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나이 수 만큼 세월의 흐름이 빠르다고 하더니
왜 그리 빨리 가는지 어느새 2월도 다 가고 있다.
요새 우리는 점을 뺀 길에 햇볕을 안 보는게 좋다고 하여
일주일여를 집안에 들어 앉아 이것저것 집을 정리했다.
그동안 메주며 청국장을 띄우느라 사랑방에 있던 짐을 거실로
내 놓았다가 이제는 모두 끝나서 안으로 다시 들여 놓고
기왕 치우는김에 대대적으로 집안 정리를 하고 있다.
사람이 사는데 무엇이 그렇게나 많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정리해 놓으니 마음도 가뿐
몸도 가뿐이다.
마루밑을 책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먼지가 참 많이 쌓인다.
나는 한번 읽은 책을 그냥 치우는 것이 아니라 두고 두고 읽는 편이다.
어떤 것은 열번이상을 읽기도 하니 책이 줄을 수가 없다.
그래서 남편에게 좀 핀잔을 듣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을 남편도 알고 있다.
그동안 남편이 담그어 오던 약술도 모두 한 곳으로 모아 숙성하기로 했다.
남편의 취미 중에는 술은 안 먹으면서도 약초술을 담아
선물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집안 곳곳에 술이 엄청 많은데 그것을 장식장을 짜 한곳으로 모아 놓으니
보기에도 좋고 정리도 되어 보인다.
정리를 잘 하려면 수납장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를 못하다.
우리집 총 평수가 아래 위층 합해도 20평이 되질 않고 물건은 정말 많다.
더군다나 장농이나 옷방이 없으니 언제나 옷이 넘친다.
내가 체구가 작은편이라 옷을 주는이도 많고
남편이나 나나 무엇을 버리질 못하는 성격이라
늘 정리가 안되는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눈 딱감고 많이 버렸다.
버릴 때는 3단계로 하여 아주 못 쓰게 된 것은 쓰레기로
이건 별로 어렵지 않다.
문제는 괜찮은 것 얼마 입지 않은 옷들이다.
더구나 옷 하나하나에 사 준 사람
사게 된 동기등이 있으니 남편도 나도 처녀 총각 때 입던 옷도 있다.
그래서 잘 안 입는 옷은 따로 박스에 싸서 2층으로 올렸다.
만약 2년 동안 안 입는다면 아무리 이유가 있고 아까워도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꼭 있어야 하는 옷들을 위해 책에서 본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들였다.
위에 있는 것이 우리집 장롱 같은 것인데 커튼을 치고 뒤에는 1m정도 키의
서랍장이 두개 있다.
몇년전에 옙분님 아들네가 이사 할 적에 얻어 온 것인데
잘 쓰고 있다.
일단 커튼 위에 공간에 무엇이 많아 지저분했는대 거기를 보이지 않게 잘 안쓰는 스카프로
가려 놓으니 덜 심란스러웠다.
양쪽으로 서랍장을 놓고 가운데에 대나무를 박아 윗옷종류를 걸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중간에 60센티 정도의 자리가 공간이 있어서 바지를 접어 넣었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바지종류를 이렇게 돌돌 말아 보관을 하면
잘 구겨지지도 않을 뿐더러 눈에 잘 들어 오기 때문에
꺼내 입을 때도 흐트러 뜨리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것
그 다음 포인트는 박스 같은 것을 이용해서 중간중간 칸을 주라는 것
이것도 역시 꺼내 입을 때를 위함이다.
우리집 박스가 크기별로 다 출동했다.
서랍장 속도 마찬가지로 칸을 나누고
옷을 세로로 놓아야 잘 보이고 꺼내 입어도 흩으러지지 않는다는 것
이번에 남편이 내게 해 준 것 중에 무척 맘에 드는 것이
바로 이 모자걸이와 스카프 걸이 이다.
나의 수집 취미중에 하나는 모자와 스카프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 스카 프는 주로 외국여행을 할 적에 기념으로 산 것들이많다.
반은 그렇게 했고 반은 선물로 받은 것이라
다 모아놓고 보니 50장이 넘었다.
이것은 꼭 해서 맛이 아니라 걸어 놓고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장소가 없어 여기저기 두어서 찾아 쓰기도 힘들 뿐 아니라
같은 것을 또 산적도 있다.
