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지난해 데이비스컵 준우승을 한 국가다.
올해 8강전에서 체코를 극적으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22일 체코와의 경기에서 첫 단식에서 55위 조던 톰슨이 78위 토마스 마차에게 4-6 5-7로 져 호주에 1패를 안겼다.
선수단 분위기는 가라앉을 데로 앉았다. 반면 체스키라아는 국명을 등에 붙인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트럼펫 연주를 하며 사이사이 응원가를 연주하고 박수를 치던 엔터테이이너들은 신이 났다.
두 번째 단식에 나선 세계 12위 호주의 알렉스 드미노의 어깨가 무거웠다. 첫세트를 4대6으로 내주고 2세트 4대5 이리 레흐카(31위)의 서빙 포더 매치로 몰렸다.
빠른 반사신경으로 두 선수는 볼을 주고받았고 네트 위를 살짝 살짝 넘나드는 볼은 경기장 분위기를 긴장의 도가니로 몰았다. 양궁 궁사가 활 시위를 당기듯한 자세로 포핸드를 하는 레흐카의 정확하고 강한 샷에 호주 에이스 드미노는 속수 무책이었다.
이쯤 되자 체코 응원단은 “잘 가세요~ 잘 가세요~”하는 노래를 호주에게 보냈다. 말라가까지 최소 27시간 걸려 온 호주는 며칠 못 있다가 짐을 싸서 갈 판이었다.
그때까지 잘하던 레흐카가 갑자기 자신의 서브게임을 볼 4개로 내줬다. 자로 잰듯한 포핸드 스트로크는 온데 간데 없었고 백핸드 볼은 네트에 걸리기 일쑤였다. 호주 드미노는 활어처럼 뛰어 다닌 결과 한순간을 잡았다.
1세트 내주고 2세트 4대5에서 극적으로 상대의 부진으로 5대5를 만든 드미노는 2세트 6대 6에 이은 타이브레이크에서 5대1호 달아나며 2세트를 챙겼다. 3세트 첫 게임을 내준 레흐카의 슬럼프는 길었다. 2대0. 호주가 흐름을 잡았나 싶었는데 레흐카가 살아나 어느새 3세트 2대2가 되었다. 심지어 드미노가 2대3에서 15-40로 게임을 내줘 2대 4로 벌어질뻔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단체전은 5시간 걸리는 밤 9시에 막을 내릴 분위기였다.
다시 흐름은 체코로 흘렀고 응원단은 이제야 끝난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 내준 상황에 되자 드미노는 레흐카의 공격 패턴을 드디어 찾았다, 3세트 5대5까지 서로 상투잡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3세트 5대5에서 체코 레흐카가 다시 흔들렸다. 드미노의 구석 구석 찌르는 볼에 당했다.
호주테니스는 이번 대회에 선수단을 10여명 이상 대동했다. 엔트리는 4~5명인데 그 세배를 이끌고 다른 나라보다 큰 규모로 선수단을 꾸렸다.
에이스 드미노(12위) 40위 알렉세이 포피린 45위 막스 퍼셀, 55위 조던 톰슨, 65위 타나시 코키나키스, 71위 링키 히지카타,237위 리투 등 선수단에 앉은 선수들의 수를 셀수가 없었다. 풍부한 자원으로 지난해 준우승의 아픔을 씻고 우승하려는 레이튼 휴잇 감독의 의지가 대단해 보였다. 그런데 대회 8강전 3시간만에 짐을 쌀뻔했다.
그런 와중에 단식에서 1승1패를 나눈 두 나라의 승부는 마지막 복식으로 결정되게 생겼다.
호주는 윔블던 복식 우승했던 매튜 앱든과 맥스 퍼셀이 고지한 대로 나왔고 다급해진 체코는 두 번째 단식 마친지 30분도 안된 이리 레흐카가 파벨과 코트에 등장했다.
과거 테니스 강국이던 체코가 믿을만한 복식 전문 선수 부족으로 에이스 이리 레흐카에게 단식과 복식 책임을 맡겼다. 호주는 35살 매튜 앱든이 코트에서 퍼셀을 이끌고 앞서 나갔다. 1세트 3대3에서 체코 아담 파블라섹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고 달아나 퍼셀의 서브로 게임를 6대4로 마무리했다.
2세트 들어 팽팽한 균형은 5대5에서 났다. 체코 아담 파블라섹의 게임을 집중 파고들어 6대5로 만든 호주는 퍼셀의 서브로 7시간의 호주 선수들의 게임을 승리로 마쳤다.
4강에 올라 24일 핀란드와 결승 진출을 가리는 호주는 내년 16강 조별리그 출전권을 확보한 동시에 올해는 비교적 해볼만한 상대인 핀란드를 넘어 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는 7시간의 긴 롤러코스터 데이비스컵 체코전을 22살 링키 히지카부터 80세의 코칭 스태프까지 한꺼번에 경험했다.
달랑 단식 두선수와 복식 두선수만 대동할 휴잇이 아니었다.
대표팀이 성장하고 그나라의 테니스가 발전하려면 한두선수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두터운 선수층이 요구된다.
