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17
S#1. 라임 집 거실. 낮.
16부 엔딩에 이어서…
라임 : (아빠라고? 아빠가… 주원씨를 살렸다고?) 방금 하신 말씀… 사실인가요? 정말 저희 아빠가… (눈물 핑…)
김주원씰 살린 사람이 정말…저희 아빠예요?
분홍 : 니 입으로 그랬잖아. 여러 목숨 살린 분이라고. (차갑게) 그 중 한명이 주원이였을 뿐이야. 괜한 의미 부여할 생각 마.
라임 : (여전히 놀란 얼굴로 보면)
분홍 : (천천히 무릎 꿇는)
라임 : (헉!! 의외의 상황에 너무 놀라 손으로 입 막고 보면)
분홍 : … 돈으로 보상하마. 어마어마하게 보상하마. 얼마가 됐든 다 보상하마. 그러니 이걸로 우리 주원이 발목 잡지 마.
이제 그만 우리 주원이 좀 놔 줘. 이렇게… 부탁한다.
라임 : (!!! 너무 놀라 눈물만 툭툭 떨구는…)
분홍 : 원하는 거 다 해줄게. 그게 뭐가 됐든 더 많이 더 크게 해줄게.
단, 우리 주원인 안 돼. 그 아인 니 짝 아니야. 제발, 부탁이다.
라임 : (눈물만 뚝뚝…)
분홍 : 대답해.
라임 : (눈물만…)
분홍 : 제발 부탁이라니까?
라임 : (눈물만…)
분홍 : (더 못참고 일어나며) 다 보상해 준다잖아! 니 아버지 목숨값 다 치러주겠다잖아!
내가 여기까지 와서 이 정도 했으면, 나 같으면 더러워서라도 접겠다. 어떻게 끝까지 울고 불구야!
정말 남는 거 하나 없이 전부 빼앗아 패대기를 쳐줘야 정신을 차릴래?
라임 : …
분홍 : 니 아버지 목숨, 헛되게 하지 말고, 우리 주원이 마음 안상하게 잘 정리해. 정리 끝 나면 돈 받으러 오고. (일갈하고 가는)
라임 : (그런 분홍 잡지 못하고 보다… 서러움에 으허헝… 울음 터지는… 서럽고 그리운 느낌으로…) 아빠… 아빠… 아빠…
(엎어져 우는데…)
S#2. 액션스쿨 / 종수 사무실. 밤.
정환과 삼총사 치킨 먹으며 농담 따먹기 하고 있는데,
주원, 껄렁껄렁 들어오는. 옷 갈아입고 온 듯 목도리와 장갑 끼고 있고.
정환 : 어, 우리 주원이. 이 야심한 시각에 어쩐 일이야?
주원 : 야심한 시각이니까 우리 라임이 볼라고. 근데 왜 없어? 촬영 아직 안 끝났어?
재식 : (주만에게) 라임이 촬영 있어?
주만 : 없는 걸로 알고 있지 말입니다.
주원 : (?!!) 뭔 소리야. 추가로 뭐 찍을 거 생겼다며.
정환 : 추가씬 생겼데? 그럼 우리가 모를 리가 없는데?
주원 : !!!
S#3. 라임 집 거실. 밤.
아영, 라임 안고 달래주고 있는.
그때 쾅쾅, 주원 문 두드리자, 동시에 문 쪽 쳐다보는.
주원 : 길라임!
아영 : (!) 사장님 오셨나봐.
라임 : (급히 눈물 닦고 욕실로 가면서) 세수하고 나올게. 아무 말도 하지 마. 아무 말도.
아영 : (내키지 않지만) …으이그 바보. (문 열어주며) 오셨어요.
주원 : 길라임… 여기 있어요?
아영 : 욕실에요. 들어오세요.
라임 :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와 아무렇지 않게)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주원 : (가만 보다가) 촬영은, 잘했어?
라임 : 잘 해야 돈 받지. 이 시간에 어쩐 일인데?
주원 : (들어오며) 차 한 잔 드릴까요? 가 먼저 아닐까?
아영 : 아, 내 정신 좀 봐. 따뜻한 녹차 한 잔 드릴까요?
주원 : 커피 있어요?
아영 : 네.
주원 : 그럼 커피 말고, 과일 있어요?
아영 : 과일은… 없는데.
주원 : 그럼 그걸로. (라임에게) 뭐해. 사와.
라임 : 아, 왜 없는 걸 찾어.
아영 : 내가 사올게. 말씀 나누세요.
주원 : 아영씬 앉아요. 김비서 일로 물어 볼 거 있어요.
아영 : 김비서님이 왜요?
라임 : (얄밉게 보곤) 과일 뭐.
주원 : 열대과일 위주로. (라임 나가면) 앉아요. 김비서가 아니라 길라임 일이에요.
아영 : 네…? (앉으면)
주원 : 길라임 나랑 데이트 하다가 갑자기 촬영 생겼다면서 급하게 갔어요. 근데 촬영 없었어요.
내가 지금 액션스쿨에서 오는 길이거든요. 길라임은 없는 촬영 만들어 어디로 갔을까요.
아영 : 글쎄요… 저는 그냥 집에 와 보니까 라임이가 있던데…
주원 : 내 생각은 그렇지 않은데…
아영 : 그냥… 오늘 아버지 기일이라 그럴 거예요. 원래 기일되면, 기분이 안 좋아요…
주원 : 그렇게 말하래요? 길라임이? (뚫어지게 보고)
아영 : (어쩔 줄 모르고)…
주원 : (일어서며) 가까운 과일 가게 어디에요.
S#4. 과일 가게 앞. 밤.
라임, 쪼그려 앉아 과일 고르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과일 고를 수가 없고…
라임, 눈물 닦고 과일 고르는데 또 눈물 나고… 또 울다가 다시 눈물 닦고 과일 고르고…
주원, 그런 라임의 뒷모습 지켜보다 화난 얼굴로 저벅저벅 걸어가 라임 팔 잡고 일으키는.
라임, 놀라 보면,
주원 : (화난) 왜 울어. 거짓말 해놓고 뭘 잘했다고 울어! 없는 촬영까지 만들어 놓고, 날도 추운데 길에서 왜 울고 있냐고 왜!
라임 : (… 그저 흔드는 대로 흔들리는…)
주원 : 또 우리 엄마 왔다 갔어? 그래서 이래?
라임 : …
주원 : 말 안 해? 엄마 왔다갔지. 그지!
라임 : (안심시키려고 애써 눈물 참으며)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할 말 없자 괜히)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살 것도 없구… 그러게 왜 비싼 과일 사오래. 돈도 없는데…왜 비싼 과일 사오래 왜!
주원 : (가슴 아파 미치겠고…) 안 그쳐! 못생긴 게 울기까지 하면 얼마나 미운지 알아? (라임의 양볼 감싸 눈물 닦아주고)
얼굴이 다 얼었잖아. 바보야! (목도리 벗어 라임 목에 둘러주고) 비싼 거야. 알지? 얼마짜리 목도리를 두르고 있는지
항상 기억해. (장갑 벗어 손에 끼워주며) 과일은 내가 다음에 사갈 테니까 들어가. 아무 생각 말고 푹 자고.
라임 : (헉!! 설마 따지러 가나?) 어디 가. 어디 가게.
주원 : 넌 끝까지 말 안 할 테니까 말 해줄 사람 만나러. (하더니 돌아서 가는)
라임 : 그러지 마. 그런 거 아니라니까? 아니라고. 제발 그러지 마!
주원 : (뒤도 안 돌아보고 가는 주원이고…)
S#5. 분홍 집 거실. 밤.
주원과 강비서 마주 서 있는.
주원 : 창신동 갔었죠.
강비서 : (말 못하고…)
주원 : 대답하세요. 엄마가 부리시는 분을, 한 대 칠 순 없잖아요. 엄마 창신동 갔었죠.
강비서 : 죄송하지만, 전 뭐든 모릅니다.
