한 마음이다.
한라산과 탁트인 제주 바다를 보는것.
자연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겨울 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
함덕 해수욕장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
동백 수목원 쇠소깍을 둘러보고 서귀포로 달린다
또 다른 눈높이에서 제주를 바라볼 수 있었던 군산오름.
오름은 고요하지만 반전의 매력을 품고 있었다.
화려함을 벗어던진 숲 속.
거창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가볍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함께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함께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느낀다.
제주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뭐가 그리 행복한지 자꾸 함박웃음이 터진다.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한없이 깃든다.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을 때.
제주의 오름과 숨겨진 곳곳의 명소들은.
충분한 위안과 위로가 되어주었다.
눈으로 바람을 느끼고.
몸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감동에 전율하며.
하늘아래 그려진 한 폭의 그림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어승생악 오름에서 바라본 눈 덮인 한라산.
산 정상부를 하얗게 뒤덮은 설경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로.
아름다운 제주의 겨울을 묵묵히 대변하고 있었다.
무엇이 나를 이곳으로 이끄는 것일까.
한걸음 한걸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여정길에서.
숨겨진 비경을 보여주는.
순결한 모습의 제주를 마주하는 즐거움.
어쩌면 평범한 자연의 진리가.
계속해서 아름다운 제주로 나를 이끄는 것은 아닐런지.
걸으면서 나누었던.
함박웃음과 한겨울 제주의 멋진 풍광들.
가슴 따뜻한 만남들.
그렇게 이틀간 겨울 제주의 속살을 걷는일.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정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름다운 제주 모슬포항의 겨울밤.
한 잔 술에 흥취가 오르니.
"어찌 아니 놀지 못하리라"
따뜻한 환대와 사랑 우정을 베풀어 주신.
종연형 배려 덕분에 행복한 추억 남기고 옵니다.
한겨울 건강 잘 챙기시고.
함박웃음으로 다시 뵙길 바랍니다.
동행길 열어주신 옥현형 넓은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고독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