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 년만에 만나는 얼굴들이다.
두 시간 동안 진흙으로 빚어내는 작품을 만들며 낮설음을 잊었다.
손감각이 어눌한 나는 젊은이들의 손놀림을 따라갈 수 없었다.
수업을 마친 후 집에 돌아와 빈 허공을 만났다.
유월은 소나무 전지를 하는 시기라 가위와 톱을 들고 사다리를 오르내렸다.
다섯 가구가 사는 마을이지만 주말에는 몇 사람이 보이지만 주중에는 적막강산이다.
오늘은 아랫집에 사는 미국인이 와서 허전한 공간을 메꿔주었다.
아라비아산 건대추를 선물하기에 혀끝에 단맛을 올려본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청탁받은 원고 한 꼭지를 완성하니 노을이 굴뚝에 걸렸다.
정원을 둘러보니 봄가뭄을 못이기는 꽃들이 서걱거린다.
마른 땅에 물을 뿌리니 흙먼지가 안개처럼 피어난다.
내일은 정원에 살치한 조형물을 손봐야 될 것 같다.
어느 새 봄꽃이 지고 초여름을 알리는 밤꽃이 피어나고 있다.
맨얼굴의 40대 여인의 얼굴을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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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낮선 얼굴들
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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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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