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보다 높은 그리움들을 품고,
기찻길보다 긴 보고픔을 안고
동대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에선 덜컹덜컹 쿵덕쿵덕
소리는 나지 않았고
공기를 가르는 씽씽 쉭쉭 소리가 났다.
나는 꿈꾸는 고향열차 노래를
입 안으로 흥얼거렸다.
"꿈꾸는 고향열차 고향열차 정겹게 달린다~"
대구콘서트에서 불러주시겠지?
6시 공연 2부에서 불러주셨다.
가수님이 작사, 작곡한 노래.
전통가요에 푹 빠져서 연구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대한민국 전통팝.
가수님이 전통가요를 전통팝이라 하셨다.
꿈꾸는 고향열차는 기찻길만 봐도
전철만 타도 누구나 좋아할 노래지 않을까?!
창문 꽉 막힌 좁은 관광버스 보다는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기차 타고 콘서트를 간 보람이 충만, 풍부했다.
그 시절과 이 시절을 이어주는 끈같은 노래.
경기도 북쪽과 경상도 남쪽을 이어주는
기찻길 같은 꿈꾸는 고향열차를
흥얼거리다보니
서울역ㅡ> 천안ㅡ>대전ㅡ> 동대구역이었다.
나래이션이 끝나고
무대는 까만 장막이 쳐졌다.
순간 불빛이 중앙으로 확 비춰지니
노랑색 양복을 입은 가수님이
어깨를 쫙 펴고 당당하게 서 계셨다.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나...?
맞다 지하에서 올라오셨지.
순간, 합! 땅위에 활짝 핀 노랑색 망태버섯?!
나는 버섯중에 망태버섯이 제일 예쁘다.
전체적으로 노랑색 양복,
깃이 넓은 카라에 밤색 바이어스를 대고
밤색 단추 세 개가 통 통 통.
대한민국의 전통팝
"보 슬 비~이~ 가 ~아~~"
이 목소리 이 창법 미쵸버려 ㅎㅎ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 첫 곡이었다.
울리는 갑상선도 ㅋㅋ 버선도 아닌
'울리는 경부선' 에 또 합!
의자에서 떨어지도록 몸을 앞으로 뺀 채
가수님 모습과 목소리에 초집중했다.
간지나게 재롱 떤 '빈대떡 신사'
신발이 벗겨지도록 재롱을 털어서
우리는 웃고 또 웃었다.
가수님의 지긋하고 은근한 표정으로
객석을 한바퀴 둘러 보며
활짝 웃는 모습이 좋다며
화~알짝~ 웃으셨다.
가수님은 웃는 모습이 복스럽다.
웃으면 복이와요 라는 코미디쇼도 있었는데,
누가 그랬다
웃다보면 웃을 일이 많이 생긴다고.
"저도 가수님 웃는 모습 보니 쪼아 죽어여~"
학창시절 힘들 때 부른 노래
'고향만리' '인생의귀향지'
언제나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
나는 나이 육십이 다 돼 이 노래가
가슴에 닿아 감당을 못하겠는데,
어찌하려고 가수님은
열몇살에 이런 노래를 알아서
얼마나 많은 밤을 새우고
울분을 꾸역꾸역 참아가며 살아왔을지...
십분의 일도 가수님의 심정을
나는 알지 못한다.
다만...
감정이입이 돼 감당하기 힘들뿐이다.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
목포의 눈물 1절 다 같이 부르기.
가수님이 부른 3절이 애절했다.
"깊은밤 조각달은 흘러가는데
어찧타 옛상처가 새로워진다
못오는 님이면 이 마음도 보낼것을
항구에 맺은절개 목포의 사랑~"
애절하구나...
비내리는 고모령을 이어서 연주하더니
두만강이라면서 세 곡째 연주해주셨다.
"님 가신 강 언덕에 단풍이 물들고
눈물진 두만강에 밤 새가 울면
떠나간 그님이 보고싶구나."
두만강 3절이
너무나도 애절하구나...
(두만강 노래는 부르지 않았어요.
목포의 눈물 3절 가사 검색하다가
눈물젖은 두만강도 3절이 있어 적어봤어요.)
아코디언을 손풍금씨래 ㅎㅎ
풍금의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음.
"맞아요 가수님~저도 알아요. 발로 밟아서 치는 피아노. 국민학교 시절 산골 학교엔 풍금이 한 대 있었어요. 음악시간이 되면 다른 교실에 있는 풍금을 반친구들과 조심스럽게 들고 왔던 추억이 있어요."
열창 '사랑이여 다시 한번'
베이지색 목폴라를 입고
계단에 앉아 부른 '비가 내리네' 는
쉿~소근소근 우리끼리 얘기지만 쎅쒸했다.
한편으론 막다른 골목 계단에 앉아 있던
스물 한 살 때의 그 소년이 보였다.
서로 바라만 보던...
앞날이 불투명해서 이룰 수 없는
젊은날의 첫사랑이 보였다.
그러면서 하셨던 말씀
'지금까지 걸어 온 가수의 길이 고행이었지만
앞으로도 고행의 길을 걷겠다고...'
아...가슴이 너무 아프다.
기분 전환을 해야겠쬬!
"가수님이 좋아하는
사촌형이 조아요래요 ㅎㅎ
그래요... 웃으면 복이 온다고 했쬬~"
5초동안 웃는 시간도 가수님과 같이 나눴다.
