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백수신세로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으나 건강을 위해서 스마트폰에 만보앱을 깔아
만보 걷기를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다가 난간에 핸들이 부딪쳐 앞으로 고꾸라지는 바람에
몇달간 꼼짝없이 실내에서 생활을 했더니 왼쪽 엉덩이 근육이 눈에 띄게 확 빠져 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하루에 만보는 걸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우리 아파트 주변을 한바퀴 돌면 대략 1500보다. 구 동해선 철로 산책길을 따라 구 해운대역까지
걸어갔다오면 8000보고, 끝(엘시티 부근)까지 갔다오면 12000보쯤 된다. 전에는 욕심을 내어
하루에 2만보를 걸었으나 지겹기도 해서 지금은 만보로 줄였다. 아파트 주변을 걷다보면
화단에 심어놓은 정원수들이 눈에 띈다. 소나무,감나무,모과나무,대추나무,매실나무,자귀나무,
벚나무 그외 이름도 모르는 나무들도 있는데 그 중에 요즘 노랗게 잘 익은 열매가 달린 나무가 두 그루
섰는데 내가 잘 모르는 나무여서 열매는 따서 먹을 수는 있는지 궁금했다.
며칠전 신문에 고두언 시인이 쓴 기사를 보고서야 그 나무가 비파나무라는 사실을 알았다.
비파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열매와 잎의 모양이 비파 악기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유래되었다고 한다.
본래 비파라는 악기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해 동아시아 전역에 퍼진 현악기로서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진 뒤 동남아시아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현을 밖으로 내어 타는 것을 비( )
라고 하고, 안으로 들여 타는 것을 파( )라고 하므로 비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비파나무는 10월말에서 12월경인 겨울에 꽃이 피며 다음해 여름에 열매가 열리는데 살구와 비슷하다.
노란 오렌지색의 열매는 기본적으로는 새콤하나 잘 익으면 신맛이 없어지고 달고 향이 좋다고 한다.
잎은 비파차로 우려마시는 등 식용할 수 있으며 주로 한약재로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잎과 열매 모두
설사나 구토, 헛구역질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