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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은 해외 퇴역 조종사 도움이 필요했나?
최근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파이브 아이스(Five Eyes)가 자체 간행물(bulletin)을 통해 ‘중국이 퇴역한 미국제 전투기 조종사들을 마구잡이식으로 영입해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교육과 훈련, 전투기 시험비행, 교리 개발, 정비와 수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또한, 지난 6월 7일 미국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국제판은 미국 국가반정보 및 안보 센터(NCSC) 보고서를 근거로 ‘중국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국가 내의 퇴역 조종사들을 남아공, 싱가포르, 케냐,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라오스와 중국 내 민간 비행학원 교관으로 파격적 조건에 의해 채용하여 이들이 민간 조종사 학생으로 위장한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들을 교육 및 훈련시켰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미국 국적과 호주 국적을 보유한 전직 미 해병대 해리어 전투기 조종사 다니엘 두간(Daniel Duggan)이 2009년부터 2012년 간 중국 내 민간 비행학원에 소속을 두고 해군 함재기 조종사를 훈련시켜 2022년에 호주에서 미국 국가안보법 위반으로 체포된 사례, 2012년 중국 해군 홍두(洪都航空工业集团) JL-10형 고등 훈련기가 중국에서 추락하였고 낙하산으로 탈출한 2명의 조종사 중 1명이 영국인으로 밝혀진 사례, 2022년 6월에 남아공 비행훈련아카데미(TFAS) 학원이 약 22개국 퇴역 조종사들을 고용하여 중국군 조종사들이 포함된 민간 조종사 후보생을 훈련시킨 사례 등에서 실증적으로 증명되었다.
지난 2월 11일 EurAsian Times는 약 30여 명의 영국 퇴역 조종사들이 남아공 TFAS를 통해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 시험 조종사, 엔지니어와 관제 신호요원들에 대해 고난도의 비행훈련 기술, 노하우, 경험만이 아닌, 미국과 나토 공군 공중작전 교리와 엔지니어들의 정비와 관리 방법, 관제탑내 신호운영 방법 등을 이전해 주었고, 심지어 중국군이 개발한 신형 전투기와 정비창을 거친 전투기의 시험비행(test flight) 검증을 위한 평가자 역할을 한 것으로 보도하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조종사들의 해외 또는 중국 내 민간 항공비행 학원 교관으로 활동하면서 중국군 조종사들을 자의든 타의든 교육한 것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청(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DSCA)이 제정한 ‘무기수출관리법안(Arms Export Control Act: AECA)’을 위반한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미국은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 내 미국제 전투기에 조종사로 복무한 퇴역 조종사들이 비록 제대를 하여 민간인 신분일지라도 이들이 북한, 이란, 시리아, 러시아 등에 미국제 전투기 관련 경험, 숙련도, 전술, 정비 및 관리 등의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AECA를 제정하였으며, 지금은 중국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 5일 미국의 목소리(Voice of America)는 중국군이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거액의 보수를 주어 은밀하게 중국 공군과 해군 조종사 양성에 활용한 것이 미국에게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반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군 조종사 양성 과정에 해외 퇴역 조종사들이 포함된 것은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진행된 것이라며 이를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일축하였다.
그럼 왜 중국군이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 내의 퇴역 조종사들을 활용하려 했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중국군 조종사 양성 차원이 아닌, 다음과 같은 복합적 배경과 원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첫째, 중국군 내 문화적 정서 개선이다. 지난 70년 간 중국군은 실전 공중작전 경험이 거의 없었고, 중국군 문화에 있어 여전히 문민 우월론이 강하게 작용하여 중국군 조종사들의 사기와 자심감이 낮았다. 그러다 보니, 중국군이 아무리 첨단 전투기와 함재기를 개발하여도 이를 담당할 고급 조종사들의 자질과 의욕이 낮았다.
특히, 개방개혁 정책 이전까지 주로 러시아제 군용기를 모방한 각종 군용기를 사용하였고, 근무 여건, 거주 환경, 급여수준과 장병 복지 혜택 등이 매우 낮았으며, 교육훈련도 지상 도상훈련이 우선시 되어 실제 공중훈련은 매우 낮았다. 예를 들면, 2023년 6월 26일 Business Inside가 중국 군용기 탑재 엔진 운영시간이 같은 기간 내에 미국 등 서방 국가 군용기 운영시간의 1/4 수준이라고 평가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었다.