주원 : 제가 방금 위압적으로, 한 대 칠 순 없다, 라고 했는데 못 들으셨어요?
강비서 : 죄송하지만, 전 뭐든 모릅니다.
주원 : (칠 수도 없고 미치겠고. 전화 걸면 핸드폰 꺼져 있고…) 엄마 지금 어디 계세요.
강비서 : 머리 무거우시다고 잠시 홍콩 다녀오신다고,
주원 : 근데 강비서님은 안 따라가셨네요?
강비서 : (당황) 네? 저, 저야…
주원 : 됐어요. 절 안 보실 모양이신데, 그럼 저도 편하다고 전하세요. 이제부턴 제 맘대로 할 거라고, 꼭 전하세요.
이미 듣고 계시면 더 좋구요. (나가면)
분홍 : (2층에서 내려오며) 쟤 머리 좋은 것 봐. 그건 날 닮았다니까?
그 기집애도 24시간 사람 붙여. 지 맘대로 뭘 하나 보라는데 봐 줘야지.
강비서 : …네.
S#6. 카페. 다음 날 낮.
오스카, 기자와 앉아 있는.
오스카 : 아니, 형, 이게 그렇잖아. 어떻게 스캔들 기사를 사진 한 장 없이 내? 믿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기자 : 스캔들 내달래서 내줬음 됐지, 뭘 더 어떻게 해주랴. 응?
오스카 : 그런 추측 기사 말고, 빼도 박도 못하는 한 방 말이야 한 방! 갤에 직찍 다 떴더만. 슬이랑 나랑 포옹하고 있는 거.
아, 좀 쫓아다니면서 우리 좀 찍으라고!
기자 : 내가 기자 생활 15년 만에 스캔들 내달라고 전화하는 놈은 니가 처음이다.
오스카 : 그러니까 내가 난 놈이지. 나 슬이… 꼭 잡고 싶단 말이야. (하는데 문자오고, 보면 ‘사무실로 와’)
문자를 보낼 땐 문장부호를 쓰란 말이야. (사랑스럽게) 사무실로 와~. (무섭게) 사무실로 와!… 이 둘 중에 뭐지?
뭔 거 같아요? (섹시하게) 사무실 로… 와… 이건가?
S#7. 슬 사무실. 낮.
윤슬 : 한태선, 오늘 한국 뜬대.
오스카 : 뜬대? 걔가 그런다? 내가 만났던 그 어떤 여자도 이렇게까진 안 튕겼거든?
윤슬 : (인상 확 쓰고) 뭐?
오스카 : (헉!!) 아, 아니… 내 말은, 근데 나한테 한태선 얘기 왜 해주는데?
윤슬 : 오빠가 공들였잖아. 제주도까지 쫓아갈 정도로. 걔가 그렇게 대단한가 해서.
오스카 : 대단하다 그럼 또 눈 흘겨줄 거야?
윤슬 : (이씨! 눈 부릅뜨면)
오스카 : 한태선은 대단하다.
윤슬 : 하지마아? (하고 발딱 일어나면)
오스카 : 에이 어디가. 지금 나한텐 대단한 사람은 오직 한태선인데.
윤슬 : (약 오른) 야-!
오스카 : 난 우리 얘긴 줄 알고 엄청 뛰어 왔단 말이야. 한태선 튄 거 알려줘서 고마워. 근데 난 우리 얘기도 듣고 싶어.
나 진짜… 용서 안 되는 거야?
윤슬 : (… 애써 싸늘하게 보는)
오스카 : 나 너한테 다시 기회 얻으면… 진짜 잘할 자신 있거든? 나 죄질 무겁다는 거 알아.
그러니까 이참에 너한테 평생 수감 되면 안 될까?
윤슬 : (보다가) 그럼 매달려 봐.
오스카 : 어?
윤슬 : 매달려 보라고. 앞으로 나 볼 때마다 매달려. 그럼 생각해 볼게.
오스카 : 진짜? 진짜지. 나 진짜 그래본다? 진짜 매력적으로 막 매달려본다?
윤슬 : (그제야 피식… 웃는데…)
S#8. 액션스쿨 / 연습장. 낮.
라임, 잡생각 떨치려는 듯 땀 뻘뻘 흘리며 샌드백 치고 있고… 하지만 머릿속엔 온통 분홍의 독한 말들 떠오르고…
“우리 주원이 마음 안상하게 잘 정리해. 정리 끝나면 돈 받으러 오고.”
더 힘껏 샌드백 치는 라임이고… 그 위로 전화벨 얹히는…
S#9. 액션스쿨 / 종수 사무실. 낮.
종수 : (대본에 시선 두고 사무적으로 수화기 들며) 액션스쿨입니다.
잭슨 : (영어) 리안잭슨입니다. 길라임씨와 통화할 수 있습니까?
종수 : 리안잭슨? (놀랐지만 반가운) 아, 반갑습니다. 당신이 누군지 압니다. 저는 그녀의 상관인 임종수라고 합니다.
메시지를 남기시면 전해 드리죠.
잭슨 : 먼저 축하한단 말을 전하세요. 그녀는 오늘부터 ‘다크 블러드’의 ‘진’입니다.
종수 : (?!!) 이해할 수가 없네요. 라임이가 캐스팅이 됐단 말씀이십니까? 그녀는 오디션에 참석을 못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잭슨 : 그럴 뻔 했는데 그녀는 매우 특별한 오디션을 봤고, 날 단 5분 만에 매료시켰어요.
종수 : (?!!) 그게 무슨…
S#10. 액션스쿨 / 연습장. 낮.
라임 : (샌드백 치다 멈춘 듯 숨 헐떡이고 흐르는 땀 닦으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종수 : 너 다크 블러드 오디션 합격했다고.
라임 : 제가요? 오디션도 안 봤는데 제가 어떻게…
종수 : …김주원한테 감사해.
라임 : 네?
종수 : …김주원이, 전세기를 띄워 일본에 있던 감독을 데려온 모양이야. 그래서 너 촬영 하는 거 보고 결정한 거래.
라임 : !!!
/주원 : (E) (16부 14씬) 제발 나 믿어. 내가 기적이 일어나게 해줄게.
라임 : (하… 그랬구나… 김주원이 날 위해…)
종환 : (E) 저, 전세기요? 와-. 진짜 스케일이 남다르구나. 우리 주원인 남자에 관심 없대? 나도 김주원이랑 사귀고 싶다…
종수 : …축하한다.
라임 : …감독님, 저 잠깐만… 나갔다 오겠습니다.
하더니 급히 뛰어가고… 종수, 씁쓸하고…
S#11. 로엘 백화점 / 스타관. 낮.
주원, 김비서, 최실장 및 임원들 스타관 둘러보고 있다.
최실장 : 이곳 스타관은 향후 1년 이내에 일본 및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관광객들의 필 수 코스로 만들 예정입니다.
(핸드프린팅 보며) 별을 보며 소원을 비는 것에 착안 해, 스타들의 핸드프린팅에 손을 올리고 소원을 비는
(E)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홍보영상 촬영도 다음 주까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서 최실장의 브리핑 듣고 있는 주원 슬픈 눈으로 지켜보는 누군가… 라임이다…
주원 : (프린팅에 손 올려보며) 아이디어 좋네요. 이렇게 손을 올리고 진심을 다해, 최실장님이 넘어지길 바라면, (하는데)
김비서 : (동시에) 사장님- (하며 핸드폰 들고 뛰어오다 최실장 툭 치는)
최실장 : 엄마야- (하며 앞으로 확 쏠리는)
주원 : (엇! 핸드프린팅에서 얼른 손 떼며) 오- 1년이 아니라 한 달 정도면 필수 코스 되겠는데요?
김비서 : 전화 왔습니다. 중요한 전환데 놓고가셔가지구…
주원 : 엄마야? (하고 핸드폰 받아 액정 보면 라임이고… 급 좋은) 어. 나야.
