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나는 천장을 바라본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언제까지나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있는다.
네모반듯한 정사각의 하얀 천장과 새하얗게 발광하는 형광등 불빛을 받아 천장보다 더 하얀 벽과 내가 누워있는 소독약 냄새가 나는 이 침대까지 모두 하얄 뿐이다.
이 곳은 전부가 하얗다.
천장과 벽, 문, 침대, 가습기, 거즈 , 가끔씩 머리맡에 놓여지는 날카로운 불청객인 주사바늘, 그리고 나와 옆의 다른 환자들이 입고 있는 깨끗하게 빨아진 환자복까지 온통 하얗다.
현기증이 난다.
매일 느끼는 이 권태감과 무료함.
나는 어서 이 지겨운 새하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
시계가 뎅뎅하고 10시를 알린다.
올때가 되었다!
이 지독히도 새하얀 공간에 불쑥 하고 찾아드는 구세주와도 같은 검은 존재 말이다.
그가 출현하는 그 시각, 어김없이 하얀 문을 열고 나타나는 검은 그 자.
내 주위 환자를 찾아온 객들도 다 돌아가거나 더러는 보조침대에 누워있거나 몇이는 그저 지쳐서 벽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고 있다.
허공의 하얀 빛을 검은 무엇이 가른다.
내 시선은 발 아래로 향한다.
큰 키에 언제나 단정한 블랙 슈즈 - 노멀한 신사화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스니커즈도 아닌 것이 - 가 하얀 정사각의 바닥을 건너 이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내 시선은 아래서부터 위로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칼같이 앞 주름이 잡힌 깨끗한 검은 바지, 검은 테일러드 자켓, 단정하게도 맨 반듯한 검은 넥타이, 빛에 반사되어 신비한 빛을 띠고 있는 흑빛 머리카락.
온통 검은 색의 향연인 그의 모습에서 예외가 있다면 이 병원만큼 하얀 셔츠와 하얀 얼굴.
핏기없이 매끈한 얼굴에 - 마치 땀구멍 하나도 없을 것 같은 - 투명하지만 은근한 살구 빛을 띠는 입술, 오똑한 콧날, 살짝 치켜올라간 마냥 크지만은 않은 다이아몬드 형으로 생긴 속 쌍커풀진 까만 눈, 잘 다듬어진 산 모양의 눈썹.
매양 보는 얼굴이지만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다.
미켈란젤로가 잘 다듬어진 끌과 정을 가지고 몇십년, 아니 몇백년을 지어 미남상을 조각한대도 이보다 더 완벽하게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는, 인간이 만든것이 아닌 것처럼 생겼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킨다.
그에게서 풍기는 압박감이 내 몸을 짓누르고 있지만 그것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쾌감이다.
나는 하얀 침대보를 손으로 꽈악 움켜쥔다.
땀이 새어나온다.
'제발 오늘은 내게로 와 주었으면... 오늘은 내게로 와 주었으면...!! '
그러나 내 간절한 기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게로 오는 그의 규칙적이고 조용한 발걸음은 왼쪽으로 사라진다.
바로 내 옆침대, 그는 등을 돌려 앉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 따위는 바라보지도 않고 있다.
언제나처럼 느껴지는 마치 이세상 사람의 향기가 아닌듯한 은근하고 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의 향내가 내 후각을 잠깐 스친다.
'어떤 향수 써요? '
입으로 내뱉어지지 않는 말을 나는 속으로 묻고 있다.
나에게 등을 지고 앉은 그는 내 옆 자리에 누워있는 자기 아내인지 뭔지한테 도란도란 말을 건다.
저 침대에 누운 여자가 나였으면...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또 다시 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그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이보다 더 작은 소리로 간호사가 옆 침대 여자에게 상태를 물어와도 잘 들리기만 했는데 그가 하는 소리는 그저 토막난 음절들을 질서없이 배열한 것처럼 들릴 뿐 그 어느 단 한 마디의 소리도 엿들을 수 없다.
그의 소리는 매우 낮고 고운 음색이다.
