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에서 올라온 습기가 상수리나무 사이사이를 지나 숲으로 올라갔다. 비탈진 오솔길 거기엔 어린시절이 숨쉰다. 원주는 이런곳이다. 나와 가수님과 추억과 기억이 비슷한 곳...원주 기차역, 시외버스터미날, 원주천, 그리고 주변의 숲들...
내가 꺄악 소리를 지르면 대답하듯
옆에서 아악 외마디를 질렀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올려다보면
눈부신 가수님이 푸른빛으로 보였다.
바로 앞에 실물이 보이는데
나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손끝에 닿을 수 없는...
그러나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목소리.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닌데
왜이리 신비로운지. 볼 때마다 신비롭다.
나무를 지나가는 습기같다.
숲으로 올라가는 안개같다.
산를 휘감는 구름같다.
자연을 보듯 지루하지않다.
이런 가수님을 넋놓고 본다.
가수님은 없어서는 안 될
자연의 일부인 것이다.
고등학교 때 방학이면 원주행 기차를 타고 횡성 산골마을 외갓집엘 갔다. 혼자라도 갔다. 고등학교 친구는 넌 왜 맨날 외갓집엘 가냐고 물었다.
" 구름낀 산이 좋고, 냇물이 좋고, 들꽃이 좋고, 외할머니가 좋고 그래서 가는거야."
친구들은 지들끼리 퇴계로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고, 종각으로 가서 썰썰거리며 도시에서 놀 때, 나는 산속을 썰썰거리며 돌아쳤다.
사는동안 침묵으로 가라앉았던 나는
가수님으로 깨어났다.
살면서 이런 한호성과 고함을 칠 일이 없다.
가수님 땜에 나의 목청이
찢어지는 고음이라는 것도 알았다.
사실 노래는 못하면서...
그 고음과 이 고음은 다른 발성이겠지만.
단정한 곤색 양복을 입고 1부를 시작하셨다. 나의 가수 참 잘 생겼다.
노래처럼 외모도 질리지않는다.
목소리도 질리지않는다.
그 차분하고 중후한 목소리로
"조명섭이라는 뮤지컬 한 편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인다역 명작 뮤지컬이 시작되었다.
미성의 고운 목소리 '울리는 경부선'
가요무대에서 팬들이
제일 좋아했다는 노래라고 하셨다.
가수님은 시절 흐름의 동태를 다 알고 계신다.
침발라 넘긴 머리 '빈대떡신사'
엉덩이 흔들고 튕겨 춤 '나포리 맘보'
옛날에 바짓자락 날릴 때 부르던 노래라며
은근하면서 개구지게 미소를 짓는데~
사랑스렁~웡 웡 웡~ 내가 미쳤나방 ㅋㅋ
어린시절 나는 산의 가치를 몰랐다. 그 나이에 뭘 알겠냐만은 병풍처럼 둘러 싼 산이 엄마품처럼 아늑했고, 산기슭에 피어 있는 보라색 붓꽃과 도라지꽃이 가슴 저리게 예뻤다. 회색 빌딩보다 시꺼먼 아스팔트보다 삼계절로 피고 지는 산유화가 백배는 더 정이갔을 뿐.
고동이 운다 '고향만리'
한걸음 물러섰다 두 손 깍지끼고 부른
2절 '인생의 귀향지'
한걸음 물러설 때 왜이리 멋있어영~엉 엉 엉~
내가 병들었나방 ㅋㅋ
중고등학교 시절 방학때만 되면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원주역까지 갔다. 어느날은 엄마가 청량리역에서 기차를 태워주며 마주앉은 여자분에게 나를 부탁했다.
"원주역에서 횡성 가는 버스 좀 태워주세요~
잘 부탁합니다."
그 여자분은 생전 처음 본 나에게 아이스크림도 사 주고, 과자도 사 들려주며 횡성가는 버스를 태워주고, 안 보일때까지 서 계셨다. 그 여자분은 원주에 사신다고 했는데...수십년 세월이 흘러도 이 일이 영화처럼 기억에 남는다.
가수님은 서울에 갈 때 청량리역까지 가는 기차를 타셨을 것 같다. 어릴 때 수술을 받기위해 서울에 있는 큰병원에 가셨다 하셨다. 십수년이 지나도 가수님의 이 기억은 책활자처럼 찐하게 남을 것 같다.
1930년대를 살고 싶었던 17살 소년.
그 소년이 가수가 되어
아코디언에 바람을 넣었고,
우린 1절 목포의 눈물을 떼창했다.
손풍금씨를 내려 놓고,
뒤돌아 악단을 바라보며 지휘자로 변신했다.
2절, 3절 '목포의 눈물'
여자 가수의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르는 가수는 없다!
목포의 설움이 무대 아래로 넓게 깔려
객석으로 퍼졌다.
생면부지 검푸른 목포 앞바다가 펄쳐졌다.
