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양·염소 등 초식동물이 서양등골나물을 먹으면 체내에서 '트레메톨(tremetol)'이라는 독성 유기물질이 만들어진다. 독소로 오염된 동물은 우울증과 몸이 심하게 떨리고, 과도한 콧물과 침을 흘리고, 몸은 아치형으로 구부러지며, 급격한 호흡 곤란을 일으켜 혼수 상태에 빠지고 죽게 된다.
이들로부터 짜낸 우유나 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신경발작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서양등골나물을 먹은 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마시면 우유중독을 일으킨다. 19세기 초반, 서양등골나물에 익숙하지 않은 동유럽의 많은 유럽계 미국인들이 중서부와 남부의 식물 서식지에서 정착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유중독증으로 사망했다. 미국 링컨 대통령의 어머니도 '우유중독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미 동부와 중부 지역이 원산지인 서양등골나물은 우리나라에도 귀화하여 생태계를 교란하는 골치아픈 잡초가 되었다. 국내에서 서양등골나물은 지난 1978년 이우철 박사(강원대 생물학과 교수)가 서울 남산에서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다. 발견 당시 서울 남산의 한 모퉁이와 워커힐 언덕에서 한두 포기 보일 정도였다던 서양등골나물은 강인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이제 그 세력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