라임 : (그런 주원 멀리서 지켜보며) 바빠?
주원 : 아니. (임원들 보며) 됐습니다. 일보세요. (하고) 어디야. 아까 전화 했더니 안 받더라?
라임 : (억지로 목소리 밝게) 촬영 중이었어. 천안이야. 밤 씬이랑 낮 씬이랑 거의 디졸브라 전화 안 되도 화내지 마?
주원 : 또 거짓말하는 거 아니야? 옆에 누구 있으면 바꿔 봐.
라임 : (더 밝게) 거짓말 아니야. 나 지금 잠깐 짬내서 전화라 오래 못 하거든? 간단히 용건만 할게.
(주원 통화하는 모습 지켜보며 가슴 아픈) 있지… 나한테 정말 기적이 일어났어. 나 그 오디션 합격했어.
주원 : (완전 좋아하는) 그래? 합격했어? 역시 길라임 멋져 멋져! 근데 그 멋진 여자가 내 여잔 거지. 음하하하.
라임 : (눈물 툭 흐르는…) 나 다 들었어. 비행기… 보냈다면서?
주원 : 뭐야, 혹시 그래서 합격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너 바보야? 그 감독 너 딱 5분 보고 갔어.
(걸어가며) 그 5분 동안 기적을 만든 건 바로 너란 얘기야.
라임 : (주원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다급하게) 어디 가?
주원 : (멈추고…) 어떻게 알았어?
라임 : (아차…) 아니 그냥, 주위 소리가 달라졌길래. (눈물 자꾸 흐르고)
주원 : (?!!) 니 목소린 왜 달라지는데? 혹시, 우냐?
라임 : 합격한 거 너무 좋아서… 저기 미안한데 나 촬영 들어간대.
주원 : 알았어. 다치지 말고. 빨랑 와.
라임 : (목매고) 끊는다. (뚝 끊고 흐느끼는… 보면 주원 없고… 울음 삼키며 걸어가는데)
윤슬 : (E) 길라임씨?
라임 : (놀라 보면 슬 있고)
윤슬 : (우는 모습 의아하고) 무슨 일 있어요?
S#12. 갤러리. 낮.
피카소 전 열리는… 라임, 어느 그림 앞에 서 있는…
윤슬 : (그런 라임의 모습 물끄러미 보다가…) 여긴… 왜 오자고 했어요?
라임 : 한번쯤… 와 보고 싶었어요. 윤감독님은 이런 데 자주 오시죠.
윤슬 : 그렇죠. 그림 보러도 오고 사러도 오고.
라임 : …그렇구나…
윤슬 : 무슨 일인지 얘기 안 해 줄 거예요?
라임 : 윤감독님은 이런 그림 보면서 무슨 생각 하세요? ‘피카소다. 미술 책에서 봤는데’ 말고… 뭘 느껴야하는 거에요?
윤슬 : 무슨 일인데요. 도와주겠다고요, 내가.
라임 : 김주원씨나 윤감독님이나…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이렇게 전시하고 산다면서요. 근데 난 내 존재를 감춰야 존재가 드러나는
스턴트우먼이잖아요. 김주원씨와 난… 그렇게 너무 멀어요. 옆에 있어도, 옆에 있는 게 아닌거죠.
윤슬 : 쉽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는데, 결국 뻔한 문제에 부딪혔군요. 이러라고 양보해준 건 아닌데.
라임 : …(슬프게 웃는)
윤슬 :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들 때문에, 김주원씨 버릴 거예요? 라임씨 그렇게 쿨했어요?
라임 : !!!
윤슬 : 거리가 너무 멀면 달려가요. 옆에 있는 것 같지 않으면 안고 있어요.
라임 : 그럼 김주원 씨가 힘들어져도요?
윤슬 : 그쪽 집은 그게 문제에요? 이 세상에 만만한 사랑은 없나 봐요…
물끄러미 그림 보는 쓸쓸한 두 여자의 풍경이고…
S#13. 인천항 국제 여객 터미널 대합실. 낮.
큰 여행 가방 끌고 가는 썬, 그러다 걸음 멈춘다. 시선 돌려 보면, 한쪽 벽에 오스카 옥외광고 걸려 있고.
물끄러미 보다 발길 돌리는데, 썬의 어깨 턱 잡는 손!! 오스카다!!
썬 놀라 보는데…
오스카 : 너 어디가. 내가 생각해 보랬지 생각 없이 튀랬냐? 그리고, 중국을 무슨 배를 타고 가아-
썬 : (반갑지만 숨기고) 그럼 택시 타고 가냐?
오스카 : 좀 상식적으로 살 순 없냐? 인천공항까지 갔다 왔잖아!
썬 : 상식적으로 살면 댁 같은 음악이나 하겠지. MP3나 내놔.
오스카 : 내가 그거 갖다 드리러 왔겠냐? 내가 분명히 찾으러 오랬지!
거기 죄다 니가 작곡한 곡이던데 내가 니 곡 훔쳐 쓰면 어떡할 건데!
썬 : 안 그럴 거잖아.
오스카 : 니가 어떻게 알어.
썬 : 그럴 배짱이 없거든 댁은.
오스카 : 이게 콱! 길게 말 할 거 없고, 계약서 다시 쓰자.
썬 : 싫다고 했다.
오스카 : 아 좀 고만 튕겨! 왜, 수줍어 그래?
썬 : (기막혀 보면)
오스카 : 그래 알아. 내가 너 키우겠다고 했을 때 기막혔을 거야. 그래서 말인데, 니가 날 좀 키우면 안 되겠냐?
썬 : (!!!) 뭐?
오스카 : 계약서 다시 쓰자고. 내가 너 키우는 거 말고 니가 나 키우는 걸로.
썬 : (!! 보면)
오스카 : 나 좀 밀어주라고. 솔직히 너도 나 돕고 싶잖아. 왜 자꾸 자기 맘을 숨겨. 니곡 너무 맘에 들어. 나 줘.
(MP3 보이며) 여기 든 곡 나 주려고 만든 거잖아. 파일명도 오스카더만. 그러니까 나 주라고!
썬 : (MP3 낚아채며) 꺼져. 배 시간 다 됐어. (돌아서는데)
오스카 : (막아서며) 아 진짜. 니가 나 일방적으로 키워주는 거 싫어? 그럼 이렇게 해.
내가 너한테 일방적으로 키워지는 거야. 괜찮지.
썬 : 댁은 참 진지함이 없어. 딱 싫어!
오스카 : 넌 뭐 그렇게 싫은 게 많냐. 싫은 거 많아서 어떻게 성공할래. 일루 와. 넌 좀 묶어 놔야겠다.
(막무가내로 어깨에 들쳐 메고 대합실 빠져나가는)
썬 : (E)(뒷모습…) 왜 이래! 미쳤어?! 이거 안 놔?
오스카 : (E)(뒷모습) 그러게 말로 할 때 가면 좋았잖아! 나는 즐거워 보이냐, 이 화상아?!
S#14. 삭제.
S#15. 분홍집 거실. 낮.
분홍 : 뭐? 저, 전세기? 그 기집애 오디션 못 봤다고 전세기를 띄웠단 말이야? 하하하. 이런 용한 기집앨 봤나.
우리 주원일 아주 단단히 홀렸네? 그래, 내가 타겟을 잘못 잡았어. 그 기집앨 잡을 일이 아니었어 이게.
강비서 : ?!!
분홍 : 나가.
강비서 : 네? …네. (나가면)
분홍, 창가 책상으로 가서 서랍 열어 무언가 꺼내는. 보면, 로엘 백화점 대주주 명단이고…
명단 꺼내 1번 사람에게 전화 거는.
분홍 : 안녕하셨어요. (사이) 네. 박회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저녁 간단하게 식사 어떠세요? 저 좀 도와주셨으면 하는 일이 생겨서요.
S#16. 호텔 정문 앞. 밤.