바닷가에서 주운 고둥으로 입으로 불어 소리를 내어보면 우우 소리가 나오듯이 그의 소리는 깊고 낮고 도른도른했다.
나는 그 음색 자체를 즐긴다.
눈을 조용히 감고 마약처럼 내 몸을 붕 뜨게 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스르르 눈이 감긴다.
* * *
" 어머, 이 환자 또 빈사상태야!! 링거, 링거!! "
김 간호사는 환자기록부를 지영주의 침대 맡 테이블에 올려놓고 다급히 의사를 부르러 달려나갔다.
"거, 이상한 환자로군. 어째서 밤 열시만 되면 말짱하다가 정신을 놓느냔 말이야."
닥터 조는 땀에 젖은 이마를 맨속으로 쓱쓱 문지르며 병실 문을 나왔다.
병실 문밖이라야 실내지만 그나마 병신 안보다 공기가 상쾌했다.
쪼르르 달려나온 김 간호사는 말했다.
"그러게요. 이 환자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라 12층인것 같아요. "
김 간호사가 말하는 12층은 바로 정신병동이었다.
닥터 조는 반문했다.
" 그게 무슨 소리야 ?"
"이 환자 말이예요. 조금 이상해요. 가끔 아무것도 없는 자기 왼쪽 벽을 보면서 뭔가를 중얼거리기도 하고 울먹이기도 하고. 가끔씩 소름끼칠 정도로 애절한 눈으로 벽을 쳐다보는데.. 어휴..."
김 간호사는 몸서리를 쳤다.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는 아무 이상 없데잖아. 그냥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봐야지. 병원에만 몇달 갇혀있으니 오죽 답답하겠어."
"그 뭐랄까... 사랑하는 애인을 떠나보내는 여인의 눈초리랄까~ 뭐 그런 눈빛 있잖아요. 그 여자 눈빛이 딱 그런거예요. "
"거, 쓸데없는 소리. 김간호사 로맨스 소설좀 작작 읽으라고. 제목이 금지된 사랑? 하하. 골라도 어쩌면 그런 책을..."
김 간호사는 닥터 조의 뒤를 잰걸음으로 따르다가 깜짝 멈춰섰다.
"조선생님, 선생님이 제가 읽는 책 제목을 어떻게 아세요? 설마 선생님 제 가방 뒤진거 아니예요? "
"어허, 나를 변태취급 하나? 눈이 있음 좀 보라구. 접수대 뒤에 놓여있는 그 책이 뭔지."
"어머어머, 내 정신좀 봐..."
김간호사는 부리나케 뛰어갔다.
.
.
.
.
.
< 2 >
어째서 나는 그가 나가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할까?
일어나보니 약냄새가 코를 찌른다.
빌어먹을 링거병에서 나온 호스가 내 팔뚝을 관통하고 있다.
또야? 또 ?
대체 내가 간밤에 뭘 어쨌다고 이 증오스러운 물건이 내 팔을 관통해야 하는 것인가!
" 좀 괜찮으세요? "
김 간호사라는 내 담당 간호사 계집애가 착한척을 하며 내게 물어오지만 어림도 없다.
나는 애정없는 차가운 손길을 밀쳐내고 등을 지고 돌아누웠다.
나이는 나보다 어려보이는 주제에 나를 대하는 태도가 영 불손하다.
귀찮다는듯이 맞혀대는 주사에 한꺼번에 많은 양의 알약을 내 머리맡에 밀어넣고 몇 주간을 방치하고, 게다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나를 정신병자 취급한다.
빌어먹을 계집애.
제깟게 뭘 안다고.
이 병원에 그토록 멋있는 남자가 들낙거린다는 사실도 모르는 병신같은 계집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니 내가 그토록 일러준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릴밖에.
그 애가 있어야 할 곳은 안과 아니면, 오히려 내가 아닌 네가 12층을 가야 할거라고 일러주고 싶다.
아니, 이 병원에 있는 사람 모두가 그렇다.
그의 존재를 무시하거나 혹은 보지 못하는 그들 모두가 미친 것이다.
결코 내가 어떻게 된게 아니란 말이다.