"조명섭에 쉬어가네...청계천에 쉬어가네~"
청계천을 개사해서 부르고는
"남편분들이 질투할 것 같아요.
조명섭 좋아하듯 반만하라고 했다면서요~"
으하하하핫~
몰아의 경지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사랑은 정말 찬란한 것이지요'
호흡이 긴 올드팝.
유일한 고음 올드팝.
명보스와 에밀스의 찬란한 사랑!
야밤에 편의점 갔다 비닐봉지 들고 부른다는
무반주 올드팝 세 곡.
몰아의 경지에 올라 나는 숨을 어디에서
쉬었는지 모르겠다.
정년퇴직후의 삶이 외롭고 쓸쓸하다는
말씀을 하시며
(저한테 말씀하시는 줄 ㅎㅎ)
조명섭 키우는 재미로 살고 계시냐고 하셨다.
"저한테 대놓고 물어보시면 제가 몸둘바를 모르잖아여~아하하하 맞아여~가수~님~"
노래 끝나고
"잘했쪼?" 물어보기도 했다.
"참 잘했어요. 막내아들 ㅋㅋ"
원주에 와 달라고 하시는데...
눈물이 앞을 가렸다.
기차 타고 대구로 내려갈 때는
소녀의 마음으로 달근달근했었는데,
(달콤하고 두근거리는 마음 ㅡ 달근달근)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엄마의 마음이 되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어두운 창문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켰다.
마지막곡
'그대는 새 나는 나무'를 부르겠다고 하니
누군가가
"아니 되옵니다. 아니 되옵니다."
ㅎㅎㅎㅎ
"네~꼭 갈게여~원주에서 만나요.
나의 신라왕자님."
나는 2부에 달고 나 온 네임 핀이
'화랑천사' 인 줄~푸하하핫~
"겨울은 반드시 썩 물러날 거예요.
봄이 오면 화단에 거름흙 섞어
꽃씨를 뿌려
꽃피고 열매 맺을 때까지 키울 거예요.
마구 달려드는 벌레도 쫒아내고
사정없이 때리는 폭풍도 막아주고
매일매일 들여다 볼 거예요.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이 시가 왜 가수님 같은지요...
고행의 길에 저도 따라가도 되는지여?
이미 따라온 거 아니냐구여?
맞쬬~맞쬬! 우째 아셨을까여~히힛~ "
2024년 1월 13일. 대구콘서트 시즌 2.
편지님 대구후기 아주 재미있게 쓰셨네요
특히 손풍금 연주가 돗보였고 기차여행이 즐거우셨을것 같습니다
강추합니다
아주한칸 에밀스가 전세내도 좋을듯 ᆢ
재미있게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밀스 전세칸 ㅎㅎ
함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이코님^^
언제나 감사합니다..건강하세요
언제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황똘님^^
조명섭 에 쉬어가네 에서
울컥
가수님은 에밀스에 쉬어가리
편지님 잘 쓴 대콘 후기 입니다.
가수님도 에밀스에게
쉬어가실 거예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찬미님^^
낙화암
목포의 눈물
혹시나 해서여^_^
늘 감동으로 읽는 후기 감사합니다.
감동으로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샘밭님^^
샘밭 춘천 외삼촌이 살고 계셔서
자주 갔었어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9 08: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9 15:06
편지님 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제가 사는게 바빠서 편지님 글에
댓글은 못달지만 늘 잘 보고 있습니다
한동안 편지님 글 안올라오면
어디 아프신가 걱정이 된답니다 ㅎ
정말 늘 그렇지만 달밤음악회는
에밀스들이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를
매번 경험시켜 주시는 울가수님
정말 노래의 신이십니다
그래서 다음 콘서트를 또 기다리게 됩니다
편지님 건강하시고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맞아요 사는 게 바빠서
댓글 못 달 수 있어요.
저도 그렇거든요.ㅎㅎ
늘 잘 보고 계신다니 참 좋으네요.
노래의 신 우리 가수님.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원주콘 기다립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고유명사님^^
편지님의 후기덕분에
콘서트에 못가서 애태우고
궁금했던 현장 상황들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감격스럽습니다
언제나 장문으로 후기 올리시느라 수고하신 편지님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현장 스케치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감격스럽고 좋으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석치아지매님 ^^
항상 젤먼저 올리시는
편지님 후기가
올라오지않으니
뭔가 마무리가
않된느낌 ! ㅎㅎ
긴 긴 깨알후기
잘읽었어요
가지못하는 집밀스 "
현장에 있는거 같아요
울덜이 은퇴후
조명섭 키우는재미로
산다꼬 ? 맞지요
울가수님이 쫌
수다(?) 스러워지실때는
엄총 기분 업^ 이실때
손충금씨 ㅡ 참
조명섭 다워요 ㅎㅎ
편지님 멋진
긴후기 쓰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 👍😁
언제나 제 글을 기다려주시고
관심 갖고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저도 리에님 댓글 기다리고 있답니다.
리에님 댓글로
마무리 된 느낌이에요ㅎㅎ
맞아요 조명섭 키우는 재미가 말도 못하게 행복해요.
손풍금씨 ㅎㅎ 아재개그에
빵빵 터졌어요.
리에님과 댓글로 소통할 수 있어
이 또한 좋아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나날 되세요^^
안녕하세요
편지님 오랜만에 댓글왔어요
언제나 멋진글 잘감상합니다
날씨가 검나게 춥네요
건강에 유의하십시요
함께 응언합니다
조명섭 가수님 팬이란게
너무^^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