물결 어루만지듯 한 손유희와
불후에서 보다 높은 음으로 열창한
'사랑이여 다시 한번'은
우리를 기립하게 만들었다.
2부 때 꼬까옷 입고 나온신다며
이렇게 1부를 마쳤다.
혼자서 다역을 하는 조명섭 뮤지컬 배우.
1930년~현재까지.
풍류시인이면서 막내아들같은.
강원도 고향과 타향 서울과 목포.
바닷가 풍경과 산천초목의 풍광.
주인공이었다가 조연이었다가.
만담가였다가 역사학자였다가.
노래마다 사연을 담아 연기한
일인다역의 주인, 조명섭 뮤지컬 가수.
그의 이야기따라 나도 추억을 펼쳤다.
그의 노래따라 상상의 나래를 폈다.
별에서 온 신라왕자였고, 전설적인 가수였고,
잘 생긴 소년이었는데...
뭔 말 끝에
손주라고 하셔서 우리는 발끈했다 ㅎㅎ
"아니예요~50년 뺏어요~"
가수님도 맞장구를 쳤다
"전 50년 후를 살고 있어요~"
와하하하~
우린 한꺼번에 왁자지껄 웃었다.
*원콘 느낀점 1부 끝. 2부로 찾아오겠습니다~
첫댓글 일인다역의 명작 뮤지컬의
감독, 지휘, 주연 뿐 아니라
명품 노래로!
매혹의 댄서로!
재치넘치시는 만담가로!
빛나신 우리 가수님 정말
최고 중에 최고의 아티스트이십니다.
맞아요 리라꽃님
최고중에 최고 아티스트죠^^
일인다역을 하는 가수님이
진정한 예술가예요.
가수님 공연은 언제나 고급진 한편에 뮤지컬 배우 그누구도 범접할수 없는 장르이게에 가슴절절한 행복입니다 후기글로 순간순간 을 나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또 부산 후기글을 기다리며 👍🦕🏃♀️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이고
예술가입니다.
감사합니다 안경애님 ^^
@편지(일산) 편지님 반갑씀니다 게시글속에 나열된 순간순간이 그때그무대 앞에 않아있는 저를 봅니다 행복하고 환희에찬 그무대 편지님 감사합니다 또 부산에서 뵈어요 편한밤되세요 🌠
가수님과 동향인 관계로
원주의 콘서트 는
편지님 의 아득히 먼 추억속으로
데려가 주셨네요
한달음에 읽고 또 읽었어요
편지님 의 고향 열차
같은 글이 유달리 마음에
들어 옵니다
평안 하세요~💙
네~우연이지만 어린 시절도
추억도 비슷한데가 있어
추억소환하며 콘서트를 봤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스민님 ^^
제가 편지님을 찍었네요~ㅎㅎ
조명섭 뮤지컬 부산 안양 여수가 기다려집니다
어머 감사합니다
현장 느낌이 살아있어요.
콘서트 함께 응원합니다 다다님^^
편지님 고맙습니다
한편의 드라마같은
아름다운 후기들
우리가수님 공연때마다
명작이 탄생하네요
무대위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져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편지님
사랑합니다 💕
가수님에게 반해
콘서트 다녀오면 후기를 쓰게 되어요.
감사합니다
함께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석치아지매님 ^^
언제나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편지님 글. 원주라는 감성과 어울려 더더욱 빛납니다.
이런 가수님을 넋놓고 본다.
지난번 대구공연에서 손뼉치는 순간도 아쉬워 넋놓고 가수님만 보고있 는 저를, 옆자리 에밀스가
숨은 쉬고 있나요? 물었어요.
그리 좋으냐는 친구 물음에는, 천국에 있는 것 같다고 대답합니다.
2부 기다립니다.~~~♡♡♡
ㅎㅎ맞아요 동백씨님^^
가수님에게 빠져서
손뼉 치는 순간에도 넋놓고 있고
노래 부르실 땐 최대한 집중해서
보고 듣느라 응원봉도
크게 흔들지 않게 되어요.
천국에 있는 것 같다
공감합니다 ^^*
편지님글은
언제나
설레임과
추억을 소환하는
매력이 넘치십니다.
묘사된 글속으로 들어가
어느덧
가수님의 고향언저리를
마음속에 그리면서
걷고 있어요...
가수님 덕분에
2023년 6월에
처음 디뎌본 원주.
그 원주에서의
한편의 뮤지컬같았던
2024년 달밤음악회는
이제
따뜻한 그리움으로
제 마음판에 자리 잡았어요.
편지님의 공감백배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4년 원주콘서트는
그리움으로 써니로건님
마음판에 자리 잡으셨다는 표현이
아름답습니다.
가수님의 고향언저리를
같이 걷는 기분...
그렇게 함께 걸으며
한결같이 응원하는 써니로건님의
인생길 또한 아름다워요^^
편지님
"일인다역 명작뮤지컬"
콘써트 후기 글이
여름날 거미 엉덩이에서
거미 줄이 술술술 나오듯
어쩜 후기 글도 이리 재밋게
술술술 나오시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옥중 춘향이 한양 낭군 이도령 기다리듯
원콘 2부 기다립니다.