검은 세단들 줄줄이 들어오는. 조수석에서 비서들 일제히 튀어내려 뒷문 열면, 주주들 내리는.
분홍, 입구에 서서 환한 얼굴로 인사하고…
S#17. 로엘백화점 / 매장. 다음날 낮.
주원, 점주와 악수하는.
주원 : 저희 백화점 입점을 축하드립니다.
점장 : 감사합니다. 저희도 기대가 매우 큽니다.
주원 : 기대하셔도 좋으실 겁니다. 저한테 어울릴만한 수트 한 벌 추천해 주세요.
점장 : 아휴, 안 그러셔도 됩니다. 와주신 것만으로 감사한걸요.
주원 : 이건 저희 외조부님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입니다. 화분은 누구나 들고 간다. 화분 살 시간에 입점 첫날 첫 고객이 되어라.
(자켓 하나 들고) 이거 어떨까요?
점장 : 입어 보시겠습니까? (하고 입는 거 돕는)
주원 : (자켓 입어보고) 핏이 감동이네요. 이걸로 하죠. (하는데)
김비서 : (일각에서 통화중)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주원 : (왜 저래? 보는데)
김비서 : 알았어. 일단 끊어. (하고 달려와서) 사장님. 잠시 저쪽으로…
주원 : (따라가며) 무슨 일인데.
김비서 : 한 시간 후에 임시주총이 열리는데… 안건이… 대표이사 해임안이랍니다.
주원 : (!!!) 뭐?
김비서 : 근데 글쎄 안건 발의자가 바로… 사장님 어머님이시랍니다.
주원 : 뭐?!!
S#18. 분홍 집 거실. 낮.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 진동하고 있고… 분홍 액정 보면 ‘주원이’ 떠있는.
무음 버튼 누르고 맞은편 보면, 라임, 죄인처럼 앉아있다.
분홍 : 돈 받으러 올 때 됐는데 연락이 없어서 불렀어.
라임 : …
분홍 : 주원이랑 정리는 잘 했으리라 믿고, 얼마나 줄까. 불러 봐.
라임 : (두 손 맞잡고… 아무 대답 없고…)
분홍 : 괜한 자존심 세우네? 뺄 만큼 뺐다고 인정해 줄 테니까, 불러 얼른.
라임 : …죄송합니다.
분홍 : (또 핸드폰 울리자 또 무음처리) 왜 죄송할까?
라임 : …정말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못 헤어지겠습니다.
분홍 : (표정 험악해 지는) 그런 결론 내라고 준 시간이 아닐 텐데?
라임 :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눈물 펑펑…) 아빠가… 당신 목숨 걸고 살린 목숨이면… 저한테도 이제 소중한 목숨입니다.
아빠가 목숨 걸고 지킨 사람이니까 저도 평생 소중하게 지키며 살겠습니다.
분홍 : (더 독하게) 너 정말 왜 이렇게 독하니! 내가 너 허락하자고 여길 불렀겠니? 넌 평생 주원이의 약점이 될 거야.
완벽한 우리 주원이의 단 하나의 약점이 바로 너라고! 대체 왜 우리 주원이가 너 같은 애 때문에
사람들 수군거림을 견뎌야 하니 왜!
라임 :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주원씨한테 피해가지 않도록 뭐든 조심하고 잘하겠습니다.
분홍 : 닥치지 못해! 니가 주원이한테 잘 하는 방법은 딱 하나야. 없어져 주는 거!
라임 : 저 정말 그 사람 사랑합니다. 김주원씨도 저도 진심입니다. 그래도 안 되나요? 저는 정말 안 되나요?
되게 해주세요 어머니. 제발 허락해 주세요.
분홍 : 죽어도 못 놓겠다? 그래. 그래라 그럼.
라임 : ?!!
분홍 : (그제야 계속 울리던 주원 전화 받는. 스피커폰으로. 라임에게 통화내용 들리게) 음, 엄마.
주원 : (F) 엄마 대체 무슨 일을 하시는 거예요! 누구 맘대로 임시총회예요. 누구 맘대로 대표이사 해임이에요!
정말 이렇게까지 하실 거예요?
라임 : (헉!! 손으로 입 막는!)
분홍 : 거지같은 기집애 만났을 땐, 이 정도 각오는 했었어야지. 내가 분명히 말했지.
넌 니가 지금까지 누렸던 모든 것에 책임이 있다고. 난 내 뜻 분명히 밝혔으니 이제 니 뜻 밝혀. 어떻게 할 거니?
주원 : (F) 좋아요.
분홍 : ?
주원 : (F) 다 가져가세요, 다. 저 절대, 그 여자 포기 못해요.
라임 : !!!
분홍 : (분한…) 그래? 그래. 너도 그래라 그럼. (끊는)
라임 : (하얗게 굳어 분홍 보면!!!)
분홍 : 그런 얼굴 할 거 없어. 나 이제 너 안 건드려. 사실 니가 무슨 죄가 있니. 이제부턴 그냥 주원이 인생 손댈 거야.
라임 : !!
분홍 : (표정 싹 서늘해지며) 설마 그러겠나 싶지? 겁주는 거라 생각하지? 내가 하나 못하나 한번 볼래?
라임 : !!!
분홍 : 주원이 죽어도 나 못 이겨. 자식이 엇나가면, 부모는 더 엇나가야 자식을 이기는 거거든. 난 뭐든지 할 수 있단 얘기야.
그게 주원일 꺾는 일이더라도.
라임 : !!!
분홍 : 한 시간 후면 주주총회야. 아쉽게도, 주원인 자기 인생에서 제일 쓴 패배와 배신이란 교훈을 얻겠구나. 너 때문에.
라임 : !!!
분홍 : 제 엄마 손에 끌어내려지게 될 테니까. (일어서면)
라임 : (일어나는 분홍과 거의 동시에 비명처럼 울음 터트리며) 잠시 만요. 잠시 만요, 어머니. 잠시 만요. 잠시 만요.
분홍 : (차갑게 내려다보면)
라임 : (주체 못하고 으허헝… 울며…) 안 하겠습니다. 헤어지겠습니다. 그 사람 놓겠습니다. 제가 사라지겠습니다.
물거품처럼 사라져드리겠습니다.
분홍 : (눈도 깜짝 않고 보면)
라임 : (엉엉…) 그러니까 제발… 그러지 마세요. 그 사람 망치지 마세요.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분홍 : 이렇게 극단적으로 얘기를 해야 말귀를 알아들으니 답답해서 정말! (들어가 버리는)
라임 : (울음 쉽게 안 그쳐지고…)
S#19. 로엘 백화점 / 주원 사무실. 낮.
주원, 굳은 얼굴로 움직일 줄 모르고…
김비서 : 사장님…
주원 : …그렇게 부르지 마. 나 짤린다잖아.
김비서 : 정말 이렇게 당하실 거예요?
주원 : 길라임 안 만나는 걸로 당할 순 없잖아. 그래서 차선을 선택한 거야.
김비서 : 와… 어떻게, 여자 때문에 백화점 사장자리에서 짤리는 게 차선입니까?
주원 : 그러니 말이야. 길라임 이란 여자 정말 끝내주지 않냐? 어떻게 나같은 남잘 뿌리째 흔드냐? 역사에 기록 될 일이다, 진짜.
김비서 : 아우, 로미오 나셨네 나셨어. 진짜 이렇게 당하시겠다구요?
주원 : 당해야지. 내가 여기서 엄말 이기자 들면 엄만 더 쎄게 칠거야. 그럼 그게 누굴 지는… 너무 뻔하잖아.
김비서 : 설마, 라, 라임씨요?
주원 : …(끄덕…)
김비서 : 아우, 재벌 인생도 참 별거 없네요. 사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 정말, 진짜로, 사장님 짤리시면,
(비장) 저도 사표 내겠습니다.
주원 : 사표를 왜 내. 넌 그냥 자동으로 짤려.
김비서 : 네?! 왜요?
