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짧은 여행 121(강릉- 삼척)
목필균
9월 21일
30분이나 연착된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향했다.
함께 가기로 한 안성 현숙이는 강릉서 만나기로 했다.
삼척에 사는 친구 춘자는 강릉 토박이 동창 옥희와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만 아는 동창이지만 옥희와는 금방 마음의 벽을 허물며, 춘자의 붕붕이를 타고 삼척으로 향했다.
검푸른 동해바다는 수평선을 길게 끌며 수많은 윤슬을 뿌리며 우리를 환영했다.
첫 번째 들린 곳이 등명낙가사였다 대부분 사찰 이름은 세 글자인데, 이곳은 등명낙가사이다. 산 이름도 괘방산이라 독특했다.
정동진을 지나며 해변을 달리다가 솔숲을 길게 지나니, 계곡물소리와 함께 사찰 도량이 보였다
일주문 앞에서 맞아주는 앉아있는 포대화상. 서있는 포대화상이 배꼽을 드러내고, 파안대소하며 맞아주었다.
인생길 저마다 고해 바다인데. 주어도 좋고. 가져가도 좋고.... 아기보살과 함께 놀고 있는 포대화상도. 수십 년 서서 불자들 맞이하는 포대화상도 자비심으로 넉넉하게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일주문 가운데 정동을 가리키는 나침반도 특별했다.
점심은 강원도 토종음식 감자 옹심이와 수수부깨미로 먹었다. 아유, 맛있어라...
해안 도로를 달리다가 바닷가 산책로에 내려서 걷다 보니. 이번 태풍에 쓸려온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어서 저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삼척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두타산 계곡을 타고 들어가니 천은사가 있었다.
신라시대 두타 삼선이 백련을 가지고 와서 창건한 도량이다.
고려 문신 이승휴가 10년 동안 머물러 제왕운기를 저술한 곳도 동안사라는 유적지로 남아 있었다.
소실과 중창을 거듭하다가 불교 억압의 조선시대에 태조의 원당 사찰로 보살핌을 받았은 곳이라서, 임금님의 은혜를 입은 사찰이라고 천은사라고, 한다는 내력이 소개되어 있었다.
무성한 소나무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왔다.
삼척 쏠비치 대명콘도에서 여장을 풀고 잠시 쉬었다.
숙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춘자는 집으로 돌아가서 우리들에게 저녁을 준비해 왔다.
엄청난 양의 반찬과 간식거리를 풀어놓고, 자꾸 먹으라는데..... 정말 친구 아니면 누가 이런 노고를 마다할까?
바닷가 마을이라 그런지 골뱅이무침이 기가 막히게 맛이 있었다.
대명콘도는 해변에 있어서 내일 아침 해 뜨는 장면을 숙소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아침에 울진 불영사로 떠나기로 하고....
네 여자들의 묵은 수다 보따리를 풀어내고 늦은 밤에서야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