나는 엄연히 매일 그의 모습과 향기와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두 눈으로 보고 느끼는데 어떻게 내가 겪은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수 있단 말인가.
옆에 앉은 여자의 상태가 악화되기라도 한것인지 그가 머무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그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반대로 내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 몇주면 퇴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김간호사가 활짝 웃으며 한 말이다.
그러나 난 역겨울 뿐이다.
화장으로 떡칠을 한 얼굴이 번들거린다.
겉으로는 축하하는 척 하고 있지만 나에게서 벗어나게 될 기대로 들떠하는 표정이 다 보인다.
딱 보기만 해도 화장발인 면상따위로 어떤 남자한테 얼마나 알랑방귀를 뀌었을지 알수 없지만 그 얼굴로 온 세상 남자들을 홀려도 그만은 홀릴 수 없을테지.
그는 화장을 하지도 너처럼 고통스럽게 눈을 까뒤집고 코에 플라스틱을 끼워넣지 않아도 너보다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생겼기 때문이야.
이 세상 어느 누가 그의 얼굴을 따라올 수 있겠는가.
"약 착실히 드시고, 마음 편안하게 가지시면 그보다 더 일찍 퇴원해서 집으로 갈수도 있을거예요."
그러나 간호사의 그 말이 나는 유쾌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 방에 있던 다른 환자에게 김간호사가 이런 판에 박힌 똑같은 말들을 하는 것을 여러번 들어왔지만 그 중 나처럼 오히려 풀이 죽은 환자는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퇴원을 하면 그를 다시는 볼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나를 슬프게 한다.
나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자는척을 한다.
* * *
"내일이면 퇴원입니다. 축하합니다."
김간호사가 아닌 닥터조가 '몸소' 찾아와서 지영주 환자의 퇴원을 축하하며 싱그러운 꽃다발을 안겼다.
"...................."
환자는 아무 대답이 없다.
"정말 신기해요. 저렇게 하루종일 넋놓고 누가 병 수발 해주는 가족도 잘 오지 않는데 퇴원이라니...대체 뭣때문에 상태가 좋아진걸까요?"
김간호사는 지영주의 귀에 들리지 않게 말을 했다.
"요즘 발작도 안하잖아. 그걸로 저 환자는 거의 나았다고 확신해도 되지. 열도 완전히 사라졌고."
"그나저나 정신은 더 오락가락하는것 같아요."
"말조심해. 김간호사는 보면 너무 아무 말이 내뱉는것 같군. "
" ....... "
김간호사는 뾰루퉁해져서 딴 청을 피웠다.
"오늘 밤만 지나면 이제 저 환자하고도 끝이군. 김간호사, 저 환자 물건좀 미리 챙겨두라고. 너무 무관심하게 굴지 말고."
닥터조마저도 이상하고 유난히 까탈스러웠던 환자에게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알겠어요. "
.
.
.
.
.
< 3 >
' 내일이면 퇴원... 내일이면 퇴원...'
안된다.
이대로 그를 영영 못보게 되는것인가?
아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당장에라도 내 몸에 이상이 생겨 이 병원에 있는 시간을 늘릴 수만 있다면야 실험실 병원균을 내 몸에 침투하여 계속 이자리에 있고 싶다.
참말 그렇게 하고 싶다.
그건 환희를 위한 고통이며, 기쁨을 위한 불행이다.
오늘이 병원에서의 마지막.
아니, 오늘이 그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시계는 열시를 가까워 오고 있다.
그가 올 시간이 되었다.
여느 때처럼 간병인들은 다 돌아갔거나 꾸벅꾸벅 졸 시간.
어둠이 짙게 깔린 머리맡 창밖으로 보이는 익숙한 도시의 불빛들이 오늘따라 나를 슬프게 한다.
'저기 어디 쯤에 그가 걸어오고 있을테지..'
내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어김없이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온다.
아아. 오늘따라 그는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다.
온통 새하얀 속에 하나의 검은 그것.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 미소년같기도 하고, 혹은 나이를 더 먹었다면 인텔리전트한 하이칼라같기도 한 그는 오늘따라 눈부시게 빛나보인다.