여름날 거미 엉덩이 거미줄 같다는 표현이 아주 특별하고
아주 맘에 들어요.
이도령 기다리듯 2부 기다리는
마음 함께합니다.
네~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여니님^^
원주 백운아트홀 무대가 고스란히 살아나네요.
감동의 무대를 선사해주신 우리가수님
그 모습을 빼놓지않고 기록하는 편지님
둘다 감동입니다.
지금 이순간 또 기립박수 보내고 싶네요
원주콘서트의 풍경이 아스라해요.
눈에 잡혔는데 안개속인 것 같고요.
글쓸 때 그 풍경을 그리며
메모장 보며 다 담기 부족하지만...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빌레라님 ^^
콘서트 장면장면이 다시 떠오르네요
전 분위기에 취해서
멘트들이 기억도 잘 안나는데 너무 대단하십니다 ㅋ
외갓댁이 횡성이었으니
가수님과 비슷한 정서이겠지요~
정성가득한 후기 감동입니다 ~^^
메모장에 기록을 해요.
간단간단하게 단어로
그리곤 콘서트 풍경을 그리며
나의 추억과 함께 쓰고 싶었어요.
원주라서 그 하늘아래
산골소녀로 돌아가서는 ㅎㅎ
맞아요 어릴 때 정서가 살아나요.
감사합니다 산유화님^^
조명섭 뮤지컬이라고 가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정말 콘서트에서는 버라이어티한 노래들과
가수님의 모습이 나오는것 같아요. 슬픔과 희망과 연민과 사랑의 모든 감정들이 다 나오는것 같아요. 그래서 뮤지컬이라 하신것 같아요~
손주라고ㅎㅎ
그정도 아니거든요!!!
막내아들정도?ㅎㅎㅎ
써니님 ~맞아요
콘서트에서 가수님과 대화하듯
그 순간순간에 표정하며
손짓 몸짓 발짓 사랑스럽고 천진난만하고 ㅎㅎ
우리 가수님 뮤지컬배우 하면
딱 일듯해요.
혼자서 일인다역하면서
글쵸? 막내아들이죠~ㅎㅎㅎ
편안한 나날 되세요 ^^
편지님 어찌 이리 후기를 잘쓰시나요 ㅎ
세상에 몇일이 지났는데
이렇게 상세하게 후기를 쓰시다니 대단하세요
외모도 한미모 하시는데 글까지 잘쓰시니
정말 멋지십니다
우리모두 풍류시인한테 상사병이 들어서
계신곳 어디든 자동 뛰어가게 되는 이상황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습니다
나 자신이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편지님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함께해요
후기글 정말 감사합니다
고유명사님 만나서 반가웠어요^^
아휴~과찬이십니다
구러나 기분이가 참 좋습니다ㅎㅎ
풍류시인한테 상사병들어서
그냥 마구 표현을 글로 하게 되었어요.
조금 절제하면서 쓰고 있지만요 ㅎㅎ
맞아요 이런 열정이 제게 있는 줄
가수님 땜에 알게되었어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가수님에 숨결이 머무는 원주
오늘은 편지낭자님의 상상의나래
속으로 들어가 산골 소녀로 변신 ㅎ
자연에 품속처럼 푸근한
조명섭 뮤지컬의 장면들을 감상하니
어디선가 환청이 들리는 듯 합니다
와~~~기립박수 함성 소리 ~~~
가수님에 지긋이 바라보는 그 미소 😄
에밀스는 그 미소에 풍덩 ~~^ ㅎ
너무 너무 쪼아요
세밀하고 정서적인 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편지님~~♡
낭자가 되었다가 산골소녀가 되었다가
스물몇살로 돌아갔다가
제 맘대로 제 멋대로
글로 표현하게 되었어요.
가수님 만날때는 젊은시절로 돌아가서는 소리 지르고 설레이고 ㅎㅎ
맞아요 빨간구두님도 아가씨가 되어
그 미소에 풍덩 빠져 어푸어푸 ㅎㅎ
공감해주셔서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빨간구두아가씨님^^
공연장에 있듯
세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
나무를 지나가는 습기.
숲으로 올라가는안개.
산을 휘감는 구름 .
참 ㅡ 표현이 아름다워요
저도 자연의 일부같은 이런
가수님이 너무 좋아요
편지님의 어린날의
외갓집 추억과
믹스된 원콘 후기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2부 기다릴께요 ☺️
제 글귀를 자세히 상세히 봐 주셔서
아름답다고 표현해주셔서
참 보람있고 행복해요.
한줄한줄 표현할 때마다
생각을 많이 하게되어요.
가수님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이라서요.
너무나도 바르고 맑은 사람이라서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편안한 나날 되세요 리에님^^