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치료제 복제약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경쟁사들과 반대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고지혈증치료제 에제트정을 최근 발매했다. 에제트정은 콜레스테롤 저하제 에제티미브 계열 복제약으로 지난달 말 MSD의 이지트롤 특허 만료와 거의 동시에 출시됐다
한미약품의 에제트정 출시에 제약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제약사들이 에제티미브 계열 복제약에 에제티미브와 경쟁 관계인 스타틴 계열 복제약을 결합시킨 복합제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도 지난해 말 복합제 로수젯을 내놓기는 했지만 영업의 모든 역량을 에제트정에 쏟고 있다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과 방식이 다르다. 실제 CJ헬스케어와 녹십자, 대웅제약 등은 모두 에제티미브와 스타틴 계열을 섞어 만든 복합제를 최근 잇달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틴 계열 약 효능이 잘 알려져 있고 시장 규모에서도 에제티미브를 압도하는데 한미약품이 에제티미브 계열을 선택한 건 다른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약품 시장 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에제티미브 단일제 오리지널 약품인 MSD의 이지트롤은 지난해 30억원 처방에 머물렀다. 반면 MSD의 복합제 바이토린은 660억원으로 단일제의 20배 이상을 잠식했다
이 같은 성적표에도 한미약품은 에제티미브 계열 성장성을 더 높이 쳐줬다. 이는 보험급여 제도 개편과 관련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얼마 전까지 고지혈증 치료제 처방에서 스타틴 성분 함량을 늘려가는 몇 단계 과정을 거쳐야 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스타틴 약이 환자 본인에게 맞지 않아도 단계별로 스타틴 함량을 높일 수밖에 없도록 보험급여가 설계돼 있던 것이다. 에제티미브를 처방받고 싶어도 보험급여 체계상 수차례 스타틴 처방을 거쳐야 했다. 에제티미브 단일제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원인이었다
복지부는 그러나 이달 1일부터 스타틴 최대량 조건을 삭제하는 내용의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고시를 개정하면서 스타틴 함량에 제한 받지 않고 에제티미브로 처방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
한미약품은 스타틴 계열이 근육통증을 불러오고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급여 조건 변경이 의료계와 환자들의 스타틴 계열 기피 현상을 불러올 여지가 크다는 것. 여기에 한미약품의 강점인 영업력을 더해 에제티미브 단일제 시장을 블록버스터급으로 키우고 해당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한미약품은 봇물을 이루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도 구구와 팔팔을 앞세워 나란히 시장점유율을 1,2위로 만든 저력이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보험급여 제도 한계 때문에 에제티미브 계열이 스타틴에 비해 열세였을 뿐 약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에제티미브 처방까지 단계가 축소돼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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