그래서 늘 이런 모자와 스카프걸이가 하나 있으면 해서
별별 방법을 다 써 보았는데 이번에 남편이 사랑방 벽에다 이렇게 걸이를 만들어 주었다.
스카프걸이는 간단하게 케잌 묶는 줄과 대나무로
모자걸이는 고라니망과 철사로 만들어 주었는데 근사하니 맘에 든다.
내 모자도 물론 많지만 이제는 남편모자도 만만치 않아서
이렇게 모아 놓고 보니 표가 났다.
이제는 냉장고정리이다.
냉장고는 늘 왜 그렇게 복잡한 것인지 슬림 한 적이 없다.
내 문제이기는 한데 나는 엄마를 닮아 무언가 끊임없이 만들기를 시도 하는게 문제이다.
더군다나 지난 열흘동안은 거의 집에서 밥을 안 먹었다.
특히 가장 많이 먹는 저녁을 연속 밖에서 얻어 먹었으니
냉장고에 있는게 줄을리가 있을까 말이다.
이게 냉장고 정리를 한 다음이고 아래 사진이
버리고 난 그릇들이다.
50개 옥수수가 들어 가는 박스에 가득 차고도 모자랄지경인데
냉장고는 그래도 슬림해 보이질 않는다.
견출지를 해 붙이면서 김치류, 장아찌류, 젓갈류, 졸임류
나물류 해서 칸을 달리 해 보았는데,
김치와 장류가 열몇가지
장아찌류가 또 열몇가지, 창란젓, 명란젓등이 또 10여가지
졸임류등 밑반찬이 십여가지이다.
거기다가 우리 냉장고를 복잡하게 하는 또 한가지 요소들이 있는대
바로 각종 효소류와 소스 그리고 바로 이 집에서 담은 가양주들이다.
우리집에 가양주를 담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가양주가 많은고하면
그 이유가 있다.
내 주위에 가양주를 담는 사람이 몇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뭐가 있으면 퍼 주고 싶어하는 주당파
특히 술은 더 그런것이라 이것이 집에 있으면 누가오면
주고 싶어서 남아 나지를 않는다는 것
하지만 가양주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6개월에서
1년정도 냉장숙성을 시켜 먹어야 하는대 그럴수가 없다는 것이다.
몇년전에 나눔의기쁨님이 엿술을 담아서 우리를 한 병 주셨는데
그 넘을 3년을 두었다가 마셨더니 얼마나 맛있는지 모인이들이 깜짝 놀랐다
그래서 그 때부터 우리집에 키핑 해 둔것이고 가끔 우리집에 모일적에
순차적으로 맛을 보는 용 인 것이다.
사실 우리집 같이 안전한 곳이 없다.
남편과 나는 물론이고 아들도 술을 안 마시니 말이다.
아무튼지 그리하여 복잡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냉장고
그래서 생각다못해 냉장고 파먹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것은 손님이 오시면서 롤케잌을 색깔별로 사 오셨다.
그것이 2-3일전인데 못 먹고 있으니 걱정스러웠다.
더구나 아들이 모두 다 조금씩 맛을 보르라 잘라 먹어서
누구를 줄 수도 없었다.
저 것을 어쩌나 궁리를 하는 차에 교회 사모님 생일파티를 하자고
한샘이 엄마께서 연락을 주셨다.
본인이 점심을 살테니 나는 케잌이나 준비하랜다.
퍼뜩 드는 생각이 이 롤케잌으로 케잌을 만들면 되겠다 싶었다.
강판이나 믹서기에 색깔별로 갈아서 고물을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 약간은 오방색이 되었네~
수수가루는 언제나 있으니 옹심이를 만들어 삶아 낸 다음
색깔별로 무쳐내면 되는 것
마침 하고 양지뜰님 내외분이 놀러 오셔서 롤케잌 속과 함께 대접하고
네모난 그릇에 색깔별로 담았다.
케잌점에서 숫자초를 사서 꽂았더니
어떤 케잌 못지 않은 수제케잌이 되었다.
냉장고 파먹기 프로젝트 두번째는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많아야 한다.
마침 하고 원주에 사시는 옙분언니가 고추장담을 꺼리를 나에게 사셨는데
드라이브도 할 겸 아버지를 모시고 오시겠다고 하여
일부러 밥 시간을 마추었다.