주원 : 내가 뽑은 사람이니까.
김비서 : (헉!!) 그럼 어떡해요. 사랑이 쌀 사주나요? 돈이 쌀 사지?
주원 : 농사나 지을까? 소는 니가 키울래?
김비서 : 사장니임…
주원 : 나 이제 사장 아니라고.
김비서 : 주원이 형…
주원 : (헉!!) 너 미쳤지. 딱서. 안 서? 너 일루 안 와!
S#20. 시크릿 가든 전경. 다음날 낮.
S#21. 시크릿 가든 / 라이브러리. 낮.
서가의 책들 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꺼내 드는 손, 라임이다.
라임, 책 잠시 보다 펼쳐서 무언가 끼워 넣는… 보면, 인어공주 마지막 페이지다. 담담한 얼굴이지만… 눈물 그렁해지는데…
인기척. 책 덮어 다시 꽂고 돌아서면,
오스카 : (들어오며) 라임씨 맞네? 언제 왔어요. 주원이 보러? 주원이 나가던데.
라임 : …나가는 거 봤어요.
오스카 : 봤어요? 기다리래요?
라임 : 그런 건 아니구… 저기… 이제 단독 팬미팅은 못 할 거 같아요.
오스카 : 왜? 혹시, 리안 잭슨 감독?! 아, 됐구나! 내가 일본에 전화를 얼마나 많이 했는 줄 알아요? 나 완전 초보거든요.
그래서 와따시모 아이시떼루요만 한 백만 번 했다니까?
라임 : …너무 감사합니다.
오스카 : 에이 우리 사이에 무슨 (반전) 날로 먹을 생각을 하네? 껍데기 쏴야지.
라임 : (슬프게 웃기만 하는데…)
S#22. 시크릿가든 / 오스카 사무실. 낮.
슬, 기막힌 얼굴로 보면, 오스카의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썬이고.
윤슬 : 안 갔나 봐요? 언젠 한국 뜬다더니?
썬 : 살면서 자기 가치 알아봐주는 사람 만나는 거 쉽지 않다면서요.
윤슬 : (이것 봐라?) 그래서, 눌러 앉기로 한 건가?
썬 : 오스카가 잡아서요.
윤슬 : 잡는다고 잡혀요?
썬 : (약 올리는) 오스카의 눈빛이 너무 간절하니까.
윤슬 : 와우 로맨틱 하셔라.
썬 : (어깨 으쓱 하는데)
오스카 : (들어오며) 뭐야, 싸워? 왜 싸워. 사이좋게 지내야지.
썬 : 10분 후에 보컬 트레이닝이야. 나 기다리게 하지 마. (나가는)
윤슬 : (기막히고) 설마, 쟤 여기서 아예 사는 거야?!
오스카 : 방 많으니까. 너 쟤 곡 들어봤냐? 곡이 완전,
윤슬 : 왜 불렀는지나 말해.
오스카 : 아, 나 뮤직 비디오 다시 진행하려고. 엎은 콘서트도 다시하고 7집도 정식으로 내고 다시 아시아 투어도 할라구.
윤슬 : (보는)
오스카 : 니가 도와주면, 나 뭐든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윤슬 : 그럼 내가 뭐가 돼. 오빠한테 촬영거부 당했다고 기사도 났었는데.
오스카 : 그거야 뭐…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일하기가 힘들었다, 요렇게 가면?
윤슬 : (째려보며) 됐고. 나 라임씨 만났는데 주원씨랑 무슨 문제 있어?
오스카 : 걔들이야 매일 매일이 스펙터클이지.
윤슬 : 그럼… 라임씨가 결심을 한 거네.
오스카 : 뭐?
윤슬 : 여자의 직감인데, 라임씨, 헤어지려나봐.
오스카 : !!!
S#23. 라임 집 거실. 낮.
라임 문 열면, 주원이 꽃 들고 서 있는. 환하게 웃는…
라임, 눈물 날 것 같고.
주원 : 어떻게 내손에 꽃을 들려,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시간경과)
주원, 라임이 가방(3부 33씬)에 고양이 모양 액세서리 달아주고 있다.
라임 : (먹먹하게 보면…)
주원 : 아영씨한테 들었어. (쿠션 가리키며) 아빠가 선물한 인형이라며. 이렇게 달고 다녀. 손수건으로 묶지 말고.
라임 : 손수…건?
/ 손수건으로 묶는 라임 지켜보던 주원… (5부 1-1씬)
라임 : …보고 있었어?
주원 : 난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시(詩)적이거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감동을 준달까? 됐다. (내미는) 매봐.
라임 : (그런 주원 보며 눈물 날 것 같은데 주원 못 보게 꾹 삼키는) 됐어.
주원 : 해보라니까?
라임 : (가방 툭 쳐 바닥에 떨어뜨리며) 됐다니까?
주원 : (놀라 보면)
라임 : 너 원래 이런 가방이나 들고 다니던 여자였어, 그러니 잘해, 그거야?
아님, 이 가방 들 때마다 그날 느꼈던 수치심 두고두고 느껴라 그거야?
주원 : (이유를 모르겠고…) 그런 게 아니잖아. 난 다만,
라임 : 난 그쪽 덕에 내 몫이 아닌 상처들까지 죄다 껴안은 느낌이야. 근데 그쪽은 뭐가 이렇게 맨날 해맑아?
주원 :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라임 : 나 지금 이럴 시간 없거든? 당분간 보지 말자.
주원 : 뭐?
라임 : 나 곧 촬영 들어가. 나한테 이 기회가 어떤 의미인지 너 같이 부모 잘 만나 기회 속에 파묻혀 사는 애들은 몰라.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사랑타령이나 하고 싶지 않단 얘기야. 그러니까 연락하지 마. 귀찮고 힘들어.
주원 : (열받고) 그래. 너 힘든 거 알아. 근데 미안하지만 난 전혀 그럴 생각 없어. 어디서 웃기지도 않게 통보야!
(울컥…) 진짜… 너까지 이럼 어떡해! 나 요새… (말하려다 참고) 내가 너한테 오려고 뭘 버렸는지 알기나 해?
라임 : (차갑게) 어차피 버릴 거 좀 진작 버리지 그랬어. 내가 지치기 전에.
주원 : !!!
라임 : 그만 나가줘. 그쪽 집안사람들 얼굴 보기 싫어.
주원 : (굳어 서 있다가 저벅저벅 나가버리는)
쾅! 문소리와 동시에 고양이 액세서리 끌어안고 엎드려 엉엉 우는 라임이고…
S#23-1. 시크릿가든 / 오스카 집 주방. 밤. (구 29씬)
크리스탈 잔에 콸콸콸 따라지는 양주. 보면, 화난 얼굴 역력한 주원이다.
주원, 잔 들어 한 입에 들이키고 탁! 잔 내려놓는. 마음의 분노 가라앉지 않는 듯 다음 잔 따르고…
S#23-2. 시크릿가든 / 주원의 수상가옥 욕실. 밤. (추가 씬)
거칠게 욕실로 들어오는 주원. 이것저것 쓰러뜨리고 집어 던지며 거칠게 약병 찾는.
약병 없자, 욕실 장 열고 하나씩 집어 던지며 찾는.
그러다 약병 발견하고 약병 열어 한 알 꺼내 세면대 물 틀어 그 물에 약 삼키고 헉헉 거리는… 마음의 상처 너무 크고…
외국스텝 : (E)(영어) 스케줄 푭니다.
S#24. 25. → 삭제.
S#26. 액션스쿨 / 종수 사무실. 다음날 낮.
종수, 라임, 외국 스탭들 회의 하는.
종수 : (스케줄 표 보며. 영어) 추격 씬을 한국에서 찍는 겁니까? 메일로 받은 스케줄에는 홍콩 로케이션으로 되어 있던데.
