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사람들은 고지식하다. 아니 춤이라는게 놀자고 추는건데 고지식한게 아니라 유들유들 잘 노는 사람들 아닌가요? 천만의 말씀이다. 고지식하게 살다보니 열불이 받쳐서 춤이라도 춰야 해소가 되는게 춤꾼들의 성격이다. 이건 내생각에 불과하지만 나름 일리도 있는 얘기다.
춤추는 사람 중에는 풀어진 사람이 없다. 등산을 가보라. 가는 순간부터 허리띠 다 풀러놓고 간다. 산천경개 구경하며 힐링하러가는 건 맞지만 마음이고 몸이고 다 풀어 놓고 가는거다. 하지만 춤을 추거나 음악을하거나 또는 그림을 그리거나 좌우간 뭔가 예술과 관계가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꼬장꼬장한 편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성품이 그러하다보니 춤을 가르칠 때에도 그러한 성격이 여실히 들어난다. 춤을 완전 해부해서 복잡하게 가르치는거다. 말이야 맞는 말이다. 그리 가르치는게 춤의 기본을 바로 다잡는 길인건 맞다. 하지만 춤이란 몸으로 하는거다. 몸이 익어야 뭐가 되는거지 머리 속으로 이해한다고해서 뭐가 되는게 아니다.
살사를 예로 들어보자. 살사에는 온1살사와 온2살사가 있다. 기초만 조금 배우다만 경우이므로 살사에 대해 아는 바는 별로 없다. 하지만 온1과 온2를 모두 배워 본 경험은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살사는 온2다. 온1과 온2의 차이는 스타트 발에서 차이가 난다. 스텝 밟는 순서만 다를 뿐이다. 온2는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온1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된다는데 밖에 나가 춰 본적이 없어 모를 일이다.
살사는 소위 젊은이들의 지루박이다. 지루박과 같다는 얘기가 아니라 춤 돌아가는 모양새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얘기다. 살사를 가르치는데 가보면 춤을 완전 해부해서 가르치는 경우도 많다. 지루박 배울 때보다 더하다. 젊은이 중에 살사든 뭐든 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열정적이고 치밀하다. 얼마나 살사를 살사답게 추는가로 경쟁도 심하다.
지루박을 추는 우리들로서는 살사가 쉽다면 쉽지만 막상 배우는 과정은 그게 아니다. 살사를 어찌 가르치는게 옳고 말고 얘기가 아니라 글을 쓰다보니 살사가 문득 떠올라 적어 본거다. 좌우간 춤을 추는 사람들은 젊은이나 나이든 사람이나 성격들이 만만치가 않다.
우리가 춤을 추면서 인상쓸 수는 없고 그저 웃고 어울리다 보니 모두가 천성이 유들유들한 것같지만 사실 그게 아니다. 대충 넘어가는 사람이라면 춤이라는게 힘들어서 배우지도 못한다. 춤추는 사람들은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 정반대다. 노는 것도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논다고 설렁설렁한 사람들은 아니라는 얘기다.
밖에는 쌀쌀한 바람도 불고 이젠 가을도 저물어 간다. 또 눈이 오고 귀시릴 날도 다가오겠지만 오늘은 자전거 수리하다 볼 일 다봤다. 아니 그 좋은 가을에는 처박아 두었다가 손시려워지는 요즘에야 자전거에 기름치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다. 춤도 희안한게 무지 더운 여름철이나 아니면 찬바람 몰아치는 정월에 열정이 생겨나니 야릇한 일이다.
춘추가절에는 마음이 풀어져 춤에서는 마음이 떠나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좌우간 또 겨울도 오고 춥다해도 바뀌는 계절이 또 반갑지 아니한가. 다음 달부터 또 어찌 춤을 추러다닐지 생각해 볼 일이다.
첫댓글 파랑새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