또한, 중국 해군의 Type 003형 푸젠 항모는 미 해군의 차세대 핵항모 제랄드 포드 항모가 탑재한 전자기 이륙방식(EMALS)와 유압과 전기식을 혼합한 첨단 착륙방식(AAG)와 유사한 이착륙 체계를 탑재하여 기존 스키점프(STOBAR) 방식으로 양성된 J-15형 함재기 조종사를 Type 003형 푸젠 항모의 EMALS와 AAG 방식으로 재양성해야 하나, 중국 해군고 달리 당 중앙군사위원회(中軍委: CMC)는 STOBAR 방식으로 훈련된 조종사들을 EMAL와 AAG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쉬운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아울러, 선양(瀋陽) 항공개발사가 FC-31형 스텔스기를 J-35형 스텔스 함재기로 개량하여 Type 003형 푸젠 항모에 탑재하려 하여 J-35형 스텔스기의 이착륙, 공중 기량 강화 훈련을 해야 하나 이를 경험한 조종사가 없어 어려움을 갖고 있으나, 당 中軍委는 단순한 ‘기종 전환’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중국 해군이 Type 001/002형 항모와 Type 003형 항모 건조 시기에 맞추어 약 400명의 해군 함재기 조종사를 대거 양성하였으나, 여전히 초보상황에 직면해 있어 질적으로 우수한 조종사 양성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2000년대 말부터 중국 해군은 Type 001형 랴오닝 건조 시기에 맞추어 J-15형 함재기 조종사 양성에 집중하였다. 당시는 주로 중국 공군 조종사 중에서 우수한 조종사들을 J-15형 함재기로 기종 변경을 하다 보니, 나이가 문제였다. 예를 들면, 2016년 11월에 중국 해군 Type 001형 랴오닝 항모에 최초로 이착륙에 성공한 J-15형 조종사 다이밍멍(戴明盟) 소령의 나이는 41세였다.
중국군은 나이가 16세에서 18세에 이르는 약 40여 개의 우수한 고등학교 졸업생을 하얼빈(哈尔滨) 비행학교, 스자아장(石家庄) 비행학교, 시안(西安) 비행학교에 입학시켜 중국 공군 J-20형 스텔스 전투기와 Type 001/002형 항모 J-15형 함재기 조종사를 대량 양성하였으나, 문제는 이들이 전문성이 결여되었고, 항공 엔지니어링 지식이 부족하여 신체적 여건 만족 이외 전술 기량과 위기 대처 역량 등에서 문제를 보였다.
예를 들면, 2023년 4월 Type 002형 산둥(山東) 항모가 괌기지로부터 약 600㎞ 이격된 필리핀해에서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1척, Type 052D형 뤼양(旅陽)급 구축함 2척, Type 054A형 장카이(江凱)급 프리깃함 2척 그리고 Type 901형 후룬후(呼伦湖)급 군수지원함 1척으로 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 CSG)를 구성하여 최초 원해 항모훈련을 하였으나, 훈련 수준이 매우 낮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당시 Type 002형 산둥 항모가 48시간 동안 120회 이착륙 훈련을 했다며, 이는 1시간당 5회의 이착륙 수준으로 미 해군 항모와 비교시 현저하게 낮다고 평가하였다.
2017년 중국 해군은 2015년 중국군 국방개혁(關爲國防與軍隊改革文件)에 의해 산둥성(山東省) 옌타이(煙臺)와 칭따오(靑島)에 기존 중국 해군 항공대학과 중국 해군 항공공학 아카데미를 통합한 중국 해군항공대학(中國海軍航空大學)을 신설하였고 고등학교 졸업 후 만 20세 초반의 나이로 항공학과 엔지니어링학에 대한 학사학위를 보유한 조종사를 대량 양성하였다.
그래도 중국 해군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평가하여 Type 001/002형 STOBAR 방식 항모에 이어 Type 003형 EMALS와 AAG 방식 항모가 건조되고 함재기 탑재 댓수가 증가하자. 중국 해군은 항공 공학과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 지직을 갖춘 조종사 양성을 위해 석사 학위 이수한 만 24세 대학원생을 수용하였다. 또한, 2023년 2월 21일 중국 環球時報(Global Times)는 중국 해군이 여성 조종사 지원자들을 항모 함재기 조종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그럼에도 중국 공군과 해군은 조종사들이 대만해협,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서해에서의 미 공군과 해군 전투기와 공중 조우에 따른 공중 숙련도 향상과 관련하여 해외 퇴역 조종사로부터 도움이 필요하다고 평가하였다. 2001년 중국 해군 J-8형 전투기와 미 해군 EP-3형 전자전기가 남중국해에서 공중 충돌하였고 최근 중국 공군이 동중국해에서 네덜란드 트럼프(Tromp) 피리깃함에 대해 위협비행 행위를 하여 미국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중국군 조종사들이 매우 낮은 신사적이고 전문적 기량을 갖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2023년 4월 13일 러시아 흑해 함대 사령부의 Su-27형 전투기 조종사가 공중 비행 미숙으로 미 공군 MQ-4형 리퍼 무인기와 날개-대-프로펠러 접촉으로 MQ-4형 무인기가 흑해에 공중 추락한 사건은 러시아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기량이 매우 정교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였으며, 현재 중국군 조종사들도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중국군은 숙련된 조종사 조건에 나이를 추가하여 항공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와 기술적이며 운영상에서 동체와 조종사 간 융합하는 역량을 요구하고 교리와 전술에서 고난도의 숙련도를 갖도록 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의 교리, 전술, 공중작전 숙련도를 해외 퇴역 조종사로부터 배우고자 하였다.