라임 : (무슨 얘길까…)
외국스텝 : (영어) 추격 씬은 그렇게 하기로 했어요. 한국은 첫 방문인데 서울이란 도시가 매우 인상적이기도 하고
한국 여배우에 대한 잭슨 감독의 배려이기도 합니다.
종수 : (영어) 감사합니다. (하고 라임 보며) 너 촬영 스타트하는 거 볼 수 있겠다. 추격 씬 한국에서 찍고 홍콩으로 간대.
라임 : …정말요? 다행이다… 사실은 너무 떨리고 겁나거든요.
종수 : 하던 대로만 해. (하고 영어) 촬영 전에 준비해야 할 건 뭡니까.
S#27. 몽타주. 낮.
* 액션스쿨 연습장
- 라임, 외국 무술감독과 액션 합 짜고…
종수, 라임이에게 외국 감독의 말 전해주고…
* 액션스쿨 일각
- 라임, 남자 장갑 낀(주원이 장갑) 손으로 대본 들고 대사 외우고 있고… 그러다 장갑 보며 잠시 주원이 생각하고…
* 오스카 집 거실
- 주원 마음 괴로운 듯 이마에 한 팔 올리고 소파에 누워 있고…
* 라이브러리
- 책상에 앉아 라임이 아빠 기사 오래오래 보고 있고…
* 액션스쿨 일각
- 라임, 외국 스탭에게 의상 컨셉에 대해 얘기 들으며 사이즈 재고…
* 시크릿 가든 일각
- 주원, 붕- 차 몰고 어딘가 향해 달려가고 있고…
S#28. 라임의 집 거실. 낮.
라임, 고단한 얼굴로 “오늘은 일찍 왔,”하며 들어서다 놀라서는. 보면, 거실 가운데 서 있는 주원이고…
두 사람 서로 보고만 있고…
주원 : 아영씨한테 부탁했어. 내 요정할머닌 아영씨 거든.
라임 : …(거실로 들어가며 시선 피하며) 앞으론 그러지마. 볼 일 있음 밖에서,
주원 : 그러지마. 이런 신경전엔 가이드라인이 없단 말이야.
라임 : (심장 쿵…)
주원 : 내가 그쪽이랑 싸운다면, 왜 늦었어, 왜 저 놈 쳐다봤어, 왜 오스카만 밥 해줘, 그런 유치한 거였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라임 : 그쪽이 13년 전에 당한 그 사고.
주원 : !!!
라임 : 그쪽이 기억 못하는 그 사고. 그때, (그제야 주원 보는) 그쪽을 구하고 소방관 한 분이 순직하셨어.
그 분이, 바로 우리 아빠야.
주원 : (!!) 뭐?
라임 : 그쪽은 기억 못하니 편하겠지. 근데 난, 그쪽을 볼 때마다 아빠 생각이 나. 난 이제 편한 맘으로 그쪽을 볼 자신이 없어.
그럼 아빠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주원 : !!!
라임 : 난 그쪽 때문에 아빠 없이 13년을 살았어. 그 시간들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
주원 : !!!
라임 : 전에 그랬지. 인어공주 하겠다고. 부탁이야. 물거품처럼… 사라져줘.
주원 : !!!
S#28-1. 시크릿 가든/ 라이브러리. 낮. (구 24씬)
책상에 앉은 주원 앞에 복사한 신문 뭉치 턱! 내려놓는 김비서.
주원, 오래전 신문들 휙휙 넘기며 눈으로 무언가 찾고 있는. 그러다 무언가 발견하고 표정 굳는.
보면, ‘길익선’이란 이름과 라임이 아빠 사진이다. 신문 제목은 “무영동 건물 화재, 인명 구하고 소방관 1명 순직.”
주원 : 헉! 진짜 라임이 아빠였어…
굳은 주원의 얼굴 위로… 라임 아빠의 목소리…
“연기는 진하고 공기는 희박할 때,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내가 준비되어 있게 하소서”
S#28-2. 남골당. 낮. (구 25씬)
라임 아빠의 사진 보이고… 그 위로 목소리 계속 이어지는…
“그리고 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카메라 돌면, 그 앞에 애련한 얼굴로 서 있는 라임…
라임 : 아빠… 나 또 왔어… (사이) 아빠가… 정말 그 사람 살렸어? 그리고 아빤…
“일찍 올게 저녁 먹지 말고 기다려…” 해놓고… 안 온 거야? 그 사람 살리느라… 아빤… 못 온 거야?
미안해 아빠… 그 사람 사랑해서 정말 미안해… 아빠 정말 죄송합니다…
아빠 앞에서 흐느끼는 라임의 뒷모습 너무 아프고…
S#29. → 삭제.
S#30. 라임의 집 침실. 다음날 낮.
라임, 옷장 앞에서 후… 복잡한 마음 추스르려고 심호흡 하며 옷 챙겨 입는데,
아영 : (화장하며) 안 떨려? 첫 촬영인데?
라임 : 완전 떨려. 단출 몇 분째 끼우나 몰라. 단추 구멍을 못 찾겠어.
아영 : 그럼 너 나한테 꿈 안 살래? 완전 대박 꿈 꿨는데.
라임 : 피… 돈 빌려줘?
아영 : 그런 거 아니야. 진짜 대박 꿈이었어. 되게 푸르고 예쁜 초원 한 가운데, 끝장 예쁜 식탁이 차려져 있는 거야.
근데 그 식탁에 너랑 사장님이 마주 앉아서 차를 마시더라? 완전 예쁜 꽃차를.
라임 : 꽃 차? 혹시 꽃 술 아니었어?
아영 : 나야 모르지. 꿈에서 맛이 나냐? 근데, 너랑 사장님 말고 한 사람이 더 있었거든? 근데, 그 사람이 누군질 모르겠어.
암튼, 둘이 그 차를 마시니까 하늘에서 새 빨간 장미 꽃잎이 비처럼 쏟아지는 거 있지. 완전 황홀했다니까?
라임 : 그렇게 좋은 꿈을 왜 나한테 팔어.
아영 : 주인공이 너랑 사장님이니까.
라임 : 한 사람 더 있었다며. 그게 너겠지.
아영 : 아! 그런가? 암튼, 쫄지 말고 촬영 잘해. 홧팅!
라임 : 어.
S#31. 도심 영화 촬영장. 낮.
분주한 촬영장… 한국 스탭과 외국 스탭들 섞여 일하고 있는…
도로 하나 막고 촬영 준비하는 다크 블러드 팀.
스탭 하나, 도로와 근접한 골목 곳곳에 ‘촬영 중입니다’ 표지판 세우고…
라임과 외국 스턴트1, 2, 의상 입은 채 잭슨 감독과 도로 멀리 보며 합 짜고…
종수, 그런 감독의 말 통역 해주고… 라임, 좀 긴장한 얼굴이고…
잭슨 감독 그런 라임의 어깨 툭툭 치고 가는. 후- 라임 심호흡 하는데…
외국스텝1 : 도로 차단 다 했지!
외국스텝2 : 완벽해!
외국스텝1 : 자, 그럼 갑니다!
S#31-1. 도심 도로. 낮.
라임, 도심 질주하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듯 룸미러 백미러 연신 보며 차선 바꾸는.
오토바이 한 대와 차량 한 대 위협적으로 쫓아오고…
그러자, 스핀 턴으로 방향 바꿔 추격자 따돌리는 라임이고… (*스핀 턴이 가능 할까요?)
(시간경과)
라임, 모니터 보는. 잭슨 감독의 연기 지도 받는…
(시간경과)
다시 도심 질주하는 라임. 스핀 턴으로 방향 바꾸고… 그렇게 몇 번의 재촬영 이어지고…
(시간경과)
종수 :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가재. 모니터 봤는데 느낌 좋아.
라임 : (운전대에 앉은) 네. 금방 다녀오겠슴돠!
하고 다시 날카로운 눈빛으로 큐 사인 기다리는.
큐 사인 떨어지고. 라임, 붕- 총알같이 달려 나가는…
/ 일각 골목.