휴잇은 한사람의 열걸음보다 열사람의 한걸음을 택했다.
높은 랭킹 선수만 출전시키지 않았다. 단식의 패배, 공 하나로 탈락하는 위기, 공하나로 승리의 기쁨을 호주대표팀은 함께 나눴다.
두단식 마치기전까지 체코에 비해 오합지졸의 호주 응원단은 믿고 볼 복식 경기가 시작되자 오와 열을 맞춰 앉고 북 고수의 장단에 맞춰 선수들에게 힘을 넣어주는 응원을 했다.
선수단의 선수들은 매 포인트마다 일어서며 코트에 힘을 불어넣었다. 사실 코트에서 뛰는 선수보다 7시간 응원하는 후보 선수들이 더 힘들 수 있다. 실점하면 풀이 죽고 득점하면 세상을 다 얻었다는 모습이 7시간 내내 경험한 호주의 20대 대표 선수들은 이렇게 다져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대회를 앞두고 호주의 레전드가 말라가에 세운 테니스클럽을 방문해 전의를 불태운 호주.
올해는 대규모 선수단을 이끌고 진군하고 있다.
내년 16강 조별리그 출전도 보장받은 채 대표팀을 강화시켰다.
호주오픈 복식 우승한 22살 링키 히지카타를 복식 주자로 내세우지 않고 34살 매튜 앱든을 기용한 것은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우라는 휴잇의 깊은 생각이 스며있었다.
전세계 대표팀 감독 가운데 누구보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고 은퇴후 바로 지도자의 길에 나선 휴잇은 호주 테니스의 기둥으로 자리잡았다.
휴잇은 호주방송에 광고모델로 자주 등장하는 국민스타다. 그는 늘 호주 선수들의 국제대회 활약을 지켜보고 체크하고 1년내내 대표팀을 꾸려 데이비스컵 16강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8강에서 난적을 이긴 것의 비결이다. 호주의 주니어때부터 선수에 대한 지원과 관심,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방식은 대표팀을 바로 꾸리는 자세에서 엿볼 수 있다. 대표팀은 선수 몇몇만의 독점물이 아니고 한 나라 테니스 전체의 유산이고 보물이다.
이를 휴잇은 잘 받아 꾸려나가고 있다는 것을 22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데이비스컵 체코와의 8강전 승리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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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식 매튜 앱든과 맥스퍼셀의 돌고래 승리 세레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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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 뒤 관중과 박수 주고받는 체코 감독과 에이스 레흐카. 패배했지만 멋있게 마무리했다 |
아래는 호주선수단 인터뷰.
데이비스컵 결승전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호주 대표팀 기자 회견
EBDEN-PURCELL/레헤카-파블라섹
6-4, 7-5
호주 대표팀 2승
체코팀 1승
Q. 레이튼, 정말 멋진 활약을 펼쳤다.
단식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거둔 알렉스 드미노에게 무슨 말을 했나
레이턴 휴잇: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경기는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알렉스는 브레이크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레헤카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컨디션, 코트 모두 그에게 적합했고 그의 게임 스타일에는 딱 맞 거의 성공할 뻔했다.
알렉스는 막판에 방법을 찾았다. 계속 믿으려고 했고 기회를 잡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그는 해낼 수 있었다
단식 이기고 우리에게 복식 기회가 주어졌다.
Q. 호주 대표팀은 알렉세이 포피린, 타나시 코키나키스 등 선수들이 너무 많아 보였다. 경기도 않하고 종일 벤치에 있었다. 그들이 코트에 나선 선수들에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불러 넣어 주었다고 생각하나
앱든: 분명히 팀에는 5명의 엔트리가 있고 경기에 나서지만 벤치에는 언제나 뛸 수 있는 5명이 남아 있다. 작년에는 나도 벤치에 백업요원으로 있었는데 올해는 꼭 뛸 거라고 확신했다. 우리 모두가 큰 조직의 일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팀과 깊이가 깊은 정말 강력한 팀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자신감을 준다.
누가 엔트리에 들어도 상관이 없을 10명의 선수에게 놀라운 지원을 하고 후원한다.
매우 드물고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우리 모두가 그 에너지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10명의 선수 모두가 대표팀이다, 휴잇 감독의 팀 운영방식이다.
Q. 데이비스 컵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항상 정말 좋은 성과를 낸다. 레이튼 당신은 협회가 왜 감독을 맡겼는 지 그 이유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어려운 감독 자리를 계속 맡는 이유는 무엇인가
레이턴 휴잇 : 오랫동안 데이비스컵에서 수많은 훌륭한 선수들로 큰 성공을 거뒀다.
데이비스컵은 어린 선수들에게 정말 알아야 할 것이 많고 중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돕고 있다.
데이비스컵에 출전하고 호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은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나가서 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자세를 갖게하고 호주 테니스 선수들이 언젠가 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테니스에서 이보다 더 좋은 느낌은 없다.
호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큰 데이비스 컵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이 친구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선수들은 나가서 경쟁하고 싸우고 조국을 위해 꺼져간다. 소름이 돋는 일이다.
선수들을 보면 정말 자랑스럽다.
올바른 팀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