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vodan Milosevic)
1941년 세르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1986년 세르비아 공산주의 동맹 의장을 맡으며 세르비아 민족주의자의 "대표"가 된다. 1989년 유고슬라비아의 대통령에 당선됐고, 옛 세르비아 제국의 부활을 외치며 민족주의를 촉발시켰다. 그의 민족주의는 역풍을 맞아 1991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공화국이 독립을 선포하고 연방을 이탈했다. (이들 공화국은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세르비아 주도 연방과 전쟁을 벌여 결국 독립국으로 인정을 받았다.)
1992년 보스니아마저 독립을 선포하자, 밀로셰비치는 곧바로 전쟁을 선포, 그가 지원하는 세르비아 계와 이슬람 계간의 보스니아 내전이 발발한다. 보스니아의 인구 구성은 이슬람계 43%, 세르비아계 35%, 크로아티아계 18%로, 밀로셰비치는 세르비아 인들이 많이 사는 보스니아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 후 4년 동안 보스니아 내전이 벌어지는데, 이때 세르비아에 의한 20세기 최악의 "인종청소"가 자행됐다. 보스니아는 내전으로 25만 명이 살육당했고, 인구 400만 명 가운데 40%가 난민으로 전락한다. 특히 1995년 스레브레니차의 대학살로 숫자를 알 수 없는 이슬람 주민들이 암매장 당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시체 수만 2만여 구이며 아직도 땅에서 시체가 발굴되고 있다.)
보스니아 내전은 1995년 말 파리에서 열린 데이튼 협정으로 막을 내렸고,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에 의해 전범으로 기소 당한다. 2000년 무너져 버린 유고 연방의 대통령 밀로셰비치는 실각했고, 전범 재판을 피해 거리의 낭인으로 전락해 도망 다니다 마침내 체포, 법정에 세워진다. 아직도 계속되는 밀로셰비치 재판은 실제 살육을 저지른 군인들을 모두 도피 중인 채 정치 재판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