투명한 손가락 끝은 마치 당장이라도 나를 부를 것 같다.
항상 보게되는 석고상처럼 딱딱한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그 얼굴이 왠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오늘따라 정말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그 한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은 여전히 열리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나의 왼편에 누운 나는 얼굴도 본 적없는 그 여자 곁으로 다가간다.
나의 시선도 조용히 그의 뒷 모습을 따라간다.
한 오라기의 갈색 빛도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할 정도로 까맣기만 한 머리카락이 불빛에 비춰 반짝거린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는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 무엇을 본다.
그건.. 마치 김간호사가 들고 다니는 간호기록부같기도 하고, 혹은 출석부같기도 한 얇고 납작한 어떤 다이어리 같은 것이었는데 그것이 그의 오른 손에 들려져 있던 것이다.
내가 그 것에 한 눈 팔고 있는 사이 뭔가 극도로 차가운 무언가가가 내 팔뚝을 스친다.
나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나는 그 순간 졸도하는 충격을 받는다!
그가...그 아름다운 그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이게 어찌된 노릇 ?
나는 눈을 깜빡거려본다.
눈을 깜빡거리고 다시 쳐다보아도 그는 분명히 내 옆에 앉아있고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다이어리같은 두손으로 들어 조심스럽게 넘기고 있다.
그의 몸에서는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냉기가 뿜어져나왔고 내 몸은 서서히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순식간에 그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어 내 왼편 그 여자 침대를 바라본다.
순간 나는 극도의 공포와 전율과 갑자기 완벽하게 이해되는 저주스러운 상황을 한꺼번에 깨닫게 된다.
왼 편에 앉아 있는 그 여자도 나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또 다른 ' 나 ' 였던 것이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공포를 느끼면서 나는 다시 뒤를 돌아 미남자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냉기는 점점 더 해간다.
아름다운 얼굴은 이제 하얗다못해 새파랗게 변해가고 있고 입술은 짙은 보랏빛을 띄어가고 있다.
이제야 서서히 그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는 미남자의 얼굴이 아닌 무시무시한 사자(死者)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쭉 찢어진 입꼬리가 스르르 위로 올라간다.
극도의 냉기는 서서히 나의 팔과 다리, 몸통, 그리고 심장까지 얼려서 마비시킨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은 다이어리같은 기록부에는 겉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다.
' 2005년 6월 29일 죽는 사람들 목록 '
* * *
** 병원 경미한 독감 입원 환자였던 지영주는 퇴원을 하루 앞두고 싸늘하게 식은 주검은 영안실로 순식간에 운반되었다.
이름 : 지영주
나이 : 26
사인 : 심장마비로 돌연사
닥터 조는 착잡한 심경으로 사망자 기록부를 다시금 들춰보았고 그 옆에는 눈물을 짜고 있는 김간호사가 따랐다.
영안실 앞 복도는 다시금 괴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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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질타와 충고도 아끼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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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승사자.. 예전에는 별로 무섭지 않았었는데.; 저승사자 하면 파란 입술에 갓, 도포, 두루마기 -ㅅ-; 잘 읽었습니다, 건필하세요~!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오타가 있군요. '병실 문밖이라야 실내지만 그나마 병신 안보다 공기가 상쾌했다.' 이 문장에서 '병신'이 아니라 '병실' 이겠죠; 그리고, 제목에서 그 남자의 정체가 드러나있어서 재미가 떨어지네요- 단순히 제 생각이었습니다; 표현력 정말 뛰어나신 것같아요. 그럼 건필하세요^ -^
아~미의 저승사자라는 말이 맞을정도로 꽤 멋졌던거 같은데..끝부분에서 빠른 결론으로 끝내는게 왠지 아쉬워여..ㅎㅎ 그치만 정말 푹~빠져들정도로 잘읽었어염^^
ㅎㅎ재밌어요!~ 으히히-0- 그 남자가 저승사자인건 알았.. 근데 진짜-0-또다른나가 있어서=_= 날 보고 있다면 ...=_=!!
제 아이스타일로 퍼갈게요 너무 재밌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