끽-하고 멎는 승용차. 운전자, 뭐야! 성질 난 얼굴로 보면 “촬영 중입니다” 팻말…
“뭐야 저건” 그대로 직진해 팻말 깔아뭉개고 골목 빠져 나가는.
/ 다시 도로.
그 시간 라임은 스핀 턴으로 멋지게 돌아 방향 바꿔 달리는데, 갑자기 골목에서 튀어 나오는 자동차! 헉!! 라임의 눈 커지는!!
/ 엇! 모니터 뒤에 서 있던 종수의 얼굴도 커지는!! 스탭들도 헉!! 다들 일어나는!!
/ 다시 도로.
라임, 끼익- 차를 피하려 해보지만, 바퀴가 헛돌아서 360도 회전하고 콰광!! 가드레일 들이받는 라임의 차!!
/ 종수, “길라이임-” 외치며 달려가고… 스탭들도 일제히 달려가고…
/ 문짝 열린 라임의 차 문밖으로… 툭- 떨어지는 라임의 피 묻은 손이고…
S#32. 시크릿가든 / 라이브러리. 낮.
주원, 책 읽던 중인 듯 손에 책 든 채 창밖 보고 있는… 그때 뒤에서 김비서 뛰어 들어오며 “사장님!!!”
주원, 뭔지 모를 불길한 느낌으로 돌아서는데, 와장창-! 옆에 놓인 화병 건드리고 만 것이다.
깨진 유리조각과 피처럼 새빨간 꽃잎들 흩어진… 불길한 얼굴로 김비서 보는 주원인데…
S#33. 병원 / 중환자실 앞. 낮.
느린 화면으로… 들어가려고 몸부림치며 울고 있는 아영… 그런 아영 껴안다시피 말리며 울고 있는 정환…
차마 울지조차 못하고 굳어 앉아 있는 종수… 그 옆에 액션스쿨 식구들…
한쪽에서 전화로 경과보고 하고 있는 외국 스태프 1,2
그런 사람들 향해 뚜벅… 뚜벅… 뚜벅… 걸어가는 주원. 믿을 수 없어서… 믿고 싶지 않아서… 창백한 얼굴에 텅 빈 눈동자고…
그런 주원 뒤로 김비서 울며 따라오고… 그 위로 의사의 목소리…
의사 : (E) 영영 깨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원 : (믿을 수 없어 그저 걸음만…)
의사 : (E) 제 소견으론… 뇌사입니다…
주원 : (그저 걸음만…)
그런 주원의 등 뒤로 오스카와 윤슬 하얗게 질린 얼굴로 코너 돌아 뛰어오고 있고…
주원… 그저 걸음만… 하얗게 페이드아웃 되는 화면이고…
S#33-1. 라임이 집 거실. 밤.
텅 비고 적막한 거실… 주원에게 받은 꽃 어느 벽에 걸려 있고… 시들시들해져 있고… 꽃 잎 하나 힘없이 툭… 떨어지고…
주원 : (NA) …보름이 지났다…
S#34. 병실 안. 밤.
창밖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카메라 돌면, 평온한 얼굴로 누워 있는 라임.
그런 라임의 손잡고 담담히 라임 지켜보는 주원…
주원 : (NA) 그녀는 여전히… 꿈속에 있다. 평온한 얼굴인 걸 보면… 지금 그녀의 꿈속엔… 내가 없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 날… 기다리고 있나 보다.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릴 모양이다… 내일두… 모레두…
시간이 많이 흘러가는 느낌으로… 주원은 옷이 계속 바뀝니다.
* 라임 손 물수건으로 닦아주는 주원…
* 가습기의 물 채워 넣는 주원…
* 창밖 보며 서 있는 주원…
* 라임 손 꼭 잡고 결국 꾹꾹 참았던 눈물 흘리는 주원…
S#35. 시크릿가든 / 일각. 낮.
무언가 보며 서 있는 주원. 보면, 라임이 만든 지도다.
‘해질 때 제일 예쁜 곳’이라고 표시 된 바로 그곳에 서 있는 주원…
김비서 : (그런 주원 옆으로 와 서며) 추운데 왜 나와 계세요.
주원 : (돌아보지 않고…) 길라임은.
김비서 : …여전히…
주원 : …(담담하고…) 있지… 나는 어떤 사장이었냐고 물었다던… 그 김주원 말이야. 기억나?
김비서 : (?!!) 그야…
주원 : 곧 그 김주원을 다시 만나게 될 거야. 근데 그 친군 니 도움이 많이 필요해. 이상 하다 생각 말고 잘 좀 도와줘.
너도 잘… 아는 사람이니까.
김비서 : (?!!) 네? 그게 뭔 말씀이세요?
주원 : …부탁한다.
김비서 : (뭔가 불길한) 부탁하지 마세요… 아, 자꾸 왜 이상한 말씀 하시는데요.
주원 : (담담한 얼굴로 먼 산보는…) 여기가… 우리 집에서 해질 때 제일 예쁜 곳이다.
김비서 : 사장님…
S#36. 시크릿가든 / 라이브러리. 낮.
주원, 굳은 얼굴로 노트북 앞에 앉아 무언가 검색(모니터 보이지 않는) 하는…
주원, 노트북 보며 메모지에 무언가 적는. 보면, “목요일. 경기도 일원, 충북 지역, 시간당 20에서 30미리의 비 소식.”
주원, 자신이 한 메모 담담히 보는데…
오스카 : (E) 여깄었네.
주원 : (살짝 흠칫 하지만 메모지 책으로 자연스럽게 가리며) 음. 왜?
오스카 : 실은… 나 며칠 전에 여기서 라임씨 봤어.
주원 : (?!!) 여기서?
오스카 : 음. 라임씨 다치기 전에 말이야… (말해놓고 보니 가슴 아프고)
주원 : 왜 왔대? 나 보러?
오스카 : 너 만나러 온 건 아니래. 근데 나한테, 꼭 행복하라고 그러더라. 다신 안 볼 사람처럼… 기분이 되게 이상하더라고.
라임씬… 어때?
주원 : … (미어지는…) 와서… 뭘 했는데?
오스카 : 책 보던데? (책장으로 가며) 이쯤 서있었어.
주원 : 무슨… 책?
오스카 : 그것까진 신경 못 썼지. 그냥 책 보러 여기까지 올린 없잖아. 그 생각이 오늘에서야 들더라고.
주원 : !!!
(시간경과)
주원, 라임이 서 있다고 했던 서가의 책들 하나하나 꺼내 뒤져보는…
그러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집어 들고 펼치는데!! 하… 책 사이에 ‘인어공주’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 나오고…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습니다.” 문장 보는…
라임이가 이렇게 자기와 이별했구나, 눈물 핑- 도는…
너무 가슴 아파… 마지막 장 끌어안고 결국 눈물 펑펑 쏟고 마는 주원인데…
S#37. 카페. 낮.
박상무 노트북으로 잡 코리아 검색하고 있는. 테이블엔 젊었을 때 찍은 증명사진 붙은 이력서 몇 장 놓여있고…
‘헤드헌팅’ 클릭. 거기서 ‘고급경력직 채용정보’ 클릭하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는…
최실장 : 상무님…
박상무 : (씁쓸히…) 나도 한때… 그렇게 불렸던 시절이… 있었지…
(이력서의 사진 보이며) 어때? 앞머릴 내려 봤는데, 신뢰감을 주는 얼굴일까?
최실장 : 제 생각엔 신붓감을 찾는 농촌총각,
박상무 : (이걸 확! 하는데 핸드폰 울리자 액정보고 헉!!!) 김사장인데? 왜 했을까. 왜 찾을까. 와이?
S#38. 시크릿가든 / 라이브러리. 낮.
주원과 박상무 마주 앉아 있는.
박상무, 얘가 날 왜 불렀지? 바짝 긴장하고 보면…
주원 그런 박상무 물끄러미 보다…
주원 : 박상무님. 전 상무님께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사해 상무자리에 오르시기까지, 수없이 많은 일들을 해내셨다는 거,
잘 압니다.