셋째, 중국군 전투기에 탑재된 각종 첨단 센서, 무기, 교리 적용과 시험평가 및 단계별 함재기 조종사 자격 부여 등을 위한 노하우와 정보가 필요하였다.
중국 해군은 Type 001/002형 항모에 이어 Type 003형 항모를 건조하였으나, 항모 함재기 전술을 러시아에서 배울 수는 없었다. 러시아 해군은 Type 001형보다 성능이 낮은 에드미랄 쿠즈네초프(Admiral Kuznetov) 항모 1척을 운영 중이나, 주로 연안에서 지상으로의 군사 지원작전에만 투입하였고 이마저 선체 부식으로 항모 운영이 크게 지장을 받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유사하게 인도 해군이 러시와 중국 해군 항모와 유사한 항모를 운영 중이나, 대부분 인도양 근해에서 운영되는 소극적 모습을 보여 중국 해군의 함재기 원해 공중작전 교리, 전술, 공중작전 개념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더욱이 인도는 중국과 국경분쟁을 갖고 있어 중국을 비우호국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재 중국 해군은 독자적 원해 항모 공중작전 교리, 전술, 공중작전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조종사들을 활용하여 교리와 전술 관련 경험, 지식, 노하우, 제안 등을 마구잡이식으로 수집하면서 이를 중국 해군 특유의 원해 항모 공중작전 개념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전투기 조종사들이 중국 공군과 해군의 공중작전 워게임 시나리오 작성에 있어 많은 조언과 경험을 전수하고, 전술적 아이디어를 제안함으로써 중국군의 활용할 피아 간 공중작전 시나리오 작성에 도움을 주어 중국군의 미래 공중전술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째, 중국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조종사들과 교류함으로써 모종의 인센티브를 받을 것이다.
중국군은 과거 구소련제 군용기에서 이를 모방한 군용기를 보유하는 동안 미국 등으로부터 첨단 항공과학기술을 훔쳐 독자형 전투기를 개발하였으나, 이제는 해외의 퇴역 베트랑 조종사들의 교리와 전술 경험, 노하우, 지식 등을 훔치는 양상으로 변화되었다. 또한, 중국 공군의 J-20형 스텔스 전투기, 중국 해군의 J-15형 함재기와 J–35형 스텔스 함재기가 중국 독자형 WS-10/15형 엔진을 탑재하여 중국군 조종사들이 미 공군 F-22형 스텔스 전투기, F-35A형 스텔스 전투기, F/A-18E/F 슈퍼 호넷트 함재기와 F-35B/C형 함재기의 공중작전 교리와 전술을 습득함으로써 중국 독자형 공중작전 교리와 전술을 개발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2013년부터 중국 공군과 해군이 사용하는 홍두 JL-10형 고등 훈련기는 미 공군과 해군이 사용하 T-2형 Buckeye 훈련기 기량과 비교시 열세하나, 중국 조종사 후보생들이 해외 퇴역 조종사들에게서의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단계별 조종사 자격 부여 기준과 목록을 만들어 중국군의 조종사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공군과 해군이 다수의 독자형 전투기와 함재기를 개발하였으나, 여전히 각종 기술적이며, 교리적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며,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 내 퇴역 조종사들을 은밀하게 섭외하여 해결하려는 의도가 보였다고 평가하였다. 중국 민항 항공사들은 2015년부터 해외 조종사들을 투입하기 시작하였으며, 일부 중국군 조종사들이 민항기 조종사 양성 과정에 민간 조종사 신분으로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효과는 미미하였을 것으로 결국 해외 퇴역 조종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하였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공군과 해군은 양적 조종사 양성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으나, 질적이고, 기술적으로 우수한 조종사 양성에 있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자,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의 퇴역 조종사들을 활용해 해결함으로써 동아시아 공역에서의 공중 지배권 장악을 달성하려 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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