둘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고 했더니 잘 먹는 팀인
충주의 희망님까지 대동하고 함께 오셨으니 오늘은 자리가 좀 날 것 같다,
밥이 좀 있어서 김가루를 묻혀 꼬마주먹밥을 만들었더니
술안주로 최고라고 한다.
희망님이 새로 담은 술 영인산주를 가져와 옙분님 아버지께 맛보여 드렸는대
예전에 젊은시절에 드시던 맛이라고 하셨다.
그리하여 냉장고에 있는 밑반찬 총출동
이렇게 많이 꺼내 놓았는데 반도 못 나왔다.
결국 자리가 없어 더 못 내놓고~
덕분에 여럿이 밥을 먹으니 밥맛도 더 좋았다.
그리고 오늘 주일이라 교회에 가면서 몇가지 가지고 가서
뷔폐식으로 먹었더니 냉장고가 많이 다이어트 되었다.
그런데 성공은 아닌 것 같다.
저 빈통이 열흘이나 가려나 모르지......
저녁때에 집수리를 해 드린 이웃댁 형님들이 하도 국수며
만두를 잘 하신다고 남편이 가서 좀 배우라고 해서 연락을 드렸더니
마침 만두를 하는 중이라 하셨다.
만두를 하는 것이 워낙 손이 많이 가서 잘 해 먹게 되는 음식은 아니다.
겨울이라 좀 편히 노시면 좋을텐데 이 형님들도 어쩔 수가 없다.
두 형님들께서 겨우내 만두를 빚어서 이웃식당에 파셨다고 한다.
만두피를 만드는 형님손이 내 손하고 똑 닮았다.
오동통하니 복스러운 손이시다.
아마도 이런 손들이 놀지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국수나 만두를 쫄깃하게 하기 위해서는 약간 뜨거운물로 익반죽을 하고
소금도 약간 넣고 식용유도 조금 넣어 반죽을 두었다가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내 생각에는 그도 맞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밀어 대는 과정에서 훨씬 쫄깃하게 되는 것 같다.
국수 미는 곳에 펴 놓은 보자기에 놓인 수가 정겨워서 사진 찍어 보았다.
예전에는 시집가기 전에 이렇게 수를 놓아 혼수를 마련했었지~
이렇게 동그랗게 밀어 놓으면 주전자 뚜껑으로 반죽에서 떠낸다.
만두를 빚기 딱맞게 만두피가 만들어져 나온다.
형님들께서 저녁 삼아 먹으라고 만두를 쪄 주셨다.
금방 만든 것을 쪄서 먹으니 그저그만 맛있는 만두다.
돌아 오는 길에 남편이 좋아한다고 만두는 물론하고
피 떠낸 꽁댕이로 밀어 만든 쫄깃한 국수도 몫으로 싸서 들려 주셨다.
한가해서 좋은 봄과 겨울의 길목이었다.
첫댓글 30 평대의 집에서 살다가 10 평대의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
그릇이며 옷 가지며 책을 몽땅 버렸다
옷은 옆집 새댁이 내 옷이 젊은 옷이라
좋아라 하며 갖고 갔고
큰 자루 두개도 넘게 버렸다
버리기 어려웠지만
집을 줄이니
바로 시행이 되더라
남에게 베풀고 사는 건
어머님께서 베푸는 것을 보고 자랐기 때문인 것 같다
도시에서 늘 살았지만
엄마는 옆집과의 담에 나무로 조그만 문을 만든다
그래서 매번 음식을 나누었다
요즘 작은 아들이 가정을 이루면서
색시가 결혼식은 안 한다고 하니
밥 사느라 바쁘다
무남독녀인데 장인께서는 큰 사업을 하시는 분인데
당사자의 의견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예쁘게 베풀며 사는 모습
대신 기뻐하며
맞아요 결혼식 비용으로 더 좋은 것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참 현명한 며느리를 두셨습니다
@그렇지 그런 것 같아요 ㅎ
처음엔 황당하더니
이제는 좋기만 하네요
보고 있네요
큰 아들이 두 손녀 델꼬 와
일찌감치 자고 있는데
나 혼자 잠이 안 와
컴에 앉아 있네요
낼은 아산 외암 마을로 소풍을 떠나기로 했는데
어여 자야겠다 ..
잘 다녀오세요
@그렇지 네
감기 환자가 많이 발생해서
콩나물국 끓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