박상무 : !!!
주원 : 하지만 제 자린, 박상무님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건 제가 회장님의 손자라서가 아니라 박상무님 보다 더 능력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무 : …압니다. 근데 전 어차피, (손으로 목 긋는 시늉…) 됐는데 왜 이런…
주원 : 박상무님이 저를 상대로 싸우지만 않는다면, 당신은 충분히 멋진 상사이며, 제겐 의지하고 싶은 임원이기 때문입니다.
박상무 : !!!
주원 : 스스로의 능력을 믿으세요. 그리고 제 자리를 뺀 최고의 자리에 오르세요. 그리고… 절 좀 도와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박상무 : !!!
S#39. 분홍 집 거실. 낮.
분홍, 커피 잔 앞에 놓고 주원에게 전화 해볼까 말까 망설이는데…
강비서 예쁜 꽃다발 들고 들어와,
강비서 : 꽃배달이 왔습니다.
분홍 : 나한테? (의아한 얼굴로 꽃 보다 카드 꺼내 읽어보면…)
주원 : (NA) 엄마… 사랑해요. 언제나 언제나요… 주원이가요…
분홍 : (픽… 웃으며) 결국 이렇게 백기 들 거면서. 근데 꼭… 스무 살 무렵 우리 주원이 같네… 강비서 화병. 젤 예쁜 걸루.
하고 더 없이 행복한 얼굴로 꽃향기 맡는 분홍인데…
S#40. 시크릿 가든 / 오스카 집 거실. 밤.
깔깔대며 웃고 있는 주원. 배 잡고 뒹구는. 테이블 위에 맥주 여러 개 놓여 있고.
오스카 주접스럽게 오징어 씹으면서 얘기 이어가는.
오스카 : (이어서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 그래서 종헌이가 밥값 낼라고 갔는데, 아까 그 카메라 뭐냐고 물은 거야 밥집 이모님이.
그래서 우리 형이 가수다. 하니까, “아이구 가수면 싸인 받아야 하는디, 누구야 누구” 종헌이가 “오스카요.” 하니까
“아이구 오스카네 오스카! 우짤까 꼭 싸인 받아야 하는디, 근데 남자여 여자여?” 한 거야.
주원 : (웃겨 눈물 날 지경으로) 푸흐흐흐.
오스카 : (과장되게 웃는 주원 마음에 걸리지만 기분 맞춰주는) 얌마. 너 지금 리액션 굉장히 인위적이거든?
이거 별로 안 웃긴 얘기야.
주원 : 뭐가 안 웃겨. 너무 웃긴데… (낄낄대는)
오스카 : 나 늙었다고 동정하냐 혹시? 동정할거면 돈으로 줘.
주원 : (그 말에 또 웃다가) 아… 웃겨. 알았어, 돈은 아니더라도 돈 되는 걸로 줄게. (웃으며 옆에 두었던 상자 가져와
오스카 앞에 놓으면) 오스카 뭔데. 열면 터지나? 아니면, 죽은 새 같은 거?
주원 : (또 웃으며) 아씨, 그 생각을 못 했어.
오스카 : 얘 오늘 왜 이래. (하면서 열어보면, 수제화 몇 켤레와 고급 시계 몇 개) 뭐야. 이거 내가 뺏을라고 용쓰던 그거잖아.
이거 진짜 나 주게?
주원 : (맥주 마시며) 어. 집세 내는 거야.
오스카 : 왜 이래, 왜. 뭐. 사고 쳤어?
주원 : 싫으면 됐고. (다시 가져가려는데)
오스카 : (온몸을 던져 사수하는) 아니야 아니야. 고맙다? 고맙다, 주원아? (신난)
주원 : 그럼 사진 한 장 찍자. 둘이.
오스카 : 징그럽게 너랑 왜 사진을 찍어. 그리고 나 초상권 있거든?
주원 : 스물한 살 이후로 같이 찍은 사진 없잖아. 형 나중에 후회한다?
오스카 : 내 인생 절반이 후회와 반성이다. 그깟 후회 티도 안나.
주원 : (또 웃으며) 하긴 그래. 형 진짜 나쁜 놈이야. 킥킥킥…
(시간경과)
소파에 엎어져 있는 두 사람. 잠들어 있는 듯.
주원, 감은 눈 뜬다. 사실 잠들지 못했다. 오스카 누운 뒷모습 쳐다본다.
주원 : (낮고 작은 목소리로) 형.
오스카 : (대답 없고… 잠들었고…)
주원 : (텀 두고) 나 다 알고 있었어. … 형이 늘 나한테 져주는 거… 정말… 고마웠어 형… (눈물 툭 흐르고)
S#41. 병실 안. 낮.
종수, 혼수상태인 라임을 위해 그 동안 라임이 출연했던 영상들 편집 영상 틀어주는.
종수 : 봐. 이게 너야. 너 이렇게 멋진 놈이었어. 보여?
라임 : (평온한 얼굴로 누워 있고…)
종수 : 넌 아주 강하고… 영리한 아이니까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얼른 일어나 길라임. 잠을 이렇게 무대뽀로 자는 놈이 어딨어.
선배들 걱정하는 거 안 보여?
/주원 : (문 밖에서 듣고 있고…)
종수 : 일어나… 일어나기만 해. 니가 일어나기만 하면, (울컥…) 김주원한테 보내줄게.
/주원 : !!!
종수 : 웃으면서 너 보내 줄 테니까, 일어나기만 하라고 이 자식아!
라임 : (평온한 얼굴이고…)
/주원 : …(종수의 사랑에… 마음 아프고… NA) 미리 밝혀두지만,
S#42. 시크릿가든 / 라이브러리. 낮.
주원, 볕이 예쁜 창가에서 깨어날 라임을 위해 편지를 쓰는. 그 위로 주원의 나레이션 흐른다.
주원 : (NA) 그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사회지도층 김주원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소외된 이웃이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눈물 그렁해져 창밖 보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못살게 흔드는 오후다…
그쪽이 이 편지를 볼 때도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이런 오후였으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봤던 걸, 그쪽도 봤으면 좋겠어.
/ 수상가옥 거실 - 창가에 서서 바깥 풍경 물끄러미 보는 주원…
/ 수상가옥 침실 - 침대 가만히 쓸어보는 주원…
/ 라이브러리 - 계속 편지 쓰고 있는…
주원 : (NA) 내가 서 있던 창가에 니가 서있고, 내가 누웠던 침대에 니가 눕고, 내가 보던 책들을 니가 본다면…
그렇게라도 함께 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우리… (눈물이 반인…) 함께 있는 걸로 치자.
그 정도면 우리… 다른 연인들처럼 행복한 거라고 치자.
/ 라이브러리 - 너무 가슴 아파… 결국 눈물 펑펑 쏟고 마는데…
S#43. 병실 안. 다음날 새벽.
라임의 링거 바늘 확 빼버리고 라임이 몸 담요로 둘둘 말아 공주님 안기해서 병실 빠져 나가는 주원.
S#44. 어느 한적한 길 / 차안. 낮.
조수석의 라임을 품에 꼭 안고 앞만 바라보고 앉아 있는 주원…
주원 : 어떤 놈도 사랑하지 말고… 평생 나만 생각하면서 혼자 살아. 최우영이랑도 너무 친하게 지내지 말고. 그거 근친이야.
(잠시 말 없다가…) 내 생에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 되겠지만… 사회지도층의 선택이니까 존중해줘.
언제나 멋졌던 길라임…앞으로도 꼭 멋져야 돼. (라임의 이마에 슬픈 키스…) 니가 아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눈물…)
사랑해… 사랑한다…
S#45. 어느 한적한 길. 낮.
저만치 길 끝에 검은 구름 낮게 내려오는… 그 검은 구름과 빗속으로 달려가는 주원 차에서… 17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